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면 햇멸치가 한창 쏟아져 나올 무렵. 하지만 정작 시장에 나가보면 어떤 멸치가 좋은 물건인지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다.
"멸치 하면 오사리 참멸치가 최고죠. 8~9월이 바로 오사리 철인데, 멸치가 1년 중 가장 맛있는 때거든요."
우선, 멸치는 종류에 따라 고르는 법이 다르다는 얘기부터 한다. 우선 주로 볶아 먹게 되는 잔멸치. 잔멸치는 자세히 살펴보아 흰색이나 파란색이 살짝 도는, 투명한 멸치가 상품이다. 냉동 멸치의 경우 염도가 높아져 흰 소금가루가 올라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맛과 무관한 것이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OK. 그리고 잔멸치의 경우 목포, 진도, 완도 등지에서 생산된 것이 상품으로 꼽힌다.
다음으로는 졸여 먹거나, 술안주로 고추장에 콕 찍어 먹는 중간 멸치. 중간 멸치와 다시용 큰 멸치는 고르는 법이 비슷한데, 우선 금빛이 나고 맑은 기운이 도는 것이 최고 좋은 물건이다. 완도 청산 해역에서 난 것이 상품. 금색의 해맑은 멸치는 국물이 담백, 개운하며 기름기가 돌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은빛에 파란기 도는 멸치가 좋다는 생각은 편견. 중간 크기 이상의 멸치는 오히려 푸른색이 돌수록 싱싱하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또 멸치색이 검거나 붉은 것, 한눈에 보아 기름기가 돌거나 하는 것은 소위 "기름치"라고 하는 최하품이므로 반드시 피할 것. 맛이 없는 것은 물론 기름지고 떫고, 쓰고 비린내가 나기 십상이다.
그외에도 멸치를 고를 때는 냄새와 맛을 보기도 하는데, 맛을 봤을 때는 일단 짜지 않은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좋은 멸치는 은근한 단맛이 느껴지기 때문. 또한 비리거나 떫은맛이 나는 멸치는 피할 것. 또 냄새를 맡아봤을 때, 비타민 C 향기와 같이 새콤한 냄새가 나는 것은 한물간 멸치라고 보는 것이 좋다.
멸치 고르기
1. 먼저 냄새를 맡아본다. 비타민 C같이 새콤한 냄새가 나는 멸치는 한물간 물건이라고 봐야 한다.
2. 좋은 멸치는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짠맛이나 떫은맛이 나는 멸치는 피한다.
3. 다시용 큰 멸치의 경우 기름기가 돌거나 푸른색, 붉은색, 검은색이 섞인 것은 소위 기름치라고 부르는 하품이다.
4. 볶음용 잔멸치는 희고 맑은 기운이 도는 것이 맛있다. 맑은 기운이 돌며 푸른색인 것도 맛있다.
5. 조림용 중간 멸치나 다시용 대멸치는, 황금빛이 도는 맑은 멸치가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다. 8~9월에 나는 오사리 참멸치가 최고 상품.
6. 시중에 나와 있는 다시 국물을 뜯어서 비교해 봤다. 멸칫가루를 비교해 봤을 때 흰색이 도는 밝은 가루가 최고 상품. 거무튀튀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