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도 입버릇처럼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고 외쳐온 당신. 새해에는 생각만 하지 말고,떠나자! 다음은 부산일보 위크앤조이가 부산지역 답사단체와 여행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선정한 '2007년 월별 추천 여행 리스트'. 꼭꼭 숨겨진 여행지보다는,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인기 여행지들과 부산에서 멀지 않은 지역들이 주로 추천됐다.
해질 무렵 순천만의 풍경.
1월 태백산 눈축제
추천에 참여한 단체 4곳 중 3곳이 강원 태백을 새해 첫 여행지로 꼽았다. 1월에는 큰 맘 먹고 강원도 여행을 떠나보는 보는 것도 좋을 듯.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태백산 도립공원과 황지연못 일원에서 태백산 눈축제가 열린다. 하얀 설원을 감상하고 진짜 눈 위에서 눈썰매도 탈 수 있다. 눈조각 전시를 감상하며 눈 구경도 실컷하고,가족과 함께 눈사람도 만들어 보자.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설산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특별 편성된 '태백산 눈꽃·눈썰매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 부산역 출발 평일 기준 5만9천원. 문의 한국철도공사 부산지사 051-440-2174.
2월 순천만
지난해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은 여행지로 손꼽히는 전남 순천만. 지난 10월 축제 때에만 13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2월을 노려보자. S자 물길 위로 지는 일몰 감상에는 1~2월이 적기이기 때문. 계절마다 해가 지는 방향이 다른데,1~2월에는 S자 물길의 중앙으로 해가 똑 떨어진다고 한다.
'2007년에는 멋진 작품 사진 한 장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카메라와 삼각대 지참은 필수.
제철을 맞은 꼬막 정식을 맛보고 싶은가. 시청 근처 벌교회관(061-743-0669)이 순천시가 추천한 맛집이다. 1인분 1만원.
3월-의성 산수유마을 & 4월-벚꽃여행
군항제로 유명한 진해 벚꽃.
3월 의성
산수유마을연분홍 매화와 샛노란 산수유꽃이 손짓하는 3월. 전남 광양과 구례도 좋지만 올해는 경북 의성 산수유 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사곡면 화전리에 있는 '산수유 꽃피는 마을'은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마을. 10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의 산야에 100년 이상된 산수유 나무 수천 그루가 있어 마치 화석 같은 느낌을 준다는 평이다.
마을 인근에 통일신라시대 탑인 탑리 오층석탑(국보 제77호)이 있다. 단촌면 구계리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681년) 때 의상조사가 창건하고,이후 최치원이 중건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깊은 사찰이다.
4월 벚꽃여행
부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름난 벚꽃 여행지가 많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경남 하동 십리 벚꽃길도 좋고,군항제가 열리는 진해도 좋다.
조금 덜 붐비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사천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듯. 벚나무 수백 그루가 자라고 있는 용현면 선진리 선진공원은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어 전망이 좋다.
부산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이면 가 닿는,천년고도 경주 역시 4월이면 벚꽃이 만발한다. 대릉원 돌담길,보문단지,국립경주박물관과 반월성 주변,김유신 장군묘 입구 등 가는 곳마다 핑크빛 유혹이 넘쳐난다. 야경이 아름다운 밤 벚꽃놀이도 추천할 만하다.
5월 문경 봉암사 & 6월 포항
1년에 하루 문을 여는 문경 봉암사.
5월 문경
봉암사일년에 단 하루만 문을 여는 경북 문경 봉암사. 수행자들이 참선하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석가탄신일에만 개방된다. '올해는 베일에 쌓인 이 절을 꼭 보고야 말테다' 하는 사람이라면 석가탄신일에 맞춰 봉암사를 찾아보자.
이번 석가탄신일은 24일 목요일. 25일 하루를 휴가 내면 무려 4일을 쉴 수 있는 황금 연휴의 기회다. 아이들과 함께 문경 일대를 찬찬히 돌아보는 건 어떨까. 절에서 약 8㎞ 거리에 석탄박물관이 있다.
문경새재와 SBS드라마 '연개소문', KBS드라마 '대조영' 촬영장 등도 좋은 구경거리가 될 듯하다.
6월 포항
현충일이 있는 6월. 임진각이 있는 경기 파주, 신미양요와 운요호 사건의 무대였던 인천 강화도, 노동당사가 있는 강원 철원 등이 대표적인 호국보훈의 달 여행지로 손꼽힌다.
올해는 가까운 경북 포항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북구 용흥동에 가면 국내 유일의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을 볼 수 있다. 지난 2002년 기념관이 들어선 용흥근린공원(일명 탑산)에는, 이밖에도 지난 57년 건립된 전몰학도 충혼탑과 79년에 세워진 포항지구 전적비가 있다.남구 오천읍 해병 9227부대(054-290-3181~3) 내에 있는 일월지(日月池)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연못이다. 일주일 전에 부대에 협조를 구하면 둘러볼 수 있다.
7월 밀양 & 8월 담양 소쇄원
7월 밀양
올해도 '꿈같은 한여름 밤'이 경남 밀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문화생활과 피서를 함께 즐기고 싶다면 밀양연극제를 놓치지 말 것. 밀양연극촌 측은 "예년과 같이 7월께 제7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은 폐교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추억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보통 오후 6~10시에 연극 공연이 펼쳐지고, 그 전후로 야외카페 앞 무대에서 프린지 공연이 펼쳐진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밀양 얼음골과 호박소, 영남루 등을 둘러보며 더위를 식혀도 좋을 듯.
경남 거창 수승대 일원에서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도 27일부터 8월 15일까지 20일간 열린다.
8월 담양 소쇄원
지난해 영화 '가을로'에서 빼어난 가을 풍경과 설경을 자랑했던 소쇄원은 여름에도 아름답다. 소쇄원 주변을 흐르는 냇물을 예전에는 '자미탄(紫薇灘, 백일홍 꽃 핀 여울이란 뜻)'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8월 말이면 만발한 백일홍의 붉은꽃을 만날 수 있다.전남 담양에는 소쇄원 외에도 식영정, 환벽당, 취가정, 명옥헌 등 이름난 정자가 많다. 백일홍과 어우러진 정자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도 가능하다. 죽녹원, 대나무골 테마공원에서 싱그러운 여름 대숲을 함께 보고 와도 좋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산책과 대나무 통밥 맛보기도 담양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9월 고창 & 10월 안동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참석한 외국 공연팀.
9월 고창
전북 고창은 봄과 가을이 아름다운 여행지다. 선운사의 붉은 동백과 학원농장의 청보리밭이 한창인 봄도 좋지만, 가을꽃 여행도 특별하다.
9월이면 선운사 계곡에 무리지어 피는 빨간 꽃무릇. 꽃과 잎이 따로 피는 데다가 왕관을 얹은 듯한 우아한 모양새가 남다른 꽃이다. 학원농장에 흐드러지게 피는 하얀 메밀꽃은 어떤가. 이효석의 고향이면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알려진 강원 평창의 봉평 못지 않은 풍경을 자랑한다.
고창읍성, 판소리박물관, 미당 시문학관 등 주변 볼 거리도 많다. 풍천 장어와 함께 맛보는 복분자주 역시 고창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10월 안동
6년 연속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최우수 축제로 뽑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보고 싶은 이라면, 달력을 펼쳐들고 미리 표시해 두기 바란다. 올해는 9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 간 '신명나는 탈춤 살맛나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2007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행사가 열릴 예정.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직접 관람하고 하회마을을 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국내 각 지역과 지구촌의 전통탈춤 공연을 비교해 보며 문화의 다양성 속에 숨겨진 만국 공통의 신명을 느껴보자.
탈 만들기, 탈춤 배우기 등 체험행사와 마지막 날 열리는 달집 태우기 행사 참가도 특별한 경험이 될 듯.
11월 함양 상림 & 12월 철새 도래지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들.
11월 함양 상림
11월 초면 전북 정읍 내장산, 전남 장성 백암산 백양사 등 남도지방에 단풍놀이가 한창일 때다.
함양 상림은 최치원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으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 천연기념물(제154호)로 지정돼 있다. 단풍이 한창인 제철에 찾아도 크게 붐비지 않는 숨은 명소로, 나뭇잎이 지기 시작하면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재미가 있다.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인 지안재와 변강쇠와 옹녀가 지리산으로 들어갔던 길로 알려진 오도재를 넘어 서암정사에 다녀오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12월 철새 도래지
2007년 하반기에는 조류독감 걱정 없이 철새 도래지를 여행할 수 있을까? 12월에는 겨울철새들을 만나러 가자. 충남 서산 천수만과 전북 군산의 금강하구로 가창오리의 군무를 보러 가도 좋고, 강원 철원으로 두루미와 독수리를 만나러 가도 좋다. 부산 을숙도는 겨울이면 우아한 고니떼들의 출현으로 '백조의 호수'로 변한다.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도 부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철새 도래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니(제201호), 재두루미(제203호), 노랑부리저어새(제205호) 등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