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기타계에선 전설의 차원을 넘어서 거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로버트 존슨입니다. 에릭 클랩튼이 어렸을 적에 판이 하얗게 되도록 듣고 또 들으면서 따라쳤다고 회고하고 있으며 얼마 전엔 아예 로버트 존슨만의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내기도 했죠. 이 사람을 소재로 한 Crossroads란 영화도 제작되었습니다(80년대 청춘스타 랄프 마치오가 주연하고 영화 끝부분쯤에 게스트로 Steve Vai가 나오는걸로 더 유명한...). 암튼 얼마나 기타를 잘 쳤으면 악마한테 영혼까지 팔았단 소문(영화상에서 말구 실제로도 그런 소문이 돌았답니다)이 돌았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사람의 음악을 들어보면 간혹 실망하거나 의아해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렇다할 애드립도 없고 그냥 기타랑 노래만 나오는 통기타 블루스거든요. 하지만 이사람이 활동한 시기가 우리 아버지세대가 태어나기 훨씬 전이란걸 일단 염두에 두고 또 이 비슷한 시기, 아니 로버트 존슨이 죽은지 십수년에서 이삼십여년 후에 나온 어쿠스틱 블루스를 들어봐도 존슨만한 연주를 하는이가 없다는걸 생각한다면 동시대에 존슨의 연주를 들었던 사람들이 받은 충격이 어느정도였을까 조금은 짐작이 됩니다. 게다가 이사람에 대해 알려진바가 거의 없고 젊은 나이에 요절, 것두 여자친구에게 독살당했다는 점이나 현재 남아있는 사진이 단 두장뿐이란 점 등은 그를 전설로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죠.
이 앨범은 존슨이 살아있을때 녹음한 모든 곡이 수록되어있습니다. 같은 곡이라도 버젼이 다를 경우 둘 다 실려있죠. 그리고 생각보다 음질도 훌륭합니다. 사실 이 앨범의 초판은 길쭉한 책모양의 박스셋으로 발매되었는데 전 아쉽게도 이걸 구하지 못했고 이후에 재발매된 그냥 더블자켓을 구했습니다. 뭐 곡은 똑같지만 좀 찝찝하긴 하네요. 하지만 어느걸 구하시든간에 소장가치 200%의 초명반이며 블루스팬이라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이라 생각됩니다. 1920~30년대의 블루스라 해서 너무도 원시적인 기타주법과 원초적일정도로 촌스러운 음악을 기대하고 들으신다면 시대를 초월한 모던함과 테크니컬함에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듯한 충격을 경험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 혹은 그 이후 나온 어쿠스틱 블루스 뮤지션들의 앨범과 비교해서 들어보신다면 그 충격은 더더욱 커질겁니다. 통기타 한대랑 보틀넥 하나, 그리고 목소리만으로 그야말로 할거 다합니다.
이분에게 영향받은 기타리스트는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는데 일단 앞에서 말씀드린 에릭 클랩튼은 물론이고 뭐 블루스 기타를 치는 사람이라면 모두 다라고 봐도 상관이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글렌 팁튼조차 로버트 존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중에서도 로버트 존슨의 스타일을 가장 충실하게 승계한 사람이라면 지금도 활동하고 있고(1915년생!!!) 로버트 존슨에게 기타를 배운 것으로도 유명한 Robert Lockwood Jr., 걸죽하고 구수한 목소리만으로도 이미 명인인데다 기타 한대로 리듬과 애드립을 동시에 치는 주법에 있어서 로버트 존슨 이후 최고라고 생각되는 Lightning Hopkins, 마지막으로 유명 블루스 음반 제작자의 아들이며 백인으로썬 가장 충실하게 로버트 존슨 스타일의 기타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John Hammond Jr. 등이 있습니다. 모두 다 들어서 손해볼 것 없는 명인들이니 혹시라도 음반점에서 이들의 이름을 발견하시면(사실 잘 없습니다. 저도 대부분 힘들게 힘들게 구했고...) 일단 사두시면 그게 다 재산입니다.
1. Kindhearted Woman Blues (Johnson) - 2:49
2. Kindhearted Woman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31
3. Dust My Broom (Johnson) - 2:56
4. Sweet Home Chicago (Johnson) - 2:59
5. Rambling on My Mind (Johnson) - 2:51
6. Rambling on My Mind [alternate take] (Johnson) - 2:20
7. When You Got a Good Friend (Johnson) - 2:37
8. When You Got a Good Friend [alternate take] (Johnson) - 2:50
9. Come on in My Kitchen (Johnson) - 2:47
10. Come on in My Kitchen [alternate take] (Johnson) - 2:35
11. Terraplane Blues (Johnson) - 3:00
12. Phonograph Blues (Johnson) - 2:37
13. Phonograph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32
14. 32-20 Blues (Johnson) - 2:51
15. They're Red Hot (Johnson) - 2:56
16. Dead Shrimp Blues (Johnson) - 2:30
17. Cross Road Blues (Johnson) - 2:39
18. Cross Road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29
19. Walking Blues (Johnson) - 2:28
20. Last Fair Deal Gone Down (Johnson) - 2:39
21. Preaching Blues (Up Jumped the Devil) (Johnson) - 2:50
22. If I Had Possession over Judgement Day (Johnson) - 2:34
23. Stones in My Passway (Johnson) - 2:27
24. I'm a Steady Rollin' Man (Johnson) - 2:35
25. From Four Till Late (Johnson) - 2:23
26. Hellhound on My Trail (Johnson) - 2:35
27. Little Queen of Spades (Johnson) - 2:11
28. Little Queen of Spades [alternate take] (Johnson) - 2:15
29. Malted Milk (Johnson) - 2:17
30. Drunken Hearted Man (Johnson) - 2:24
31. Drunken Hearted Man [alternate take] (Johnson) - 2:19
32. Me and the Devil Blues (Johnson) - 2:37
33. Me and the Devil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29
34. Stop Breakin' Down Blues (Johnson) - 2:16
35. Stop Breakin' Down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21
36. Traveling Riverside Blues (Johnson) - 2:47
37. Honeymoon Blues (Johnson) - 2:16
38. Love in Vain (Johnson) - 2:28
39. Love in Vain [alternate take] (Johnson) - 2:19
40. Milkcow's Calf Blues (Johnson) - 2:14
41. Milkcow's Calf Blues [alternate take] (Johnson) - 2:20
http://cyworld.com/hendinkl
첫댓글 에릭 클랩튼이 좋아했던 아티스트가 바로 이 분이었군요.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신으로 모셨죠. 에릭 클랩튼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기타리스트가 로버트 존슨과 프레디 킹이라고 합니다. 공연때 이 두사람 곡 많이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