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전 대구대학교 총장“가장 위대한 경영자는 4천년전 피라미드 건설 감독자”
현대경영학의 구루(guru·큰스승)인 피터 드러커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영자(manager)는 누구였습니까?” 질문자는 예수나 부처라는 답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혹은 석유왕 록펠러, 강철왕 카네기, 자동차왕 헨리 포드, IBM의 창업자 토머스 왓슨, 금융왕 J. P. 모건, GE의 전 최고경영자 잭 웰치, 혹은 MS의 빌 게이츠라는 대답을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러커의 대답은 엉뚱했다. “그야 4000년 전 피라미드를 건설한 현장 감독자나 2500년 전 고대 로마의 도로공사 책임자들이지요. 그들이 만든 피라미드나 도로가 아직도 무너지지 않고 있잖아요.”
경영기법 중에는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종업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일이 그렇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폴 체링턴 교수의 연구목적은 과거의 베스트 프랙티스들을 수집해 다른 사람들이 배울 수 있도록 책으로 편찬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사람들은 그 역사를 되풀이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과거 역사에서 일어난 경영사례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를 읽지 않는 사람들은 그 역사를 되풀이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Those who do not read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라는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1863~1952)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산타야나는 이와 비슷하지만 좀 더 경영자에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말도 했다. “그들의 조상이 저지른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그 실수를 직접 저지르게 된다(Those who fail to learn from the mistakes of their predecessors are destined to repeat them).” 두 금언에서 ‘사람들’을 ‘경영자’로 바꾸면 산타야나의 금언은 곧 경영자를 위한 것이 된다.
종종 우리는 조직활동의 실천방법으로서, 그리고 체계화된 이론으로서의 경영(management)이 기껏 지난 100여 년 동안 생성된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이지 생산관리에 관한 최초의 책은 1890년대에 출판됐고, 최초의 마케팅 책과 노사관리 책은 그 10년 뒤의 일이다. ‘비즈니스 전략(business strategy)’이라는 말은 1960년대까지도 등장하지 않았다.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에 대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쓴 것은 1980년이다. 경영학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적절한 일련의 이론이 정립된 것은 한 세기 동안의 사건이지만, 사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경영의 실천방법들(management practices) 중 상당 부분은 수천 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었다.
그랬다 하더라도 오늘날 세상이 너무도 빨리 변하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경영실제와 경영이론들은 바뀌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과거에 존재하던 경영실제와 경영이론을 연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잘못된 것이다.
경영기법이 첨단화되고 개선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종업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일들이 그렇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최초의 마케팅 교수 폴 체링턴(Paul Cherinton· 1876~1943)은 자신의 연구목적은 과거의 베스트 프랙티스들을 수집해 다른 사람들이 배울 수 있도록 책으로 편찬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영자의 직무와 책임, 리더십, 상표, 전문경영자, 비즈니스 스쿨 등 경영의 분야별 최초에 대해 고대 역사에서 문헌을 찾아보자.
경영자가 해야 할 직무와 책임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문헌은 3500년도 더 이전에 이집트에서 만든, 고위관직자가 할 일을 정해놓은 《비지에르의 의무(The Duties of the Vizier)》다. 리더십의 기원에 대해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실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업의 리더십에 대해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저서와 논문과 강연 등을 읽고 들어보아도 성경 속의 선지자들과 아이스킬로스(Aeschylus·기원전 525~456 : 그리스의 비극 시인)가 말한 것만큼이나 케케묵은 것이 아닌 것은 거의 없다.”
경영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직무를 효율적이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최초의 현대적 비즈니스 스쿨은 1805년 동인도회사가 설립했다. 이것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보다 104년 앞선 것이다. 멋진 경영 유행어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이론이 무수히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조직이란 무엇인가?’ ‘조직이란 무엇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서유럽 수도회의 아버지로 불리는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480~543) 성인이 베네딕트 수도원을 맡을 때 ‘수도원 서약’을 만들어 제시했다.
▶근면이 승자가 되는 지름길
중세시대까지 인간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한 물질적 수단을 좀 더 많이 획득하든가, 아니면 좀 더 적은 것에 만족하고 체념하는 것이었다. 전자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첫째는 농사를 비롯해 자신의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는 길(근면의 길)이었고, 둘째는 다른 사람들이 생산해 축적한 것을 빼앗는 길(약탈의 길)이었다.
후자의 길은 지상에서의 행복한 삶을 포기하고 내세를 준비하는 길(체념의 길)이었다. 문명이란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빠르고 쉽고 편안하게 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것이 안 될 때는 발명이나 발견을 하든지 아니면 체념하는 방법, 두 가지 길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중세시대까지 인류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근면과 약탈과 체념의 시대’다.
수렵채집사회(hunting and gathering society)의 인류는 힘세고, 빨리 달리고, 나무 위로 더 높이 올라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올림픽의 캐치프레이즈인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Citius, Altius, Fortius)’라는 세 단어는 수렵채집시대 우리 조상의 생활을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올림픽은 수렵채집 시절에 대한 ‘추억 되살리기 행사’인 것이다. 수렵채집사회의 승자는 당연히 육체적으로 힘센 자였다. 그러므로 수렵채집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factors of production)는 ‘근육’이었다.
수렵채집사회 다음의 사회는 농경사회(agrarian society, the Agricultural Age)다. 농경 촌락이 역사상 처음 등장한 것은 대략 기원전 7000년경으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최초로 관개(灌漑·irrigation) 농경을 하면서부터다. 농경사회의 승자는 당연히 농사지을 토지를 많이 보유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농토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었다. 토지와 노동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사람일수록, 즉 ‘근면’이 승자가 되는 지름길이었다.
▶금욕생활 강조는 체념의 경제학
고대와 중세 사회에는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근면하게 산다 해도 배고프고 헐벗은 경우가 더 많았고, 사치와 출세는 남의 일이었다. 기독교는 이 세상은 저 세상을 가기 위한 중간 거점이므로 사치와 출세는 덧없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이슬람교 또한 죽어서 알라에게 가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므로 세속의 모든 것은 알라의 뜻으로 받아들이도록 훈련시켰다.
고대에서 중세 말까지 이런 식으로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한 것은 달성할 수 없는 물질적 욕구를 억눌러 불만을 해소시키려는 ‘체념’을 통한 문제해결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제공=이집트정부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첫댓글 09학번 디자인과 이하늘 찜헀어요
07학번 경영학과 이건동 찜했습니다.
20071335 경영학과 이지나 찜
아동영어학과 오혜민 찜 했습니다.
10학번 정보통신공학과 권소연 찜했습니다.
07학번 디자인학과 박지은 찜했습니다.
04 학번 경영정보 하충현 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