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기운빠질 일만 생기는 아침이다.
얼마 전 서울시가 교회에 작은도서관 100개를 만드는 협약을 했다고 해서 기가 막혔는데
이번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작은도서관을 협동조합형으로 만드는 일에 컨설팅을 하겠다고 한다.
작은도서관이 민간에서 시작된 활동이고 처음엔 '도서관'이라는 의미보다는 책이 많은 좋은 문화공간의 의미로 시작되었다 할 지라도 '도서관'으로 인식한다면 전체 도서관 정책 속에서 어떻게 수용해나가고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작은도서관이 도서관으로 유의미하고 그래서 전체도서관 그림 속에서 한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건 나 혼자 착각이었나 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니네가 만들어서 니네가 알아서 운영하라는 건가 보다. 정부나 지자체는 조금 보조해줄테니. 조금 지원해줄 테니...
작은도서관을 대안학교처럼 생각해선 안 되고, 그렇게 생각하게 해서도 안 된다.
작은도서관의 미래를 '지역아동센터' 역사처럼 가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끼리 즐겁게 할테니 인정하기만 해.'도 아니어야 하고 '좋은 일을 민간에서 하는 거니 지원해.'도 아니어야 한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더 길게 보면 작은도서관의 미래는 공공의 영역이어야 한다. 물론, 지금 하는 말은 모두 '과도기'와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과도기'와 '과정'은 이제껏 작은도서관 운동을 함께해온 사람들과 함께 그려나가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작은도서관 운동을 해온 사람들은 '내 도서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공공도서관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오는 지원을 바라고 지금 당장 모습만 생각하면 결국 작은도서관은 전체 공공복지시스템 안에 쑥 들어가 전체 복지영역에서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갈 대상이 아닌 뚝 떨어진 다른 영역처럼 생각하고 운영되고 '관리'만 당해지는 '지역아동센터 역사와 같은 과정을 겪을 지도 모를 일이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분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지금 지역아동센터나 활동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 복지시스템안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지역아동센터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물론, 이 말이 민간작은도서관이 모두 공공으로 들어가 분관화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일본 도서관 역사에서 '가정문고'가 그래왔던 것처럼 가정문고에서 시작된 '사람 중심으로 고민하고 운영되는 도서관 철학. 독서운동 철학'과 '책읽어주기'같은 실천활동이 '도서관의 가치철학'이 되어 자연스럽게 공공으로 흡수되고 가정문고 활동가들은 그 과도기를 천천히 함께 겪은 뒤 여전히 공공도서관에서 일하거나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고, 그 가운데에는 동경어린이도서관처럼 '사립' 형태로 운영되는 도서관을 만들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생기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또, 아직도 여기저기서 작게 운영되는 가정문고처럼 그렇게 활동하게 되어도 좋을 거고 사실은 나도 나중에는 이렇게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도서관 운동 역사는 일본처럼, 사서관리 제도와 도서관시스템은 미국처럼 되면 참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인데 그런 거 다 접어두고라도, 공공의 영역 안에서 고민하고 미래를 그리며 함께 만들어가야할 작은도서관의 미래를 갯수에만 휘둘리거나 당장 지원을 해주는 형태로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쓰다보니 더 갑갑해진다. 모르겠다. 난 애도 없고, 그렇다고 공무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잘 살지도 않는 주제에 무슨 말이 이렇게 많은가 싶다. 그냥 다 접고 혼자서 고즈넉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 도서관활동가라고 말하는 것도 부끄럽고 마치 나만 잘난 것처럼 잘난 척하면서 사는 것도 우습다.
이렇게 혼자 집 앞 나무에 까치가 집 짓는 거나 구경하면서 딩굴딩굴 책 보고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얼굴 보고 웃어주면서 훠이훠이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게.
첫댓글 도서관을 알게된 이후부터 아주 조금씩 자라고 있음에 감사한하루를보내고있어요.관장님 힘내세요..
깊은 속사정도 모르면서
힘내세요하기 참 죄송하지만 그래도요 관장님 힘내세요~~~
관장님 옆에서 저도 뒹굴거리며 수다떨다 책보고..그러고 싶네요 예준이랑 주연이랑 다른 아그들이랑...
같이 끼워주세용
출근길.. 관장님 글 읽고 눈물납니다.
그래도 힘 내셔용~
관장님~힘내세요^^ 관장님 한분을 믿고 따라가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있잖아요. 잘은 모르겠지만 작은 도서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운영하는 분들이 시작에 있어야지만 나중 우리 아이들 세대엔 제대로된 결과를 볼수있을거라 믿습니다. 아자~아자!!!^^
관장님을 알고 배우 면서,함께 하면서 제 삶이 참 풍성해졌답니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포함 해서요. 대의를 생각 하면 참 복잡합니다. 그러나 관장님을 통해서 제2,제3...의 들꽃이야기어린이 도서관이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뜻을 품고 계시기에, 그 명분으로 여기까지 오셨기에, 반드시 좋은 열매 맺을 거라 믿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을 관장님을 바라는 제자들과 함께 이겨나가길 ...
힘내셔야 합니다.♥
참 속상한 일인것같아요... 안타깝구요...
그치만관장님이 있어서 저희 같은 엄마들이 힘을내고 열심히 배우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주세요^^
요즘 관장님만나서 올바른 역사에 그림책에 아이도 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힘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