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봉(문충공)종택

[五 土 山]

鶴峯宗宅(학봉종택)  안동시 서후면 금계동  경상북도 기념물 제112호

학봉종택은 일명 문충고택(文忠古宅)이라고도 부른다. 조선조 문신(文臣)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선

생의 직계(直系) 종손(宗孫)만이 대대로 살아온 집으로 서후면 금계리에 위치한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112호인 이 건물은 원채, 정문, 사당 등 모두 5동으로 되어 있다. 종택이 본래 세워졌던 곳은 지대가 낮아 비만 오면 침수가 잦아 선생의 8대손 김광찬(金光燦)이 1762년에 북편 약 100m가량 올라가서 새로 종택을 건립하고 옛날 종택이 있던 자리에는 소계서당(邵溪書堂)을 세웠다.
그후 1964년에 지술(地術)가의 말에 따라 명당(明堂)임을 깨닫고 다시 종택을 원래의 자리로 이건하면서 사랑채는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둔 채 소계서당이란 현판(懸板)만 걸었다.



정침(正寢)은 와가 ‘ㅁ’자형 고가인데 모두 오량을 꾸민 팔작지붕이며 우측편에 3칸의 사당(祠堂)을 배치했고 주위에는 토담을 설치하였다.
경내에 운장각(雲章閣)을 세워 학봉 선생 유물을 보관 전시하고 있다. 운장각의 현판(懸板) 뜻은 시경(詩經)에 <탁피운한위장우천(倬彼雲漢爲章于天)>이란 시구(詩句)에서 인용(引用)한 것으로 곧 선생의 기상(氣象)을 표현(表現)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임란사(壬亂史)를 연구(硏究)하는데 귀중한 책들도 함께 보관되어 있어 학자들에게는 더없는 연구실(硏究室)이 되기도 한다.



▣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1538～1593)


조선 선조 때의 명신(名臣). 자는 사순(士純), 호는 학봉(鶴峰), 본관은 의성(義城)이다. 퇴계 이황의 제자로 27세에 사마시(司馬試)를 합격 선조1년(1568)에는 문과(文科)에 급제(及第)하여 그길로 사국(史局)에 들어갔다.

호당(湖堂)을 거쳐 부제학(副堤學)을 역임했으며 통신부사(通信副使)가 되어 정사(正使) 황윤길(黃允吉)과 함께 일본을 다녀왔다.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과는 동향(同鄕)인으로 벼슬은 낮으나 연치(年齒)는 4살이 더 많다.

퇴계 문하의 영수(領袖)로 문명이 높았고 관계(官界)에 진출해서도 불의(不義)에는 뜻을 굽히지 아니하고 임금께 직간(直諫)하므로 조정(朝廷)의 전상(殿上) 호랑이로 별명이 나있고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는 치욕(恥辱)적인 왜(倭)의 국서(國書)도 국익(國益)에 합당하도록 고치게 한 대쪽같이 곧은 분이었다.

임란(壬亂)이 일어나자 초유사(招諭使)로 종군(從軍) 죽산, 함양 등지에서 격문(檄文)을 돌려 많은 의병(義兵)을 이르켰고 경상우도(慶尙右道)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로 진주성(晉州城)을 사수하다가 순직했다.

시호(諡號)는 문충(文忠)이며 졸후 위패는 안동시 송현동 소재 임천서원(臨川書院)에 봉향(奉享)되어 있다.

※ 참고(註)
◇금계리 : 영가지는 이곳을 금지촌이라 했고 속명은 금음지. 또는 금계라고 한다. 부의 서쪽 20리에 있다. 옛날에 칭하기를 ‘천년 패하지 않는 땅’이라 했다.

사복시정 배상지가 여기 살았는데 백죽당이 있다. 용재 이종준, 판서 권예(權輗)도 여기서 태어났다.
학봉 김성일이 임하로부터 여기와 살았다. 여염집이 가득하고 한줄기의 시냇물이 중간을 가로 질렀는데 70을 넘은 늙은이가 집을 잇대어 사니 온고을 사람들은 여기를 일러 노인촌이라 하였다

◇운장각(雲章閣) : 시경(詩經)<백유나무떨기>란 주나라 어느 임금을 기리는 시 중에 <倬彼雲漢 爲章于天. 周王壽考 遐不作人>이란 글에서 따온 것임.

[밝은 저 은하수는 하늘에 무늬를 수놓고 있네. 주나라 임금 만수무강 하시니 어찌 인재를 잘 쓰지 않으랴!]

◇초유사(招諭使) : 난리가 일어났을 때 백성을 초유[불러서 타이르는 것]하는 일을 맡았던 임시벼슬이다.

◇개시호(改諡號) : 司憲府 諡號署 經出 贈 吏曹判書 金誠一 改諡號 文忠.
[道德博聞曰 文. 危身奉上曰 忠]康熙30. 7. 26.[영조27, 1751]


▣ 학봉(鶴峯)의 소년시절(少年時節)


1] 버드나무 상장(喪杖)

지조가 대쪽 같은 학봉도 어릴 때는 개구쟁이었다. 고향인 내앞[천전]에서 자라던 시절. 어느날 버드나무 상장(喪杖)을 짚은 상주(喪主) 한 분이 찾아와 부친[청계(靑溪) 김진(金璡)]과 사랑방에서 밀담(密談)을 나누고 있었다.

그때 소년 학봉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나 그 상주의 지팡이를 가져와서 다리 사이에 끼우고 말타기를 하다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 버렸다.

한참뒤에 손님이 돌아 가려고 대청을 내려서니 상장이 없었다. 상주가 상장도 없이 갈 수가 없어 몹씨 난처해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주인 청계공은 필시 개구쟁이 아들의 소행임을 짐작하고 소리쳐 불렀다.

“너 이놈 ! 손님의 지팡이를 어디에 두었느냐 ? 냉큼 가져오지 못할가.” 꾸중을 하면서 물었더니

此馬何年 出大苑 이 말은 어느해에 대원을 왔던고
來時應踏 玉門關 올땐 응당 옥문관을 밟았으리라
方今天下 政無事 마지막 천하가 잘 다스려 지니
閒繼春風 細柳間 춘풍 세류간에 한가로이 매어 있다오

란 칠언절구(七言絶句)시를 읊고 그만 도망 치고만다. 청계 선생이 그 시의 내용을 풀이해 보아 집앞 강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 숲속에서 상장(喪杖)을 찾아와 상주(喪主)와 무사히 작별하였다. 이처럼 학봉은 어려서부터 시구(詩句)에 능했다.

2] 사또의 가마에 오줌 세례

어느해 무더운 여름날 소년 학봉은 벌거벗은 채 친구들과 개울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신관 사또의 부임 행차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려온다. 개구쟁이 소년 학봉은 사또행차의 길목에 서 있는 높다란 나무 위로 올라가서 고추를 내밀고 기다리다가 밑을 지나가는 사또의 가마위에 오줌을 내 갈겼다.

“이런 망칙한 일이 어디 있담” 당황한 행차는 급히 멈추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나무위에 한 소년이 소변을 보고 있지를 않는 가! 다그쳐 불러내리니 그 소년은 겁도 없이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것이었다.

신관사또는 하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한참만에 “듣거라. 그아이에게 벌(罰)로 시(詩) 한 수를 읊도록 하여라” 아전(衙前)에게 명 하였다.

“너 이놈! 사또께서 시 한 수를 지으라 하신다 알겠느냐?”
그러자 소년 학봉은 서슴없이 한 수를 읊었는데 다음이 바로 그 시다.

君何先達 我何遲
秋菊春蘭 各有時
衆人莫笑 松低塔
松長他日 塔返低

사또는 어찌 벼슬을 먼저하고 나는 왜 늦을가?
가을 국화와 봄난초는 각기 때가 있다오
사람들아 소나무가 탑보다 낮다고 웃지마라
소나무가 다 자란 그날에는 탑이 도리어 낮아질 게다

이런 시를 읊었으니 사또가 깜짝 놀랄 수밖에……. 개구쟁이의 머리를 쓰담어 주면서 영특한 그의 글솜씨를 칭찬하였다. 사또는 그길로 곧장 내앞마을로 소년의 부친을 찾아가 정중하게 인사하고 소년은 장래가 총망(悤忙)된다고 여러 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3] 매도 굵은 회초리로 맞아

학봉은 어려서부터 총명했고 여럿이 모여 놀때도 출중(出衆)한 바는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친구와 놀다가도 뜻이 맞지 아니하면 즉각 그만 두어 ‘남의 눈치나 보면서 세상을 구차하게 살아가지 않을 것’이란 평을 받았다.

열살 때부터 부친이 세운 부암서당(傅巖書堂)에 나아가 글공부를 하였다. 어쩌다 잘못하여 벌을 받게되는 일이 생기면 일부러 굵은 회초리를 구해와서 매를 맞았다.

부친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적은 매로써는 별로 아프지도 않으니 그 매를 맞고서 어찌 매맞은 보람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여 주위사람들을 놀라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그는 강직하고 단호한 인품임을 어려서부터 알 수 있다.

4] 殿上虎[조정의 호랑이]

선생은 조정에서 벼슬을 할 때는 임금이 싫어하는 안색이 보이더라도 관계치 않은 채 직간(直諫)했고 불의(不義)와 부정을 보면 서슴치 아니하고 즉시 탄핵(彈劾)을 하니 조정(朝廷)안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상호(殿上虎)>란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선조(宣祖) 임금의 백씨(伯氏)인 하원군(河源君)이 동생만 믿고 온갖 범법(犯法)을 자행(恣行)하자 학봉은 그의 종을 잡아다가 묶어놓고 엄하게 문초하니 모두가 떨면서 두려워했다.

‘저러다가 혹시라도 임금이 알고 노여워하신다면 어쩌나?’ 모두들 걱정했으나 학봉은 추호도 두려워하거나 동요(動搖)하질 않았다.

하루는 선조께서 경연(經筵)에 나서 묻기를 “근래에 염치가 날로 없어지고 있음은 무슨 까닭인가?” 하심에

학봉이 대답하기를 “대신들이 뇌물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니 염치(廉恥)가 없어지는 것은 괴이할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정승 노수신(盧守愼)이 그 자리를 피하여 엎드리며 아뢰기를
“전하! 실은 신(臣)의 족인(族人)이 변장(邊將)으로 있는 자가 있사온데 신에게 노모가 있다 하여 조그마한 초구를 보내 주었으므로 그것을 받아 어머니에게 드렸으니 학봉의 말씀이 옳습니다”라고 하였다.

선조(宣祖)가 이르기를 “대간은 직언하고 대신은 인책하니 두 사람 모두가 잘했다”고 하였다.

학봉은 본래부터 노 정승과는 사이가 좋았는데도 대면해 논박하고 용서하지 않았다.
노정승이 어전을 물러 나와 사례(謝禮)하기를 “옛날의 도(道)를 오늘에 다시 볼 수 있으니 공(公)이 아니면 그 누가 능히 할 수 있겠소”라고 하였다.

그 당시에 지방의 수령이 뇌물을 많이 싸와서 권세있는 자와 결탁하였는데 명절날 토산품을 가득 싣고 도성에 들어오면 먼저 하리(下吏)를 경계시켜 학봉에게 들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했다고 한다.

5] 성군(聖君)도 되고 폭군(暴君)도 된다.

학봉께서 사간원(司諫院)에 정언(正言)으로 있었을 때의 일인데 경연(經筵)에 들어가니 선조 임금께서 묻기를

“경들은 나를 볼 때 옛날 어느 제왕과 비교할 수 있는가?” 하심에

정언(正言) 정이주(鄭以周)는 대답하기를 “요순(堯舜)과 같습니다” 하였고,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은 말하기를 “전하는 요순과 같은 성군(聖君)도 될 수 있고 걸주(桀紂)와 같은 폭군도 될 수 있습니다” 하니

선조(宣祖)가 “요순과 걸주가 나와 같이 비슷한가?” 반문하였다.

이에 학봉이 대답 하기를 “전하께서는 타고난 자품이 고명하시니 요순과 같은 성군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스스로 성인(聖人)인 채 하고 직언(直言)을 거절하는 병폐가 있사오니 그것이 걸주가 망한 까닭이 아니겠습니까?”라 하였다.

그러자 선조 임금은 얼굴색을 바꾸고 자리를 고쳐 앉으니 경연(經筵)에 있던 신하(臣下)들은 모두가 벌벌 떨며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이때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선생이 나아가 아뢰기를 “두 사람의 말이 다 옳습니다. 요순이라고 대답한 것은 임금을 성군(聖君)으로 인도(引導)하는 말이고 걸주에 비유한 것은 경계(警戒)하는 말이니 모두 임금을 위하여 아뢰온 말입니다” 하니 그제서야 선조는 겨우 얼굴색을 다시 편안하게 고치고 술을 내리게 한 뒤 경연을 파(罷)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부(阿附)와 직언(直言)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학봉은 성품이 대쪽같아 불의에 굴하지 않고 언제나 직간으로 충성을 다했다.

6] 학봉과 서애의 우정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신명을 받쳤던 사람치고 서애와 학봉을 빼놓을 수 없음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이 두분은 같은 스승[퇴계] 밑에서 공부하였으나 성질은 판이하다.

학봉은 꼿꼿한 선비의 기질로 대쪽같아 불의를 한치도 용서치 못하는 성품이고 서애는 원만한 성격으로 타협의 명수였다고 한다. 그래서 싸움은 말리고 조정을 헐뜯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 조선조(朝鮮朝)의 전형적(典型的)인 선비로 이름 나 있는 분이다.

서애는 안동의 하회가 고향이나 외가인 의성 사촌에서 태어났고 학봉은 안동 천전에서 태어났다. 서로의 연치(年齒)는 4살 차이지만 두 분은 모두 퇴계의 문인으로 학맥을 이어받은 대유학자이다.

평소부터 두분의 교의(交誼)가 남달라 봉(鳳)과 학(鶴)의 만남은 용호상박(龍虎相搏)이 아닌 서로를 치켜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들이 선생님을 따른지 오래이나 한번도 칭찬을 하시는 말씀이 없었는데 선생께서 그대를 한번 보시고는 ‘이 사람은 하늘이 내렸도다. 뒷날 크나큰 공을 이룰 것이다’라고 하셨네”. 이처럼 두분은 한 점 질투나 꺼리는 마음은 없었다.

서애는 항상 “나는 모든 일에 학봉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했고 학봉은 “서애는 나의 사표로다”라고 칭찬해 마지 않았다.

1591년 학봉은 정사 황윤길과 함께 통신부사로 일본을 다녀왔다. 귀국(歸國) 보고(報告)에서 상반된 주장으로 나중에 선조의 노여움을 사서 처형(處刑) 직전(直前)에 있었을때 서애의 변론(辯論)으로 모면(謀免)한 사실이 있다.

서애는 그사실을 징비록(徵毖錄)을 통해 이렇게 썼다.

允吉必有兵禍. 誠一 曰 臣不見其有是 因言允吉搖動人心非宜

두 사람은 서울에 돌아와서 임금께 복명을 하게 되었을 때 임금께서 그들을 인견하시고 물으니 윤길은 먼저 말한대로 반드시 병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성일은 말하기를 “신은 거기서 그러한 징조가 있음을 보지 못 하였습니다” 하고 이어서 “윤길이 인심을 요동시킴은 옳지 못합니다” 하면서 윤길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余問誠一曰 君言與黃使不同 萬一兵禍將來何. 曰吾亦豈能必倭終不動 但 黃言 泰重 中外驚惑 故解之耳

그래서 내[西厓]가 성일에게 묻기를 “자네 말이 황사신과 같지를 않으니 만일에 병화가 있게 되면 어찌 하려는가?” 하였더니 그가 대답하기를 “나 역시 어찌 왜적들이 끝까지 동병(動兵)하지 않는다고 장담할수 있겠는가! 다만 황의 말이 너무 지나쳐 중앙과 지방의 인심이 놀라고 당황할까 걱정되어 그것을 해명(解明)했을 뿐이다” 하였다.

학봉의 주장은 결코 당쟁(黨爭)에 치우친 것도 아니다. 다만 국가의 근본인 백성들의 민심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제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다손 치더라도 능히 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가뜩이나 불안(不安)해 하는 백성들에게 ‘외적이 쳐들어 온다’는 감당키 어려운 짐을 안겨주기보다는 먼저 일차적으로 민심을 안정(安定)시키려는 의도(意圖)였다.

어전(御前)을 물러나온 학봉과 서애는 군사를 기르고 무기를 확보하여 침략에 대비하자고 숙의(熟議)를 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나라안 사정으로서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일 수밖에 없었다.

선조는 학봉의 말에 의심을 했고 침략의 조짐이 보이자 승지(承旨)로 있던 학봉을 경상우병사로 내려 보내게 되었다. 문관(文官)을 병사(兵使)로 보내는 예는 일찍이 없는 일이라고 서애가 선조 임금에게 만류(挽留)했으나 끝내 관철(貫徹)되지 못했다.

마침내 4월에 임란 일어나자 선조의 노여움으로 학봉은 처벌 직전에 이르렀다. 이때 서애가 “학봉은 민심을 진정 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나온 것이니 죄를 주어서는 안됩니다”라고 선조를 설득시켜 구국(救國)에 봉사할 기회를 주도록 하여 초유사(招諭使)로 임명되었다.
이로써 학봉은 불철주야(不撤晝夜) 장수를 격려하고 백성들을 진정시키며 경남지역 일대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것은 바로 선비들이 봉기한 의병인 것이다.

이때 서애는 영의정(領議政)으로 입상(入相) 출장(出將)하면서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가운데 학봉의 활약을 왕에게 보고하여 그를 경상우도관찰사에 승진시켰다.

이러한 우정은 사사로운 정이 아니라 국사에 신명을 바친 충정의 발로(發露)였다는 점을 수백년이 지나 오늘에 사는 우리들이 본받아야할 교훈이다.

학봉은 임란이 일어난 다음 해[계사년]에 진주의 공관에서 과로로 순직하였으니 서애는 통곡하면서 지우(知友)를 잃었다고 탄식했다. 이렇듯이 두분의 우정(友情) 만큼이나 뒷세상 사람들은 유종(儒宗)으로 추앙(推仰)하여 호계서원(虎溪書院)에 나란히 위패(位牌)를 모셨다.[지금은 병산서원(屛山書院)과 임천서원(臨川書院)으로 각각 별도(別途) 봉향(奉享)함]

7] 학봉의 한글 편지

이 편지는 선조25년(1592) 임진(壬辰) 12월 24일 학봉이 경상우도 감사(監司)로 있을 때 경남 산음(山陰)[지금 산청] 진중에서 고향에 있는 정부인(貞夫人) 권씨에게 보낸 것으로 국문학 연구에 귀중한 단서를 던져주고 있다[규격 : 32×38cm].

[내용] 요사이 추위에 모두들 어찌 계신지 가장 사념하네. 나는 산음 고을에 와서 몸은 무사히 있으나 봄이 이르르면 도적이 대항할 것이니 어찌 할 줄 모르겠네. 또 직산있던 다 왔으니 추워하고 있는가 염려마오. 장모 뫼시옵고 설 잘 쇠시오. 자식들에게 편지 쓰지 못하였네. 잘들 있으라 하오. 감사라 하여도 음식을 가까스로 먹고 다니니 아무것도 보내지 못하오. 살아서 서로 다시 보면 그때나 나을가. 모르지만 기필 못하네. 그리워하지 말고 편안히 계시오. 끝없어 이만.

- 섣달 스무나흗날 - [자필, 김]



▣ 운장각(雲章閣)에 보관된 유물


가. 운장각(雲章閣)



학봉선생 유물을 보관 전시하는 유물 보존각이다. 현판의 운장이란 뜻은 시경에서 인용한 것으로 ‘倬彼雲漢 爲章于天’에서 운(雲)과 장(章)을 따온 것이다.
이속에는 보물 제905호와 제906호를 비롯한 학봉유물과 종택의 각종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 보물 제905호

수량 : 경연일기(經筵日記), 북정일기(北征日記). 진주수성절차(晉州守城節次) 등 56종 261점의 전적(典籍)이다.

[1]경연일기(經筵日記)：선조3년 경오(1570) - 선조7년 계유(1557) 까지의 기사로 학봉의 자필 초서로 당시 경연(經筵)에서 군신(君臣)간에 경서(經書)와 정사(政事)를 강론(講論)했던 내용이다.[경서는 4서 5경]

[2]북정일기(北征日記) : 1570년 9월 21일부터 12월 12일까지 쓴 것으로 학봉이 순무어사(巡撫御史)로 함경도 전역을 순무(巡撫)하면서 견문(見聞)하고 체험(體驗)한 일들을 기록한 자필 일기다.

[3]진주수성절차(晉州守城節次) : 선조25년에 자필 초고(草稿)인데 1책 9매이다. 당시 경상우도 감사(監司)로 진주성(晉州城)을 수비(守備)한 전말(顚末)을 적어 선조(宣祖)께 올린 임란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다.

◉ 보물 제906호

수량 : 교서(敎書), 유서(諭書), 분재기(分財記) 등 17종 242점의 중요(重要) 고문서(古文書)이다.

[1]교서(敎書) : ‘敎慶尙右道觀察使 書’라고 장지에 쓴 교서. 선조25년(1592)에 국왕이 내린 임명장(任命狀).

[2]유서(諭書) : 선조25년 4월 2일 김성일 경상우도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로 임명하고 밀부(密符) 제26부를 내린 유서(諭書).

[3]분재기(分財記) : 가정(嘉靖)14년(1535)부터 동치(同治) 원년(元年)까지에 이르는 김씨 가문에 있었던 가산(家産)의 분재 문서(文書)로 모두 6종이다.


▣ 400년 이어온 덕행(德行)


400년 이어온 학봉 후손의 덕행이란 그분들이 쌓아온 훌륭한 학문(學問)과 행실(行實)을 기려서 붙인 말이라고 이해(理解)하면 좋겠다. <덕과 행실> 곧 덕행(德行)은 사람이 지녀야 할 도리(道理)이다. 그렇다고 아무나가 다 그렇게 행할수는 없기에 표본적인 인물을 우리는 숭앙(崇仰)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 학봉의 14대 종손 김시인(金時寅)씨가 들려준 조상(祖上) 이야기 몇가지를 적는다.

1] 학야유손(鶴爺有孫) 김시추(金是樞)

김시추(金是樞)는 학봉의 장손(長孫)으로 곧 김집(金潗)의 아들이다. 그는 호를 풍뢰헌(風雷軒)이라 하였고 성격이 괄괄하여 불의를 보고서는 참지를 못하는 기개높은 선비였다. 정묘호란 때는 의병대장을 지냈고 병자호란 때는 안동 유진장(留鎭將)으로 활동하였다.

광해군(光海君) 당시 조정에서는 권신, 이이첨 일당들이 나라를 망치고 인목대비(仁穆大妃)를 폐하는 등 패륜(悖倫)을 자행(恣行)하여 민심이 극도로 어지러웠다. 이를 보다못한 영남의 선비들이 이를 탄핵하기 위한 상소(上疏)를 올리기로 하고 그 우두머리에 김시추(金是樞)를 추대(推戴)하였다.

그러나 사안이 워낙 위중(危重)한지라 연노한 부친이 계시기에 이를 망설이고 있었는데 부친이 이 사실을 알고 “늙은 아비 때문에 주저하지 말라. 네 뜻이 그렇다면 응당 뜻대로 하는 것이 도리(道理)이니라” 이렇게 말하여 힘을 주었다.

이리하여 김시추는 <영남유생(嶺南儒生) 만인소(萬人疏)>의 소수(疏首)로서 이이첨 일당의 죄과(罪科)를 들춰 단죄(斷罪)하라는 내용으로 추상(秋霜)같은 상소(上疏)를 올렸다.
이에 대항하여 이이첨은 역으로 대간을 시켜 김시추를 탄핵하여 일이 장차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으나 이를 조금도 굴하지 않고 연달아 4차례나 소를 올려 불의(不義)에 항거하는 영남 선비의 높은 기개를 만천하에 드높혔다.

이를 두고 경향(京鄕)에서는 “참으로 학노가정의 유풍이다”라고 탄복했다. 그래서 학야유손(鶴爺有孫) 즉 학봉의 손자다운 손자,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란 칭찬이 자자했다.

2] 민란(民亂) 수습(收拾)의 명수(名手)

학봉의 11대 종손으로 김흥락(金興洛)이란 분이 있었다. 이분은 호를 서산이라 했고 금제에 살았다. 퇴계학의 연원정맥(淵源正脈)을 계승한 대학자로 조선 유학의 마지막 유종(儒宗)이었다.

따라서 영남의 상징적인 인물로 추앙되어 당시에는 아무리 높은 학자라도 서산의 인정 없이는 학자로서 행세를 하지 못하였다.

그는 의병활동과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공을 인정받아 1995년 8월 15일 정부로부터 건국훈장(建國勳章) <애족장(愛族章)>을 추서 받았다.

1890년 겨울에 새로 부임한 안동부사가 아전들과 짜고 세금(稅金)을 부당하게 강제징수하여 읍민들이 들고 일어나 민란(民亂)이 터지게 되었다. 부사(府使)가 겁이 나서 향청(鄕廳)으로 달려가 민란을 무마할 방책을 물으니 다같이 말하기를

“서산(西山) 선생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다스릴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로써 부사는 서산(西山) 김흥락(金興洛)을 안동좌수(安東座首)로 천거(薦擧)하였다.

“우리 고을에 민란이 일어나면 사대부(士大夫)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좌수(座首) 서산(西山)의 이 말 한마디에 그를 따르고 지금까지 닫혀있던 가게문을 다시 열고 피난갔던 시민들도 차차로 돌아 오면서 “검제 김대장 나으리께서 오셨다. 우리는 이제 살았다” 하면서 환호(喚呼)를 했다.

또 부사도 계하(階下)까지 내려와서 서산을 맞이하고 “선생께서 저를 좀 살려 달라”는 부탁을 한다. 서산이 말씀 하시기를 “민정(民情)은 순리(順理)로 하면 따라오고 거스르면 이반(離反) 하는 것이니 그들의 뜻대로 순하게 하고 잘 효유 하라” 하였다.

서산이 향청에 나가 “곧 모든 폐정을 고치게 할 것이니 모두 물러가서 기다리라” 하니 모였던 군중들이 좌수님이 누구냐고 물어 ‘검제 김대장 나으리’란 것을 알자 모두들 손벽을 치며 몽둥이를 던져 버리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자 민란(民亂)은 해산되었다.

서산은 부사를 만나 대의(大義)로 책망하고 폐정(廢政)의 근본이 되는 것을 하나하나 가려내어 모두 혁파케 하여 다시는 민란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서산에게는 또 이러한 일화도 있다. 그것은 상주(喪主)를 장가가게한 것이다.
금제 마을에 사는 불쌍한 노총각 하나가 있었다. 그는 마침 상주가 된 뒤에 적당한 규수가 나타났는데 장가를 가야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망설이다가 서산(西山)에게 여쭈어 보았다.

서산은 법도를 중히 여기는 선비로서 법을 어겨 가면서 상주를 장가들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지 말라고 하면 불쌍한 노총각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 것 같아 생각 끝에 “그런 법은 나보다 안골에 사는 선비가 더 잘 알 것이니 그리 가서 물어보라”고 일러 주었다.
일부러 장가를 가야 된다고 말할 안골 선비를 지명했던 것이다.

달려가 장가를 가야 하는지를 묻는 노총각을 본 안골선비는 반색하며 “암 그런 법이야 내가 서산보다는 더 잘 알지! 그거야 당연히 장가를 가야지” 이렇게 말을 하여 노총각은 장가를 들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서산 선생은 선비로서의 자신의 체통도 지키고 노총각도 장가를 보낼 수 있는 기발한 지혜(智慧)를 발휘했던 것이다.

3] 새벽 몽둥이 김용환(金龍煥)

일제때 경북 지방에서 난봉꾼, 노름꾼으로 소문 났던 김용환 선생은 학봉의 13대 종손이자 현종손[김시인]의 아버지다. 안동은 물론이고 인근도시에서는 7～8일간 대규모의 장이 설 때가 있는데 이는 마치 박람회장과 비슷하여 이기간 중에는 노름을 해도 기관에서 간섭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장이 설 때는 항상 여러 곳에서 노름을 하는데 마지막날 밤에는 각노름판에서 돈을 딴 사람들만 모여서 큰 노름판이 벌어진다.
새벽녘에 그날 딴 돈 모두를 마지막 판에 걸고 한사람이 몽땅 따도록 한판의 승부를 최종판으로 끝내는 관례가 있다.

그런데 이 마지막 큰판에 김용환이 “너 끗발이 낮아 죽어!” 하면 할 수 없이 다 죽을 수밖에 없는데 만약 외지의 노름꾼이 죽지 않고 끝까지 김용환의 끗발을 보자고 우기면 그때는 김용환이 “새벽 몽둥이야” 하고 소리치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수인 10～20명이 달려들어 몽둥이를 휘둘러 판돈을 모두 강제로 자루에 넣고 김용환과 함께 유유히 사라진다.

김용환은 이렇게 노름판의 돈을 모아서 만주에 있는 조선독립운동의 대부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 임시정부 국무령(國務令)에게 보냈던 것이다.

이렇듯 김용환은 큰 노름꾼이요 난봉꾼으로 소문이 났으나 실제로는 독립운동을 은폐(隱蔽)하여 일경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철저한 위장전술울 썼던 것이다.
원래 김용환은 어려서는 조부 서산(西山)으로부터 엄격한 훈육(訓育)을 받고 자라나 퇴계(退溪)의 후손이며 순절 애국지사인 향산 이만도 선생의 손녀이자 기암 이중업 선생의 장녀와 혼인하였다.

1907년에 동산(東山) 류인식(柳寅植) 선생과 일송(一松) 김동삼(金東三) 선생이 안동 임하에 세운 계몽(啓蒙) 신학교인 협동학교(協東學校)를 세우는데 김용환은 많은 자금을 희사하였다. 그 후 의용단을 조직하여 독립군 자금을 조달하다가 의용단원 35명과 함께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서 9개월간 옥고(獄苦)를 치루었다.

이로써 그는 일본경찰의 <요시찰 인물>로 지목되어 항상 감시 감독을 받게되어 이를 은폐하고자 노름꾼 행세를 하여 타락인, 파락호, 난봉꾼으로 철저히 위장하였다.

◎ 김용환(金龍煥)은 의병투쟁, 의용단활동, 독립군 자금 모집의 공으로 뒤늦게 밝혀저 1995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았다.

4]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이글은 김용환의 따님 김[後雄] 여사가 80세가 되던 해 아버지께 그간의 한많은 소회(所懷)를 글로 적은 것이다. 그중 와닿는 대목 몇 구절을 옮기면서 학봉종가의 이야기를 마친다.

ꋮ 한 많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나라찾아 광복한지 50주년 맞아 온나라 안팎에서는 경사잔치 벌렸는데 지하에 누워계신 우리아배.
“경사스런 이 소식 진작 들어 아시는지요.” 아배와 할배 한꺼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습니다.

ꋮ 우리 선조 학봉할배 임란시 진중에서 독전중에 순국하고 조부님 서산할배 민비시해, 단발령에 의분을 못참아 의병대장 수임하여 그로 인한 문중수난 아배는 보셨기에 우리 아배 하신 말씀,
“철천지 원수놈들! 오매불망 왜놈들아!”

ꋮ 내나이 세 살적 기미년 정월달에 고종 임금 승하하시어 국상을 당하매 우리 마을 솟대거리 큰길에 멍석 펴고 초석 깔아 제상위에 물떠 놓고 일가어른 하나같이 통곡하고 분노하네. 그러시다 우리 아배 집으로 돌아와서 무명바지 저고리에 두루마기 걸치시고 무명베 전대에다 어매는 돈넣고 아배는 터지도록 발로 밟네. 처음보는 1원짜리 지폐 어디서 나왔는고, 몇 천원인가 몇 만원인가? 놀랍고도 무섭더라.

여장꾸려 마답에 말두필 몰아내어 마부로 수복이와 춘백이를 대령시켜 아배는 적토마에 높이 타고 춘백이는 검은 말 그냥 몰고 나가면서 크느매 병내시지 말라고 돈 몇 냥 주시며 고기라도 사서 잡수시라 하시었지요.

ꋮ 또 한가지 나만 들은 것 같은데 해방되고 아배 편찮아 누워 계실 때 서울에 사는 9촌 마누이 아재[김연환(金連煥)]가 오셔서

“이사람 여현[아배의 자(字)]이 이승만이가 자네와 나를 찾는다고 하네” 한즉 벌떡 일어 앉으시며 “큰일날 소릴 한다” 하시며 “경기도 가평가서 가만히 있으소” 하시자. 아무런 대답없이 마누이 아재는 가셨는데 그후 지나보니 이승만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된 사람이었으니 어찌된 영문인 줄 알 수 없고…….

ꋮ 당시는 왜놈등쌀에 온집안 문중이 종손 책망하는 원성뿐이 었으니 철없는 내 하나뿐인 무식한 이 여식이 누구앞에서도 떳떳이 아배 변명할 수 없었던 것이 한스럽고 후회스럽다.

그렇지만 이제사 금이야 옥이야 아배손자 종기, 종필, 종성이가 <500년 문충고가>, <구국명가 학봉종가> 자랑스런 기풍 만천하에 밝혀내어 조선일보 지상에다 대서특필하였으니 장하도다. 고마워라 이런 영광 어디 있다던가 !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동생의 댁 주실[한양조씨]댁은 이 광경 보지 않고 어딜갔단 말고. 어찌하고 이 광경을 누구하고 반겨볼고. 원통하고 애석해라. 이 광경 어찌볼고 통곡통곡 못난 고모(姑母) 칠안에 엄마 잃고 새어매는 오셨으나 위로 두 분 홀로 되신 생양가 두조모님과 안식구만 네 명이네.

ꋮ 그럭저럭 나이 차서 청송 마평 서씨 문중으로 혼인하여 시집가니 신행날 받아 놓고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사오라 맡긴 그돈마저 독립자금 보태였는지 우리 아배 오시길 기다리며 몇 차례나 신행일 물리다가 크느매 쓰던 헌농을 신행발에 싣고 가니 주위에서 쑥덕쑥덕.

ꋮ 이모든 것 저모든 것 독립자금 모금(募金)위해 천석재산(千石財産) 다 바쳐도 모자라 하나뿐인 외동딸 시댁에서 보낸 농값 그것마저 다 바쳤구나.

ꋮ 을유년 8월 15일에 광복을 맞이하여 삼천리 금수강산 내 나라를 찾았어도 우리 아배 지난 이력 자랑 한 번 아니 하매 영문을 알지 못해 팔십평생 살다보니 이런 영광 보는구나. 

http://www.hakbong.co.kr/

여기클닉 학봉 종택 홈페이지

제봉(霽峯) 고경명(高敬命, 1533∼1592년)의병대장 13세손 기념식수

학봉종택에는 사랑채, 안채, 문간채, 사당, 풍뢰헌(風雷軒), 선대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운장각(雲章閣)이 있다. 운장각에는 총 1만5000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503점은 문화재로 지정됐다. 민간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1987.3.7 보물 제905호로 지정된 학봉김성일종손가소장전적(鶴峰金誠一宗孫家所藏典籍) 일괄(56종261책)과 같은 날 보물 제906호로 지정된 학봉김성일종손가소장고문서(鶴峰金誠一宗孫家所藏古文書) 일괄(17종242점) 등 귀중한 책자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전자의 경우,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국조오례의』,『삼강행실도』등 28종 156책과 필사본『퇴계사전초』,『북벌일기』등 27종 85책이다. 이 전적류들은 임진왜란 이전의 활자체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사를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운장각 전경

 운장각 안내판

                 

보물 제905호로 지정된 학봉김성일종손가소장전적(鶴峰金誠一宗孫家所藏典籍)  

                  

보물 제905호로 지정된 학봉김성일종손가소장전적(鶴峰金誠一宗孫家所藏典籍)  

  보물 제906호로 지정된 학봉김성일종손가소장고문서(鶴峰金誠一宗孫家所藏古文書)

 (유물 사진은 문화재청 자료)

  *우리나라 최초 안경 

鶴峯(학봉) 金誠一(김성일)의 안경.. 조선 선조 때 문신 학봉 김성일 (鶴峯 金誠一 1538∼1593)의 안경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안경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학봉 김성일의 안경의 역사적 의미는 우리 안경역사의 시작을 임진왜란 전으로 끌어올린 안경이며, 안경의 형태, 코 모양은 조선 특유의 투박함과 섬세함은 물론 강약의 적절한 조화로움과 안경집의 처리법이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과 같아 선조들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징은 대모(거북의 등껍질)로 만들어 졌으며, 귀에 거는 끈이 원래는 쪽빛실이었으나 끈이 떨어져 밤색 헝겊 을 박아 달아놓았다. 또 코의 경첩은 놋쇠로 만들어 뒷면에 부착하고 앞판 장식이나 못은 구리로, 부러진 안쪽 안경 귀는 놋쇠로 보수되어 있다. 현재 14대 후손으로 의성 김씨의 종손 김시우(金時禹)님이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