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마라톤을 뛰고 나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라톤을 뛰는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42.195km을 달리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완주를 통해서 무엇이던지 도전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나 역시 이번 마라톤을 통해 포기만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이번 마라톤을 뛴다고 하니
다들 미쳤거나 중간에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도 그럴것이 1998년도에 서울 마라톤 하프를 뛰고
그 후로 한번도 제대로 연습이나 마라톤 완주를 해 본 경험이 없다..
춘천 마라톤 코스는 누구나 한번 정도 뒤어 보고싶고
뛰고 나면 잘 뛰었다는 생각을 하는 그런 곳이다..
20km까지는 꿈속을 달리듯 참 잘 달렸다..
그러나 20km가 지난 후부터 다리에 통증이 오더니 쥐가 나고 도저히 뛸 수가 었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쉬면서 나머지 22.195km를 걸었다.
중간에 숨이 차고 중도에 포기하고 싶었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러나 내 옆에서 나를 지지하며 끝까지 뛰게 해준 분이 있었다..
내 환자인 손미경님이다..
그녀는 유방암 투병생활에서도 전혀 흔들림없이 마라톤을 뛰었다..
내가 중도에 포기하려 할때 그녀는
"교수님의 환자는 이보다 더 큰 고통도 이겨내는 데 이것을 가지고 포기하려고 합니까"
순간 나는 포기할 수 없었고,
힘들지만 37kmf를 지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처럼
결승점을 들어왔을 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이 자리를 빌어 손미경님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살아있는 모든 분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05. 10. 23일..
춘천 마라톤을 뛰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