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체육대회에 참가하면서...
재경구포구명초등학교 동문회
회장 박 태 희
내가 살던 곳을 두고 멀리 떠나 올 때
산천만 두고 온 것이 아닙니다.
골목골목마다에 서린 어릴 적 친구들의 손때 묻은 추억들도,
속속들이 사무친 이웃들의 인정도 그냥 두고 왔습니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란 말이 있다지만
이제 타향에 산지 이리 오래 되었으면
살기 편하고 익숙해진 이곳에 정붙이고 살 법도 한데
이곳이 고향이고 옆집이 이웃이고 동네가 마당일 법도 할 텐데,
사람을 골라서 만나고 옆집을 가려서 알고 지내고
모른 척 해야 할 이웃들을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서울은 아직도 먼 나라일 뿐 고향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뿌리내리지 못한 채 잊고 살고 모르고 살다가도
어쩌다 우연히 구포소식을 들을 때나
오늘처럼 이렇게 구포에 내려와서야 비로소
넋 놓고 퍼져 앉아 고향을 마십니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듯이 이곳도 옛날의 구포가 아닙니다.
산도들도 개천도 변하고 내가 걷던 거리도 만나는 사람도
온통 낯설기만 하지만
그나마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옛 모습 몇몇이 아직 살아 숨 쉬며
눈물겹게 고향 구포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이곳을 찾지 못하더라도
설령 세월이 흘러 여기가 온통 변해버렸다 해도
변하지 않을 하나 그 하나가 있는 날까지
우리는 해마다 때가 되면 고향을 찾을 겁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듯이 내년에도 그럴 테지요.
변하지 않을 그 하나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손잡고 서있는 날이 멈추지 않는 한
고향은 영원히 우리를 이어주는 핏줄이며 원천이니까요.
오늘 하루 즐겁고 신나는 한마당 놀이 속에서
모처럼의 회포도 나누면서
뜨겁게 맞아주신 고향사람들에게 함께 오지 못한
모든 재경동문들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있고 고향이 있다고......
오늘을 위해 애써주신 총동창회 회장님과
집행부 임원여러분의 노고와 세심한 배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내년 이맘 때 건강한 이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우리함께 다 같이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5월 18일
첫댓글 공지글에 댓글 달아주십시요..보관관계상..죄송합니다..똑같은글 공지글을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