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야인시대’ 29일 첫 전파/2002년 07월 24일 (수)

국민일보 다시보자 "인간 김두한"…SBS ‘야인시대’ 29일 첫 전파 [연예오락] 2002년 07월 24일 (수) 17:39 “5·16이 무엇이오?군인들이 새벽에 총칼을 들고 정권을 잡은 것이오.나 김두한이 대통령을 대신해 이 자리에 나온 총리와 국무위원들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벌을 내리겠소” 1966년9월22일 제6대 국회 본회의장.그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국회의원 김두한은 박정희 정권을 통렬하게 질타한 뒤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국회에 불려나온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에게 미리 준비한 오물을 마구 끼얹었다.국회사상 전무후무한 이 돌발사태에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였던 정권의 실력자들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오물을 뒤집어써야 했고 김두한은 곧 ‘국회 모독죄’로 구속됐다. 오는 29일 첫 전파를 탈 SBS의 새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월·화 밤 9시55분)는 이렇게 시작된다.야인시대는 격동의 시대를 풍미한 풍운아이자 돈키호테적 인물 김두한의 일대기를 ‘국회 오물투척 사건’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생생하게 극화했다.SBS를 잔뜩 고무시켰던 대하사극 ‘여인천하’의 후속작답게 재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이번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다시 장악하겠다는 제작진의 기대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이 작품은 ‘용의 눈물’ ‘태조왕건’을 집필한 이환경 작가,‘형제의 강’ ‘덕이’를 연출한 장형일PD 등 거장의 반열에 오른 사령탑과 함께 김영철,안재모,이창훈 등 호화 배역들이 포진하고 있어 흥행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부천시 상동에 2만평에 달하는 세트장을 마련,일제시대 서울 종로를 중심으로 청계천 및 명동 거리를 치밀하게 재현하는 등 쏟아붓고 있는 제작비도 엄청나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이 시점에서 왜 또 김두한일까.이미 김두한을 소재로 한 숱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접한 시청자들은 지레 식상할지도 모르겠다.이에 대해 장PD는 “과거 작품들은 주먹질 잘하는 건달로서 김두한의 겉모습만을 그렸을 뿐”이라며 “그러나 이번 드라마는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와 공산주의,독재정권에 끊임없이 저항하기까지의 김두한의 내면세계와 성장배경을 묘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전 작품들과 차별성을 보이려는 제작진의 의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극 초반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들기 위해서는 건달들의 난투극 장면 등 ‘액션’을 주 메뉴로 내놓을 법 한데,첫 회에 그런 장면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 앞으로 10회까지 김두한의 어린시절 및 역사적 배경을 구현하는데 집중한다고 한다.전체를 1부(20∼45년)와 2부(해방이후∼72년)로 나눠 총 100회에 걸쳐 출생에서 죽음까지 글자 그대로 ‘일대기’를 드러낼 예정이어서 김두한의 청년시절만 극화한 다른 작품들과 대별된다.가상 인물인 시대일보 최동열 기자(정동환)의 눈을 통해 근·현대사를 조망한다는 설정 역시 색다르다. 소년 김두한을 당차게 연기한 곽정욱,액션스쿨을 다니면서 날렵한 무술실력을 연마한 청년 김두한역 안재모,대하극에 제격인 선 굵은 연기자로 중·장년의 김두한을 묵직하게 소화해낼 김영철 등 연기자들의 면면은 이 작품의 재미 또한 보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