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ㆍ수녀 이해인(李海仁.1945.6.7∼ )
시인ㆍ수녀. 강원 양구 생. 올리베타노 성베네딕트 수녀원 입회. 필리핀 세인트 루이스대 영문과, 서강대 종교학과 졸업. [소년]에 동시 <하늘>, <아침>(1970) 등이 추천 완료, 문단 등단. 새싹문학상(81.새싹문학회) 여성동아대상(85.동아일보사), 부산여성문학상(98.부산여성문학회),
【작품】<민들레의 영토>(1976) <내혼에 불을 놓아>(1979.분도출판사)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79) <두레박>(1986.분도출판사) <시간의 얼굴>(1989.분도출판사) <엄마와 분꽃>(1992.분도출판사) <사계절의 기도>(1993.분도출판사) <꽃삽>(1994.샘터사) <따뜻한 손길>(1997.샘터사) <사랑할 땐 별이 되고>(1997.샘터사) <다시 바다에서>(1998.학우사) <모든 일이 기도에서 시작된다>(1999.황금가지)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1999) <외딴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1999) <사계절의 기도>(2000) <민들레의 바다>(2000)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2000)
【시집】<민들레의 영토>(카톨릭출판.1976) <내 영혼에 불을 놓아>(분도출판.1979)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83) <시간의 얼굴>(분도출판.1989)
【연보】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이대영, 김순옥의 1남 3녀 중 셋째로 출생
1950년 서울 청파동에 살 무렵 한국 전쟁발발. 9월에 부친이 납북 됨
1952년 부산 피난시절 부산 성남초등학교에 입학
1958년 서울 창경초등학교 졸업
1958년 서울 풍문여중 입학
1961년 부산 동래여중 졸업
1963년 제2회 신라문화제 전국 고교 배일장 시 장원
1964년 김천 성의여고 졸업. 부산 성베네딕도 수녀원 입회
1968년 수녀로 첫 서원
1968년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근무(∼1970)
1970년 [소년]지에 동시 <하늘>, <아침> 등으로 추천 완료
1975년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 졸업
1976년 종신서원과 더불어 첫시집 <민들레의 영토> 출간
1976년 부산 성분도 병원 근무(∼1978)
1978년 부산셍베네딕도수녀원 수련소 강사(∼1982)
1981년 제9회 새싹 문화상 수상
1985년 서울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졸업. 제2회 여성동아 대상 수상.
1985년 수녀원 자료실 담당(∼1987)
1988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신심분과에 근무(∼1990)
1990년 수녀회 설립 60주년 준비위원으로 일함(∼1991)
1992년 수녀회 총비서로 근무(∼1997)
1997년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부산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개방강좌 출강.
1997년 수녀원 내 문서선교실 근무(∼2000)
1998년 제6회 부산여성 문학상 수상
1998년 부산 신라대학 사범대학에서 시감상 교양 강좌(∼1999)
2000년 부산 가톨릭대학 지산 교정에서 '생활 속의 시와 영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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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너무 단순하고 소박한 시어(詩語)들> - 구중서(문학평론가)
이해인 수녀의 <민들레의 영토> <내 혼(塊)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등 세 권의 시집이 근래 서점 가에서 오래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집들은 모두 카톨릭계 출판에서 간행되었다. 이 출판사들은 일반 서점가와 잘 소통되지 못한다. 이 시집들을 신문의 서적 광고란에 선전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서점가에서 잘 팔리기 시작해 벌써 2년째인가 베스트셀러로 알려지고 있다. 이해인 수녀 자신은 '나의 시'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독백을 드러낸다.
"제대로 옷을 못 입어 볼품없어 보이고, 써도 써도 끝까지 부끄러운 나의 시는 나를 닮아 언제나 혼자서 사는 게지. 맨몸으로 펄럭이는 제단 위의 촛불 같은 나의 언어, 나의 제물.('내 혼에 불을 놓아'에서)"
이렇게 외로이 혼자 읊조리는 언어라고 하는데 <민들레의 영토>가 가톨릭 출판사에서 19판,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가 분도 출판사에서 각각 15판을 발행해 세 가지 시집이 도합 40만 부나 팔렸다고 한다.(가톨릭 신문.1986년 1월19일자 보도) 이 기록은 아마도 우리 나라 시집 출판 사상 단기간을 기준으로 따지면 가장 많은 발행 기록일지도 모른다.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박두진씨는 <민들레의 영토> 머리말에서 '시인이 되기 위한 시로서가 아니고, 시인으로서의 시가 아닌 데에 그의 시의 일단의 순수성과 그 동기의 초월성이 있다'고 했다. 홍윤숙 씨는 <내 혼에 불올 놓아> 머리말에서 '대패질도 기름칠도 하지 않은 마구 깎아 낸 원목(原木) 같은 생명감'이라고 했다. 구상 씨는 '그녀의 영글어 가는 영혼의 모습이 너무도 장하고 아름다워서 눈시울을 적신다. 산속의 샘물 같은 그녀의 시편들이 고갈되고 혼탁한 오늘의 우리의 영혼을 축여 주고 씻어 주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기를 합장한다'고 했다.
필자의 견해로서는 위의 찬사들이 그것들대로 근거가 있다고 보면서도, 이해인 수녀의 시가 한국 시문학계에서 반드시 높은 수준으로 등급을 매겨 평가되어야 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해인 수녀의 시가 우주 삼라만상의 존재 근원인 하나님에 대한 궁극적인 사랑을 심오하게 노래하고 있지만, 그녀의 시에 동원되는 언어의 대부분은 너무 단순 소박한 상태의 것이다. '이 세상에 이해될 수 없는 진실은 없다'는 말로 난해시를 비판하는 관점도 있지만, 인간의 심성과 지성이 고도로 예민해져 있는 현대 사회 상황에서는 보다 고차원적으로 정련(精鍊)되고 밀도를 갖춘 시어(詩語)가 동원되어야 할 당위성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경우의 시는 물론 대중 독자에게 수용되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시들이 한국 현대 시문학계의 질적 성취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의 노래 다만 이해인 수녀의 시는 그 나름대로 독특하게 소중한 것일 수 있다.
필자는 이해인 수녀의 시를 대하면서 라틴 아메리카 니카라과의 수도 신부이며 시인인 에르네스또 까르데날의 책 <침묵 속에 떠오르는 소리>를 연상하게 된다. 까르데날은 한 편으로 반독재 운동에 가담한 행동적인 인물로서 그의 시에 혁명적인 주제를 담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동시에 그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영혼의 문제에 깊이 들어간 명상가이기도 하다. 이해인 수녀의 시가 하나님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데 그 발상은 사뭇 인간적인 형태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시는 상투적이고 관념적이라거나 호교적(護敎的)인 종교시가 아니고, 신선한 인간의 육성으로 들리게 되는 것이며, 이 점이 그녀의 시를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인간적인 사랑을 동일시하는 까르데날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보자.
"하나님은 사랑이다. 그리고 사람도 또한 사랑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 창조된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열 욕구 애정 본능 및 모든 인간적 갈망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불길을 북돋우게 하는 땔감이다. 실제로 사람의 전존재가 이런 땔감이다. 사람의 사랑과 하나님의 사랑은 다만 대상이 다를 뿐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세상 만물을 포기하는 것은 그것들을 나쁜 것으로 생각해서가 아니요 세상 만물의 아름다움이 하도 기가 막혀서 그것들을 만드신 창조주를 사랑하는 것이다. 성(性)을 만든 분도 하나님이고 부드러운 포옹을 만드신 분도 하나님이고, 관능과 정열을 만드신 분도 하나님이 아니신가? 그분에 대한 사랑만이 늙지 않는 사랑이며, 영원히 마음 변하지 않고 또 죽지 않는 연인은 오직 그분뿐이다."
내 생애가 한 번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당신 아닌 누구도/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해인 <해바라기 연가>에서)
이해인 수녀의 이 사랑이 곧 뜨거운 신앙의 표현 방법이 된다. 그리고 사랑이 깊을수록 기쁨과 함께 고독과 목마름도 따른다. 또는 해바라기 나팔꽃 바닷가의 빈 배 나무 산, 삼라만상에서도 사랑과 의미를 발견한다. 이 의미들이 풍성한 동산에 결국 독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것이라고 보게 된다. 이것은 이상한 일도 염려할 일도 아니며, 관념적인 순수시나 사회적인 현실 의식의 시가 '삶과 궁극의 구원(救援)'까지를 내다보게 하는 하나의 신선한 충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탈옥수로 세간을 떠들석 하게 했던 신창원과 시인 수녀로 너무나 잘 알려진 이해인 수녀님의 순애보 같은 내용 자세하게 잘 읽었습니다. 이것이 진정 하나님이 바라는 사랑이 아닌지요 ! '하나님은 사랑이다. 사람또한 사랑이다. 하나님의 형상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 창조 된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 부터가 존귀한 것임을 !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고 바다처럼 출렁이는 세상이 되었으면~~~
주신글 감사히 잘~읽고 갑니다.
어릴땐 저렇게 순진하게 생겼던 놈이 그렇게도 악독한 범죄인이 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모두가 이 사회의 책임입니다. 그를 따뜻이 감싸 줄 사회가 되질 않은게 문제입니다. 그래도 <이 해인> 수녀같은 분이 있어 그를 그만큼이라도 감싸 줄 여유가 있다는게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만 <신창원> 그는 또 언제 무슨 일을 범할지 모르니 그것은 부조리하게도 ㅡ神의 뜻 ㅡ 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들의 앞 날에 따뜻한 햇빛이 들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