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이번달 함께 읽을 책은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의 『설득의 심리학 1』입니다.
〈 책 소개 〉
꽤 오래 전에 『설득의 심리학』 책을 접했었는데 벌쩌 20년이 지나 2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이 나왔네요. 이정도면 이 분야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임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는 2019년에 출간된 구판 내용을 정리하였지만, 2023년 신판과의 공통된 주제를 중심으로 발췌하였기 때문에 구판이든 신판이든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구판에서는 책에서 말하는 설득의 무기로 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 호감의 원칙, 권위의 원칙, 희귀성의 원칙 등 여섯 개의 설득 원칙을 다루고 있으나, 신판에는 ‘연대감의 원칙’이 하나 더 추가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책읽기에서는 ‘연대감의 원칙’은 빠졌으니 감안하기 바랍니다.
또한 시리즈로 구판은 1권에서 3권, 신판은 1권에서 4권까지 있어 그 내용이 방대합니다. 대체로 최근 논문 자료를 중심으로 설득의 원칙들을 다루고 있으니, 다 읽으면 다양한 관점의 설득 요소들을 접할 수 있어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제가 발췌하여 정리한 것은 각 원칙에 있어 ‘누르면 작동하는 방식’의 자동 반응과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얻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대한 자기 방어 전략을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여기에 생각 나누기를 통해 그와 연관된 책의 내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책의 초판 서문에서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에서 ‘네’라는 승낙을 이끌어내는 요인은 무엇일까?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상대방을 가장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 똑같은 요청도 이런 식으로 하면 단칼에 거절당하는데, 방법을 약간만 바꿔 저런 식으로 하면 놀라운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토대로 저자는 3년에 걸친 참여관찰 연구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유익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설득의 달인들이 상대로부터 ‘네’라는 응답을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책략은 수천 가지에 이르지만, 대부분의 책략이 여섯 가지 기본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이 여섯 가지 범주는 인간의 행동을 조종하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온갖 책략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심리 원칙의 지배를 받습니다.
이에 설득의 달인들은 상대방에게 구매나 기부, 허락, 투표, 동의 등을 요청할 때 그런 원칙들을 능숙하게 적용해 그 엄청난 힘을 활용하여 막대한 득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력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 과잉의 현대 사회에서 무의식적 복종을 이끌어내는 이런 특별한 기술들로 인해 우리가 아주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이런 무의식적 설득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그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심리마케팅학과 명예교수이다. 설득의 과학을 연구하는 데에 전 생애를 보내며 설득과 순응, 협상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설득의 대부’로 불리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의 저서는 총 7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44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과 삶 모두를 좀 더 효과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맨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설득의 심리학 1』은 5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고, 경영학과 행동과학에서 지난 50년간 가장 중요한 책으로 평가받는다. 이외 저서로 『사회심리학』, 『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초전 설득』, 『설득의 기술』등이 있다.
현재 그는 인플루언스 앳 워크(www.influenceatwork.com/)의 대표이자 CEO를 맡아 윤리적 설득 훈련, 기업 기조연설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책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PART 1 설득의 무기
PART 2 상호성의 원칙
PART 3 일관성의 원칙
PART 4 사회적 증거의 원칙
PART 5 호감의 원칙
PART 6 권위의 원칙
PART 7 희귀성의 원칙
PART 8 지름길 원칙을 사수하라!
주차별 책 읽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1주차 1. 설득의 무기
2주차 2. 상호성의 원칙, 3. 일관성의 원칙, 4. 사회적 증거의 원칙
3주차 5. 호감의 원칙, 6. 권위의 원칙
4주차 7. 희귀성의 원칙, 8. 의사결정의 지름길 사수
〈 들어가기에 앞서 〉
읽고, 정리하고, 생각 나누기
주차별 내용은 책에서 말하는 바를 요약하고 새날의 생각을 덧붙여서 재편집하여 정리하였습니다.
대체로 책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지만 책의 내용과 다른 면도 살펴보고, 또 좀더 자세히 알아보면 좋겠다는 것들을 포함하였습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과 같기도 하고 약간 다르기도 합니다.
원문 그대로를 선호하는 분들은 책을 꼭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이번 주는 1주차로 ‘1. 설득의 무기’에 대한 주제의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읽고, 정리하기 〉
PART 1 설득의 무기
□ 누르면, 작동한다
먼저 어미 칠면조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과학 분야인 ‘동물행동학’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미 칠면조는 성실하고 주의 깊게 새끼를 보호하는 훌륭한 습성을 지녔습니다. 새끼의 체온을 유지해주고 깨끗하게 닦아주며 품에 안고 보호하는 등 새끼를 보살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이러한 어미 칠면조의 양육 방법에 뭔가 묘한 점이 있습니다. 어미의 모든 양육 행동이 새끼 칠면조가 내는 ‘칩칩’ 소리로 촉발된다는 사실입니다. 냄새나 촉감, 외모 같은 새끼의 특징들은 어미의 양육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에서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듯 보입니다. 새끼가 ‘칩칩’ 소리를 내면 어미는 새끼를 보살핍니다. 새끼가 ‘칩칩’ 소리를 내지 않으면, 어미는 새끼를 무시하거나 죽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한 가지 소리에만 의존하는 어미 칠면조의 행동은 동물행동학자 폭스(M. W. Fox, 1974)가 어미 칠면조와 박제 족제비를 이용해 실행한 실험에서 극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족제비는 칠면조의 천적이기 때문에 족제비가 접근해오면 어미 칠면조는 꽥꽥거리며 부리로 쪼고 발톱으로 할퀴는 등 거친 반응을 보입니다. 폭스의 실험에서도 박제 족제비를 실에 매달아 어미 칠면조 앞으로 끌고 가자 어미 칠면조의 난폭한 공격이 즉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박제 족제비 배 속에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가 나는 작은 녹음기를 넣어 어미 칠면조에게 접근시키자 어미 칠면조는 족제비를 품에 안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녹음기를 끄자 곧바로 족제비를 맹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어미 칠면조의 행동은 상당히 우스꽝스럽습니다. ‘칩칩’ 소리를 낸다는 이유만으로 천적을 품어주고, ‘칩칩’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새끼를 학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어미 칠면조는 마치 단 하나의 소리에 따라 모성본능이 좌지우지되는 자동인형처럼 보입니다.
‘고정행동 패턴’이라 불리는 이 행동은 주로 구애나 교미 의식 같은 복잡한 행동과 관련 있습니다. 고정행동 패턴의 기본적인 특징은 패턴을 구성하는 행동이 항상 동일한 방식과 순서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마치 동물 내부의 어떤 기록 장치에 이런 패턴들이 적혀 있기라도 하듯이. 구애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구애 행동 기록 장치가 작동합니다. 양육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양육 행동 기록 장치가 작동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적절한 기록 장치가 작동하고, 기록 장치가 작동하면 일련의 표준 행동이 뒤따릅니다. 동물들의 이런 반응은 사람에게도 일어납니다.
□ 판단의 휴리스틱스
심리학자들은 최근 연구에서, 우리가 일상적인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의사결정의 지름길을 밝혀냈습니다. ‘판단의 휴리스틱스(heuristics)’라는 이 지름길은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원칙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휴리스틱스는 모든 경우를 고려하는 대신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발견한 편리한 기준에 따라 일부만 고려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사고 과정을 단순화시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효과를 발휘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믿고 따르게 하는 휴리스틱스입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의 말은 진실’이라는 지름길 원칙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특정 분야의 권위자로 여기는 사람의 발언과 지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어리석은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주장을 스스로 검토한 후 납득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과는 상관없이 ‘전문가’라는 지위에 설득을 당하는 것입니다. 특정 상황에서 주어진 하나의 정보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이런 경향이 바로 ‘누르면, 작동하는’ 방식의 자동반응입니다.
요즘처럼 빠르고 복잡한 사회에서는 자신과 관련 있는 중요한 주제조차도 심사숙고해 결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민해야 할 주제는 복잡하고, 시간도 촉박하며, 주변은 산만한데다 감정적으로는 흥분해 있고, 정신적으로 피곤하기까지 하면 조리 있게 사고할 여유가 도저히 생기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라면 중요한 주제든 아니든, 지름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람들
그런데 인간 특유의 자동화된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동물들의 반응은 대체로 본능에서 비롯되지만, 인간의 자동화된 행동의 기록 장치는 대개 학습을 통해 습득한 심리 원칙이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 위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이 중에는 인간의 행동을 조종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는 원칙들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원칙들에 복종해왔고, 자라면서 계속해서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위력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갈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원칙들을 전부 파악하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무기로, 즉 자동화된 반응을 이끌어내는 설득의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응을 유발하는 설득의 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며, 그런 무기를 능숙하게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런저런 사회적 만남을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데, 성공 확률은 눈부실 정도입니다. 그러한 성공의 비밀은 자신의 요청을 구조화하는 방법, 그리고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설득의 무기를 파악해 활용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어쩌면 강력한 심리 원칙을 끌어들여 우리의 자동화된 행동을 유도하는 기록 장치를 작동시킬 적절한 단어 하나만 찾아내면 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심리 원칙에 따라 자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간의 성향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방법은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 새날의 생각 나누기 〉
이번 주는 ‘설득의 무기’를 주제로 하여 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설득’이라는 의미부터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태도나 행동이 강박당함 없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영향받는 것’이라고 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습니다(출처1 참조).
이 정의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설득의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면, 설득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상대방이 설득하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요구되고 있는 논점과 그 근거가 포함된 설득의 내용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서 강조된 요점에 대해 양해하거나 동의를 하게 되고 이후 태도나 행동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설득은 상호적인 속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이하 출처2 참조). 상호적인 속성이란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상대에게 설득당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설득’이란 무엇일까요? 굳이 한마디로 말하자면, 쉽고 명쾌하게 상대방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 즉 그들의 공감을 백퍼센트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설득이 다른 사람들과 진심 어린 관계를 맺고, 모든 당사자들에게 최대한 유익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도구로써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말은 윤리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마치 설득을 무기처럼 사용하려는 사람이 있어서는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갑작스런 일로 사회가 큰 곤경에 처했을 때, 이를 기회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 드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럴 경우 단기적인 이익을 얻을지는 몰라도 대개 장기적인 손실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 봄 영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온 나라의 기업들이 절망적인 비명을 질렀고 학교는 텅텅 비었습니다. 상점들은 손님을 끌어들이려고 발버둥을 쳤고 공공 서비스는 붕괴 직전이었습니다. 위기의 원인은 석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 말은 부분적으로만 진실입니다. 석유는 충분했습니다. 단지 엄청나게 치솟은 가격에 분노한 사람들이 정유소를 봉쇄함에 따라, 주유소에 공급되는 물량이 없었을 뿐입니다.
석유 부족의 영향은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갔습니다. 자동차 수만 대가 연료를 채우기 위해 주유소 밖에 줄을 섰습니다. 부족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자, 자가 운전자들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신문 및 전국 신문, 라디오와 TV 방송국은 운전자들이 연료통에 석유를 채우기 위해 한 주유소에 줄을 섰다가, 불과 몇 마일을 못 가서 또 다른 주유소에 줄을 서 있는 상황을 묘사하는 기사들을 보도했습니다. 또 어떤 운전자들은 봉쇄를 뚫고 나온 소량의 석유라도 운 좋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주유소 급유장 옆에 차를 대놓고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희귀성의 법칙은 이처럼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 귀한 석유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주유소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곳은 인근에서 석유가 있는 유일한 주유소였고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습니다. 주유소 밖에 늘어선 긴 줄을 보면서 자신의 독보적인 입장을 인식한 사업가는 당연히 이 상황을 이용해 석유 가격을 올릴 마음을 먹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주유소의 업주는 가격을 어지간히 올린 것이 아니라 무려 10배나 올렸습니다. 치사하고 더럽지만 여전히 석유가 꼭 필요한 운전자들은 화가 났음에도 석유를 얻기 위해 계속 줄을 서 있었습니다. 얼마 후 주유소 탱크에서 마지막 석유 한 방울까지 다 흘러나왔을 때, 주인은 보통 2주일 동안 벌었을 돈을 단 하루 만에 벌었습니다.
그러나 2주일 후 위기가 지나갔을 때 그의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요? 한 마디로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그는 석유의 희소성을 이용해 절박한 운전자들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며 단기적인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주유소에 가지 않았습니다. 한술 더 떠서 어떤 사람들은 아예 발 벗고 나서서 친구, 이웃, 동료들에게 이 주유소의 만행에 대해 알리고 다녔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고객을 잃었습니다. 그는 눈 깜짝할 새 망가진 평판 때문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신뢰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공적인 신뢰를 되찾을 방법은 거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는 다른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나쁜 주장에 설득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가 결함 있는 제품을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설득전략을 부정직하게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그러한 부정직함이 발각되면 장기적인 평판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윤리적으로 제대로 된 경우라면, 아마도 주유소 주인은 위 사례와는 다르게 설득이라는 도구를 확실히 더 나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그런 선택은 장기적으로 그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그는 동네 사람들이나 단골손님들에게 우선적으로 석유를 공급하고, 그동안 애용해준 것에 대한 답례라는 점을 강조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는 위기 시에 절박한 운전자들의 지갑을 강탈하지 않겠다는 표지판을 세우는 등 사적인 이익, 즉 단기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랬더라면 고객들은 분명히 그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그가 관대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그에게 장기적으로 엄청난 이익이 되었을 것입니다. 설령 그가 한 일이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것뿐이었다 할지라도, 고객들은 그 가게에서 석유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데 그가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악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큰 고마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주유소 주인의 행동도 이해할 만은 합니다. 우리가 설득하려는 많은 사람들은 그들 주위에 있는 정신없이 빠른 세계에 의해 섣부른 결정을 내리도록 강요될 때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설득하려고 하는 우리도 종종 그런 입장에 처합니다. 마음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향력 전략이 윤리적인 것이 아닐 때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설득을 건설적인 도구로 사용하여 최선을 다해 현재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려한다면, 진실하고 정직하며 지속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들이 우리의 의견이나 제품 및 프로젝트에 찬성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사회적인 영향력을 도구가 아니라 앞서의 사례와 같이 무기처럼 휘두르려고 하면 반드시 자멸한다는 점을 알아야 하고, 그 점을 꼭 유념하여 계속 윤리적인 설득자로 남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2. 상호성의 원칙’, ‘3. 일관성의 원칙’, ‘4. 사회적 증거의 원칙’을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조글 〉
O 출처1: 설득 - 다음 백과
〈 참고 도서 〉
O 출처2: 『설득의 심리학 2』, 로버트 치알디니 외 2인 지음, 유미나 옮김, 21세기북스 출판, 2015.02.09 출간, 설득의 심리학 2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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