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을 깨어 멍 때리다 보니
속에서 신물이 올라옵니다.
어젯 저녁 음주가 심했나 봅니다.
오래 살고 건강하려 좋은 약초 찾는 것보다
저녁 술을 끊는 것이 백배 효과적인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는 방송대학 출석수업받으러 멀리 다녀왔습니다.
광주지역 출석수업을 놓치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출석수업을 챙겨 참석해야 합니다.
방송대 수업에도 역시나 초고령시대의 기색이 역력합니다.
저도 영감탱이이지만 얼굴에 검버섯 핀 영감들이 몇 명 보입니다.
저야...머리 숱이 헐벗은 황토언덕에 눈부신 은빛 갈대꽃 몇 개 날리는 수준일지라도
얼굴에 아직 검버섯까지는 안피었습니다.
또 모르지요.
저보다 세 살 위인 우리 형도 얼굴에 검버섯 꽃 피었지만
저를 볼 때마다 막내에게 묻습니다.
'야! 야! 야!! 내가 저 시키보다는 젊어 보이지? 안그냐?(안 그러냐?)'
저야......좀 황당하지만
'어~ 형말이 맞아. 그런 실례만땅 멘트는 어린 사람들 언어거덩..
그런 멘트 거침없이 날리는 것을 보니 어려도 한참 어린 듯 보여!!'
그러든 말든 형은 어려보인다는 멘트에 흡족해 합니다.
방송대 출석수업에 참석한 검버섯 학생도 우리 형처럼
저를 보며 위안을 받았을른지 모릅니다.
이쁘고 발랄하고 상큼하고 매력적인 여교수님이
오픈북 시험을 보는 제 옆에 와서 힌트를 줍니다.
대략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정도로 보입니다.
'어어어?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은 9강을 봐야 해요.
6강 쪽에는 관련내용이 없습니다~'
얼라려? 이 매력적인 여교수님이 나에게 관심이 있나?
슬그머니 핸드폰 꺼내서 카메라 촬영방향을 역으로 바꾸며 제 얼굴을 확인합니다.
교수님 얼굴은 주름 하나 없이 비단결 피부인데
저는 마대자루 물에 적셔 이빠시 짜낸 피부입니다.
아...제가 매력있어 힌트를 준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시험을 마치고 먼 길 다시 돌아오니
해방감도 들고 행복감도 솟구쳐 아직은 훤한 시간부터 술이 땡겼더랩니다.
괜히 술 마신 것 아닙니다.
아무리 기분 좋아도 1주일에 3일은 금주를 할 일입니다.
술도 기분도 세상 마저도... 자유로운 나이에 더 자유롭다가는 중독자가 될 듯합니다.
습관으로 망치는 건강은 산삼보다 자제력이 나를 살리는 처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캠페인성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쓰다 보니 캠페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글도 고령화가 되어가나 봅니다
어줍잖게 나이타령해서 죄~~~송합니다.)
첫댓글 나이 먹었응게 나이 값은 하는거지요
전 그제 어제 잠을 설쳐. 어제 일직 자고 짐 눈떠 이 글을 접합니다
사는게 순리대로 안됩니다
순리대로 안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잘될겁니다
샤인님 글 좋아요~~
오메.....수줍게 그러시면 숨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전 배운다는것이 사람의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짐승들은 아무리 영악해도 자신의 생명유지 이상의 관심은 별로 없지요. 참 멋지십니다~
방송대와 열심히 하는 학우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저는 그냥 취미삼아 다닙니다.
일반 학원보다 등록비가 더 저렴하거든요.
일반대와 학점은행제 학위 빼고 방송대에서 학위수료한 과정만
농대, 법대, 환경대, 생활과학부 또.....뭐였드라??
농대 커리큘럼을 보니 다시 재입학해서 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다닐 때는 설렁설렁해 놓고 나중에 또 후회하고 ...
참 영양가없는 짓을 반복합니다.
@빅샤인 취미면 더 좋지요~ 즐기며 하신다는거잖아요. 농대에 새로운 커리큘럼이 늘어난다면 정말 반가운일이고 B12 보다 훨씬 좋은 영양제로 보입니다?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느지막에 공부함다는게 보통사람은 못합니다
얼굴에 검버섯 핀 학우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니깐요.
오늘아침 해장은 옻닭 국물로 할겁니다
진한 국물을 우리끼리 마시려니 안타깝네요 ㅎㅎ
그렇지 않아도 토굴별장에 가려고 몇 번이나 마음고쳐봤는데요.
안그래도 완장차기 싫어하는 놈에게
덜컥 완장 채워 버릴까봐 무서워서 못갔습니다.
느슨한 체제대로 가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회비 모아서 봉급을 줘야 하나??
성님~뻥개는 잘 하셨는교~^^
@이상봉(경남고성) 이제 끝났어 ㅎㅎ
방송대 후배님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저는 96학번 이랍니다
어이구....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설렁설렁.....
형님은 아직 영감님 아닌디유~^^
감사합니다.
길 가다 깔끔한 카페 보이시거들랑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여유롭게 음악 즐기세요.
주인장에게는 제 이야기하시구요.
저를 모른다고 하면 곧은터에 가입해서 게시글 올리면
제가 댓글 삼백개는 기본으로 달아 드린다고 하세요.
댓글 개당 100원으로 치면...삼백개면 3만원.....오메...남는 장사에요.
아니 우리 아랫집여인 방통대는 시험 완전 철저하다던데
오픈북 인가요? 우리대학교 교수들은 책 팔아먹고 ...
사이버 교안에서 시험문제 안내고 책에서 낸다니요
너무 삑씬 과목이어서 오픈북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수업에 비해 너무 쉬워서......
책펴고 해도 만점은 못맞았습니다.
수업한 후에 오픈북 시험 보는 형식이었는데
수업 내내 교실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
시험지를 나눠주자 마자 3분내에 답안지를 내는 학생들이 속출....
저는 두 번째 문제 풀이에 들어가는데 답안지 제출하는 학생들이 보이기에
초조해지고 불안해 졌는데
교수가 받은 답안지를 들여다 보더니....
'에고.....쯧쯧쯧.....' 거리는 겁니다.
수업시간 내내 스트레스 받은 학생들이 문제지 받자마자
이름하고 학번만 제대로 쓰고 나머지는 주르르르 찍고 나가버린 거죠
@빅샤인 아 네 고생하셨습니다
역시 빡세군요
좀 오래전에는 과 대표들이 주관식 문제를 사전에 입수하여 친한 몇 몇 은 아주 쉽게 치르더라구요.
지금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번 쯤 과대표들과 소주 한잔 하고 그러세요.
아...그러고 보니 요 몇년 동안.....과대표라는 직함을 본 적이 없는 듯....
예전에는 과 엠티도 하고 과 카페도 개설되기도 했는데....
무슨 일이 있으면 지역대학 교무실로 곧장 전화합니다.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학습자료에 올라오던 과거 시험자료도 안올라옵니다.
요령밝은 학생들이 학습자료만 달달 외워서 시험에 응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러나 봅니다.
이른 바 족보라는 것이 없어졌어요.
죽으나 사나 교재하고 학습자료 들이 파는 수밖에 없어요.
몸을 고달프게 하면 도에 이르기 쉽다는 개똥철학의 원론이 먹혀들어가는
요즘입니다.
대신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