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표 서정시인의 한사람인 미당(未堂) 서정주와
조선새대 3대 시인이자 정치가인 송강(松江) 정철의 해학적인 시를 소개합니다.
<긴 기차> 서정주
미욱한 시골 총각
영화 구경 갔습네.
미인 옷 벗을 제
기차 지나 갔습네.
이튿날 다시 가봐도
차는 가고 있었네.
...........무주 구천동에 모처럼 활동사진이 들어왔다.
화면에 하이칼라 여인이 나타났다.그 미인이 치마를 막 벗으려는데,하필이면 기차가 지나가 버렸다.
한 떠꺼머리 총각은 밤이면 미녀의 나체를 보려고 육장 영화를 보았다.
설마 오늘 밤에야 기차가 나타나지 않겠지.그 놈의 철마는 밤이면 밤마다 그때만 되면 해코지를 하였다.
그 총각은 한이 맺혀서 죽을 때까지 기차를 타지 않았다.
송강이 강화도 적소에 머물렀던 때였다.
호호탕탕한 성품,천하의 대문호가 있는 곳에,
시를 읊고 가야금을 타고 노래 잘하는 천하일색 여인이 가다리고 있었다.
익히 마음 속으로 우러러 뫼시던 정철이 강화섬에서 외로이 계시다는 소문을 듣고,
어느날 밤 기생 진옥이 송강의방문을 두드리게 됐다.
비록 반백이 된 노송이지만 하늘에서 금방 내려온 절세가인을 보니
황홀한 마음 주체할 수 없었다.얼이 빠지고 넋을 잃었다.
송강이 즉흥시조 한 수를 읊어서 그 마음을 건네는데,
실로 밝은 낮의 송강과 어두운 밤의 송강이 달라지길 하늘과 땅 차이것다.
요즘 말로 고쳐 써보건데....옥은 기생 진옥이고 철은 정철을 가리킨다.
玉을 玉이라 하길래
사람이 만든 가차 옥(燔玉)으로만 여겼더니
이제야 자세보니
반옥이 아니고 참옥일시 분명하다.
나에게 살송곳(男根)이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 .
......<김진악 유머에세이 "이풍진 세상을 살자니" 중에서........
****저의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김진악 선생님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익산 남성고등학교, 배제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단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배제대학교 국문과 교수,도서관장,박물관장을거쳐 현재 배제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