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된다.
권주은
필리핀에 가기전에는 마음이 두군거렸고, 새로운의 곳에선의 생활의 기대감이 많이 컸었다. 그리고 빨리 핸드폰과 멀어지고 싶었다. 핸드폰을 하지 않으면 멋진 생활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필리핀에 도착하니 날씨는 무척 더웠고, 뜨거운 햇빛이 나를 반겨주었다. 학교로 향해가는 지프니 안에서 보이는 풍경들은 정말 아름다웠다. 푸른하늘이며, 울창한 나무, 푸릇푸릇한 풀들, 가끔가다 보이는 소 하나하나가 정말 예쁘게 보였다.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고, 기대와 설렘은 한층더 커져갔다.
기숙사에 입소하자마자 바로 눈에 띈것은 수많은 개미들이 줄지어 벽을타고 다니는 것 이었다. “내가 이런곳에서 잠을 자야한다고?”란 생각과 함께 처음으로 개미가 너무나도 싫어졌다. 내 짐 안으로 들어갈 것 같아서, 내 몸에 붙을 것 같아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또한 밤에 테라스의 불을 키면 도마뱀이 나타났다가 재빠르게 도망을 쳤다. 그것이 징그럽게 느껴졌고, 도마뱀이 나타나면 계속 피하게 됐다. 좁은 공간에 도마뱀과 함께있을 때면 진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필리핀의 생활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영어로 말하기였다. 갑자기 영어로 소통을 하려하니 잘 모르는 영어가 입 밖으로 나오지를 않았고, 영어를 해석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영어에 자신감이 떨어졌고, 그런데 이상하게 더 잘 해야한다는 생각이 내 마음속 어딘가에서 올라왔다. 하지만 열심히 하려고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꼭 해야된다는 의무감이 생겨났고, 또한 하기싫은 마음이 함께 올라왔다. 영어로 된 글을 읽어보려고도 해보고 또 영어로 대화를 해보려고도 해봤는데 정말 어려웠다.
계속 잘 해야된다는 강박감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생활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다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못 하는 것 같아서,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을때는 그냥 눈물만 나왔다. 나는 잘하는게 없는것 같고, 내가 잘 하고있는지 모르겠어서 계속 다른 사람과 비교를 했다. 여기서 멈추면 배워가는게 없을것 같아서 쉬는시간에도 계속 내키지 않아도 책을 읽었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나에게 “잘하지 안아도돼, 그냥 즐겨도돼, 필리핀에서 후회하지 않게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즐겨”란 말을 들었을때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고나서 잘 해야한다는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 한번에 크게 바꿀수는 없었지만, 잘 해야한다는 마음을 놓으니 하기 싫다는 마음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쉬는시간에는 멍을 때리기도 하고, 잠을자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했다. 하기 싫은 것들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니 점점 모든게 편해져 갔다. 그 다음 부터는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개미와 도마뱀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영어도 꼭 잘 할려고만 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해져 모든것을 즐겁게 할 수 있게되었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고, 주말에 밖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홈스테이도 즐기며 많을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끼며 한국에 돌아았다.
필리핀에 가기전에는 그냥 즐거울 줄만 알았다. 나는 어디서든 적응을 잘 해서 필리핀에서도 금방 적응을 할 줄 알았고, 모든 것을 열심히 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싶었고, 잘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이 어느새 강박증으로 변해 나를 힘들게 했고, 모든게 다 하기싫어져서 무엇을 하든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잘 하고싶은 마음을 놓고 나니 모든것이 편해졌다. 무엇을 하든 즐겁고 행복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고, 내가 못 하는 것들은 숨기고 싶었다. 나는 나와 모두에게 솔직하지 못 했다. 아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짜증이 났을땐 표현도 잘 못 하고 항상 괜찮다고만 했다. 하지만 내가 못 하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을 내려 놓으니 순간순간을 즐길 수 있게되었다. 못 해도 배워가면 된다.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나 자신을 마주보고, 다른 아이들한테 나를 솔직하게 털어놓아도 괜찮다. 부끄러운 것은 없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솔직하고, 즐겁게 생활할 것이다!!
첫댓글 권주은 개인프로젝트 소개글
하고싶은게 없어서 드럼을 선택 했는데 진행 할 수록 내가 너무 못 쳐서 하기 싫었다. 그래도 페어월 파티때 홈스테이 가족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친구들도 파이팅 해줘서 기분좋게 공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