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작성 글입니다.
요즘 특목고 설명회는 아주 난리입니다.
인터넷 접수는 시작과 동시에 서버가 다운되면서 순식간에 마감되구요.
설명회장은 문만 간신히 닫히게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주차난도 대단합니다.
절대평가/성취평가 1기의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지난 토요일 하나고에서 2차 학교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교육청과 입시 전형 조율이 끝나지 않아 7월 말이나 8월 초,
즉 여름방학쯤 되어야 입학 요강이 나올 것이라며 말씀 하나하나를 조심하셨습니다.
전달하는 저도 조심스럽지만, 읽는 디스쿨 회원들을 위해
투어 가이드를 맡은 하나고 2학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도
중간중간 다른 색깔로 표시하여 함께 올리고자 합니다.
입학 전형은 작년 전형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즉 올해 전형은 바뀔 것이며, 모든 것은 다시 확인 부탁드립니다.
[정원] 정원 200명 중 120명 일반전형, 사회통합 40명, 하나임직원자녀 40명(기업에서 설립한 학교 중에서는 임직원 자녀 선발이 제일 적은 축에 듭니다), 그리고 정원 외 10명 가 있습니다.
강남 3구 선발인원 20% 제한 때문에 강남 학교 1등만 지원하는 학교라는 말이 있는데,
저희가 1,2학년 합격생들과 이야기해본 것으로는 좀 더 폭넓은 내신의 학생들이 지원해도 됩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재단에서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만 해도 14억이므로
기회균형 1순위 학생들은 거의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합니다.
1순위에서 60%를 우선선발하며 1,2순위에서 마감되므로
다자녀 가정 등 3순위는 거의 기회가 없습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중도 탈락률은 0입니다.
[면접]
서류와 면접은 다른 학교에 비교했을 때 훨씬 강화할 것입니다.
그래서 입학 사정에 필요한 기간이 좀 더 필요하니 여름방학 이후에 발표하는 내용을 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A) “저희 때도 면접과 자소서, 추천서가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더 하겠네요.”
면접에서 확인하는 것은
1) 서류 진위여부 확인 2) 서류의 확장적 질문 3)인성 및 리더쉽 평가로써,
아이들이 대단한 배우도 아니고, 학원에서 1차 통과 후 파이널로 며칠 연습하고 온 것은 별 소용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어떻게든 되겠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줘야지’도 아닙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치열하게 고민해본 아이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10분 이야기해보면 이 아이는 인재로 크겠구나 하고 보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학생 A) “저도 하나고 면접반이라고 다녔는데요. 별 도움 못 받았어요. 저는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안 했거든요. 학원에서 자소서는 9번은 고쳐야 한다, 한달 전에 다 완성되어야 한다 그러는데 저는 아빠랑 3주 전에 같이 이야기해서 썼어요. 면접도 아주 소극적이어서 말을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별 도움 못 받을 것 같아요. 자소서는 투박해도 좋으니 솔직하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쓰면 되더라구요”
[자소서]
올해 서류에서 하지 말라는 것이 참 많습니다.
저희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합니다.
그러니 영재원, 경시대회, 텝스 등은 쓰지 마십시오.
자소서는 뻔한 이야기 말고 실질적인 사례를 보고 싶습니다.
자신이 배려를 실천했다면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에피소드를 쓰면 됩니다.
봉사를 했다면 어떤 것을 느꼈는지 자신이 깨달은 것을 말하고,
진로를 정했다면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이야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잘 난 것이 무엇이냐, 나의 잠재력은 무엇이냐를 보여주면 됩니다.
저희는 인성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추천서에서도 학생의 인성을 파악하고 싶습니다.
[추천서] 교사 추천서는 작년까지 2분께 받았는데, 올해는 좀 더 많은 선생님께 받고 양을 줄일 생각입니다.
[성적 평가]
중학교 선생님들과 중학생 어머니들께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저희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 전형으로 보면 1단계 교과 2단계 면접의 비율이 6:4이지만, 실질 비율은 서류와 면접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작년까지 석차를 입력하여 점수화하는 하나고 내신 입력기가 있었는데,
성취평가제가 되면서 홈페이지에서 내려버렸습니다.
올A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올A는 아니어도 됩니다.
내신만 우수한 아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상위권은 성취평가제가 반갑지 않겠지만, 하나고는 다양한 아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하나고의 가장 큰 자산은 친구입니다.
친구에게 많은 것을 배운 것을 가장 큰 자랑으로 아는 학교입니다.
평가에 들어가는 과목은 전과목입니다.
저희는 공교육 정상화를 늘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과목에 가중치를 주거나 특정 과목을 제외하여 평가하는 일도 없습니다.
다만 작년은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반영했는데,
A.B,C 성취평가제는 수행평가 포함 기말고사까지 다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반영학기를 축소하는 것은 고려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나고등학교 학생이 되려고 하는 학생은 뽑지 않습니다.
하나고 학생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한 학생을 뽑습니다.
[문이과 비율]
하나고는 문이과가 없습니다.
무학년 무계열으로, 입학 때 부여한 학번으로 관리합니다.
1학년 때 고등학교 졸업에 필요한 필수 과목들을 이수하도록 권장하고,
2학년이 되면 100% 개방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과목들을 개설합니다.
방과 후 학교도 많이 개설되어 있는데, 수능이나 내신 대비 과목은 많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는 법의학도 개설되는 등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만 있으면 다 개설됩니다.
모든 신청은 선착순이기 때문에 공포의 클릭질로 인트라넷에 신청하면 됩니다.
자신이 문과 과목을 원하면 문과 과목만 들어도 되고, 이과 과목만 들어도 되고, 문이과 섞어서 들어도 되고, 국제반으로 골라 들어도 되고, 아무 상관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학생의 선택입니다.
아이들마다 중학교 때 공부하고 온 수준도 차이가 나므로
과목 선택으로 아이들 간의 차이를 수용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학생 A) 저희 2학년은 200여명 중에 문과가 88명인데, 1학년은 문과가 60여명으로 많이 줄었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이과가 대학 가기도 더 좋고 하니까...”
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Q. “2학년 때 100% 개방형으로 듣는 과목들과 방과후 학교는 수능과 관련 없는 과목들이던데요. 수능은 어떻게 대비하나요”
“(학생 A) 3학년이 되면 ebs 교재로 수업하는 과목들이 개설된대요.”
“(학생 B) 수능 최저만 맞추는 것으로 목표삼기 때문에 중학교 때 공부는 다 잘했던 아이들이라서 고 3 때 공부하면 된다고 해요. 대부분 수시로 대학을 가구요. 1,2학년때 너무 놀던 한 선배는 수시로 갈 수 없으니까 고 3 때 진짜 독하게 공부해서 정시로 연대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었어요.”
하나고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2011학년 1학기 개설과목입니다.
Q "하나고 와서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학생 C) 처음 성적표 받으면 정말 큰 충격을 받는데요. 그 충격을 정말 순식간에, 아주 금방 잊어버려요."
"(학생 B) 선행 학습은 중요하지 않은데요. 수학은 고1 과정까지만 하고 오면 되요. 그런데 얼마나 심도 깊게 공부했느냐가 중요하구요. 더 중요한 것은 혼자 자율적으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느냐 더라구요."
[1년 교육비]
자사고는 일반고 학비의 3배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자사고 자율고와 마찬가지로 등록금은 1년에 5백여만원입니다.
기숙사비가 6백여만원, 수익자부담인 방과후학교,
모두 다 합치면 1년에 1400만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장학금 지원이 많기 때문에 걱정 없이 오십시오.
[기숙학교]
하나고 학생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합니다.
사교육을 막기 위해 1달에 한번 귀가할 수 있으며, 귀가 2주 전 부모님 면회가 1회 가능합니다. 물론 부모님 생신이나 외부 대회 참가 등의 사유는 외박 외출 모두 가능합니다.
아이들은 기숙사 생활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좋은 추억으로 가집니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가 없거나 하나 둘이기 때문에 또래 집단과 적절한 교류를 맺는 것이 남다른 경험이 됩니다.
4인 1실은 자율적이고도 독립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비율이라고 합니다.
기숙사는 남녀층이 구분되어 있으며,
면학실에서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구름다리를 통해 기숙사로 옵니다.
급식은 유기농으로 아침 식사는 밥, 빵, 시리얼 세 가지가 나오기 때문에,
밥을 먹고 시리얼을 후식으로 말아 먹은 다음에 빵을 들고 나오는, 아침에 3끼를 먹기도 합니다.
(학생 B) “매점은 세븐일레븐이 있어요. 밤 11시 넘어 자습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매점이 붐비기 때문에 우리는 일레븐세븐이라고 불러요”
[1인 2기]
오후 4시 7교시가 끝나면 악기 하나 운동 하나를 선택해서 매일 운동하고 악기 연습합니다.
훌륭한 선생님들을 모시고 지도하고 있으며, 이는 하나고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학생 B) “예고 온 것 같아요.
피아노 진짜 잘 치는 애도 많구요. 애들이 진짜 재주가 많아요.
학교에서 웬만한 악기는 다 있기 때문에 꼭 악기를 사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학생 A) 졸업하기 전까지 수영 인증을 따야 해요.
학교에 수영장은 없지만 은평구민체육센터에서 200M 완주하는데,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물에 떠서 가기만 하면 되요.
도서관과 체육관 앞에 수영인증을 딴 사람 이름을 붙여 놓구요.
졸업 전까지 인증을 못 따면 1인 2기에서 수영 수업을 들어야 해요.“
(학생 C) “우리 학교 좋은 점은요. 악기든 컴퓨터든 어디 놓고 오더라도 다시 찾으러 가면 그 자리에 있다는 거에요.
행여 못 찾더라도 나중에 어떻게든 주인을 찾아와요.
물론 분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요. 찾은 적이 훨씬 더 많아요.”
주위를 둘러싼 어른 수십 명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자기 생각대로 말하는 모습에,
제가 면접관이라도 이 아이들은 10분 안에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른 학생들 역시 학생답고 예의바르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말한다는 점이 가장 제 눈에 들어왔어요.
하나고 학생들의 얼굴은 참 구김살 없고 해맑더라구요.
학교 앞 북한산 공기만큼이나 입시와 내신의 부담을 짊어지지 않은 얼굴이었어요.
학원에서 학원으로 도는 아이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던 걸요.
그리고 친구들을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의 행복과,
아이들에게 이 것도 공부해보자 저 것도 연구해보자 하는 젊은 선생님들의 애정이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