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돌아보면 저는 어렸을 때 참 돈을 밝히는 아이였습니다.
돈이 가진 힘을 알게 되고부터 어떻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는지 많은 궁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전단지 알바를 했고, 겨울이면 친구들과 모찌떡 장사를 하면서 직접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생각에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보다는 번 돈을 잘 아끼고 모으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돈의 '기능'만을 중요히 여기며 살아왔던 것 같은데, 이번 모임도서 <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돈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돈이란 과연 무엇인지, 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모임을 통해 욕망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저를 포함해 눈감고님, 진영님, 그리고 루이님 총 4명이 참석하였습니다.
1. 신용통화의 진실과, 내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누군가 파산한다는 진실을 마주했을 때 당신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습니까?
모두들 자본주의 시스템에 '이자'가 고려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무척 충격적이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정직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할 것 같은 은행이 사실은 '지급준비율'에 근거한 최소한의 돈만 놓아두고 대출을 통해 일명 "돈복사"를 무려 10배 이상한다는 사실이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급준비율의 근거도 어떤 수학적인 숫자가 아닌 금세공업자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참 허무맹랑했습니다. 아니, 그럼 적어도 대출이자율보다는 예금이자율이 더 높아야 하는 게 당연할텐데 항상 대출금리가 더 높게 책정되는 것도 은행의 횡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우리는 왜 이렇게 금융 자본주의에 취약할까요? 그리고 나의 금융지식은 어느 정도 인가요?
참여하신 분들 모두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저 역시도 과거에는 엘리트들이 글을 독점하여 기득권을 유지했다면, 현재는 자본가들이 금융지식을 독점하여 부를 독식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금융지식에 있어서는 눈감고님이 보험과 투자에 대한 중요한 포인트를 이것저것 많이 이야기해주셨는데요, 뒷풀이 때 2세의 임신 소식을 알리시면서 새로운 식구를 위해 금융에 대한 공부를 부쩍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셋째가 생기면서부터 금융에 대한 정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필요하실 분들을 위해 모임 때 제가 언급했던 유투브 채널을 여기에 다시 공유드릴게요~
○ 보험 : (7) 반값 보험료 만들기 - YouTube
○ 연금 : (7) 연금박사 - YouTube
○ 투자 : (7) 아는금융 - YouTube
3. 과소비의 다양한 원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리고 욕망을 줄이면 과연 행복지수가 오를까요?
루이님과 진영님의 명품 가방에 대한 에피소드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루이님은 그렇게 사고 싶었던 명품 가방 대신 가성비 좋은 가방 3개를 사서 충분히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진영님은 값비싼 명품 가방은 편하게 다루기가 힘들어서 신랑님이 직접 사주신 대중적인 가방이 가지고 다닐 때 훨씬 만족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책에서는 '욕망을 줄이면 행복은 늘어난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제 생각에는 '욕망을 절제하면'이 더 맞다고 생각했고 진영님도 여기에 공감해주셨습니다. 욕망은 우리가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동기가 되어주니까 말이죠.
4.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부터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까지 당신은 어떤 정책이 좀더 와 닿나요?
5. 자본주의가 가진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복지 자본주의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어떤가요? (단, 상위 1% 일 때와 하위 1%일 때 라고 가정시)
진영님과 저는 케인즈의 이론이 그래도 합리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정부가 부의 재분배를 통제하지 않으면 현대사회에서 빈익빈부익부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근거였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세금이 복지 자본주의를 위해 적절히 사용된다는 조건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고요.
이에 루이님은 개인적으로 납부한 세금에 비해 특별히 혜택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고 하시며 자신이 낸 세금만큼 향후에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6. 개인적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이 책의 <Part 1 :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이 특히 흥미로웠는데요,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현재도 모든 나라가 미국의 기준금리가 어떻게 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각 나라의 경제상황이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결정에 좌우되어야만 하는 현실이 무척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본위제를 폐지하고도 석유를 통해 달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달러를 마구 찍어내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는 이 불공정한 상황이 참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디지털 통화 또는 지역화폐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7. 이 책을 읽고 나의 가족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어느덧 모임시간이 다 되어 7번 질문은 뒷풀이로 넘어가서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ㅎㅎ 불금의 분위기를 만끽하느라 제대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다만 혼자 뿐인 알바생이 바쁘지만 밝게 일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가 한탕주의가 아닌 '근로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생각이 나네요.
에필로그
이번 독서모임은 물론 돈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지만 저는 욕구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욕망을 '절제'하기 보다는 '줄이'는 것에 급급했던 나머지, 삶에 대한 '의욕'보다는 '책임감'으로 행복을 누릴 기회를 놓치면서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단번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저의 욕망을 좀더 들여다보면서 살아가 보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요. : )
아쉽게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에게 모임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어 부족하지만 두서없는 후기를 남겨봅니다.
모임에 참석해 주신 모든 독클님들과 모임 진행해주신 눈감고님께 온 마음 담아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벽편지 드림
첫댓글 와우~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모임의 여러 생각들이 잘 정리되어 있네요^^ 정정하자면 명품가방은 울 신랑이~ 편한 데님가방은 울 도련님이 사주셨어요^^
아하 도련님이었군요 : ) 정정 감사합니다 ^^
오!후기 길이가 어마어마 합니다!
고생하셨네요~
새벽편지님 덕분에 모임때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정말 감사드려요 😄
세웅님이 오시지 못해 무척 아쉽더라고요~~ 다음 모임에서는 꼭 뵙기를요~~^^
@새벽편지
정말 애정으로 가득찬 후기 넘 감사합니다
부상투혼으로 모임 참석해주신 눈감고님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