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 오류"가 중산층 박탈감만 더 키운다
“한국 증시는 상승여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와 증시 및 정치 등에 대한 뿌리 깊은 ‘비관적 오류’ 때문에 한국 기관과 개인들은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갖고 있던 주식마저 헐값에 외국인에게 팔아넘기고 있습니다. 결국 주가가 본격 상승하면 한국 사람, 특히 중산층은 엄청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정신적 공황에 빠질 것입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리서치담당 임원은 “한국 증시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있어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비관적 오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국부의 해외유출과 중산층의 붕괴를 막고 한국 경제의 균형 잡힌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적 오류"란 한국의 수출 내수 설비투자 실업 정치 부동산 등 모든 것이 잘못돼 있고 따라서 ‘한국 증시는 안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가리킨다. 성공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비관적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사람이 갖고 있는 ‘한국 증시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오해1: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산다? No! 글로벌 종목을 살뿐이다
작년부터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눈이 달라졌다.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는 ‘국가중심(Country Focus)’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업중심(Company Focus)’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국가가 우선이었다. 한국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검토, 투자하기로 결정하면 투자금액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나눠 주식을 샀다. 하지만 요즘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투자자산구성)를 짤 때, 세계시장의 각 업종별 비율을 정한 뒤 그 업종 안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 주식을 산다. 반도체와 핸드폰 업종에 투자할 때는 삼성전자, 철강은 포스코, 자동차는 현대자동차, 디스플레이는 LG전자(LG필립스LCD)와 삼성SDI 등처럼 투자 종목을 선정한다.
이런 접근 방식에서는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든,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결의되든, 투자하려는 기업의 펀더멘털(매출과 수익 등 기본여건)이 바뀌지 않는 한 투자를 계속한다. 외국인이 3월 중순부터 대만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그다지 팔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미 50%를 훨씬 넘었다. 삼성전자(59.32%) 포스코(66.81%) 국민은행(75.34%) 현대자동차(52.49%) 삼성화재(60.56%) 등이다. 이런 주식들은 유통물량이 점점 줄어들어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짐으로써 주가가 폭등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현재 거래소 상장주식 전체의 소유분포는 외국인 42%, 대주주 및 기업 20~21%, 정부 2%, 연기금 4%, 자사주 8%, 기관 15%, 개인 8% 등이다. 일부 기관과 개인의 주식이 지속적으로 외국인 손으로 넘어가고 있어 증시는 이미 외국인에게 점령(Take-Over)당한 실정이다.
오해2; 한국 수출 호조는 일시적? No! 4대 구조변화로 수출증가 지속
작년부터 한국 경제를 이끄는 엔진이 수출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수출에 대해 견해가 엇갈리는 것은 앞으로도 높은 수출증가율이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세계 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과 중국 경제에 노란불이 켜져 있어 수출증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3~4년 동안 한국의 수출은 호조세가 이어져 경제와 증시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 80년대에 소니와 도요타를 앞세워 세계를 제패했던 양상과 비슷한 모습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유는 수출 구조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우선 반도체와 핸드폰 및 LCD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 정도의 기술선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물량떼기식 수출이어서 수출이 늘어도 이익은 그다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IT분야는 가격을 올리면서 수출에 나서기 때문에 20~30%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면서도 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바뀌었다.
둘째 중국 특수(China Effect)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과 사회.지리적으로 가장 가깝다. 경제 구조도 당분간 수직적 분업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중국 특수는 이어질 것이다.
셋째 시장다변화다. 과거에는 수출시장이 거의 미국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이 됐다. 또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BRICs로 확대되고 있다. 애니콜이나 XG자동차 등 높아진 브랜드 파워도 긍정적 효과를 높인다.
넷째 산업다각화이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수출할 수 있는 기업과 제품을 갖고 있다. 이런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곤 한국이 거의 독보적인 존재다.
내수는 침체라기 보다 구조조정 과정..과잉설비 해소에 따라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
농심 주가는 지난 25일 22만3000원으로 1년전보다 201.4%나 급등했다. 이 기간 중에 태평양은 114.8%, 신세계는 97.8%, 제일기획은 78.9%, 하이트맥주는 47.0% 상승했다. 이른바 ‘내수 5인방’으로 불리는 이들 5개 종목의 지난 1년간 주가상승률은 평균 108.0%다. 쉽게 말해 평균적으로 2배 올라 ‘따블’이 났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종합주가지수 상승률(49.8%)을 2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오해3; 내수는 끊임없는 침체다, No! 내수는 침체라기보다 ‘구조조정 중’
농심 등 내수 5인방의 주가 급등은 ‘한국의 내수가 침체’라는 것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내수가 정말로 침체라면 대표적인 내수주인 이런 종목들이 종합주가지수보다 훨씬 더 오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수 침체’라는 말은 과장된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도소매판매가 11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체감경기를 잘 느낄 수 있는 남대문-동대문 시장에서는 문을 닫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단란주점 룸싸롱이 고객 감소에 신음하고 있으며,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소주마저 소비가 줄어들 정도다. 내수가 침체상황인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내수침체’ 속에서 ‘내수 5인방’이 펄펄 날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의 해답은 ‘내수 산업의 구조조정’과 ‘내수산업의 메커니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내수 시장도 말만 ‘내수(內需)’일 뿐이며 실제로는 ‘내외수(內外需)’이다. 시장이 개방돼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외국 기업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 고객들을 파고들고, 한국 사람들도 국내에 필요한 물건이 없으면 국산을 사기보다 해외로 나가 산다. 음료수 과자 라면 맥주 화장품 등은 한국 기업이 만드는 제품의 품질이 외제보다 좋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서 먹고 쓴다. 그래서 이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매출과 이익이 늘고 주가도 상승한다.
반면 경쟁력이 없는 분야, 예를 들어 빵집, 병원, 동네의 소형 수퍼마켓(구멍가게) 등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 여행-관광사업과 의류 업종도 단군 이래의 최대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내수 시장이 더 이상 내수가 아니며 경쟁력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 2002년에는 ‘신용카드 버블’이라는 말로 대표되듯이 월드컵을 전후해 신용카드를 이용한 ‘과소비’ 때문에 소비가 이상적으로 커졌다. 2003년은 이런 효과(Base Effect) 때문에 소비증가율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절대 규모로 볼 때 2001년에 비해 그렇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또 소비 지출 항목이 변화되고 있는 점도 거론된다. 중산층 소비의 대부분은 자녀의 사교육비로 들어간다. 또 소비성향이 달라져 집을 늘린다든지 고급자동차를 사는 등 소비의 질(質)이 달라짐으로써 전통적인 부문에서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오해4; 설비투자가 안된다, No!, 과잉설비 해소과정..올해부터 설비투자 본격화
설비투자는 작년중반부터 매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설비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투자(증가율)가 줄어들어 중장기 발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하지만 설비투자가 안된 것은 그동안의 과잉설비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측면이 적지 않다. 이는 제조업 가동률이 그동안 줄곧 70%대에 머물다가 최근 들어 82% 수준으로 올라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이 충남 아산과 경기 파주 등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등 설비투자를 늘리는 것은 그동안의 과잉설비가 어느 정도 해소돼 이제 새로운 설비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부진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제조업이 빠져나가 한국의 제조업은 텅 빌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국제화되면서 제조업의 해외이전과 그에 따른 공동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경제 성장에 따라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조립 제조업은 채산성을 맞추려면 인건비가 싼 나라로 나가게 마련이라는 것.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주(아웃소싱)으로 파악해야 할 측면이 강하다. 저부가가치 부문을 해외에 넘겨준 공간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훨씬 바람직한 길이다.
‘부동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반면 주식은 ‘혹시나’에 대한 기대감을 ‘역시나’라는 실망으로 돌려줄 뿐이다.’
‘부동산 불패’ 및 ‘주식 필패’신화는 아직도 깨질 줄 모른다. 외환위기 직후 부동산 값이 곤두박질치면서 한동안 ‘부동산도 믿을 게 못된다’는 생각이 생겼다. 하지만 당시 집을 팔고 전세를 살면서 남은 돈으로 주식을 산 사람은 ‘바보’가 됐다. 2000년 3월부터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2001년부터는 부동산 열풍이 불어 앉아서 집만 날려버리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2004년 3월23,24일에 있었던 서울 용산의 ‘씨티파크’청약 홍역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얼마나 강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앞으로 주식필패 및 부동산불패 신화는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은 이상 과열인 반면 주식은 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도 ‘주식 필패’는 사실(史實)이 아닌 잘못된 신화일 뿐이다.
오해5; 주식은 필패?, No!, 주식투자 수익률도 엄청 높으며 앞으로도 유망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6일 863.95에 마감됐다. 1989년4월1일 1007.77에 비해 14.3% 떨어져 있다. 15년 전에 주식(종합주가지수 비율대로)을 산 뒤 그냥 두었으면 14.3% 손해봤다는 뜻이다. 당시에 연15% 짜리 채권을 샀으면 수익률이 713.8%(연복리 기준)에 이르는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손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5년 동안 500~1000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주가는 오르기도 했고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런 쓰라린 경험이 ‘주식투자하면 반드시 잃는다’는 ‘주식 필패’ 신화를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항상 ‘돈 잃는 시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종합주가지수는 1985년부터 1989년4월까지 약4년여 동안 약7배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90년 초에 비해 현재 약14배 상승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000년 3월27일 6만원에서 지난 26일 64만5000원으로 만4년만에 10.8배 올랐다.
증시폭락을 막기 위해 1990년에 만들어졌던 ‘증시안정기금’은 14년 동안 엄청난 수익률을 냈다. SK텔레콤 3491%, 삼성전자 2542%, 신세계 885%, 포스코 443% 등, 한국 증시에서도 우량주에 장기투자를 하면 엄청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80년대 말에 만들어진 코리아펀드(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음)도 연평균 10% 수익률을 냈다. 누적수익률로 따지면 160%에 이르는 수준이다.
미국에서 200년 동안 상품별 수익률을 계산해 보았더니 금값은 11배 올랐고, 채권 값은 1만배 상승했다. 반면 주식값은 무려 747만 배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투자로 엄청난 부를 쌓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주식이 이처럼 엄청난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내고 쓰러진다.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날린 사람도 많다. 주식투자 자체가 돈 잃는 ‘필패 게임’이 아니라 주식투자 전략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주식투자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다는 오류에 빠진 사람은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마는 뼈저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오해6; 부동산 불패?, No! 부동산값도 너무 많이 오르면 하락
한국 사람들은 자산의 70~80%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다. 금융자산은 20~30%에 불과하다. 그것도 대부분 예금과 채권 등 ‘안전한’ 확정금리형 상품에 들어가 있다. 금융자산의 7%, 전체 자산의 2% 정도만이 주식이다.
1~2년전부터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나서면서 부동산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이제 금융자산은 거의 없고 빚만 잔뜩 있는 집도 적지 않다. ‘부동산 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화와 연6%에 불과한 대출금리가 ‘빚을 내서라도 더 큰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부동산이 지금까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불패 신화’를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지난 25일 서울 양천구에서는 새로 분양된 아파트 계약률이 ‘제로(0%)’를 기록했다. 불과 하루 에 있었던 씨티파크 청약에 7조원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값이 전국에 걸쳐 골고루 상승하는 것은 끝나가고 있다. ‘투자가치’가 있는 아파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는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어렵게 분양되더라도 계약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질 조짐을 보인다. 경기 부양을 위해 연3.75%까지 낮춘 콜금리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 올릴까의 시기 문제만 남아 있다.
미국 출장을 자주 가는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담당 임원은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뉴욕 맨해튼의 70%에 이르고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동산보다 주식의 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부동산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주가가 부동산가격보다 더 빠르게 오를 것이며 경기가 안좋아질 경우에는 부동산 값이 주가보다 더 빨리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도 “부동산 가격도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합으로 결정된다”며 “현재 서울 강남 대치동의 아파트 수익가치는 연2%에 불과하고 자산가치는 대지지분 평당 3000만원이 적정선임을 감안할 때 아파트 값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가치는 전세로 받은 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맡겨 얻을 수 있는 금액을 현재 아파트 시가로 나누어 계산한다. )
"한국기업 생산성 세계 1~2위 달리는 분야 적지 않아, 실업문제도 과대포장"
“삼성전자 주가가 비싸다고요? 아닙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안팎에 불과합니다. 외국인은 PER이 15배까지 높아질 때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사겠다는 의견이 강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생산성은 세계에서 최고입니다. 매년 노사분규로 인해 생산차질을 빚고 있지만, 생산성이 그런 차질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담당 임원).
삼성전자가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사상 최대의 이익을 뽐내면서 외국인의 ‘러브 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SDI LG전자 등도 마찬가지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한국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면 외국인의 이런 뜨거운 반응이 가능할까?
오해7; 한국기업 생산성이 떨어진다?, No! 외국인도 놀라는 높은 생산성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뿌리 깊은 의식은 ‘한국기업은 안된다’는 것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같은 외국 평가기관들이 한국 경제 및 기업에 낮은 점수를 주는 것이 한국인의 ‘자학적 자기 저평가’를 뒷받침한다. 몇몇 교수와 전문가들이 이런 부정적 평가를 과대하는 경향도 찾아볼 수 있다. IMD는 한국의 국제경쟁력 순위를 13위, 투명성?부패지수를 18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토플(TOEFL) 점수는 110위라고 기를 죽인다.
하지만 한국(기업)의 생산성은 세계인의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높다. 미국 공항에서 항공권을 끊어본 사람은 금세 알 수 있다. 일본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때 일본인과 외국인의 ‘차별’도 적지 않다(입국하는 외국인 숫자가 더 많아도 입국심사 창구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 더 많을 때가 많다).
손 재주가 뛰어난 한국 사람들은 반도체 수율(원료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때 실제로 얻는 제품량과 이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제품량의 비율)은 세계 최고다. 이런 생산성이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투자자본의 생산성을 재는 숫자로 이용된다)이 27~28%(올해 추정 순이익 기준)로 쟁쟁한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1위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인텔의 ROE는 20%, TSMC(대만반도체)는 21%, 노키아는 23%,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17%, 퀄컴은 16% 수준이다. AMD UMC 등은 10%를 밑돈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CDMA(고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월중 페이지뷰 등은 세계 1위다.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는 2위, 휴대전화 판매는 3위에 이른다. 안경테, 양돈(養豚)용 적전구, 등산화, 낚싯대 등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오해8; 한국은 실업대란?, No! 3D 기피와 ‘전투적’노조 이미지가 문제
실업 문제만 나오면 한국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야단법석을 떤다. 지난 2월중 실업자는 90만 명으로 실업률은 3.9%다. 실업자가 1월에 비해 4만6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2001년 4월(3.9%)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대서특필이다. 특히 15~29세의 청년층 실업자가 46만 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 실업률이 9.1%까지 치솟았다. 20대 실업률도 8.7%에 이른다.
하지만 이 정도 실업자와 실업률은 ‘선진국?(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엄연한 선진국?)’가운데 가장 우량한 수준이다. 미국 실업률은 5.6%이고, 독일 등 유럽은 10%를 넘는다. 선진국 중 고용불안이 가장 덜한 일본도 지난해 5%대에서 올해는 4.9%로 떨어졌지만 우리보다 훨씬 높다.
실업자 및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실업 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 2월말 현재 40만6000명이다. 올해에 7만9000명이 더 들어와 50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실업자의 절반은 외국인 근로자가 담당하는 3D 업종을 기피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분석이다. 이를 제외한 실업률 2% 안팎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완전고용실업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실업률이 낮아지면 임금인상 압력이 높아져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이 높은 것은 ‘화이트 칼라’ 선호 현상에 따라 대학 대중화가 진행된데 따른 측면이 크다. 대졸자 공급이 늘어나고 대학 교육도 산업현장과 동떨어져 있어 기업들이 대졸자(특히 인문-사회대 졸업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 실업의 진정한 문제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들은 또 ‘전투적’노조활동에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KOTRA가 외투기업 50개를 조사한 결과 노사분규가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신규 투자 또는 사업 철수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곳이 96%에 달했다.
실업문제를 양의 문제(실업자 수와 실업률)로 접근하기 보다는 질의 문제(대학교육 현실화, 합리적인 노동운동 등)로 접근하면 그다지 야단법석을 떨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불필요한 고등교육을 받아도 굶어죽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학생 인턴사원을 고용하는 기업에게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것은 공적자금으로 실업자를 구제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는 만큼 대학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치 불안은 잘되기 위한 일시적 잡음일뿐, 중산층이 살려면 우량주를 사야
“한국 증시는 정치적 노이즈(소음)에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는다. 북한 핵문제라든가,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된 불투명성 등으로 인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정치적 요인의 영향이 적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담당 임원은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던 지난 12일 이렇게 밝혔다. 종합주가지수가 탄핵안 통과 직후 822까지 폭락했다가 하락폭을 20포인트 가까이 줄인 뒤의 일이었다.
오해9; 정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No! 한국은 미국도 평가하는 민주주의 국가
몇 해 전 한 대기업 총수가 ‘한국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말을 해서 정치권과 정부를 뒤끓게 한 일이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정치와 정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사건건 발목만 잡는 것을 참다못해 한마디 던진 것이다.
그 총수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저질 정치’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도움을 주기보다 부정적 효과만 끼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곳에 놓여 있어, 항상 생산적이지 않은 소모적 정쟁(政爭)만 일삼아 불안심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반도 이외에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지구상에서 선거에 의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몇 안되는 나라다. 술자리에서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언사로 목청을 높여도 잡혀가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해방 후부터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통령과 집권층에서 수천억원의 불법자금을 거둬갔어도 ‘권력이 살아있는 집권 동안’에는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통령 취임 초기에 이른바 ‘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에 갈 정도로 부패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민주주의에서 자연스런 힘겨루기의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헌정(憲政)은 중단되지 않고 법과 절차에 따라 후속 절차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반탁-찬탁으로 나뉘어 시위가 있었지만 그것도 의사의 표시가 자유스럽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 증시가 개방된 것은 1992년이었고,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활성화된 것은 한국의 민주화가 정착된 1990년대 말 이후다. 외국인은 한국의 민주화를 평가하고 투자를 늘리는데(물론 노사문제 등이 아직 남아 있어 직접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국 사람만이 뿌리깊은 ‘정치불신’과 ‘컴플렉스’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정보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오해10; 증시가 중산층을 붕괴시켰다? No!, 증시 참여 안하면 부익부 빈익빈 심화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3월 515에서 지난 29일 874까지 1년여 만에 70%나 올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줄곧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지수가 600 아래로 떨어지면 참고 참다 견디지 못하고 주식을 헐값에 팔아치운 뒤 지수가 750~800을 넘어서면 뒤따라 샀던 과거와 달라졌다. 보유 주식을 내다팔고 있을 뿐 새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다.
증시가 중산층을 붕괴시켰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부터 2000년 3월까지 ‘바이코리아’ 열풍과 IT버블이란 광풍에 휩쓸려 1억~2억원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던 중산층이 엄청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거품이 형성됐던 코스닥시장과 프리코스닥에 투자해 실패한 것은 물론,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것 손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중산층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증시 때문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엄청난 사교육비 △높아진 소비성향(큰 주택과 고급차 선호 등) △직업 안정성 추락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등으로 중산층이 주식투자를 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금융저축이 없어 주식투자를 할 여력이 없는데다 주식투자할 의지도 잃어버렸다. 한국의 중산층들은 현재 주가가 오르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으로 우울해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60조원을 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가가 올라 번 것이 56조7000억원이고 배당금으로 받아간 돈이 2조7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의 대주주들과 일부 큰손(거액 개인투자자)들도 주가상승과 배당금으로 배를 불렸다. 하지만 개미들은 이런 잔치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우량주식들은 앞으로도 주가가 계속 오르고 배당도 높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주식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50%를 넘었다. 대주주와 큰손(기관 및 개인)이 갖고 있는 주식을 합하면 개미들이 살 수 있는 주식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 우량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빈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 우울한 것은 우량주식으로 돈버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현실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 흉내를 내고 부자를 친구로 사귀어야 한다.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적 오류’에 빠져 주식을 사지 않고선 부자 되기가 어려운 시대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일지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부자(외국인과 큰손)가 하는 대로 주식투자에 나서는 게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끝>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
한번쯤 깊이 새겨 들어 봄직할 내용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새기고 갑니다.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