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국농구대회 본선날이다.
오늘 지냐 이기냐에 따라
내가 며칠 더 매니져를 하느냐 안하느냐가 달려있다.
며칠전 귀찮기는 했지만
재밌을거란 생각에 임시 매니져로서 활동했다.
하지만 거절했어야 했다.
왜 알지 못했을까?
농구부에 매니져가 없는 이유를...
그 미역머리놈부터 시작해서 능글맞은 강후놈까지
얼마나 많이 부려먹던지...
물가져와라 수건 가져와라 도시락은 안싸오냐
우리 힘드니까 대신 뒷정리좀 해달라...
정말 미치는지 알았다.
그래도 때려치지 않은 내가 대견스러울 뿐이었다.
지면 그따위 일은 안해서 좋지만
그래도 지난 며칠간 열심히 연습하던 놈들의 모습이 떠올라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워버렸다.
본선은 오전 11시에 시작되었다.
본선이라서 인지 이곳저곳 학교에서 행해졌다.
상진고는 신주고라는 고등학교에서 신주고와 맞붙는다.
나는 매니져로써-그래봐야 임시지만-같이 동행했다.
비준과 신후와 시윤이 따라오려고 했으나
수업시간이고해서 오지못했다.
-땡땡이를 치려고 했지만 결국 학주에게 걸리고 말았다.-
5분뒤면 본선경기가 시작된다.
조금씩 긴장을 했는지 선수대기실은 조용했다.
나는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해본적이 없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자자,긴장풀고~"
침묵을 깬건 미역머리놈이었다.
역시 주장이어서인지 다른 이들보다 덜 긴장한거 같았다.
"우리 이겨야겠지?"
미역머리놈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이겨야지,날 그렇게 부려먹고 질려고 했나?
지면 아주 깨끗하게 너희들을 처리해주지.
"그럼 오늘 출전하는 경우,진수,한이,강후 모두 화이팅이다~"
미역머리놈이 몸을 비비꼬으면서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
순간 닭살과 소름이 쏴악 돋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제 익숙해진건지 무덤덤하다.
"자~매니져 아가씨도 한마디해야지~"
엥? 왜 나한테 그래?
뭐,한마디 굳이 하자면
"지면 죽인다."
"푸흡-"
"풋-"
내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놈들.
뭔가 이상한가?
정말인데...
지면 매니져 활동을 했을때 그 수모(?)를 아주 깨끗이 갚아줄건데.
"푸흡-우리 아가씨가 지면 죽인단다.
이거 무서워서라도 절때로 지면 안되겠지?"
이거 왠지 날 비꼬는 말투로 들리는데...
정말로 지면 죽어버렸겠어,
아,그리고 오늘 출전하는 상진고 선수들은
신시우(19): 백넘버 4번
포지션 forward
장 점 정확한패스,드라이브인,리더쉽,더블클러치,넓은시야,승부근성
별 명 미역머리(녹색으로 염색한 머리때문에)
김경우(19): 백넘버 6번
포지션 center
장 점 모든 포지션의 소화가능,엄청난 힘
별 명 우락부락(2m12cm의 큰키와 덩치)
성 한(18): 백넘버 8번
포지션 power forward
장 점 안정된 플레이,스텝훼이크,드라이브인,드리블,앨리웁,승부근성
별 명 이중인격(농구공만 잡으면 다른 사람이 된다)
서강후(18): 백넘버 9번
포지션 shooting guard
장 점 예술같은 3점슛,탄탄한 기본기,비하인드패스,끈기,강한투지
별 명 능글맞은 새끼(능글맞은 미소.)
하진수(17): 백넘버 13번
포지션 point guard
장 점 속공,정확한패스,넓은시야,레이업,훼이크
별 명 말없는 놈(그녀에게 말없이 이것저것 시킨다.)
이렇게 다섯이다.
그간 연습한걸 보면 꽤나 대단한 놈들이다.
그 강인한 체력이며 빠른 스피드...
오늘 경기가 매우 기대된다.
삐익-
호루라기 소리를 신호로 경기가 시작됐다.
먼저 공을 잡은건 신주고 였다.
역시 본선경기는 다른지 초반부터 치열하다.
서로 공이 빠르게 오간다.
어느새 전반전이 끝날시간이 가까워졌다.
현재 스코어 43:38
우리가 약간 뒤쳐지고 있다.
어라?
방금 charging(상대편 경기자를 몸으로 밀거나 고의적으로 부딪힘)같았는데...
심판이 못봤나?
이상하네...
미역머리놈이 쓰잘데기없이 넘어질 놈이 아닌데
삐익-
전반전이 끝났다.
"하아-하아-이거-아가씨 손에 죽는거 아냐-"
넉살좋게 웃으면서 미역머리놈이 들어왔다.
신주고가 꽤나 거친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지쳐보이는 놈들...걱정되는데?
"자-이거나 쳐마셔-"
일단 매니져로서 미역머리놈한테 수건이랑 이온음료를 챙겨줬다.
그리고 다른 놈들한테도 음료수랑 수건을 던져줬다.
뭐,뭐야 이거?
"아얏-"
미역머리 놈 오른쪽 손목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내가 무심결에 보고 탁 잡아 채니까 신음 소리를 내는 미역머리
"머냐?"
"하,하,"
어색하게 웃는 그 놈.
아까 넘어졌을때 삔건가?
"병신."
"윽-그렇게 말하다니-여린 시우는 상처 받아~"
ㅋ,니가 그런 놈이지...
그나저나 이 상태로 할수 있을까나 모르겠다.
"헤헤~잊잖아~아무래도 나 후반은 못 뛸거 같아~
그러니까 지한이가 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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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잊잖아~아무래도 나 후반은 못 뛸거 같아~
그러니까 지한이가 뛸래?"
넉살좋게 웃으면서 말하는 미역머리놈
저 상태로 뛰는 건 무리다.
좋은 결정이다.
손목이 빨갛게 부어 있는게 아마도 인대가 나간거 같은데
괜히 여기서 무리해봤자 다른 선수들에게 짐만 될거다.
이지한...
이 새끼라면 저 놈의 빈자리를 충분히 메꿔줄것같다.
아침에 다른놈들보다 먼저 와서 연습하고
학교 끝나고 나머지 놈들 다 가는데도 남아서 연습하고,,,
지극정성이다.
그리고 실력이 뒷받쳐 주니까
저 새끼라면 문제 없이 해낼거다.
"하,하지만..."
조금 문제가 되는 거라면
뭐랄까? 밀어부치는게 없다.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없다.
조금만더 자신감을 갖는다면 잘 할수있을텐데...
"이지한."
능글맞은 놈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할수있다.너는 할수있다."
저건 최면? 아닌데...세뇌?
그래,세뇌같다.
진지한 표정으로 지한과 눈을 맞추고
계속해서 할수있다고 말하는 능글맞은 새끼
"나는 할수있다? 나는 할수있다!!!"
세뇌됬다. 완벽하게 세뇌됬다.
투지로 불타오르는 지한.
조금은 싸이코 기질이 엿보인다.
능글맞은 새끼...의외로 무서운 새끼일수도...
삐익-
미역머리놈 대신에 지한이 들어간 후반전이 시작됬다.
이번에는 우리편이 먼저 공을 잡았다.
전반전으로 인해 지쳐있었을텐데도
빠르고 안정적이게 패스를 주고 받는 그들.
역시 대단한 새끼들이다.
"우리애들 괜찮은 놈이지?"
미역머리놈이 내 옆에 털썩 앉으면서 말했다.
우리애들이라니...닭살스런놈.
어쨌든 맞는 말이기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미역머리놈아.왜 지한이였냐?"
지한의 플래이를 보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
지한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농구부에는
분명 지한보다 뛰어난 새끼들이 있다.
그런데도 지한놈과 교체한 이유가 뭘까?
지한이 남들보다 배로 열심히 한건 알지만...
"음..."
뜸을 들이는 미역머리놈.
"...비.밀~"
씨파...미역머리놈...
그렇게 뜸을 들이더니 고작하는 말이 그따위 말이냐!!!
이 놈은 신경쓰지 말고 경기에나 집중해야지.
"와아아~"
커다란 함성소리.
이지한 이 새끼,
슛 성공했잖아...
어라?
이상한게 보였어.
잘못봤나?
지한놈 등뒤에 작은 날개가 보인것 같았는데...
"미역머리놈아...혹시 지한이 등에 날개 달렸냐?"
내 물음에 날 빤히 바라보는 미역머리놈.
역시 잘못본건가?
"헤~아가씨~봤구나~"
잘못본게 아니였어!
그럼 지한놈 천사인거야?
"지한이 천사 아니야~"
내가 놀란 표정으로 미역머리놈을 바라보자 그 놈이 말했다.
그럼? 천사가 아니라면 어떻게 등에 날개가...
"내가 지한이를 뽑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지?"
갑자기 뭔 소리냐...
"너도 봤지? 작은 날개...
농구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이 그들 뒤에 작은 날개를 달아 주셨어~
그들 중 하나가 지한이야~
농구를 하는 지한이를 보면 작은 날개가 생겨~
그래서 지한이보구 대신 하라고 했어.
내가 아는 놈도 그랬어~농구를 하면 은빛날개가 돋았지..."
그렇게 말하면서 베시시 웃는 그놈의 얼굴에는 잠시 슬픔이 감돌았다.
그러나 활짝 웃고는 농구경기에 집중하는 미역머리놈.
날개라...
농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에게 주는 하느님의 선물,,,
미역머리놈 생각보다 훨씬 더 주장같은 놈이잖아...
또 보인다...
작은 날개가...
아까는 보지 못했던
우락부락 놈에게도 이중인격 새끼에게도
능글맞은 새끼와 말없는 놈도
모두의 등에 작은 날개가 달렸다.
모두 즐거운듯이 웃으며 농구를 한다.
정말 농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놈들이구나.
다시 봐야겠어.
덜컹-
삐익-
지한이 3점 슛을 넣으면서 후반까지 끝났다.
결과는 67:68
지한이 슛을 성공하며 그렇게 역전되었다.
"와아아-"
그렇게 승리했다.
지금은 뒷풀이~
아직 미성년자이므로 술은 못하고
강당에서 음료수랑 과자랑 먹고 있다.
내가 싸온 도시락까지 합세해서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모가 싸준거지만...
농구부에다 신후랑 비준, 시윤까지
꽤 많은 인원이 축제 분위기다.
"나도 보고싶었는데~"
오늘 농구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보지못한 시윤이 투정을 부린다.
"세아야~세아야~지한이 어땠어?"
날 보며 묻는 시윤.
그리고 내가 할 말을 기다리는 다른 놈들.
"음,,,예뻤어..."
내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시윤.
다른 이들도 무슨말인지 못 알아듣는 표정이다.
오직 미역머리놈만 알아듣고는 피식 웃었다.
작은 날개가 은빛으로 빛나는게 정말 예뻤는데...
내가 저 놈들을 다시 보게될 정도로...
모르면 말라지~
아~피곤하다...
조금있으면 결승이라서인지 연습량이 늘었다.
본선 끝난게 바로 며칠전인데 이제 내일 모레-2일후-면 결승이라니...
정말 시간 빨리 지나가는구나.
아휴~피곤하다~
빨리 씻고 잠이나 자야지...
"아가씨-"
씻을려고 욕실에 들어가려는 날 부르는 유모.
무슨일이지? 나 지금 피곤한데...
"전화받으세요~방으로 연결해드릴게요"
이 밤중에 무슨 전화야...
-7시가 조금 넘었다.-
"전화바꿨습니다."
"[세아야...]"
지한놈의 약간 잠긴듯한 목소리...
무슨일이있나?
"왜그래?"
"[세아야...나...힘들어...흑...]"
뭐,뭐야?
지금 지한이 우는거야?
"지한아? 왜그래?"
"[나...힘들다...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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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놈의 전화를 받고 학교로 나왔다.
어디냐고 물으니까 학교라고 한 지한.
도대체 무슨일이길래
그렇게 목소리를 죽여가며 울고있는거냐...
김기사가 퇴근해서 택시를 타고 서둘러 왔다.
먼저 강당으로 갔다.
왠지 그 자식은 강당에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내 예상이 맞았다.
그 녀석은 강당앞에서 무릎을 감싸안고 훌쩍이고 있었다.
"이지한_"
지한이 앞으로 가서 나지막하게 그 자식을 불렀다.
그러나 고개를 들지않는 그 놈
"이지한.지한아..."
다시 한번 부르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그 땡글땡글한 눈에 고여있는 눈물
울었구나...역시 울었어...
"세아...?"
날 보고는 눈물을 쓱쓱 닦는 지한.
도대체 무슨일이길래.
지금이 7시가 넘었는데 아직 교복차림으로 여기있는거냐...
"헤...미안...피곤할텐데 불러서 미안..."
"됐다..."
눈물이 고인체 헤실거리는 그 놈 옆에 털썩 앉았다.
"세아가 제일 먼저 떠올랐거든..."
"그래..."
"헤헤헤..."
고개를 푹 숙이체 헤실거리는 놈.
울고 싶은거 아는데,그냥 울어도 상관없는데.
그저 헤실거리며 울음을 참는 지한놈...
"울고 싶으면 울어라...뭐라 할 새끼 없어."
"헤헤...헤헤헤...웃...흑흑흑흑..."
한쪽팔로 지한의 어깨를 감싸줬다.
평소에는 이 몸보다 키가 커서 어깨를 감싸쥐는건 못하지만...
지금은 앉아서인지 어깨가 감싸진다.
살며시 떨리는 지한의 어깨
울라고 그러니까 헤헤 거리다가 울음을 쏟아낸다.
우는 지한의 어깨를 다독 거려줬다...
한참을 다독이니 지한의 울음이 점차 줄었다.
지한을 다독이다 보니 해가 져서 깜깜해졌다.
"...세아야..."
어느정도 진정이 됐는지 날 부르는 지한.
많이 울어서 목소리가 잠겼다.
"왜..."
"...아버지가 농구 하지말래...농구 하지말래..."
그것 때문에 운거냐...
아버지가 농구 반대 하시는거냐...
울고 싶겠구나...
나도 그런적이 있었어...
나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아버지라는 틀에 갖혀 하지못하고 놓아버려야 했던 적이 있었어...
"나 어떻하냐? 나 농구 못하면 정말 못살아...
하지말라는 말에도 눈물이 나는데...정말 못하게하면 어떻게?"
농구 많이 사랑하는구나...
그래서 그 작은날개를 하느님께 선물로 받은거구나...
너라면,,,어쩌면 너라면,,,
"농구해,,,해도돼...넌 하느님께 인정받았으니까..."
내 말을 못 알아듣는 지한.
"전에 농구하는 너보고 이쁘다고 했지?"
내가 한 말을 기억해내려 하는 지한.
본선경기가 끝나고 뒤풀이에서 한 말이라는 걸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농구를 할때 넌 등뒤에 작은 날개가 돋아...
그 작은 날개는 하느님이 농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놈들에게 주는 선물이래.
그러니까 넌 농구해도 돼~하느님이 허락했다니까...아씨~뭔말하는거야..."
어쩌다보니까 말이 횡설수설(?)이다.
내가 말 했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헤헤...나 농구해도 되는거야?"
"그렇다니까~"
내 말에 이쁘게 웃는 지한.
아까 울어서 빨게진 눈에 생기가 돌면서
내가 부담스러워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지한
왠지 귀여운거 같아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어깨에 두른 팔을 풀고 일어섰다.
아씨~팔에 쥐났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아무말없이 나왔으니 유모가 걱정할테니까~
"세아야~"
학교운동장을 걸어나가는 내 뒤로 지한이 큰소리로 불렀다.
"고마워~"
손을 한번 흔들어주고는 학교를 빠져나갔다.
지한이 이놈 왜 안오지?
아침연습에 늦는 경우는 없었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왔다.근데 저 꼬라지 뭐냐?
왼쪽 뺨이 부어있다.
맞았나?
"아저씨짓인가?"
어? 미역머리놈, 뭔가 알고있다?
"미역머리놈아...너 뭔가 알고 있지?"
"잠깐 나갈까?"
내 말에 힐끗 지한이를 보더니 강당을 나갔다.
나는 지한이의 어깨를 툭툭 쳐주곤 미역머리놈을 뒤따랐다.
"지한이 녀석 아버지가 농구를 반대해."
미역머리놈도 알고 있다.
지한의 아버지가 농구를 반대하고 있다는걸...
그리고 이 놈은 반대하는 이유도 알고 있어...
"알고 있는거 다 알려줘..."
"지한이에게는 형이 하나있어.이지후라는...지후도 농구를 했지."
형? 형이 있었구나...
"지후은 농구를 아주 잘했어.그 은빛날개의 주인공이었지"
은빛날개? 본선경기때 말했던 그 은빛날개?
"지한이는 지후를 자랑스러워했지,그건 지한의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어."
농구하는 형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 지한이 농구를 하는걸 반대하는거지?
"1년전 전국 농구대회였지. 지후는 이 학교 선수로써 결승에 진출했지.
그런데 사고가 났어...지후가 농구를 하다가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지.
지후는 두번다시 농구를 할수 없게 됬어.지후는 크게 상심했지.
그리고 죽었어...자살이었지...농구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죽었지..."
그 이유였나...지한의 아버지란 사람이 농구를 반대하는 이유가...
지한의 아버지란 사람과 한번 만나봐야겠군.
"이건 비밀이아~"
아까 그 진지한 분위기는 어디로 간건지.
"지후란 녀석, 네놈 친구였냐?"
주장이라고 하기에는 지한의 이야기를 너무 잘안다.
내말에 살짝 웃는 미역머리놈.
친구였구나... 왠지 미안하네...
"미안할거 없어~지한의 아버지나 설득해봐~
너라면 할수있어~그리고 매니져라면 그런것도 해야지?"
싱긋 웃으면서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 강당으로 들어가는 미역머리놈.
쳇!애취급하고 있어,그리고 네놈이 말안해도 갈려고 했어
"미역머리놈아,나 오늘 방과후에 연습 빠진다-"
"오냐~"
"안녕하십니까?"
"무슨일인가?"
그녀와 고지식해보이는 한 아저씩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한이 일로 왔습니다."
지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게 지한의 아버지인듯 싶다.
"그놈은 왜?"
"농구를 반대하신다는 얘기에 찾아왔습니다."
"학생이 무슨 참견인가?"
그녀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는 아저씨
"지한의 친구로써 지한의 날개를 꺽는 당신을 두고볼수가 없으니까요."
약간 거만한 말투로 말하는 그녀.
"내가 날개를 꺽다니?"
"말씀 드린 그대로 입니다."
그녀의 말에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아저씨
"당신은 지한의 등뒤에 있는 날개를 본적이 있습니까?"
"날개라..."
그녀의 말에 아저씨는 살짝 눈을 감았다.
감은 눈가에는 세월을 알수있는 잔주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보신적있으세요?"
그녀의 물음에 아저씨는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
"농구를 할때 지한의 등뒤에는 날개가 생기죠.
날개는 농구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이 내려준 선물이죠."
그녀의 말에 조용해진 그 곳.
"날개라...날개라...내가 지한의 날개를 꺽고 있었나?"
"글쎄요,지한의 형되는 사람이 농구 못한다는 사실에 죽었다는 거 압니다.
아버지로써 아들을 잃고 또 다시 지한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농구를 반대하시는 마음 압니다.
아버지란 그런 존재니까요. 자식이 잘 되는 모습을 지켜봐줘야 하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그런 행동은 지금 지한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한번 지켜봐주세요.지한의 날개를..."
지한의 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저씨의 표정은 굳었다.
그러나 그녀는 상관않고 계속 이야기를 했다.
"어제 지한이 울었어요.아버지께서 농구반대하신다고."
"사내놈이 그것가지고 울다니..."
약간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아저씨의 얼굴은 꽤나 밝아진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그녀는 미소 지으며 일어섰다.
"내일 오전 10시, 잠실경기장이에요.지한의 날개를 보러오세요."
===============================================================================
지한의 아버지는 결승전에 오셔서
목이 터져라 지한을 응원하셨다.
결국 우리 상진고는 전국대회 우승을 하게 되었다.
우승 뒷풀이는 지한의 아버지께서 거하게 쏘셨다.
지금은 집에 가는길.
오랜만에 지한,비준,신후,시윤 그리고 나까지 다섯이 뭉쳐서 간다.
나랑 지한은 농구부일로 바빴고
신후는 학생회일 때문에 늦어졌기에
시윤과 비준이 투닥거리면서 갔다고 한다.
지금 시윤이가 옆에서 비준이 욕을 얼마나 해대는지
그 동안 신경을 못 써줘서 그저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다.
"세아야~쇼핑가자~"
드디어 비준의 욕이 끝났나 보다.
할일도 없고-집에 민실장이 처리하라고 가져온 서류가 쌓였다.-
그 동안 신경 못 써준게 미안해서 가기로 했다.
남자들은 안와도 된다고 시윤이 바락바락 우겨서
우리들-시윤과 나-만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그 동안 신경 못 써줘서 벌을 받는 걸까?
나는 시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다.
이거참,하다못해 놈들-비준,신후,지한-이라도 있었으면...
휴~아직도 살게 남은 거냐...
젠장,여자들은 이해할수가 없다니까.
-잠시 자신이 여자라는 생각을 망각했다.-
물건 사는게 뭐 이렇게 오래걸려...
"자,이제..."
"아가씨들~우리 잠시 따라오시지~"
시윤이 말을 끊고 생양아치 같은 새끼 다섯이
어슬렁어슬렁 우리에게 걸어오며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여기는 눈도 많고 하니 눈들이 없는 곳으로 가는게 싸우기도 편하겠군.
생각을 끝마친 나는 양아치들에게 씨익 웃어주고는 그 놈들에게 갔다.
"니들 뭐야!!!"
시윤을 잊고 있었군.
나야 저 정도면 가뿐하지만
시윤을 인질로 삼는 더러운 짓이라도 하면 골치 아픈데...
이거 여러가지로 곤란하게 됐군.
젠장, 양아치 다섯놈을 뒤따라오니 골목에는 6명 정도 더 있었다.
이거 더욱더 난감하군,
"아가씨~이쁜데..."
시윤의 볼을 쓰다듬는 한 양아치새끼.
타악-
그 새끼의 손을 쳐버렸다.
어디 더러운 손으로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에 손대려고 하는거냐...
"이런,이런 이 아가씨 성깔하고는...
뭐 아가씨들은 천비준놈부터 처리하고 즐기지.
아가씨들 상처입히지마라,중요한 인질이니까..."
천비준이라고?
씹_비준놈을 끌어들이기위해 우리를 잡아들인거냐...
"자ㅡ아가씨들은 잠시 주무셔야겠어."
목 뒤를 내리치는 새끼들...
점점 의식이 흐려진다...
"...아야...세아야..."
윽-정통으로 맞아서 인지 타격이 크군,,,
시윤이는 괜찬은건가?
"괜찮아?"
시윤이 울고 있잖아...
이런,,,지켜주지 못한거냐...한심하군,,,
"나 괜찮아,,,시윤이 너는?"
"응,응, 나 괜찮아."
"다행이다_"
그래도 다행이다. 무사해서,,,
그런데 여기는 어디?
뭐야,이거 묶어 놨잖아-
"아가씨들 일어나셨나?"
씨파-아까 그 새끼군,
"그럼 천비준놈에게 슬슬 연락을 해야겠지?"
비열한새끼.
"세아야,어떻게..."
시윤이,,,떨고있네...미안,,,걱정마,지켜줄게...
두번다시 /그/처럼 소중한자를 잃지는 않을꺼야...
"여어~천비준이냐? 나다, 김한수.
이런이런,끊지말라고.여기 니가 아끼는 년들을 데리고 있는데말야."
씹새끼-
천비준 병신같은 새끼 오지말아라.
"자,아가씨-말해봐,살려달라고 해야지~"
시윤의 앞에 핸드폰을 내미는 그 새끼
넌 앞으로 비열한 놈이다.
시윤이 아무말도 안하자 욕을 지껄이고는 손을 올리는 그새끼
쫘악-
씹_이새끼_남자새끼가 손은 매워가지고_
시윤이 대신 내가 맞았다.
"꺄악-세아야-세아야-"
"이제야 아가씨께서 말하시는군.
와라_여기 $#빌딩 옆 공사장이다.
혼자만 와라-허튼수작 부리면 이 아가씨들이 어떻게 될련지...
나 보기보다 성격 급한거 알지? 30분내로 와라-"
씹-여기 학교에서 꽤 먼곳이잖아.
그리고 혼자오라고?
지금 여기있는 새끼들이 몇명인데?
50명이 넘어보이는데-
"오지말아라-오면 넌 내손에 죽인다.천비준-알아들어!!!"
그 새끼가 전화를 끊기전에 소리쳤다.
씹-이새끼 알아들었을까 모르겠네...
시윤은 울다지쳐서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다.
30분이 되기 얼마 남지 않았다.
씹-안왔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이거 묶는 기술이 없군,
손을 묶은 밧줄을 풀었다.
의외로 쉽게 풀었다.
납치야 미즈호일때 수도없이 당해봤으니
밧줄뿐만 아니라 이제 수갑도 풀수있는걸.
"이런 13초 남았군...11...10...9...8...7...6..."
타앙-
"헉헉-날 찾았나?"
===============================================================================
"뭐야~오랜만에 마누라랑 가려고 했는데
여우같은 기지배,말하기도 전에 쏙 빼가냐~"
그녀와 시윤이 가고 남은 셋.
그 중에서도 비준은 굉장히 많이 투덜거리며 가고 있다.
"형~"
비준을 부르는 남자.그녀가 능글맞은 놈으로 칭하는 강후다.
강후 뒤로도 미역머리놈인 시우, 우락부락 경우,
이중인격 한, 말없는 진수가 세 남자에게 걸어오고 있다.
"아가씨들은 어디 갔고 남자 셋이 청승맞게 가냐?"
시우의 말에 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안그래도 시윤이 그녀를 끌고가서 기분이 나쁜데
불난데 부채질하는 격이다.
"시끄러-신시우-"
성질을 내는 비준을 말리며 지한이 화제를 돌렸다.
"근데 왠일이세요,주장?"
"아니 그냥~우리 농구하러 가는데 너희도 낄래?"
시우의 말에 그들은 씨익 웃으며 학교를 나갔다.
학교에서 꽤 떨어진 공원.
농구 시설이 잘 가춰져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농구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4on4 대결
"우리 내기 농구나 할까?"
시우의 말에 경우가 말했다.
"저녁 내기 어때?"
모두 찬성 했고 시작된 내기 농구
"하악-하악-우리가 이겼습니다.저녁 사셔야죠?"
내기 농구가 끝나고 이긴 팀은 신후네 팀인가 보다.
신후와 경우, 강후, 진수가 한팀,
비준, 지한, 시우, 한이 한팀이었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 비준을 향해 완벽한 비웃음을 날리는 신후
"좋아~오늘 저녁은 거하게 얻어먹어야겠다~"
승자의 여유를 부리는 우락부락 경우.
"이거 오늘 저녁 기대되는데~"
얄미운 미소를 보내는 강후.
말없이 피식피식 웃는 진수이다.
"쳇!이거 영락없이 저녁 쏴야겠네~"
졌음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좋은지 웃는 시우
"아악-지다니~딴 놈은 몰라도 저 놈한테는 지기 싫었는데~"
오열을 토하며 신후에게 손가락질하는 비준
지한은 한숨을 내쉬며 지갑을 확인했고
한이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다.
그때 울리는 비준의 핸드폰.
"아쓉-어떤새끼냐?"
진게 분한지 참 싸가지 없게 전화를 받는 비준.
"[여어~천비준이냐?]"
핸드폰을 통해 기분나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쓉-어떤 새끼냐?그래 나 천비준이다."
"[나다, 김한수.]"
"김한수가 어떤 새낀지 모르니까 끊어라-"
비준이 끊으려하자 약간 다급하게 말하는 상대편.
"[이런이런,끊지말라고.여기 니가 아끼는 년들을 데리고 있는데말야.]"
"아끼는년?"
상대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비준.
워낙 소리가 커서 나머지 인간들도 비준의 통화를 듣고 있다.
"세아랑 시윤이아냐?"
비준이 몯알아듣자 지한이 설마 하는 투로 말했다.
"[자,아가씨-말해봐,살려달라고 해야지~]"
상대편 말소리가 들리고 잠시 동안 그 쪽은 조용해졌다.
쫘악_
"[꺄악-세아야-세아야-]"
그리고 누군가가 맞는 소리와 함께
시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전시윤?"
"[이제야 아가씨께서 말하시는군.
와라_여기 $#빌딩 옆 공사장이다.
혼자만 와라-허튼수작 부리면 이 아가씨들이 어떻게 될련지...
나 보기보다 성격 급한거 알지? 30분내로 와라-]"
"야-씹! 너 죽을래!!!"
비준이 욕을 하면서 핸드폰에 대고 소리를 지르자
상대편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오지말아라-오면 넌 내손에 죽인다.천비준-알아들어!!!]"
전화가 끊어지기전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아야?세아야?"
비준이 핸드폰에 대고 소리쳤지만
들리는건 삐익-삐익-신호음소리일뿐...
"세아랑 시윤이 납치된거야?"
"씹-김한수 개쒝-"
지한의 다급한 물음에 비준은 욕만 할뿐이다.
"김한수? 경일공고 짱이라는 새끼?"
시우의 말에 다들 인상을 찌푸렸다.
경일공고 김한수라고 하면 비겁하기로 소문난 놈이다.
저번 서열정리 일때도 비겁한 수를 썼지만
결국 비준에게 지고서는 잠시 잠적했던 놈이다.
그런데 이런수로 치고 들어오다니...
"가자-$#빌딩 옆 공사장이면 서둘러야 될거야"
"나 혼자간다-"
"하지만 그 새끼 존나 비겁한 새끼야-"
"혼자 오라고 했어-괜히 여럿이 가서 애들 다치면-"
혼자간다고하는 비준과 말리는 나머지 애들.
"그럼 먼저 비준이 먼저 들어가-
그리고 조금 있다가 우리가 들어가는 거야.어때?"
시우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모두 비장한 표정으로
$#빌딩 옆 공사장으로 향했다.
"여긴가?씹-그럼 좀있다 와라-"
비준은 말을 하고는 문을 열어 제꼈다.
타앙-
"헉헉-날 찾았나?"
저 병신 같은 놈-
오지 말라니까 결국 온 거냐?
"병신아-오지 말랬잖아!!!"
내가 소리치자 씨익 웃는 비준
뭔가 믿는 구석이 있구나-
"오셨군-역시 베짱이 두둑하시군-"
쳇-재수없게 말하기는 혼자 오라고 한게 누군데?
"그럼 시작할까?"
비열한 놈이 손짓하자
주변에 있던 놈들이 모두 각목을 움켜쥐고는 비준에게 달려 들었다.
비준 역시 씨익 웃으며 준비해온 각목을 움켜줬다.
씹-역시 비겁하군. 아무리 비준이 잘 났어도
저 많은 새끼들을 상대하는건 무리일텐데-
여차하면 도와줘야겠군
퍽퍽-
오호~비준이 이녀석 생각보다 잘싸우는데~
-자신이 인질이라는 사실을 잊고
흥미롭게 싸움구경을 하는 여자.아주 대단합니다~-
"자~지원군 납시요~"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미역머리놈?
뭐야,지한이랑 신후?
우락부락놈에다가 능글맞은 놈,말없는놈에 이중인격놈까지?
"씹-혼자 오라니까!!!"
"ㅋ-김한수-난 분명 혼자왔다! 저 놈들이 따라온것뿐이야~"
씨익 웃으며 말하는 비준
믿는 놈들이 저 녀석들이었구만
"그럼 오랜만에 몸 풀어볼까~"
웃으면서 놈들에게 덤벼드는 그들.
난 웃으면서 사람들 패는 놈들이 더 무섭더라~
"아우~시끄러..."
아,시윤 깼네?
"어,세아야.저것들 뭐야?"
싸우고 있는 그들을 보며 묻는 시윤
우리를 도와주러 온 놈들한테 '저것들'이라니..,
때론 시윤의 성격이 약간 더럽다는걸 느낀다.
어느새 50명정도 되어 보이는 놈들이 쓰러졌다.
꽤나 지쳐보이는 그들.
이제 슬슬 일어나도 되겠지?
앉아만 있을려니까 불편하더라
벌떡_
그리고 시윤이 밧줄도 풀어줘야지.
쓰윽_
허벅지에 고정시켜놨던 소형 잭나이프를 꺼내 밧줄을 잘랐다.
몸에 벤 습관이라서인지 이 몸에 들어와서부터
이 나이프를 몸에 지니고 다녔다.
내가 칼을 꺼내서 풀자 놀란듯이 날보는 비열한 새끼
"뭐,뭐야...어떻게 풀은거야..."
"병신같은새끼야-시끄러워-
시윤아, 일어설수있겠어?"
시윤을 부축해서 비열한새끼를 뒤로 하고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천비준 그리고 나머지 놈들. 이대로는 못 나가지..."
음침하게 웃으면서 말하자 곳곳에서 다른 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대략 20명정도 되는 놈들.
아까보다 인원이 적긴하나 이미 기력이 다한 그들이다.
"그리고 이 년은 내가 데리고 있지-"
시윤의 팔을 잡아끌고는 목에 칼을 드리미는 새끼
씹-넌 오늘 죽었다고 복창해라-
"이년 피보게 하기 싫으면 무기 버리고 꿇어-"
시윤의 목에 더 가까이 칼을 들이미는 그 새끼를 보고는
이성의 끈이 끊어져버렸다.
"...인다...죽인다..."
===============================================================================
"...인다...죽인다..."
그녀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워낙 작은 목소리여서 잘못들었는지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잘못들은건 아니였다
싸늘히 식은 얼굴.
김한수를 향한 매서운 눈초리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싸움터를 누비고 다니던 나다
상대편이 칼을 들이밀어도 여유를 부리던 내가
한낯 작고 여린 여자한테 쫄다니...
나 스스로가 나자신을 한심해하고 있을때였다.
그녀가 차갑게 식은 눈을 번뜩이더니
가까이에 있던 한놈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빠른 몸놀림.
놈에게 달려든 그녀는 빠른 속도로 놈의 복부를 내질렀다.
퍼억-
크나큰 마찰음과 함께 놈이 쓰러졌다
곰 같은 덩치를 지닌 놈이었는데
그녀의 한방에 뻗었다.
놈이 뻗는 순간 그 곳은 조용해졌다.
그녀는 싸늘히 식은 표정으로 그 놈이 갖고 있던
각목을 손에 쥐였다.
씨익-
각목을 손에 쥔 그녀는 씨익 웃었다.
그녀의 모습에 또 다시 움찔했다.
그건 나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차가운 눈은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이고
말아올라간 입꼬리는 귀신이었다.
그녀가 먹이를 노리는 것처럼 주위를 쓱 훑어봤다.
그리고는 김한수에게 그 눈이 멈춰섰다.
"소중한 것을 건드린 대가..."
그녀의 목소리가 공사장 창고에 울려퍼졌다.
억양이 없는 차가운 목소리.
"너의 목숨이다..."
그리고는 김한수에게 달려들었다.
"마,막아!!!"
김한수가 부들부들 떨면서 겁에 질린채 소리질렀다.
얼떨결에 그녀를 막아선 놈들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고는
각목을 휘둘렀다.
쉬익-
날카롭게 허공을 가로지르는 각목
그리고 쓰러져가는 놈들
놈들을 받침대로 밟아가며 그녀는 점점더 김한수에게 달려갔다
"뭐,뭐해!막으라고!!!"
김한수가 소리쳤지만 모두 겁을 먹은채 그녀를 바라볼뿐
누구도 나서서 그녀를 막지 않았다.
김한수 앞에 다다른 그녀.
겁에 질려 눈물이 그렁그렁한 시윤을 빤히 보더니
고개를 돌려 아직도 시윤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는
김한수를 노려봤다.
죽일듯이...
그녀의 모습은 아마 사신(死神)으로 김한수의 눈에 비치었을것이라...
"오,오지마...더 이상 다가오면 이 년 죽어!!!"
김한수의 마지막 발악...
시윤의 목에 더 가까이 칼을 들이밀고
시윤의 목에서 한줄기의 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꺄악-"
피를 본 시윤의 소리를 지르자
그녀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칼을 들고 있는 김한수의 손을 쳐냈다
쨍-
칼이 시멘트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고
그녀는 시윤을 잡아 끌었다.
"시윤아,눈 감고 귀 막고 애들한테 가 있어"
아까 그 귀신같은 모습은 어디갔는지
시윤에게 부드럽게 웃으며
시윤을 떠밀듯이 우리에게 보냈고
그녀는 손에서 각목을 떨쳐냈다.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마-"
또 다시 귀신 같은 표정을 지으며 김한수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사,살려줘,,,내가 잘못했어,,,"
김한수는 그녀 앞에 꿇은채 고개를 숙이며 빌었다.
"내게 자비란 없다."
그러나 그녀는 무참히도 김한수의 말을 씹은채
그 놈을 향해 발을 치켜들었다.
"세아야~"
시윤이 그녀를 부르자 멈칫한 그녀
"그,그만해...세아야,,그만해,,,"
그녀는 시윤을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김한수를 향해 치켜든 발을 다시 살포시 내렸다.
그리고는 김한수가 들고 있다가
그녀가 쳐서 놓친 칼을 들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칼을 매만지고는 그 칼을 내리꽂았다.
김한수를 살짝 지나친 곳에...
김한수의 머릿칼이 칼이 지나감에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털썩-
김한수는 기절했다.
그녀의 모습에 공포를 느꼈슴이다.
"두번은 없다...소중한것들을 건드린다면 다시는 용서하지않으리라-"
그녀가 쓰러진 김한수와 공포에 질려있는 놈들에게 말하고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주 슬픈 눈을 하고는...
"미안..지켜주지못해서 미안..."
그녀는 시윤의 목에 흐르는 피를 살짝 닦아주고는
우리를 지나쳐서 창고를 나가버렸다.
"세아야.."
시윤이 그녀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나가버렸다.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뒷모습을 우리는 바라보고만 있었다.
"...우리도 가자..."
시우의 말에 우리는 그 기분나빴던 곳을 빠져나갔다.
[[그녀의 집 뒤 대나무숲을 지나친 곳에 자리잡은 수련실.
그곳에서 미친듯이 목검을 휘두르는 그녀...]]
내가 약해서이다...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약하다...
이번에도 내가 약해서 시윤과 다른 이들을 다치게 했다.
약했기 때문에 잃은건 /그/만으로도 충분하다
더이상 소중한것들을 잃을수없다.
그러기위해서는 더욱더 강해져야 한다...
그녀는 쉬지 않고 목검을 휘둘렀다.
울듯한 눈을 하고는,,,
울지않으려는듯 입술을 피가 날정도로 물고는...
===============================================================================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났다.
애들은 그 일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나는 그 일이 있은 뒤 약하디 약한 이 몸을 단련시켰다.
"아가씨는 도대체 어디로 가신거래...오늘 중요한 일이있는데..."
나를 찾는 유모
내가 순순히 나올것 같아?
오늘은 R.S기업의 창립 15주년 되는 날
회장인 내가 꼭 참석해야하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단 말이다.
시윤이 오늘 맛있는거 먹으러 간다고 했단 말이다.
애들이랑 노는게 났지, 노땅들 상대하며 지루한 시간 보내느니
그래서 지금 빠져 나가려고 하는데 유모에게 들킨것이다
일단 후다닥 도망가서 숨어있긴 하는데
여길 빠져나가는게 문제다.
이 집은 숲으로 뒤싸여 있어서 빠져나가기가 좀 마니 힘들다.
그래서 매일 학교 갈때도 박기사한테 신세를 진다.
흠...차 한대 사서 끌고 다닐까?
아니면 비준이처럼 오토바이나 사서 끌고 다닐까?
그래,비준이처럼 삐까번쩍한 오토바이 한대 사야겠다.
우선 이곳을 빠져 나가야겠지?
휙휙-
좋아,아무도 없어.
슬금슬금-
"아가씨!"
어,유모잖아-제기랄-
어? 박기사 나간다-
"유모 안녕~"
휘익-
"아가씨?"
"박기사 출발해-빨리~"
"네,네-"
좋았어~탈출성공이다!
"세아~늦었네~"
시윤의 집으로 모인 우리들
모두들 드레스에 턱시도 차림이다.
"어머어머,세아 옷차림이 그게 뭐야~"
어? 시윤이 엄마도 있네
마찬가지로 화려한 드레스차림
도대체 맛있는거 먹으러 어디로 가는데 저런 차림이야?
"자~세아옷갈아입자~"
날 끌고 가는 시윤의 엄마
이 아줌마는 도대체 그 마른 몸매에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거야?
어디론가 향하는 차
이길 어디서 많이 본 길인데...
"도착했습니다."
뭐,뭐야?여기 우리집이잖아-
온다는 곳이 여기야?
그렇다면 맛있는거 먹으려는 데가 창립 파티야?
내가 어떻게 도망쳤는데...
"시윤아. 나 갈게-"
"에? 어딜가?다왔어~"
아씨~아씨~
"어서오세요-"
깔끔한 개량한복 차림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두 여자.
"초대장 보여주세요-"
뭐야? 초대장? 민실장 이런건 언제 준비한거야
시윤이 엄마가 초대장으로 보이는 종이를 우아하게 내밀자
그 여자들은 허리굳혀 우리를 맞이했다.
못들어가게 막아도 되는데,,,
호오~
언제 이런걸 준비한거야?
정원에 펼쳐진 휘황찬란한 음식들
맛있겠다...망할 민실장-평소에는 저런거 먹지도 못하게 하면서-
푸른 잔디 위로 새하얀 식탁보를 덮은 탁자들이 줄지어서있고
그 위로 맛갈스러운 음식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서관인 연희방을 공개해 들어와 쉴수 있도록 했다.
좀 고생했겠네-
"배고픈데 먹어도 되죠?"
검정색 턱시도를 빼입은 지한이 시윤의 엄마에게 물었다
그러나 시윤의 엄마는 다른 사람들과 인사 나누기에 바빴고
지한은 그냥 접시를 들고 이것저것 음식을 담기시작했다.
이어서 다른 애들도 전부 먹기시작했고
나 또한 눈치를 봐가며 먹기시작했다.
꽤나 비싼 돈을 들인 음식인지라 맛있었다.
"이러지 마세요..."
한참 먹는데 열중하고 있는데
한 여자의 비명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몇가닥 남지 않은 머리에 이것저것 처바르고
울퉁불퉁한 손가락에는 많은 반지가 있고
돼지 목에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는
변태끼가 있어보이는 뚱뚱한 아저씨놈이
젊어보이는 한 여자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것이었다.
여자는 거부하고 있지만 그 아저씨는 막무가내였다.
"어머,김사장 저짓 또 하네"
어느새 시윤의 엄마가 다가와서는 소근거렸다.
"엄마, 저 사람 알아?"
"그럼 사교계에서는 유명해~젊은 여자한테 찝쩍거리는 변태로~
그런데 기한 그룹이 세력이 꽤 되잖아~그래서 아무말도 못하는거야"
기한그룹이라면 우리한테 쩔쩔매는 그룹?
별것도 안돼는 놈한테 쩔쩔매다니...
"이러지마세요...제발..."
그 여자 울려고 한다.
쳇! 일이 시끄러워지는 건 싫지만 내가 나서야겠군
"그만하지-"
또다시 여자를 만지려는 그 놈의 손을 잡아챘다.
이 느낌 기분 더럽군
"넌 뭐야?흐흐...이쁜데?너도 이뻐해주리?"
날 보더니만 실실 웃어대는 놈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져서 그 놈의 턱을 날렸다.
"으윽-이 기지배,,,가만 안둘거야..."
쓰러져서 나한테 지랄하는 놈.
"무슨 소란입니까?"
아씨-민실장이군,
"저,저 기지배가.."
"아가씨?"
치~들켰군.
"도대체 어디갔다 오신겁니까?
한참 찾았습니다. 연락도 안돼고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모르십니까?
R.S회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회사 창립파티에서 도망치다니요!!!"
아씨-시끄러~
민실장은 갈수록 잔소리가 느는것 같아~
"R.S회장?"
뚱땡이 놈을 비롯해 애들이 모두 놀란듯이 물었다.
"어? 말안했나? 나 R.S회장인거-"
"말않했어!"
말않했구나.
뭐 중요한 말도 아니고해서 말않했나보다
"빨리 따라오시기나 해요!"
벙쪄 있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민실장에게 끌려갔다.
"세아가 회장님?"
그녀가 민실장에게 끌려간후 그녀를 보면서 말하는 시윤
믿기지 않음이다.
"말도 안돼~"
모두 놀란듯 말한다.
어느새 뚱땡이 김회장이라는 놈은 그들이 관심을 벗어난지 오래다.
"이어서 회장님 말씀이있겠습니다."
깔끔한 인상의 민실장이 한 여자를 소개했다.
살구색 치마정장을 입은 앳딘 여자가 단상에 올라섰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R.S 기업 창단 기념 파티에 와주신걸 감사드립니다."
그 여자의 맑고 고운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번 제3기 회장인 윤세아입니다-
아직 미숙한 저이지만 저를 믿고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그 여자는 싱긋 웃으면서 유창한 말솜씨를 자랑하듯이 말을 이었다.
"그럼 잘 놀다 가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
그 여자는 경쾌하게 구두소리를 또각이며 단상을 내려갔다.
"와~아까 세아 엄청 멋있었어~"
시윤이 날 보면서 칭찬한다.
그거 기분 좋은데~
"왜 말안해줬어?"
"깜박했어~"
지한의 말에 나는 깔끔하게 말했다.
내 말에 모두들 먼가 뻥진채로 날바라본다.
내가 말 잘못했나?
"세아 답다~"
내가 어색하게 웃자 그들은 날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참~왜 웃는거지?
===============================================================================
지금 해외출장중이다.
민실장은 내게 쌓인게 많은지 성질을 부리며 출장가라는데
그 기백(?)에 눌려서 미국으로 오게 됬다.
지한들에게 미국에 간다고 말을하자 선물을 사오라는데
쳇! 내가 놀러가는거냐고~
그래도 지금 그들에게 갖다줄 선물을 고르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인간 미즈호 아니 윤세아 어쩌다 이렇게 됐니~
시윤에게는 이 향수 사다주고
지한은 초콜렛 세트, 비준은 가방,신후는 뭐사다주냐~
"아가씨-"
민실장이 선물을 고르고 있는 나를 불렀다.
아, 미팅 시간 다 됐군.
신후 선물은 나중에 사지 뭐~
"*이 기획 어떻습니까?*"
"*괜찮군요.*"
"*그럼 계약 체결하시겠습니까?*"
"*좋습니다.그럼 이곳에 싸인 하시죠*"
휴~드디어 끝났다
정말 지겨웠다...
쳇! 이거 나 없어도 상관없는 건잖아
근데 왜 민실장은 그렇게 빠득빠득 우겨서 나를 끌고 온거야
이제 계약도 체결됐겠다.
관광이나 즐기다 갈까나~
휴~혼자서 이게 무슨 청승이냐...
볼게 많아도 역시 재미없다
역시 좀-그게 조금이냐? 아주 많이지.-
시끄러워도 애들이랑 노는게 더 재밌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뭐?한국행 비행기표가 없어?"
"네. 그게 다 매진 됐다는군요"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더니 비행기가 없어?
"얼마나 걸리는데?"
"글쎄요,알아보니까 3일후에는 있답니다"
아시~ 3일후라니...
갑자기 한국행 비행기가 없다니
제길...계약이 언제 체결될지 몰라
비행기를 예약하지 못한게 실수였어
그 동안 뭐 하고 있냐...
드디어 한국이다.
애들은 다 학교에 있을 시간이네
지금 갈까나?
"아가씨-어디 가시려고요-"
"학교_"
"그 옷 입으시고요?"
지금 내 옷차림이 어때서?
계약도 끝났겠다.
편하게 입었는데~
분홍색 가디건에 찢어진 청바지
좀 그런가?
"그리고 학교 조금 있으면 끝날 시간입니다.
그냥 오늘 푹 쉬시고 내일 가세요-"
쳇! 1주일만에 돌아온 한국인데
애들도 못만나고~
어쩔수 없긴 하지만...
"아참, 아가씨께서 처리해주셔야할 서류가 남았군요-"
씨익 웃으며 말하는 민실장
제길 내가 한동안 일 안하고 놀았다고
내가 할일 지-민실장-가 다했다고
저래도 되는거야
제길-
학교다~
정말 오고 싶었다.
공부가 하고싶었던건 아니고
학교에 와야지 그 놈들을 만나지 시윤이랑~
어제 일 처리하느냐 연락도 못하고
빨리 만나고 싶다.
교실 들어가면
지한이가 덧니를 드러내며 웃으면서
잘 다녀왔냐고 묻겠지?
"이지하...ㄴ..."
"지한아~"
뭐야 저 년은?
교실로 들어가는 날 툭 치고는 지한을 부르면서
내 자리에 앉는 저 년은 뭐야?
===============================================================================
"안녕~미화~"
그 년과 반갑게 인사하는 지한
씹-지금 나는 보이지도 않는건가?
"이지한_"
"어? 세아야~"
한번 더 부르니까 그제서야 나를 보고 반기는 지한
"잘다녀왔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말하는 지한
그 모습에 않좋았던 기분이 좋아져 피식 웃었다.
"누구야?"
지한과 내가 웃으며 인사를 하자
그 년이 물었다.
꽤나 청순해보이는 스타일의 여자
어깨까지 오는 검정색 머리칼
하얀 피부에 웃을때마다 패이는 보조개
그리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것 같은 눈
여리고 보호본능을 일으킬것 같은 여자.
하지만 눈에 왠지모를 독기가 서려있다?
"응,내가 말했지? 내 짝꿍 윤세아야.
세아야, 그리고 이쪽은 며칠전에 전학온 장미화야"
장미화라...
장미꽃을 뜻하는 이름 같은데...
맘에 안드는군.
장미란 꽃은 그 화려함 뒤에 가시를 머금고 있지...
이 여자도 그런것 같군.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 여자...
"니가 세아야? 난 장미화야,미화라고 불러"
웃으며 손을 내미는 그 여자.
난 가시가 박혀있는 장미와는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아.
"윤세아다."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아,거긴 내 자린데..."
그 여자의 말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여기가 왜 니 년 자리지?
여긴 분명히 내 자린데...
지한을 바라보자 지한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담임 선생님께서 그 자리에 미화 앉으라고 하셨어"
씹-그 뚱땡이 이리저리 속썪이는 군.
그럼 나 보구 어디 앉으라고...
"세아는 저기 맨끝 자리야"
지한이 가르킨 자리는 예전의 자리 뒷자리의 뒷자리로
쓰레기통 옆이었다.
창가 쪽 자리기는 하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 자리
거기다 저 여자가 전학오면서 학생수가 35명이 되어
나 혼자 앉는다.
일어서서 인상을 찌푸리며 그 자리로 가려는데
"미안해,내가 저리 갈까?"
책가방을 싸면서 그 자리로 가려는 그 년.
뭐하는 수작이지?
착한척하는 건가?
"됐다-"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 가서 드러누었다.
씹-욕밖에 안나온다.
기쁜마음에 학교에 왔는데 이게 뭔꼴이래.
젠장-
그렇게 욕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잤던거 갔다.
지한이 점심시간이라고 깨울때까지.
씹-저년은 왜 여깄는거야?
점심 먹으러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쫄래 쫄래 따라오는 그년,
지한이 말하기를 전학온지 얼마 안돼서
친구가 없어서 같이 밥먹는다고 했다.
하하호호 웃으면서 떠드는 애들과 그 년.
내가 일주일 만에 학교에 왔는데
열렬한(?) 환영은 못해줄 망정
난 신경도 안쓰고 지네들끼리 이야기 하냐...
이거 약간 섭섭한데...
"신후야,안색이 안좋아보여-"
그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신후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신후는 내 곁에서 아무말않고 묵묵히 도시락만 먹던데...
어디 아파서 그런건가?
"신경쓰지마시죠-불쾌합니다-"
열이 있나 손으로 짚으려던 그 년의 손을 탁-하고
쳐내며 딱딱한 목소리로 말하는 신후
날 빼놓고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쓰는 신후지만
이렇게 적개심을 드러낸 적은 없었는데...
"아,미안..."
약간 울먹이면서 손을 치우는 그 년.
"왜그래? 미화는 너 걱정되서 그런건데?"
시윤이 그 년을 토닥거리면서 신후에게 뭐라고 했다.
시윤의 말을 무시하고는 도시락을 다 먹지도 않고는
도시락뚜껑을 덮으며 일어서는 신후
"기분이 더러워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싸늘히 말하고는 옥상을 나가는 신후
"울지마-원래 신후가 저런애가 아닌데 오늘 기분이 안좋나봐-"
신후가 나가자 본격적으로 우는 그년.
그리고 그 년을 달래는 지한과 비준, 시윤.
저 년 우는거 보니 별로 밥맛이 땡기지 않아
나도 도시락 뚜껑을 닫고 일어섰다.
"나도 간다-"
옥상을 나가는 나를 깨끗히 무시하는 그들.
그 년을 달래는데 신경이 팔려서 아무도 나한테 신경을 안쓴다.
ㅋ 이거 정말 섭섭한데...
신후나 찾아봐야겠군...
신후는 뒷뜰에 있었다.
뒷뜰 커다란 나무에 올라 나무에 기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신후
"제갈신후-"
내가 불러도 그냥 담배만 펴댄다.
"제갈신후!"
다시 한번 부르자 그제서야 나를 보는 신후
나를 보고는 담배를 나무 줄기에 비벼 끄고는
훌쩍 뛰어 내렸다.
"왠 담배냐?"
"기분이 더러워서-"
"왜?"
우리는 뒷뜰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장미화라는 년이 맘에 안들어서-"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군.
"내가 이중생활을 하고 있어서인지
그년이 연극하고 있다는게 눈에 보여-"
정확한 안목이로군.
나야 미즈호로써 살아갈때
거짓과 진실을 꿰뚫지 못한다면
목숨이 위험하니까 살아가기 위해 그런 능력을 길렀지.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눈을 보면 알수있는데
그 년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있어. 아주 위험한...
"그래-나도 그년 별로야-"
"그치? 그런데 애들은 뭘 몰라-"
"휴~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년한테만 신경쓰느냐
나랑은 얘기도 안하고-기분이 별로야-"
한숨을 쉬며 말하자 신후가 담배를 꺼내들었다.
"필래? 기분 더러울땐 담배가 최고야-"
학생 부회장이라는 놈이 담배는-
"줘-"
내가 달라고 하자 놀라는 신후
분명히 그냥 장난으로 말했음이다-
"안돼-"
"피랄땐 언제고-됐다. 나 담배 끊었어-"
담배를 집어 넣으면서 말하는 신후에게
담배를 끊었다고 하자 눈이 동그래진다.
"담배 폈었어?"
"응,근데 이제 끊었어-"
그래, /그/가 담배 피는거 싫어했으니까-
딩동댕동-딩동댕동-
쳇!벌써 점심시간이 끝나다니-
그래도 신후 이자식덕에 그럭저럭 기분 괜찮아졌으니까~
"들어가자-"
"그래, 그리고 조심해.그 장미화라는 년 장옥수 의원 딸이니까-"
장옥수? 국회의원이라는 그 새끼?
비리 존나 많은 그 나쁜 놈?
ㅋ 빽이 있었군
근데 내가 누구냐-
"나 R.S기업 회장이야-"
내 말에 그제서야 기억 났다는 듯이 웃으며 교실로 향하는 신후다
그리고 나도 교실로 향했다.
젠장-
학교로 다시 돌아온지도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내 기분은 갈수록 드러워져 간다.
사사건건 시비거는 그년.
다른 애들이랑 애기하면 말을 잘라먹지를 않나
괜히 발 걸지를 않나
정말 재수 없군-
"왜 불러?"
쉬는 시간에 만난 그녀와 장미화.
이곳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그녀는 귀찮음과 함께 불쾌한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재수없어-"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하는 장미화
그런 장미화의 모습에 그녀는 피식하고 차갑게 웃었다.
"이게 본모습이로군-"
그녀의 말에 대번 인상을 굳히는 장미화
"용건이 뭐냐?"
그녀의 물음에 장미화는 굳은 얼굴을 풀고는
다시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한다.
"그들한테서 떨어져-"
미화의 말에 그녀는 인상을 크게 지푸린다.
그러나 다시 차갑게 웃으며 말한다.
"내가 왜?"
"너같이 부모없고 가난한 년이 그런 애들한테 붙어있는 꼴이 보기 더럽거든-"
미화의 말에 그녀는 피식 웃었다.
지금 그녀는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랑 사는
가난하고 불쌍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장미화도 모르는게 있었으니
부모님은 돌아가셨다는 말은 맞지만
그녀의 할아버지는 세계일주 중이고
한국 최대 기업이자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R.S기업의 회장이 그녀라는 사실이다.
그녀가 피식하고 비웃자
장미화는 기분이 상한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재수없어-"
그리고는 그녀를 밀었다.
"꺄아악-"
그녀가 계단에서 떨어지자 장미화는 비명을 질렀다.
비명소리에 사람들이 몰려왔고
머리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그녀를 병원으로 옮겼다.
'씨발-이게 무슨 한심한꼴이냐-'
그녀는 정신을 잃으며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
그녀는 지금 병원에 와있다.
아까 계단에서 떨어져서 다친 머리에는 하얀 붕대를 감고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지켜보고있는 신후
신후 뒤에서 다른 애들의 다독거림을 받고있는 장미화
미화가 눈물을 글썽일때마다 시윤과 지한 그리고 비준은 달래주기 바빴고
신후는 그런 그들에게 신경도 쓰지 않은채 그녀만 바라보고있다.
"으음-"
그녀가 뒤척거리며 눈을 뜨자 신후가 보였다.
"괜찮아?"
신후의 걱정어린 말투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윽-"
그러나 머리가 아픈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괜찮아?"
그녀가 깬걸 보자 미화가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
그런 미화의 모습에 그녀는 인상을 굳혔다.
"꺼져-"
차갑게 새어나오는 그녀의 말에 미화는 눈물을 흘렸다.
"왜 그래? 미화한테-미화 여지껏 너 간호했단 말이야-"
그녀의 말에 시윤의 세아에게 제법 날카로운 소리로 말했다.
"ㅋ 날 간호해? 병주고 약주는 거냐?"
그녀는 시윤의 말에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저년이 날 계단에서 밀었다면?"
"거짓말-"
비준이 묻자 그녀는 미화를 노려보며 말했고
그녀의 말에 지한은 믿지못한다는 듯 말했다.
"흐윽-"
미화는 울음을 터트리며 병실을 나갔다.
"세아 너 뭔가 잘못알고 있어-"
"그래,미화가 너 계단에서 피흘리고 있는거 발견했단말야-"
지한과 시윤이 미화를 옹호하는듯 말하자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가-"
그녀는 그들에게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는 휙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봤다.
"세아야-"
지한의 부름에도 그녀는 답하지 않고 창을 바라볼뿐
"가자-"
그런 그녀의 모습에 비준이 무뚝뚝하게 말하고는 그들을 끌고 나갔다.
"너란 여자 내가 잘못봤군-씨파-"
비준의 나가면서 말하자 그녀는 움찔했고
그들이 나가자 조용히 속삭였다.
"나야말로 너희를 잘못봤군-"
그녀의 목소리는 슬픔이 감돌았다.
"아냐~나는 정확히 봤어~"
난데없이 들리는 목소리에 그녀는 뒤돌아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봤다.
"난 너를 믿어-"
신후였다.
신후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얏-"
그녀는 신후가 머리를 쓰다듬자 아픈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은 듯 했다.
"쥬스 먹을래?"
신후가 냉장고에서 음료수 캔을 꺼내 들자
그녀는 신후에게 씨익 웃어주었다.
"당연하지~내가 언제 먹는거 거절하는거 봤냐?"
[[아까 그녀의 병실을 빠져나와서의 이야기...]]
"울지마-"
미화를 달래고 있는 그들.
"흑-세아가 나 싫어하나봐-"
울먹이며 말하는 미화
"아냐-"
우는 미화를 달래는 그들은 미화의 미소를 보지 못한다
'ㅋ 나한테 모두 넘어왔군-'
위험하게 빛나는 미화의 눈...
젠장-
이제 애들은 나와 아는척도 안한다.
나를 믿지 못하다니...
그나마 신후가 있기에 견디고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신후와는 점심시간에만 만날수있을뿐
수업시간에는 그저 잠만 잘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다.
모두 저 장미화라는 여자한테 눈가림을 당한체
나를 나쁜 여자로 몰아 세운다.
아프다-
가슴이 쓰라려-
믿었던 이들에게 '믿음'을 잃는다는게
이렇게 아픈거구나...
.
.
.
.
.
.
.
그녀의 눈이 슬픔으로 물들었다.
세여자가 만나 위험한 계획을 세운다
"어때? 내일 체육시간?"
"좋아-"
"ㅋ 안그래도 그년 맘에 안들었는데 잘됐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세여자의 눈은 위험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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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망별 소설이 올려져있는 까망우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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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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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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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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