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기다
TOO GOOD TO B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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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표가 창당 20여 일 만에 대한민국 정치판을 완전히 장악했다. 모든 게 TOP이다. 세계 정치사에 이런 유례가 없다. 마치 사기 캐릭터, ‘TOO GOOD TO BE TRUE’(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같다. 조금 수위를 낮추면 '만찢남'이다. 만화를 찢고 나온 오타니가 울겠다. 나도 이렇게 '사기캐'와 '만찢남'이라는 신조어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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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더 ‘적절’한 어휘 선택이 어렵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개혁신당 어쩌고 하면서 뉴스에 등장하던 이들은 죄다 하산한 것인지, 10여 년간 정치 멘토 노릇하던 ‘꼰대’ 김종인마저 존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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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이 넘쳐나는 정치판에 가장 늦게 뛰어든 조국혁신당이 지난 3월 3일 창당한 이후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인 탓이다. 윤석열과 한동훈을 독 안에 가두고 각종 이슈를 선점, ONE TOP으로 올라서더니 필자가 확신한 대로 결국 지지율 전체 1위를 찍고 시대정신이 되었다. 그 사이 눈부신 인재들을 영입했고, 수도 이전과 검찰청, 대법원, 헌재 지방분산 등 실질적인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들 역시 매머드급이다.
조국혁신당 10대 공약을 보면, ▲검찰 개혁 ▲헌법 개정 ▲기후위기 대응·에너지 정책 ▲저출생·성평등·돌봄 정책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과학 기술 정책 개혁 ▲국가균형발전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민생경제 회복 ▲기획재정부 개혁 ▲평화공존 남북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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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에 진입해서 가장 먼저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는 그는 검사장을 직선제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처를 떼어낼 것이며, 모든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등 담대한 캠페인을 통해 중도층까지 외연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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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에는 단 54분에 만에 '파란불꽃 펀드' 200억 돌파로 사람들을 기함시키며 화룡 정점을 찍었다. 이쯤 되면 ‘정치깡패’다. 당초 목표였던 50억의 4배를 1시간도 채 안돼 조기 마감할 정도로 국민적 지지가 거의 폭동 수준이었다. 돈은 가장 확실한 지지를 의미한다는 데서 '조국 대세론'은 확고한 현상임을 입증한 것이다. 윤석열 심판은 물론이고 비루한 우리 정치판에 그만큼 국민적 분노가 크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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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적법하게 응징하고 대한민국 퇴행 멈추겠다. 법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가족,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법 적용이 복수일 수는 없다"는 조국 대표의 서울외신기자클럽 질의응답 또한 단호하면서도 격조를 갖춘 Another Level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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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독재의 조기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회복”이 당면 목표라며 “검찰독재를 끝낸 후 민생과 복지의 '제7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그는 통역사의 영어까지 바로잡았다. 조민 씨가 학위와 의사면허를 '스스로 반납'한 부분을 통역사가 '철회'로 표현하자 ‘철회’(Revoke)가 아닌 ‘자발적’(Voluntarily)이라는 뜻의 단어를 추가해 줄 것을 요구, “Voluntarily returned"로 다시 통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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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자기 자신을 아는 길”이라며 “내 삶의 두 축은 학문과 참여('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중에서)”라고 밝힌 정치인 조국 대표는 16세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고 26세에 당시 최연소 교수에 오른 수재로, 대표적 진보 지식인이었다. 그는 탁월한 헌법 지식과 인권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왔으며,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진보집권 플랜’ 등 27권의 책 출판 및 저술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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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대표적 앙가주망인 그는 어디에 있든 빛 그 자체다. 이런 사람이 그동안 정치를 한발 비켜서 있었다는 게 이해불가일 정도로 작금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이런 내공을 가진 기성 정치인은 김대중 이후 처음인 듯하다. 진정한 거인의 탄생이다. 게다가 이재명 대표와의 케미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데서 총선 이후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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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후 거대 정당들을 제치고 키맨으로 선거혁명을 주도하면서 국민들과 범민주진보진영을 깨워 결집시키고, 급조한 정당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3년은 너무 길다”는 당의 슬로건부터 깨알 같은 정책공약 등 하나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는 점에서 과연 그가 사람인가 싶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방을 순회하면서 어떻게 그 모든 것을 이토록 짧은 시간에 학습하고 감당해 낼 수 있는지 마치 초인을 보는 듯하다. 당연히 건강이 우려된다. 특히 하루 3시간의 수면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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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게 대중을 끄는 그의 ‘진솔’한 리더십이다. 시민역량이 그의 진심과 더불어 일체감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사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정치와 시민참여의 선진민주주의로 발현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조국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다.
/Edward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