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바쁜데 우리나라 강과 호수 그리고 산과 들에 외래 동물이 들어와 토종 동물을 멸종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이런 일보다도 더 급한 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후자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으니 모두 추방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고 통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나라와 더 나아가 온 세계를 복음화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큰 사명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하여 보기로 합시다. 우리는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의 결과로 태어났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우리의 몸을 이루는 성분들이 바로 우리 땅에서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라면서 차차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정서에 물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땅에서 자라는 곡식 즉, 벼, 보리, 감자, 고구마 등과 우리가 키우는 야채, 채소, 괴일 그리고 가축의 고기와 물고기 등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건강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약초, 인삼과 쑥 등을 재배하기도 하고 먹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우리 땅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신토불이’가 이런 뜻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하였던 동식물이 사라지고 생소한 동식물이 들어와 그 자리를 대신한다면 우리에게 무슨 영향이 올까요.
가능한 것들 중에 우리의 정서가 메마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과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전염병이 창궐하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익숙한 자라, 남생이, 맹꽁이, 참개구리, 철개구리, 붕어, 메기, 송사리, 민물 새우, 가재, 토종쥐, 다람쥐 등이 사라지고 황소개구리, 큰입 배스, 블루길, 늑대 거북, 붉은 귀 거북, 뉴트리아 등이 설치고 다닌다면 그것을 보는 우리가 느끼게 될 정서가 과거의 정서와 같을까요? 아니면 달라질까요? 하긴 어떻게 보면 이것은 하찮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는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심각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쥐는 흑사병 (페스트)을 옮깁니다. 그렇지만 지금 계속하여 우리와 함께 살아온 쥐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으므로 그들이 병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새로이 유입된 쥐, 다람쥐 등은 우리가 겪지 못했던 새롭고도 더 지독한 따라서 희생자를 많이 만들 가능서이 농후한 병을 옮길 우려가 다분합니다. 또한 우리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올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비극적인 예를 들면 먹을 것이 없어진 강과 호수에 살고 있는 큰입 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들이 수영하거나 낚시하는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일본과 미국의 예를 들면 뉴트리아가 서식하게 된 습지는 사라지고 호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이런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전염병의 창궐과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가 짐작할 없을 정도로 심각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이미 들어온 외래종들은 철저히 가려내어 박멸해야 하며 앞으로는 무분별한 외래종의 도입이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아주 해로운 악어, 독사 , 살인 벌 등이 들어올 수 도 있습니다. 살인 벌의 위험은 모두 다 잘 아시고 계시겠지요. 생태계를 해칠 우려가 있는 외래동식물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국내에 반입되면 우리의 미래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아주 후회할 일을 지금부터 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