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난 달 고려대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드러난 이후 의대생의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경쟁 입시로 인해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특히 도덕성이 결여된 의사에게 몸을 맡길 수 없다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2012학년도 신입생을 뽑을 때 인성을 중시하는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을 도입키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강원대 의대가 MMI를 처음 도입해 2008학년도부터 시행했으며, 한림대 의대는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한림대 의대 안형준 입학사정관은 “수능 2등급만 나와도 의학을 배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의사는 대부분 평생 직업으로 여기는데다 환자를 매일 접해야 하기 때문에 인성 부분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성 면접은 의사의 덕성이나 인성을 사전에 파악해 의사 자격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입된 MMI는 여러 개의 방을 돌며 면접하는 방식을 말한다. 방별로 면접관 1~2명이 학생들의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정직도, 윤리의식, 가치관과 태도 등을 알아보고자 심층 질문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성교육을 강조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의대들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2003년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인성교육을 강조한 ‘환자·의사·사회’ 과목을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는 의료윤리,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환자에 대한 이해, 의사 역할 등을 다루고 있다.
연세대 의대도 ‘의료와 사회’ 과목이 필수이며, 가톨릭대 의대도 18학점의 인문학을 들어야 한다. 이보다 훨씬 앞서 1999년 경북대는 전 학년에 걸쳐 환자의사관계, 의료윤리학, 의사윤리 등의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는 교과과정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개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