스마트기기의 보급으로 이어폰과 헤드셋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소리를 크게 한 상태로 걷다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거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청각신경에 자극을 주어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엔 이어폰 중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지부의 자문을 통해 이어폰, 헤드셋의 부작용과 올바른 사용법 등을 살펴본다.
■소음에 노출된 귀
이어폰, 헤드셋의 습관적 사용은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청은 말 그대로 듣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질환이다. 지속적인 소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청각세포가 손상을 받아 생기는 소음성 난청, 중이염이나 다른 귀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나는 난청,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거나 뇌 기능의 저하로 생기는 노인성 난청 등이 있다.
최근엔 소음성 난청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외부 소음이 큰 곳에서 이어폰의 음량을 습관적으로 높이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인 대화 소리가 50~60㏈라면 지하철 소음은 80㏈ 정도다. 지하철 소음보다 큰 90㏈ 이상의 이어폰 음량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의 소리는 약 110~130㏈까지 높일 수 있다. 이는 제트엔진이나 전동드릴 소음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하다.
소음성 난청이 처음 발생하면 귀가 먹먹하거나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끼는 이명(耳鳴·귀울림)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난청은 저음보다는 고음역 주파수의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자주 되묻거나 남들보다 TV 소리를 크게 해야 들리는 사람은 한 번쯤은 난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난청은 단순히 잘 안 들린다는 답답함을 주는 것을 넘어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귀에 휴식을 주자
소음성 난청은 과거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겪는 직업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더욱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 수는 2006년 306명에서 2010년 394명으로 2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EU 등 선진국은 MP3 플레이어 음량을 100㏈ 이하로 제한하는 안전기준을 발표했다. 또 일본, 스위스 등은 이어폰이나 MP3 플레이어에 소음성 난청 유발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부착하고 있다.
난청을 가장 쉽게 예방하는 방법은 소음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어폰 볼륨을 조금 줄이고 가능하다면 귀 안에 밀착되는 커널형 이어폰보다 헤드셋을 사용하자.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서 최대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법칙을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다.
난청은 방치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고질병이 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빨리 병원에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