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明 植
天地人平和社敎育院長
오랑캐의 語源은 ‘兀良哈’ 혹은 ‘兀良合’에서 비롯되었으며(『高麗史』, 『朝鮮王朝實錄』), 『龍飛御天歌』에는 ‘狄人’, ‘野人’, ‘北狄’, ‘南蠻’, ‘西夷’라 하여 ‘오랑캐’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兀良哈’은 高麗 末期와 朝鮮 初期 오늘날의 豆滿江 일대인 咸鏡道 지역과 두만강 건너편 松花江(海西江) 지역에 살고 있던 女眞族의 한 부족임을 확인할 수 있고, 그들과 다른 부족 兀狄哈 등이 국경을 넘어 자주 침범하여 약탈을 일삼으므로 그들에 대한 統稱으로 ‘오랑캐’라고 하였는데, 그 소리는 몽골어식 명칭인 ‘Uriyankhai’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처럼 특정지역 부족을 제한적으로 통칭하였을 뿐, 卑下의 뜻이 없이 일컬어져 오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異民族은 물론 同族 間에도 卑下의 뜻을 담아 사용한 것이다. 시대별 時流를 반영한 말이지만 약소한 상태에서 鎖國的 意識으로 敵對的 뉘앙스를 담아 用語化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고려 말 이후 조선시대를 거치며 昨今에 이르기까지 무분별하게 變用하였던 ‘오랑캐’라는 말은 우리 스스로 소멸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漢字 訓音에서도 ‘오랑캐’라는 말은 추방해야 한다.
- 字典과 玉篇에 <오랑캐>라는 의미의 漢字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羯(오랑캐 갈) 混(오랑캐 이름 곤)
구(오랑캐 구) 羺(오랑캐 양 누)
蛋(오랑캐 이름 단) 蜑(오랑캐 이름 단)
狚(오랑캐 이름 달) 噠(오랑캐 이름 달)
襜(오랑캐 담) 獞(오랑캐 이름 동)
玀(오랑캐 이름 라) 狑(오랑캐 이름 령)
蠻(오랑캐 만) 말 (오랑캐 양 말)
貉(오랑캐 맥) 僰(오랑캐 북)
單(오랑캐 이름 선) 엽(오랑캐 이름 엽)
와(오랑캐 이름 와) 猺(오랑캐 이름 요)
胊(오랑캐 이름 우) 狁(오랑캐 이름 윤)
戎(오랑캐 융) 夷(오랑캐 이)
狄(오랑캐 적) 狆(오랑캐 이름 중)
獫(오랑캐 이름 험) 玁(오랑캐 이름 험)
胡(오랑캐 호) 緄(오랑캐 이름 혼)
匈(오랑캐 흉) 犵(오랑캐 이름 힐)
- 또한 <오랑캐>라는 의미의 단어는 다음과 같다.
緄夷(혼이)
西夷(서이)
東夷(동이)
外夷(외이)
蠻夷(만이)
戎夷(융이)
夷狄(이적)
胡狄(호적)
北狄(북적)
南蠻(남만)
戎虜(융로)
戎羯(융갈)
戎蠻(융만)
戎狄(융적)
西戎(서융)
狄人(적인)
野人(야인)
混夷(곤이)
緄戎(혼융)
- <오랑캐>라는 말이 사용된 주요 用例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① 高麗史 : 胡狄(오랑캐)이라 하여 사람의 탈을 썼으나 짐승의 심보(人面獸心)라는 의미로 사용하였으며 遼, 金, 元나라를 지칭하였으나, 宋나라와 明나라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음.
② 朝鮮王朝實錄(태조 1년~철종 8년) : 兀良哈 관련 총 3,251건 등장
③ 龍飛御天歌 : 제4장 狄人, 野人/제38장 西夷/제53~54장 北狄, 南蠻
*한글 <오랑캐> 최초 등장
④ 明成皇后 : 以夷制夷(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제압한다)라는 국방외교전략을 수립
⑤ 白凡逸志(金九) : 제 나라에서 일어난 동학은 목숨을 내어놓고 토벌까지 하면서 서양 오랑캐의…
⑥ 壬辰倭亂(소설, 朴鍾和) : 오랑캐를 토벌하다. 북에서 쳐내려오는 오랑캐를 막아낼 수 없고…
⑦ 오랑캐꽃(시, 李庸岳) :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도 받지 않았지만…
⑧ 6․25와 冷戰시대 북한에 대한 口號 : 무찌르자! 오랑캐(同族 間에도 사용)
⑨ 典經(大巡眞理會) : 夷狄…오랑캐
⑩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국어, 사회, 사회과 탐구) : 오랑캐 7회 수록
⑪ 국어사전 : 고려 말 ~ 조선 초기 두만강 근처와 그 북쪽에 살던 여진의 미개한 족속
최우선적으로 <夷 : 오랑캐 이>는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夷>라는 漢字를 <오랑캐>라는 의미로 풀이한 사례는 우리 나라를 제외한 중국과 일본 등 漢字文化圈 그 어디에도 없다. 上古史를 살펴보면 우리 韓民族은 <東夷族>임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동쪽 오랑캐 족속>이라는 말인가? 이는 <夷>의 代表義를 <오랑캐>라고 잘못 설정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생긴 말로 以夷制夷(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제압한다)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면 <夷>를 어떤 의미로 보아야 하는가? 文字學과 禮學을 근거로 연구하고 고찰한 학자들 사이에 <큰활 이 : 陳泰夏 박사 주장>와 <어질 이 : 林均澤 박사, 金得中 원장 주장>로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가 東夷族이라는 것은 <동쪽 오랑캐 족속>이 아니라, <동쪽에 사는 활 잘 쏘는 어진 족속>이라는 의미로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 오랑캐라는 말을 최초에 만들 당시에는 卑下의 의미가 없었던 듯 하나 세월이 지나며 異民族 혹은 북한에 대해 비하하며 嫌惡感, 敵對感, 蔑視感을 갖게 하면서 우리 韓民族과 大韓民國에 대한 우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용한 결과, 지금 우리에게 내국인과 외국인, 지역별 출신에 대한 차별,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 남자와 여자, 사용자와 노동자, 人種에 대한 차별 등 차별적인 의식과 정서가 뿌리 깊게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는 多樣性을 중심으로 세계 사람들과의 友好協力과 平和善隣의 열린 마당에 나가려면 스스로 극복하고 바르게 정립해야 할 중요한 당면 문제이다.
- 필자의 주장대로 이 시대에 <오랑캐>라는 말을 없앤다면 字典과 玉篇의 訓은 물론 국어사전과 각급 학교 교과서 등에서 <오랑캐>라고 언급한 부분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지금까지 오랑캐이로만 알고 써왔던 글자에대해 알게되었네요
이제라도 바로잡아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스스로를 비하시키는 말을 더이상 쓰지 말아야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