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현주소 / 김지하 (1941~2022)
시 짓고
그림 그리고
가끔은
후배들 놀러와
고담준론도 질퍽하게
아아
무엇이 아쉬우랴만
문득 깨닫는다
죽음의 날이 사뭇 가깝다는 것
산발사하 / 김지하 (1941~2022)
전라도 형국이
머리 풀어 사방에 흩은
여인네 같아
산발사하(散髮四下)라 한다지
그래
큰 예술가
깊은 시인 여럿 나온다는데
그것을 역으로 풀어
왕건의 훈요십조가 나오고
나주의 백제 해양문화 숨죽였으니
얼럴럴
딴따라밖엔
딴따라밖엔
할 일 없구나
이 꽃다운 문화의 시대에 와
그것밖엔 더 할 일 따로 없으니
좋구나
얼럴럴
빛나는 꽃
광화남학(光華南鶴)이
탐라로나 건너가
방성칠(房星七)이 반란밖에
소리로 춤으로 도트는 일
이젠 그것밖에 할 일 없다니
바로 그것
다름아닌 풍류라!
오호매!
학맹산천이
바로 그것 아니던가!
오늘 / 김지하 (1941~2022)
오늘
간다는 사람은 가고
온다는 이는 오지 않았다
늙어가는 길
외로움과 회한이
가장 큰 병이라는데
사람이 그리우나
만나기는 싫다
오피스텔 꼭대기 한 방에 갇혀
풀잎으로부터는 아득히 멀고
꽃은 더욱 그러한데
입만 열면
생명을 말하니
똑
이스라엘 하느님 신앙 닮았다
내일도 산다면
이젠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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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 진정한 삶은 마음의 문제로 들어가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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