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랑백서
-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54가지 사랑표현법 -
소란희 지음
나무물고기 / 2006년 8월 / 275쪽 / 9,000원
▣ 저자 소란희
이 세상 모든 사랑과 행복의 이야기들을 글로 써내려 가는 감성 라이터. 웃음과 친구하고 눈물과 사랑에 빠지면서도 날카로운 일상의 충고를 잊지 않는 예리한 감수성의 소유자. 마음에 숨겨 두는 사랑을 거부하는 대담한 은유화법의 로맨티스트. 누군가의 슬픔은 또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다시 찾아올 행복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음. 특기는 낯선 이의 마음 다독이기. 취미는 주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수집하기.
▣ Short Summary
사랑이 없으면 사랑을 그리워하고, 사랑이 곁에 오면 막상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이 책은 잠들어있는 일상을 깨우는 감성 펀치를 날리는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54가지 사랑표현법을 담고 있다. 연인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자신에게 잊고 있었던 것들을 뒤돌아보며 서로를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법을 알려준다.
오랜 세월에도 퇴색되지 않을 사랑의 주문이 있다면 무엇일까? 누구나 사랑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랑을 유지하고 키우는 것은 더 어려운가 보다. <사랑하게 만드는 주문>에서 사랑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 다정하게 살고 있는 80이 넘은 노부부가 젊은 부부에게 알려주는 사랑의 주문은 의외로 간단하다.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 마주보는 것. 노부부는 아내의 머리를 빗겨주면서 관심을 두는 법과, 남편의 넥타이를 매주면서 마주보는 법을 말해주면서 이를 매일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사랑이 뇌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과학적 설명을 인정한다면 삶은 얼마나 건조해질까? <사랑의 유통 기한>에서는 혹시 지금 당신의 사랑이 소원해 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사랑의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알려준다. 사랑을 자신의 것으로 당당하게 지켜나가길 원한다면 작은 이벤트를 요구해야 하는 때이다.
부모님께 드리는 전화 한 통화는 서로를 묶어주는 ‘1분의 기적’ 이다. <굿모닝 맨>에서는 아침마다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 자기의 안부를 전했던 청년 사토의 죽음을 통해 그 귀중함을 새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부모의 존재감을 일찍 깨우친 고아 청년 빈센트의 이야기다. 그는 이 세상을 보는 두 눈,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는 두 귀, 팔다리 모두를 이 세상에 있게 해 준, 나의 역사를 만들어 준 이를 부모라고 말한다.
<성공의 기원>에서는 워터맨 만년필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친구의 성공을 기원하는 선물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흥부와 놀부의 자녀 교육>에서는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말하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근성을 가진 동료가 있다면 기꺼이 친구로 만들라고 한다. 그와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라고 한다. 실패를 경험한 성공담을 가진 친구는 당신의 인생도 20% 정도 달라지게 하며 반드시 배울 게 있다.
<외눈박이 물고기 닐슨>에서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과 지금 있는 그대로 자기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외눈박이 물고기 닐슨을 바라보는 엄마, 샤링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갇혀있어 자식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희망은 늘 우리 주변에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다만 그것을 발견하기까지는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 마을의 헛된 가르침>에서는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청년의 꿈이 되며, 노년의 즐거움이 되기에’ 책 속의 뜻을 가슴으로 읽으라고 한다. 그럴 때 얻는 진정한 깨달음은 신중히 결정하고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위의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는 전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한평생을 살아갑니다. 그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있고, 사물일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면서 사는 동안 우리는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잘 깨닫지 못합니다.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다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실천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조금씩 내 본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랑에 무슨 기술이 필요하냐고 하겠지만 짧은 이야기들의 울림 속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자그마한 노력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노력들이 있기에 가까이에서도 늘 그리워하며 적정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헤어지는 순간까지 사랑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니까.
▣ 차례
추천사 / 머리말
1. 연인에게
사랑하게 만드는 주문 - 넥타이 매기와 머리 빗겨주기 / 천 일 동안의 편지 - 두 사람만의 일기 만들기 / 후회 없는 사랑 - 가슴으로 느끼기 / 사랑의 증거 -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기 / 백만 불 짜리 요리 - 손수 만든 음식 먹여주기 / 그녀가 오는 길 - 사랑이 담긴 이벤트 벌이기 / 불리지 못한 노래 - 자신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 선물하기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시회 -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인정해 주기 / 마지막 기도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 / 사랑의 유통기한 - 예상치 않은 편지나 꽃 선물하기 / 향기를 영원히 남기는 법 - 연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향수 선물하기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 - 힘이 되는 한마디 건네기 / 화해의 산행 - 함께 산에 올라보기 /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 돈 빌려주고 돈 빌려보기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결혼식 - 결혼식 들러리 함께 서 보기
2. 부모에게
굿모닝 맨 - 아침마다 부모님께 안부전화 하기 / 첫 월급과 바꾼 송아지 - 부모님께 첫 월급 드리기 / 어느 여고생 복서의 KO승 -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 / 기다려 주지 않는 것들 - 부모님께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 하기 / 붉은 카네이션 -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꽃 선물하기 / 부르면 눈물이 되는 노래 - 부모님께 노래 불러 드리기 / 행복을 찍는 사진관 - 가족사진 찍기 / 나무 백일홍의 전설 - 부모님과 스킨십 자주 하기 / 효자의 꾀 - 부모님 편 되어드리기 / 넓적다리를 베어 먹인 선비 - 부모님께 내 것을 나누어 드리기 /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 갖기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 부모님 업어 보기 / 엄마의 밥그릇 -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 알아두기 / 내 사랑 김말자 여사 - 엄마 이름 불러주기
3. 친구에게
호랑이꽃의 꽃말 - 꽃말이 있는 화초 선물해 보기 / 1,000달러 짜리 마임 연기 - 친구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 / 성공의 기원 - 취직했을 때 만년필 사주기 / 스위프트와 집사 - 친구의 비밀을 지켜주기 / 위즈 공주와 몬텔라 임금 - 동료를 위해 버려야 할 것 생각해 보기 / 아버지의 멘토 - 인생의 멘토를 함께 공유하기 / 왕자와 신하 - 술, 영화, 여행 등 함께 하는 시간 늘려보기 / 삼대 방앗간의 면접 - 직장 동료와 비전 공감대 형성하기 / 장미꽃과 돌꽃의 우정 - 야근할 때 같이 남아주기 / 지주와 소년의 월계관 - 3,000원으로 고마움 전하기 / 나무와 해바라기 - 공동 목표를 세워 함께 실행하기 / 흥부와 놀부의 자녀 교육 - 실패를 경험한 동료와 술 한 잔 기울이기
4. 나 자신에게
외눈박이 물고기 닐슨 - 긍정적으로 세상 바라보기 / 21일마다 새롭게 사는 개미 - 새로운 동기부여로 재미있게 일하기 / 타임캡슐 상자 - 타임캡슐 상자 만들어 보기 / 그린스와 플랜트 - 다른 사람의 시선에 소심해지지 않기 / 라울과 심장 - 처음 가졌던 마음 자세 유지하기 / 고승과 소년 -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를 생각해 보기 / 수잔과 그릴 자매 - 내가 가진 재주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 벨리 나라의 사형수와 엘리스 - 하루만 산다면 무엇을 할지 생각해 보기 / 책 마을의 헛된 가르침 - 신중히 결정하고 후회하지 않기 / 신들의 내기 - 아름다웠던 추억 돌아보기 / 가장 아름다운 그림 - 낯익은 세상 풍경에서 아름다움 찾기 / 재치의 달인 - 나를 사랑하는 작은 습관들이기와 유머로 기회 만들기
현대사랑백서
-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54가지 사랑표현법 -
소란희 지음
나무물고기 / 2006년 8월 / 275쪽 / 9,000원
연인에게
사랑하게 만드는 주문
어느 마을에 80세가 넘는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 부부는 가난했지만 매우 행복했다.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있었고, 산책을 갈 때면 서로의 손을 언제나 다정하게 꼭 잡았다.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한결같이 행복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며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반면 이웃 마을에 사는 젊은 부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투었다. 그들은 무슨 일이든 불만투성이었고,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식사 할 때 외에는 마주보는 일도 거의 없었다. 툭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만 했고, 대화도 점점 없어졌다.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부인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고, 남편은 일에만 몰두했다. 결국 이렇게 살 수 없다고 결심한 남편은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여행을 떠나며 지난날들을 떠올렸다. ‘내게도 그녀를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어. 하루라도 그녀를 보지 않으면 잠도 잘 수 없었어. 그런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참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남편은 하룻밤을 묵어가기 위해 작은 오두막집 문을 두드렸다. 그곳은 다름 아닌 80세가 넘는 그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었다. 노부부는 낯선 손님을 반갑게 맞으며 따뜻한 수프와 빵을 저녁으로 내왔다.
식사시간 내내 노부부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의 접시에 담긴 빵을 서로 권하기도 하고, 찻잔에 차가 비워지지 않도록 미리 부어주었다. 또한 저녁 내내 자식들 이야기와 마을 사람들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고, 잠자리에 들 때는 서로의 마른 손을 꼭 잡고 함께 잠들었다. 노부부에게 깊은 감동을 받은 남편은 다음날 노부부에게 물었다.
“전 두 분의 모습에 매우 감동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두 분처럼 오래도록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요?”
그러자 노부부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부터 이 한 가지만 꼭 지키세요. 아내가 잠들기 전에 빗으로 아내의 머리를 빗겨주세요. 그리고 아내에게는 매일 아침 당신의 넥타이를 매달라고 부탁하세요.”
그 날 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다가가 손에서 빗을 빼앗아 아내의 머리를 빗겨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새삼 놀랐다. 아내의 머리는 드문드문 흰머리가 돋아나 있었고 탐스러운 숱도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토록 아름답던 아내가 이렇게 작고 나약한 모습으로 변한 것에 마음이 아팠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아내는 어쩔 줄 모르며 당황해 했다. 그는 또 아내에게 울먹이며 부탁했다.
“여보, 매일 아침 내가 외출하기 전에 넥타이를 매주겠소?”
그때부터 매일같이 이 부부는 이 두 가지만을 반복했을 뿐인데 어느새 온 동네에 소문이 파다할 정도로 금실이 좋은 부부가 되어 있었다.
남편은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다시 그 노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어르신! 어르신이 제게 가르쳐주신 그 두 가지 행동에 담긴 뜻이 무엇인가요?”
노부부는 미소를 띤 얼굴로 이야기했다.
“이보게, 사람 사이라는 것이 마주보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지만 돌아서면 지구를 한 바퀴나 돌아야만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라네. 행복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네. 마주보지 않고 돌아서게 되면 그게 가장 큰 불행을 낳는 것이지. 자네는 아내의 머리를 빗겨주면서 관심 두는 법에 대해 배웠고, 부인은 자네의 넥타이를 매주면서 마주보는 법을 배운 것이라네.”
♥ 사랑의 표현 - 넥타이 매기와 머리 빗겨주기로 사랑을 표현하세요. 사랑과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일상의 사소한 행동들 속에서 태어난답니다. 매일매일 사랑하는 사람의 넥타이를 매주고, 머리를 빗겨주는 것은 서로의 거리를 좁혀주는 행위입니다. 심장에서 심장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서로의 체온을 나누기 쉬운 것처럼 마주보는 것, 함께 보는 것을 습관처럼 만들어 보세요. 상대가 얼마나 소중하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유통 기한
수진이는 잠에서 깨어 시계를 쳐다보았다. 새벽 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수진이니? 나 기훈이 오빠다.”
“누, 누구라고요?”
순간 시간이 정지해버린 듯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의 주인공은 수진이의 대학 시절 첫사랑이었다. 수진이는 동아리 선배였던 그를 생각하며 몇 날 며칠을 잠 못 이루었던 날들을 떠올렸다. 당시, 그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저 가슴앓이만 하면서 대학 시절 내내 그의 그림자만 바라보다가 결국 고백도 못하고 졸업한 뒤 그를 잊고 지냈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가던 그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아, 선배…. 어쩐 일이세요? 잘 지내시죠?”
“글쎄, 별로 잘 지내지 못한다. 미안하다. 자고 있을 시간인데…. 그런데 네가 갑자기 보고 싶어서 무턱대고 전화를 했다.”
“가영 선배도 잘 있죠?”
“나 가영이랑 헤어졌다. 벌써 2년 전이야. 그 후론 누구도 다시 만나기가 어렵네.”
한참 뒤 그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수진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하다. 그런데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이야. 수진아! 너라면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사실, 졸업 이후에 선배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남자 친구를 만났고 3년 째 그와 사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심장의 쿵쾅거림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던 터였다. 그냥 습관처럼 만나 저녁을 먹고, 의무적으로 전화를 하면서 둘만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정성껏 화장을 하고, 옷을 고르는 데에도 30분 이상 소요하던 시절이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졌다. 이젠 그에게서 하루 종일 전화가 없어도 별로 서운하거나 화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헤어질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런 와중에서 걸려온 선배의 전화는 그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수진이는 대학시절 자신이 좋아했던 선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창문 밖에서 ‘툭!’ 하는 소리가 났다. 놀라서 창문을 열어보니 볼이 발그레해진 남자 친구가 창문 밖에서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자기야, 나야! 오늘 회식이라 술 좀 마셨어. 그런데 오늘 자기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 거 있지. 그래서 이렇게 달려왔어.” 남자 친구는 쑥스러워하며 뒤에 숨기고 있던 분홍빛 장미 한 송이를 건넸다.
“너 주려고 사왔어. 수진아, 사랑해.”
그녀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식어 가는 줄만 알았던 심장이 다시 쿵쾅거렸다. 수진이는 한밤중에 걸려온 선배의 전화에 잠시나마 흔들렸던 자신이 몹시 미안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랑은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엔 보이지 않는 민감한 촉수가 달려 있어 사랑에 위기가 닥치면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다시 서로를 이어주는 마법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 사랑의 표현 - 예상치 않은 편지나 꽃을 선물해보세요. 사랑은 1년 6개월이 한계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어느 유명한 대학 연구소는 뇌에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이나 페닐에틸아민 같은 물질이 사랑에 빠지거나 사랑을 식어버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학적 설명에 이의를 제기하기가 힘들어서 그것을 인정한다면 삶은 얼마나 건조하고 허무해질까요. 사랑을 자기 것으로 당당하게 지켜나가길 원한다면 당신의 삶에 이벤트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벤트는 작은 노력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 하나 하나가 쌓이면 당신은 사랑의 기간을 몇 만 배나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이성도 감성도 아닌,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합니다.
부모에게
굿모닝 맨
일봇 훗카이도의 한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겨울 날, 마을엔 10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외부와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전기와 전화가 모두 끊겼다. 관광을 위해 마을에 들어 온 다른 지방 사람들과 근처의 소도시로 통학을 하던 학생들까지 며칠 동안 마을 안에 꽁꽁 묶여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외부 사람들은 몇 명씩 나뉘어 마을 사람들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치과의사인 스미모토 씨도 한 청년의 집에 묵게 되었다. 청년의 이름은 사토였다. 마을에서는 그 청년을 ‘굿모닝 맨’이라고 불렀다.
사토는 도시의 매연에 매우 취약한 호흡기질환자로 공기가 좋은 이 마을로 요양을 온 이방인이었다. 처음엔 어머니와 함께 왔으나 병세가 조금 호전되자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다시 도시로 떠났고, 혼자 남게 된 사토는 식물을 키우고 마을의 일도 도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사토는 폭설이 내린 날 아침에야 전화가 불통이라는 것을 알았다.
“스미모토 씨, 혹시 전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혹시 도루 씨네 가게에 있는 공중전화는 괜찮지 않을까요?”
“글쎄요, 혹시 모르니 같이 가 봅시다.”
스미모토 씨 역시 폭설로 이곳에 갇힌 이후로 가족에게 한 번도 전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화 통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도루 씨의 가게는 바로 산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산에서 쓸려 내려온 눈으로 공중전화부스는 절반 이상이 눈에 덮여 있었다. 그런데 눈을 걷어내고 수화기를 들자 ‘뚜우~’ 하는 반가운 신호음이 울렸다. 스미모토 씨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 지금 이곳에 폭설이 내려 마을에 갇혀 있어. 눈이 그치고 길이 뚫리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걱정하지마.”
“어머니! 사토예요. 오늘 여기는 눈이 많이 왔어요. 외지 사람들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상태에요. 저는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오늘 아침 기분은 좀 어떠세요? 저는 괜찮아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몸조심하세요.”
사토는 이곳에 온 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어야 할 나이에 병든 몸으로 어머니께 짐이나 되어 드리는 것 같아 항상 죄스러웠다. 그렇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어머니께 자신이 무사하게 잘 지낸다는 것을 매일매일 증명해 드리는 것뿐이었다. 사토와 스미모토 씨는 매서운 칼바람을 피해 집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직접 우려 만든 모과차를 나눠 마시고 다시 흩날리기 시작한 눈보라를 걱정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사토가 의자에서 힘없이 미끄러져 바닥에 쓰러졌다. 당황한 스미모토 씨는 사토의 몸을 흔들었다. 스미모토 씨는 황급히 응급처치를 한 후 침대에 눕혔다. 그러나 사토의 체온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멎고 말았다.
갑작스레 일어난 모든 일들이 혼란스럽기만 한 스미모토 씨는 가족의 연락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사토의 책상 위에 있는 수첩을 펼쳤다. 그때 수첩 안에서 연두색 봉투가 하나 떨어졌다. 사토가 오래 전에 써둔 듯 보이는 유서였다. ‘이 글을 제일 먼저 보실 누군가에게…. 저는 아무래도 가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가 이 조용한 집에서 갑자기 숨을 거둘지도 모릅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제 전화를 기다리시는 어머니가 걱정입니다. 제가 죽고 나면 누군가가 저를 대신해서 어머니께 매일 아침 전화를 걸어주셨으면 합니다. 어머니는 귀가 어두워서 사람의 목소리를 잘 분간하지 못하십니다. 제 어머니가 살아 계실 동안만 이 못난 사토가 살아있는 것처럼 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스미모토 씨는 그 날 이후부터 사토의 어머니께 매일 아침 안부 전화를 드리기 시작했다.
♥ 사랑의 표현 - 아침마다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해보세요. 우리의 인생은 짧습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안녕’이란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리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요. 갑작스런 이별은 아쉬움과 후회가 깊은 상처로 남기 쉽습니다. 매일매일 실천하며 사세요! 그 실천은 한 통의 전화로도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내 안부를 전해드리는 것은 작지만 소중한 ‘1분의 기적’입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미국 어느 기업의 입사 시험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회사는 이력서를 보지 않고 전원을 블라인드 면접으로만 선발하겠다는 입사전형을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모집 인원이 정해지지 않은 이번 채용은 같은 날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실시되었다. 10만 명의 지원자가 몰려 각 지사에서 개별적으로 면접을 진행하였다.
이 회사의 새로운 CEO로 영입된 마이클 클라우만은 침체된 경기에 혁신적인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일류대학 출신의 내로라 하는 인재들만 직원으로 채용했던 시스템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채용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존의 보수적인 임원들은 클라우만의 정책을 비난했지만 여론은 기업의 혁신적인 채용문화를 도입해야 한다며 클라우만의 편을 들어 주었다.
그런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 면접은 단 10초만에 끝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원자가 면접실에 들어가 면접관의 질문 한 가지에 대답을 하고 나오는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면접을 본 지원자들에 의하면 그 질문은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였다.
드디어 전국적으로 실시된 유래 없는 블라인드 면접이 7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마무리되었다. 과연 클라우만 사장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인재는 누구일까? 모든 언론은 클라우만 사장에게 집중되었다. 수많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그 결과가 공개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클라우만 사장은 학교에는 한 번도 다닌 적이 없을뿐더러 시골에서 농사만 지으며 살았던 빈센트라는 청년을 최종 합격자로 결정했다. 언론은 이 이례적인 사건을 톱기사로 앞 다투어 보도했고 주인공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빈센트는 시골에서 소를 키우며 사는 스물 세 살의 고아 청년이었다. 이 소식을 접하고 가장 당황한 사람은 다름 아닌 빈센트였다. 너도나도 지원하러 간다고 하여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 지원을 했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이 빈센트에게 물었다. “빈센트 씨! 가장 위대한 인물로 누구를 말씀하셨죠?” 모든 언론사의 마이크와 카메라가 빈센트를 향했다. 그러자 빈센트는 쑥스러운 듯 말했다.
“저는 고아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 가장 위대한 사람은 바로 부모님입니다. 저를 이 세상에 있게 한 장본인이니까요. 물론 부모님 없이 살아온 이 세상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면서 좌절보다는 성취가 더 많았습니다. 또 살아있는 게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지 사랑에 빠지면서 알게 됐지요. 이런 모든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부모님입니다. 저는 제 부모님을 미국의 역사 속 어떤 인물보다도 존경합니다. 내 역사는 바로 부모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니까요.” 취재를 마친 기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TV로 이 뉴스를 보고 있던 클라우만 사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홀로 기립박수를 보내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지. 내가 그 나이에 알지 못한 것을 벌써 깨닫고 있으니 말일세.”
♥ 사랑의 표현 -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 보세요.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정치가도 있고, 뛰어난 발명품을 만든 과학자, 오래오래 기억되는 예술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나를 낳아주지 않았다면 이 세상을 보는 나의 눈도,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는 두 귀도, 내 팔다리도 모두 이 세상의 것이 아니겠죠. 내 역사를 만들어준 사람, 그래서 내 역사상 가장 존경해야 할 사람은 바로 부모님입니다.
친구에게
성공의 기원
뉴욕의 보험 판매원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은 이번 달 실적이 몹시 안 좋았다. 이번에도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워터맨은 천신만고 끝에 계약을 하기로 한 손님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펜을 내밀었다. “자, 이제 계약서에 서명만 하시면 됩니다.” 워터맨은 흐뭇한 마음으로 고객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고객이 깃털 펜으로 막 서명하려는 순간, 갑자기 잉크가 떨어져 계약서가 엉망으로 번지고 말았다. 워터맨은 당황하며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깨끗한 새 계약서를 가지러 사무실로 갔다가 새 계약서를 가지고 와 고객에게 갔다. 그런데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와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보험 판매원이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의 고객과 계약을 마치고 있었다.
워터맨은 단순히 잉크가 떨어져 발생하게 된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너무나 분했다. 워터맨은 깃털 펜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잉크가 번지지 않는 펜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때 번개처럼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 일을 계기로 잉크가 내부에서 흘러나오도록 고안된 만년필이 보험외판원 워터맨에 의해 1883년 탄생했다. 그렇게 탄생된 만년필은 1세기 이상을 거치면서 지식과 품격을 상징하는 필기구로 자리잡게 되었고, 이때부터 우리는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마음을 담아 만년필을 선물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만년필은 중요한 계약을 자주 하는 비즈니스맨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의미 있고 소중한 선물로 사랑 받게 되었다.
♥ 사랑의 표현 - 친구가 취직했을 때 만년필을 사주어 보세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 의사결정권자 앞에는 항상 만년필이 놓여 있었습니다. 동독의 메지에르 총리와 서독의 콜 총리의 손에 쥐어진 것은 몽블랑 만년필이었고, 1970∼1980년대 졸업 및 입학선물의 대명사였던 파카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협정에서 아이젠하워 장군이 서명할 때 사용한 만년필입니다.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관계를 확정지은 베르사유조약을 비준할 때 테이블에 오른 워터맨은 1926년 세계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하고 비행일지를 기록한 찰스 린드버그의 손에도 쥐어져 있었습니다. 가장 절친한 친구가 취직에 성공해서 깨끗한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첫날을 기념하여 만년필을 선물해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쓰인 작은 편지도 함께 넣어보면 어떨까요? “친구야 앞으로 계속될 너의 성공이 내 작은 선물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축하한다. 그리고 정말 멋지다.”
흥부와 놀부의 자녀 교육
흥부와 놀부 형제는 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가지고 서로 다투었다. 놀부는 모든 재산을 다 가졌음에도 흥부 앞으로 남겨진 열 평 짜리 밭을 차지하기 위해 흥부를 괴롭혔다. 흥부와 놀부 형제의 다툼은 온 동네에 퍼졌고 급기야는 마을 훈장이 나서서 두 형제의 싸움을 말리기에 이르렀다. 흥부와 놀부의 자식들에게 글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훈장은 흥부와 놀부의 가족들을 불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였다. “어느 한 쪽의 양보가 필요하나 아무조건 없이 양보를 하라고는 할 수 없으니 내기를 하도록 하세나. 내기에서 이긴 쪽이 밭의 소유권을 갖도록 하는 걸세. 자네들이 이 문제에 팽팽히 맞서 싸우니 자네들의 자녀에게 기회를 주어 밭의 주인을 가리고 싶네.”
흥부와 놀부는 자신들이 아니라 자식들이 내기에 나선다고 하자 그 제안에 동의했다. 특히 놀부는 못 입고 못 먹고 자란 흥부네 자식보다는 자신의 자식이 더욱 현명하고 힘이 세다고 확신했다. 흥부 역시 비록 잘 먹고 잘 입히지는 못했지만 심성이 곱고 현명한 자식들이 있었기에 내심 자신이 있었다. 훈장은 이렇게 말했다.
“자네들의 자녀가 풀어야 할 숙제는 바로 이것일세. 내일 한시까지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한 명 씩 데리고 오게. 심사는 마을 사람들의 다수결로 결정을 내릴 걸세. 어떤가?”
약속한 시간이 되자 놀부의 아들이 먼저 과거에 급제한 유생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흥부의 아들은 아무도 데려오지 않고 혼자 왔다. 훈장은 우선 놀부의 아들에게 왜 그 사람을 데리고 왔는지 물어보았다. 놀부의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분은 무예, 학문, 사기 모두 출중하신 분으로 나랏일을 맡아서 하실 분입니다. 높은 자리에 계실 분임에도 미천한 저의 청을 기꺼이 받아들여 이곳까지 저와 함께 동행해 주셨습니다. 또한 어렵기로 소문난 과거를 단 한 번에 급제하신 신동이시기도 합니다.”
한편 흥부 아들의 대답은 이러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명한 사람은 바로 우리 아버지십니다. 세상에는 현명한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현명한 사람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 사실은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희 아버지는 큰 성공과 출세와는 거리가 멉니다. 욕심도 없고 착하기만 하셔서 갖고 계신 재물마저도 잃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희 아버지가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구나.”
“훈장님은 항상 저희에게 말씀하시길 경험을 통한 깨달음만큼 진실된 배움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루는 저희 아버지께서 밭에 무를 심으셨는데 야생 토끼가 갉아먹는 바람에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토끼에게 줄 먹이를 담은 망을 별도로 만들어 밭을 일구셨습니다. 또 한 번은 어머니가 품을 판 돈으로 마련한 농기구를 잃어버리셔서 밭을 일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나무의 곁가지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농기구를 만드셨습니다. 또한 깨진 장독대를 버리기는커녕 그것을 이용하여 야채 보관 창고로 이용하셨고, 호롱불이 꺼지자 병 속에 반딧불이를 넣어 저희에게 빛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실패를 통해 더 큰 깨달음을 얻었고, 그것은 저희에게도 역시 큰 깨달음이 되었습니다.”
“그럼, 네가 생각하는 현명한 사람은 어떠한 것인지를 정의내려 보거라.”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 인생이 있습니다. 성공만 한 사람은 실패라는 반쪽 짜리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으므로 반 밖에 인생을 살지 못한 것이지만 실패를 한 사람은 성공이라는 인생도 얻기 위해 실패를 견디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어차피 우리의 인생은 수없이 실패를 이겨내야 하는 것인 만큼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보다는 실패를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훈장과 마을 사람들은 흥부 아들의 말에 크게 공감하였고, 밭은 흥부의 것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 사랑의 표현 - 실패를 경험한 동료와 술 한 잔 기울이세요. 천재 과학자 에디슨은 1914년 12월, 67세 때 자신의 실험실이 불길에 휩싸이는 바람에 연구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에디슨은 폐허가 된 자신의 실험실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 모든 실패들이 날아가 버렸으나,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군.” 3주 후 에디슨은 축음기를 발명해 냈습니다. 세기의 과학자는 이렇게 자신에게 다가온 재앙을 발명으로 전환시켰습니다. 그것은 흥부의 아들이 말한 대로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그의 근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성공만 한 사람과의 술자리는 그의 자화자찬으로 끝나기 일쑤거나 그의 배경으로 인한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패를 경험한 성공담은 반드시 배울게 있습니다. 실패를 한 사람은 어떠한 일을 이룰 때 반드시 성공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패에 대한 대책도 함께 생각하는 법이지요. 동료 중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친구로 만드세요. 당신의 인생도 20% 정도 달라질 것입니다.
내 자신에게
외눈박이 물고기 닐슨
어느 연못에 외눈박이 물고기 샤링과 그의 아들인 외눈박이 물고기 닐슨이 살고 있었다. 샤링은 먹이를 구하러 나가 있는 동안 아들 닐슨이 잘 노는지 항상 걱정을 했다. 자신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다른 물고기들로부터 받은 상처와 놀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들 닐슨에게 만큼은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닐슨은 은빛물고기와 함께 다니고 있었다.
“엄마는 네가 은빛물고기와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요? 엄마가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라고 했잖아요.”
“은빛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물고기거든. 근데 너하고만 놀면 다른 물고기들이 너를 싫어할 수 도 있잖아.”
“아,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은빛물고기는 저 말고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없대요. 저는 은빛물고기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어요.”
샤링은 어른스러운 아들의 대답이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외눈박이라는 특이한 신체구조도 눈에 띄는데다가 은빛물고기까지 함께 다니면 다른 물고기들의 미움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은빛물고기와 비교되는 외모도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샤링은 연못에 사는 신령에게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닐슨이 연못에서 조용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렇게 자식을 믿지 못하나? 내가 알고 있는 자네의 모습이 아닌데.”
“신령님은 모르세요. 외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겨움을요. 두 눈을 가진 물고기들보다 위험을 이겨내야 할 수고가 두 배라고요. 그런데 이번엔 은빛물고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어요.”
“자네, 연못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시력이 많이 떨어졌군. 어떻게 자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것밖에 안 되나? 자네는 지금 눈이 아니라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자식을 바라보고 있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은빛물고기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을 지는 몰라도 늘 혼자라는 외로움으로 연못생활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네. 반면 자네의 자식은 비록 한쪽 눈을 가졌을지언정 그 친구가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호기심과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차 있지. 그래서 닐슨은 두 눈을 가진 다른 물고기보다 빛나는 눈동자를 가졌다네. 그 눈동자는 은빛물고기의 광채보다 더 빛나고 있어. 왜 어머니인 자네는 자식의 눈동자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가?”
“그래도 어미로서 닐슨에게 항상 미안해요.”
“전혀 그런 마음을 가질 필요 없네. 자네는 자식에게 외눈박이라는 장애를 준 것이 아니라 외눈박이 속에 들어간 아름다운 세상을 가져다 준 어머니일세. 어떤 눈을 가졌느냐보다는 눈 속에 어떠한 세상을 담느냐가 더 중요하거든.” 신령의 말을 들은 샤링은 그동안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본 아들의 눈에 대한 편견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 사랑의 표현 -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사랑의 표현입니다. 희망으로 가득 찬 세상, 희망이 전혀 없는 세상, 희망이 있기는 한데 자신의 몫이 아닌 세상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에는 세상이 어떻게 보이나요? 첫 번째, 희망이 없는 세상으로 보이면 자신이 찾으려고 하는 행복의 크기가 너무 커서이고, 두 번째, 희망이 있기는 한데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코앞에 있는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서입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으로 가득 찬 세상으로 보이면 자신이 가져야 할 행복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희망은 늘 우리 주변에 같은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기까지는 고정관념과 편견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 자신을 관찰해보세요.
책 마을의 헛된 가르침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산사가 있었다. 이곳엔 스님들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모셔온 지혜로운 성인들이 가득했다. 한 스님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큰스님이 가르쳐 준 책의 마을로 떠났다. 스님이 책의 마을에 도착하자 훈장이 마을 사람들에게 예절과 책략에 대해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논과 밭, 심지어 아이들의 놀이터인 마을 광장에서까지 책을 읽고 있었다. 저녁에 마을 동산에서 잔치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들은 스님은 저녁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이윽고 날이 저물자 마을 사람들은 각자 집에서 마련한 음식과 동동주를 들고 동산으로 모여들었다. 동산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스님은 물을 길어오던 한 청년에게 물었다.
“이곳에는 왜 이리 사람이 많소?”
“오늘은 옆 마을 사람들까지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이는 날입니다. 매달 중순이면 우리 마을과 옆 마을이 함께 잔치를 벌이죠.”
스님은 청년의 말을 듣고 의아했다. 책 마을의 옆에는 바보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곳으로 잔치를 하러 온 바보 마을의 사람들 표정은 한결같이 여유롭고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오히려 책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초조함과 헛된 자만심이 가득했다.
스님은 사람들과 축제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바보 마을에서 가져온 곡식과 야채들은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운 반면, 책 마을에서 내놓은 음식들은 오래된 음식들을 가져온 듯 맛도 없어 보이고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때 책 마을의 한 농사꾼이 훈장에게 꾸지람을 들었는지 투덜대며 걸어왔다. 스님은 그 농사꾼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곳은 책의 마을이라고 들었습니다. 책의 마을 사람들이 한결같이 책을 들고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왜 혼자 여기에 나와 계십니까?”
“책이라고요? 책 좋아하시네! 책을 끼고 산다는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못한 바보 마을 사람들을 데려다 지식 견주기로 자신감을 얻고, 집에서도 먹기 힘든 음식을 가져와 잔치를 벌인답니까? 에휴, 내가 그것만했어도 이런 수모는 안 당하는 건데.”
농사꾼의 말을 들은 스님은 이 잔치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스님은 큰 실망을 하고 이 마을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에게 바보 마을에서 온 아주머니가 삶은 고구마를 내밀었다.
“배도 고프실 텐데 길을 떠나시면서 요기라도 하시죠.”
“고맙소. 마음씨가 고우신 아주머니시군요. 그런데 왜 이곳까지 와서 잔치를 하시나요?”
“네. 저희는 이곳에 오면 하나씩 배움을 얻고 갑니다. 그것 때문에 오는 것이죠.”
“그래요? 여기서 뭘 배우셨습니까? 어디 들어나 봅시다.”
“자신을 망치는 말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오늘 이곳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이 ‘내가 ~ 했더라면’, ‘그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 섞인 말들이었습니다. 매번 잔치 때마다 이곳 훈장님은 마을 사람들이 책을 잘 읽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을 보는데 그때마다 훈장님을 뵙고 나오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이었습니다. 오늘 배운 깨달음을 집에 돌아가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스님은 마을 어귀에 있는 대청마루에 앉아 책을 마을을 다녀간 소감문을 이렇게 적었다.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청년의 꿈이 되며, 노년의 즐거움이 된다. 그러나 책 속의 뜻을 가슴으로 읽지 못하면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바보 마을 사람들을 데려와 자신의 지식을 확인하려던 훈장부터 참된 지도자가 아니며, 마을 사람들은 자신이 익히지 못한 배움에 대한 반성보다 ‘진작에 했더라면’, ‘그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후회들로 진정한 배움의 가치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곳은 다음해부터는 바보 마을로 가서 잔치를 치러야 할 것이다.’
♥ 사랑의 표현 - 신중히 결정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도 사랑의 표현입니다. ‘∼했더라면’, ‘내가 만약 ∼라면’이라는 말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나요? ‘∼라면’이라는 가정법은 달콤한 도피처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을 망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정법은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허황된 가정으로 지금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뜻도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물어서는 안 될 질문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쩌지?’, ‘왜 하필 나야?’, ‘내가 그럴 줄 알았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후회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한 후에는 후회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