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경쟁을 벗어나는 세 가지 방안
-열린(자율)학교체제, 열린(자율)교육과정운영, 수행평가전면실시-
김 두루한(전 신목고/현 경일고 교사)
1.머리말
일반적으로 시험이라고 하는 평가의 뜻은 무엇인가? 학생부(내신)의 문제는 수시란 입시 상황과 맞물려 있기에 과목 석차 등급 산출 등을 요구하는 이제까지의 학생부 교과 평가 방식을 어떻게 봐야할까? 평가는 다음 4가지로 말할 수 있다.
(1)
㉠ 교사의 자기반성적 자료로 사용한다.
㉡ 가정에서의 개별학습 지도 자료로 활용한다.
㉢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한다.
㉣ 학습과정에서 상호간의 협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평가(시험)는 본래의 목적에 합당하도록 교육적 활용을 할 때 가치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입시의 굴레에서 신음하며 그 부담은 커질 대로 커져 있다. 등급제인 '학생부'와 '수능'을 치르면서도 별도의 대학별 전형을 치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체계적 ‘진로 상담’을 내세우지만 막상 '진학' 단계에서 대부분 적성과 소질을 살리기가 어렵다. 예컨대, 수능 반영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최소 자격 기준 적용이나 영역별 점수 반영을 대학에서 한다고 했지만, 수능시험 점수 차이로 ‘눈치’에 따라 일생의 전공 학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경쟁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 입시 경쟁을 벗어나는 참다운 학생 평가 방안을 밝히고자 한다.
2. 수능 폐지인가, 보완인가
현행 수능처럼 국가(교육과정평가원)가 주도하는 것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이를 두고 자격고사 수준으로 전환하여 보완하자는 견해가 있다. 정책의 연속성과 제도의 정착가능성,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평가형(백분위 등) 체제로 당분간 유지하자는 견해다. 예컨대, 고교 졸업과 대학 입학 자격고사를 겸한 시험으로 역할을 하되 현재처럼 타당성이 낮고 폐해가 클 경우, 등급은 합(pass)/부(fail)나 최저학력기준(5등급)으로만 활용하거나 1인당 과목 수를 줄이고 선택과목화(예컨대 ‘경영학과’는 <수학>과 <경제>만 반영)하는 전형 방안이 있다. 아울러 5지선다형 체제는 높은 교육열과 그에 따른 경쟁이 치열한 한국적 특성상 객관성 시비를 피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행 국가 주도 객관식 수능 시험은 폐지해야 한다. 당장 우리 현실에서 현행 수능은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현행 수능은 국가 주도의 영향으로 수십 만명을 대상으로 한 객관식 문제 형태를 벗어날 수 없어서 해마다 오류 파동을 겪고 있지 않은가? 또 현행 수능은 ‘표현’(말하기나 쓰기) 능력을 제외한 ‘이해’(듣기나 읽기) 능력 측정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수능'으로 참다운 대학수학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본다. 도대체 대학수학능력의 핵심이 무엇인가? 올바른 판단력을 갖고 풍부한 정서를 바탕으로 세상 이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구체적으로 이해력(듣기와 읽기)을 바탕으로 표현력(말하기와 글쓰기)을 가지는 것이 기본 능력이라 할 것이다.
그러면 학생의 적성이나 취미, 소질에 걸맞게 진로(학) 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대학 스스로 참다운 수학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바탕에서 ‘학력’이 아닌 ‘능력’을 살리려면 대학입시제도를 근본으로 개혁하여 고등학교 교육(배움)과정의 운영을 제대로 하면서 완결성을 갖추도록 한다. 이처럼 교교 교육(배움)과정이 교양교육의 기초를 다지도록 하면 자연스레 대학수학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현행 고등학교의 학생부(내신) 제도도 폐지하고 수행평가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 수능 폐지 없이 ‘수행 평가’를 적용한다면 수행 평가의 문제점이 더욱 극심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학생부(내신)의 문제는 수시란 입시 상황과 맞물려 있기에 과목 석차 등급 산출 등을 요구하는 이제까지의 학생부 교과 평가 방식도 폐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