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마을 통틀어 전세 매물은 4단지 공무원아파트 24평(공급면적 80㎡) 1채다. 그것도 융자가 많은 매물이라 세입자가 꺼려 안 나가고 있다."(분당구 정자동 J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22일 찾은 경기도 분당, 평촌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 대부분은 전세 매물이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교육, 주거환경 등이 뛰어나 경기도 중에서도 전월세 수요가 높은 분당, 평촌 아파트 일대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전세 매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인기가 많은 20~30평형대의 경우 재계약하는 세입자가 많아 전세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줄어 가뜩이나 물량이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의 전학을 꺼리는 젊은 부부 상당수가 재계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
▲ 부동산 매물표. ⓒEBN
분당의 T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자녀들이 전학가서 왕따를 당하는 등 새 학교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은 수천만원 오른 전세 보증금 혹은 반전세 전환을 감수하고 재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출이 있는 전세 아파트 매물은 있는 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전세가 워낙 귀하다보니 서울에는 융자 낀 전셋집도 잘 나간다는 기사를 최근에 읽었다"며 "분당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급하게 전세를 구한다해도 융자가 많은 집은 대부분의 세입자가 꺼린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2억7~8천만원 수준이던 느티마을 우성아파트 32평형(전용 103㎡)이 봄에 3억까지 가더니 최근에는 3억5천에 거래된다"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최근 들어 좀 생기는 편이다. 서울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큰 흐름은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매물로 나온 전세는 모두 대출이 많은 물건들이었다.
분당 정자동 B공인중개소 대표는 "파라곤 52평(171㎡)의 경우 전세가가 작년 4억8천~5억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5억5천만원 수준으로 올랐다"며 "융자가 있는 물건이 몇 개, 월세가 몇 개 있는데 그런 건 잘 안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 파크뷰 33평형의 경우 전세가가 현재 5억7천~6억원에 매매가 7억원 수준인데, 전세 매물은 없고 대기자만 넘친다"며 "그 돈이면 여기 30평대 아파트 사고도 남는다. 돈 있는 사람들이 전세로만 살려하고 집 살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분당 아파트. ⓒEBN
융자낀 전세 매물만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은 평촌도 비슷했다.
동안구 평촌동 P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세 물량 남은 건 모두 융자가 7~8천만원 이상 있는 것들"이라며 "전세 매물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집은 아직 선뜻 계약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동안구 관양동 L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평촌 초원마을 부영아파트 24평형은 작년 1억9천만원에서 올해 2억2~3천만원 수준까지 올랐다"며 "20~30평대 아파트 전세는 대기자가 많다. 최근에는 매물을 아예 보지도 않고 물건이 나오면 바로 계약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해 거래가 없는 상황은 돈 없는 세입자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 종사자들의 어려움도 가중시키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끄러운 말이지만 작년 아파트 매매를 2건, 올해 지금껏 1건 성사시켰다. 전세는 찾는 사람이 많은데 매물이 없고, 매입은 꺼리니 중개소 입장에선 정말 힘들다"며 "요즘은 오피스텔 월세 계약으로 그나마 겨우 유지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