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80년에 헤어지고 24만에 만난 친구들을 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그러나 예전의 모습은 다들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재천이와 영숙이랑 동행해서 태백시 당골에 도착한게 밤 9시가 넘어서였는데
이미 많은 친구들이 모여서 동창회운영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총 31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차기회장님으로 원주에사는 최기운님과
총무님으로 인천사는 최영숙님이 결정되었습니다.
한해동안 해국이와 영숙이가 고생했는데
기운이와 영숙이도 수고를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늦도록 술을 마셨습니다. 밤을 샛지요.
친구들 동향을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동창회에서 느낀 몇가지 소회를 정리합니다.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최기운이는 원주에서 폐차장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운이는 오래전에 왼손을 다쳐서 항상 흰장갑을 끼고 있습니다.
기운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기운이의 왼손을 바라 볼때는 항상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멀쩡한 내손이 기운이 손보다 더 좋은 일, 더많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닐진대.
괜시레히 기운이의 왼손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가난하게 자란 친구일수록 살이찌고 배가 나온다는 이야기 있더군요.
살찌는 건 게으름의 표현일뿐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배가 고파서 폭식하는 습관과
육식을 즐기는 식탐이 배둘래를 점점 키워가는 건 아닌지요.
옛날에는 배나 온 사장이 부와 풍요의 상징이었는데
이제 배나온 사장은 보기 힘듭니다.
저마다 웰빙이니 하면서 몸에 좋은 것만 골라먹고 꾸준히 헬쓰니 수영이니
체력단련을 해서 부지런히 몸을 만들기 때문이죠.
나를 비롯해서 살찌고 배나온 친구들의 공통점은
자기단련에 게으르다는 사실입니다.
살찐 친구중에 하루 30분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친구는 단연코 없다고 보면됩니다.
그런면에서 담배도 끊고 부지런히 볼을 차는 강일이가 부럽습니다.
3게임을 내리 뛰고도 거뜬한 몸을 보면 내 게으름에 대한 반성이 앞섭니다.
남자친구들도 그렇지만 여자동창들도 각별히 건강을 챙기는데
신경써야 할 나이가 된것 같습니다.
40대부터 운동해야 70넘어 고생을 면하지요.
효성중공업 연구원으로 있는 익춘이가 창원에서 올라왔습니다.
아마 가장 먼곳에서 온 듯 싶습니다.
중학교때 늘상 일등을 도맡아 했던 친구인데
반듯하게 그모습 그대로 어른이 되었더군요.
공부 잘하던 친구들이 공고가는 게 당연시 되었던
80년의 가난이 익춘이에게는 가슴한켠 아린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팔자려니 하지말고 지금 시작해도 늦지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익춘이의 능력이라면 무엇을 시작하든 성공할거라는 믿음이 갑니다.
창원이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어릴적 그에게
어울리는 별명은 '까불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 표현대로 하자면 '분위기 메이커'겠지요.
좌중을 휘어잡는 걸쭉한 입담과 재치는 오랫만에 만나서
어줍고 어색한 친구들 사이의 모호한 공백을 웃음으로 채워주는
훌륭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우리에게 창원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창원인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더군요.
종성이는 ing라는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국내보험사보다 객관적으로 훨씬 뛰어난 곳입니다.
종성이가 잠 든 새 그가 몰래 가져왔던 보험 안내 서류더미를 보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돌려보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혹여 부담을 안겨줄까
아무말도 하지않았던 속깊은
종성이의 배려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보험들 일이 있거나 보험에 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종성이에게 연락했으면 좋겠습니다. 종성인 청주에 있습니다.
주현이와 종덕이와 춘태는 얼굴이 까칠하고
몸도 비쩍 마른 모습이어서 보기가 안스러웠습니다.
살찐 친구들도 문제지만 남들처럼 보양식이나 고기같은 거 안챙겨먹은
이 친구들에게도 문제가 있는듯 합니다.
살이 안붙는 선천적인 체질탓도 있겠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술담배보다 좋은 음식 많이 챙겨 먹어서
통통한 볼살과 탱탱한 피부를 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여자친구들은 기억나는 친구가 없습니다.
영미정도만 어렴풋이 기억날뿐 아무도 기억나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공부만 한것도 아닌데 놀거 다 놀았는데 ...
여자친구들에게 관심을 안가졌던 것도 아닌데....
아마도 내가 알고 있는 여자친구들은
동창회에 참석하지 않아서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난 왜 동창회에 관심없는 여자얘들만 알고 있었던 걸까?...
태희라는 친구는 한마디도 나누어보지 않았는데 인상적이었습니다.
남편이랑 와서 남편은 카지노에서 놀구 자신은 동창회 참석하고.
거 괜찮은 아이디어 아닙니까?
우리 여자 동창들도 식구들이랑 같이 참석해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한해에 두번 정도 동창회를 하는데 한번은 서울에서
한번은 지방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경기수도권의 친구들은 12월 둘째주말에 송년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물론 서울 광화문 4거리나 종로근처에서요.
이글을 읽는 친구들 중 지난 동창회에 참석 못했던 분들은
서울 송년회라도 꼭 참석하세요.
둘째주 주말은 비워두기로 합시다.
감기걸리지 않는 건강한 11월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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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길아! 널 만나 좀 많은 얘기들 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아쉽다. 항상, 문학소년으로 기억되는, 늘 책을 가까이 했던 소년, 그래서 나이보다 조숙했던 너. 광고계 일을 한다면 니가 쓰는 카피는 늘 사람들 마음을 파고드는 따뜻한 감성으로 가득할 거 같다. 니가 그 분야에서 우뚝할 수 있을 거 크게 믿으며...
장길아! 넌 까페에 글을 너무 이쁘게 올려놔서 볼때마다 기분이좋아 수고한다 이번에도 그렇고
장길쓰~ 난 니글만보면 쓰러진다.문단에 좀 나와라.
장길아... 넌 역시 문학소년이었어... 어쩜 우리까페가 너땜시 더 살아나는건 아닐까? 항상 수고해서 너무너무 고맙단다... 친구들의 소식들을 자세하게 열거해주어서 마치 내가 보고온것 같아... 이 또한 고맙다... 늘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