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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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띠띠..띠띠..띠띠..띠띠띠~~~~ ☏
저런 개쉑 시계... 꺼지라.. 뒈져..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계속 삐댔다.
남편이 시계를 끈다.
그리고 조용히 일어나 욕실로 향한다.
조용히 몸을 뒤집어 엎었다.
궁뎅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1분동안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였다.
'아씨.. 짱나.. 괜히 결혼했어... '
오늘부터는 밥을 해야한다.
일주일동안 아침에는 해장국,
저녁에는 삼겹살,갈비,회등으로 배를 채웠다.
한달 생활비를 거의 탕진하고야 말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의 알뜰함과 음식솜씨를...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버텨야한다.
아자!!!! 아작내!!!!
냉장고를 열어보니 텅비어있다.
젠장...
계란후라이... 그리고 김치..
그리고 삼층밥...
말로만 듣던 삼층밥이다.
시컴딩한 누룽지한그릇... 죽밥 한그릇...
꼬두밥 한그릇...
젠장... 이게 모냐?
누룽지를 한켠에 제쳐두고 죽밥과 꼬두밥을 섞었다.
먹음직스러운 모듬밥이 돼고야 말았다.
아씨...
그가 방에 있는 사이 얼른 슈퍼로 뛰어갔다.
시집간 딸년에게 햇반을 꼭 준비하라는 CF가 생각난다.
아씨.. 울 엄마는 그런얘기도 안해주고...
아씨... 나쁜 엄마...
아침부터 뛰었더니 허기가 진다.
그가 식탁에 앉다 말고 나를 힐끔 쳐다본다.
그의 주둥이를 꽉 물어버렸다... 입으로...^^;;;
그가 아무말없이 밥을 먹는다.
그가 밥맛이 좋다며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햇반인걸 모르나보다.
나도 답례를 해야할 것 같다.
입술로 그를 죽여줬다.
그가 금방이라도 죽을듯한 표정을 짓는다.
깜찍하긴....
반찬으로 향한 그의 젓가락이 허공에서
헛발질을 하고 있다.
"미안해요.. 시장엘 못가서..
저녁엔 맛있는거 해줄께요.."
또다시 입술로 그를 죽여줬다.
그가 입술을 쓰~윽 닦으며 계란후라이를 입에 넣는다.
씹지도 않고 삼키는걸 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갑자기 노란 계란물이 수루룩 흘러내린다.
아씨... 쩍팔려... 속이 하나도 안익었잖아.
그가 조용히 물을 말아 김치에 밥을 먹는다.
어휴....
무거운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김부장이 나보고 헬쓱해졌다한다.
그러면서 개기름 쥘..쥘.. 흐르는 얼굴에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힐끗 쳐다본다.
"밤일이 좀 힘들었단 말이죠? 부장님도 아시잖아요."
김부장의 얼굴이 뻘겋게 변한다.
그리고는 이내 자리를 피한다.
개쉑...
"왜 그러지? 밤에 빨래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김양이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빠큐를 엄지손가락으로 한건가? 으음...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반찬좀 만들어달라 했다.
친정으로 발걸음할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말라한다.
젠장....
일찍 퇴근을 하고 시장엘 갔다.
할줄 아는게 있어야 시장을 보지... 어휴....
요구르트 한줄과 참치캔을 사들고 집으로 왔다.
곧 그가 돌아올시간이다.
요리책을 봐도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뿐이다.
난 할수 있어!
머리에 난닝구를 두르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김치를 송송 썰었다.
참치와 달달달 볶았다.
먹음직스러운 김치볶음이 됐다.
김치볶음 만드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국은 뭘로하지?
"우리나라는 이게 문제야?
무슨 음식에 손이 이렇게 많이 가냔말이야?"
뚝배기를 꺼내 무작정 김치를 집어넣고 물을 부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다시다를 넣었다.
소금도 넣었다. 파도 넣었다.
간을 보니 뭔가 이상하다.. 심심하고 느끼한게...
참치를 넣었다.
환상적인 참치김치찌게가 돼었다. 보기에만....
간을 봤다. 약간 부족한 감은 있지만..
첫작품으로는 만족할만한 맛이다.
첫술에 배부르랴...
완전 녹초가 돼고 말았다.
난닝구로 땀을 닦고 소파에 퍼질러누웠다.
☏ ~~"띠..띠리리...."
그가 왔다.
배고플테니 얼른 저녁을 먹자고 했다.
그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식탁에 앉은 그의 눈이 이상하게 풀린다.
젠장... 기껏 해놨더니...
밥..김치찌게..김치볶음..김치...
이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그가 찌개를 먹더니 맛이 참 독특하다 한다.
내가 원래 개성이 강해서 요리에도
그대로 베어나온 모냥이라며 구라를 쳐댔다.
그가 밥한그릇을 뚝딱헤치운다.
'아! 행복해...'
그가 잘먹었다며 설거지는 자신이 하겠다한다.
오야붕!!!!
그가 나의 어깨를 주물러준다.
요리좀 못하면 어떠냐며 너무 애쓰지 말라한다.
'어떻게 알았지?'
;
최대한 눈을 크게 뜨고 가녀린척 그를 쳐다봤다.
"장모님께서 요리는 안가르쳤다면서
처음에 많이 서투를꺼라 그러더라구요.."
부끄러워 고개를 들수가 없다.
아씨.. 쩍..팔..려...
구라가 탄로났잖아...
맨날 김치에 밥먹어도 좋으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한다.
나만 있으면 된다며 나를 살포시 안아주는
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조아!!!! 기분이다..
내일도 김치찌개야....
아자...!!!!..
![](http://www.uusan.com/ez2003/system/db/free/upload/1534/1057727753/lmh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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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냐 머리에 왜난닝구를 둘르구그래,,아씨쩍팔려
ㅎㅎㅎ 화니 모습이 그런강 신혼일기라 기대되는데용 혹시 향기 신혼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