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청 차량반 - 이상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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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청 이상홍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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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청 차량반 운전원으로 근무하는 이상홍(48)씨는 지난해부터 2년째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어 주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씨는 최근 대한노인회 충주시지회를 찾아가 자신이 만든 가볍고 질긴 명아주 지팡이 300개를 전달했고 지체장애인협회에도 50개를 전달했다. 시청에서 14년째 운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명아주 지팡이가 값이 비싸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 직접 명아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 공터에 명아주를 파종, 재배했으나 경험이 부족해 실패하자 지난해 다시 모종을 한 뒤 주말을 이용해 밑거름을 주고 지주 대를 설치하는 등 관리에 정성을 기울여 지난9월 수확해 손질을 하여 매년 300개씩의 지팡이를 만들어 노인회에 기탁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명아주 지팡이는 명아주를 수확한 뒤 줄기를 삶고 표피와 옹이 등을 제거한 뒤 다듬고 4~5차례 칠을 입혀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나 그는 묵묵히 이 일을 해 오고 있다. 이씨는 “명아주 지팡이를 받은 노인들이 기뻐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면서 “앞으로도 매년 효도 지팡이를 만들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 우들에게 전달할 생각”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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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어 노인 분들에게 드리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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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통령이 노인 분들에게 명아주 지팡이를 하사하는 것을 우연히 언론을 통해 알게 된 다음부터 내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마음을 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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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명아주란 어떤 식물인지 좀 설명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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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아주란 논밭뚝, 밭, 과수원, 초지, 잔디밭, 도로변, 공한지, 인가주변에 흔히 있는 1년생 잡초로서 잎이나 줄기를 태워 불에 덴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였으며, 명아주를 태운 잿물은 사마귀를 죽이는 데도 좋다고 한다.
옛날에는 나이 80세가 되면 청려장이라 하여 지팡이를 만들어드렸답니다. 명아주 지팡이는 가볍기도 하지만 장수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짚고 다니면 신경통이나 중풍에도 효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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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일을 하시는데 어려운 점이나 현재까지의 사항을 좀 이야기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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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같이 크니까 사람들이 생활주변에서 키우는 것은 싫어하므로 되도록이면 밭 같은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키워야 하니 자연 외진 곳에서 재배해야 하므로 관리 등에 불편함이 있는 점은 사실입니다.
2002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매년 300개씩의 지팡이를 만들어 600개의 지팡이를 대한노인회 충주지회에 드렸으며 장애인단체에도 금년에 50개를 드렸으나 한해 300개의 지팡이래야 충주시에 현재 444개의 노인회가 있으니 1개 읍, 면, 동에 12개씩밖에는 드릴 수 없으니 미미한 숫자라 죄송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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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혹 선생님과 같은 뜻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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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에 수확을 하여 찐다. 2. 껍질을 벗겨 옹이등 나무를 다듬은 다음. 3. 니스나 카슈로 칠을 4~5회 하는데 카슈가 좋습니다. |
보통사람 이상홍의 600개 지팡이가 이뤄낸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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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돌맹이도 약에 쓸 수 있다는 말이 있듯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존재 의미와 쓸모가 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명아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이상홍 씨의 풀빛인생은 그래서 더욱 따뜻하기만 하다.
아스팔트가 거리를 뒤덮은 요즘엔 집 앞에서 잡초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어릴 적 기억을 조금만 되살리면 집 앞 공터, 도로변, 도랑 등의 길가에 여름이면 무성히 자라나던 푸른 잎들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명아주라는 풀이 있었다는 것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다할 이름 없이 ‘잡초’라고만 불리지만 저마다 각자의 이름이 있고, 각각의 쓰임이 있듯 명아주 역시 마찬가지다. 억센 줄기와 유난히 푸른 잎을 가진 명아주는 생명력이나 번식력이 매우 좋은 식물로 환경이 좋을 때는 굵기가 3cm, 높이 2m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며 그 줄기의 단단함은 나무와 같을 정도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명아주는 지팡이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는데 명아주 지팡이는 예전부터 나이 80이 넘은 어르신에게 ‘청려장(靑藜杖)’이라 하여 장수를 기원하여 선물로 드리곤 했다. 그러나 눈 여겨 보지 않는 이에게 명아주는 영락없이 농사를 망치는 귀찮은 잡초에 불과하다. 명아주 지팡이를 직접 만들려는 결심을 하기 전까지 충북 충주 시청 차량반 운전원인 이상홍(46세) 씨에게도 명아주는 잡초에 불과했다.
잡초에서 대통령 하사품인 청려장으로 지난 11월 21일 충주시지회에는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명아주 지팡이 300개가 그것. 5년 전부터 명아주를 직접 재배하여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한 이상홍 씨가 두 달여 간 마을 어르신들에게 나눠줄 요량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다. “신니면 면사무소에서 근무할 당시에 정부가 100세 어르신에게 주는 대통령 하사품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명아주 지팡이였죠.” 1990년부터 운전원 생활을 하던 그가 명아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대통령 하사품인 청려장을 보고 명아주가 지팡이로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청려장의 가격이 너무 비싸 어르신들이 가질 엄두조차 못 낸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결국 지팡이를 만들어 본 적도, 명아주를 키워본 적도 없었지만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우선 명아주를 키울 수 있는 땅을 찾아 나섰다. 마침 종가 소유의 공한지 600평을 빌릴 수 있었고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려고 한다는 그의 뜻을 이해한 친척들은 아무 대가 없이 땅을 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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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명아주 재배를 시작한 첫 해에는 한 개의 지팡이도 만들 수 없었다. 명아주의 키가 너무 웃자라 바람에 줄기가 부러지고, 재질도 물러져 못쓰게 된 것이다. 잡초도 초보자를 알아 보는 법인지,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는 잡초라 하지만 막상 직접 재배를 하려고 하니 쓰임새에 맞게 명아주를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한 해 농사(?)를 망친 그는 실패 요인을 교훈삼아 다음 해를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비싼 수업료로 치른 셈이다. 이듬해 4월부터 부지런히 밭과 들로 다니며 약 1,500여 개의 어린 명아주를 채취한 그는 공한지에 그것을 다시 옮겨 심고 밑거름을 주고 순자르기, 잡풀제거, 지주대 설치 등 명아주 밭 관리에 온 정성을 쏟았다. 일단 뿌리가 땅에 내리기 전까지는 그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했기에 일주일에 두어 번은 온종일 명아주 밭에서 살아야 했다. 그의 정성 덕분이었는지 다행히 명아주는 무럭무럭 자라 주었고 그해 9월에는 처음으로 지팡이를 만들 수 있을 만큼 건강한 명아주 줄기를 얻을 수 있었다. “특별히 손재주가 있어서 만드는 건 아니에요. 만드는 방법은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리 복잡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기에 이만큼이라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까지 총 1,000여 개에 이르는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었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은 그 중 20%에 불과하다며 명아주 지팡이를 노인회에 전달한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주변의 관심에 손사래를 치는 그. 그러나 일년 내내 정성들여 키운 명아주도 그렇거니와 이를 지팡이로 만들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만만치 않다. 우선 밭에서 걷어들인 명아주 줄기는 4~5시간 동안 삶아 껍질과 옹이를 모두 제거한 후 건조시켜 사포로 표면을 부드럽게 손질해 지팡이의 외형을 완성시킨 다음에 4~5차례의 옻칠을 해야 한다. 옻칠이 끝난 지팡이에 형광물질을 칠하는데 이는 밤에도 지팡이가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의 세심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땅을 짚을 때 지팡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 패킹을 지팡이 끝에 일일이 끼운다. 아내와 아이들이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혼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 그는 올해도 두 달 동안 꼼짝없이 지팡이 제작에 매달려야만 했다.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
겨울이 되어 검불만 무성해진 그의 명아주 재배지. 혹여 명아주 씨앗이 날려 인근 농사에 피해를 줄까 싶어 예전에 쓰레기 매입지로 사용하던, 농경지와는 거리가 먼 이곳에 재배지를 둔 그는 요즘 마음이 급하다. 올 농사를 위해 겨울 안에 쥐불을 놓아 재배지를 정돈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직접 씨를 뿌려 재배할 계획인 그는 그나마 지난 가을 명아주 씨를 이미 확보해 놓아 마음 한켠이 든든하다. 그런데 얼마 전 그는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울산에 있는 어떤 장애인이 자신도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고 싶다며 명아주 씨를 얻고 싶다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유명한 꽃이나 나무가 아니니 씨를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제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너무 요란하게 알려진 것 같아 더 민망해요. 이왕 이렇게 알려졌으니 이번 일을 기회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지팡이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10년째 매일 아침 산불관리 및 시청직원 출장 등의 차량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이상홍 씨. 시간이나 경제적인 여유가 많을 리 없지만 그는 자신의 호주머니 돈을 털어 어르신들을 돕는 것을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더 튼튼하고 좋은 지팡이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평소에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조금이나마 경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게 돼 시작한 일일 뿐이라는 이상홍 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정작 자신의 부모님은 돌아가셔 그가 만든 지팡이를 드리지 못한다는 것. 대신 동네 어르신들을 자신의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지팡이를 만드는 데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난 해에는 태풍 매미 때문에 수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또 지주대를 제때 세워주지 못해 곧게 자라지 못한 것도 있고, 손잡이 부분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지 않은 것도 많고요.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죠.” 이젠 제법 기술이 늘어 명아주 줄기가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게 만들 수 있는 요령도 알게 되었다는 이상홍 씨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명아주 지팡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2년 동안 쌓았으니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배움도, 재산도 그리 많지 않은 이상홍 씨. 남에게 베푸는 그의 마음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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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명아 ·사진|신규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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