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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새색시 해당화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시골 담장에 늘어져 있는 장미를 볼 때마다 문득 떠오르는 서천 바닷가에 두고 온 해당화 생각이 난다. 1970년대 초 대학을 졸업하고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떠났다. 좀 괜찮은 직장을 구하기란 시골 출신으로는 꾀 힘들었다. 어디 임시직이라도 없나 하고 헤매던 중 이화여대 관재과 정원부에 몸을 담굴 수가 있었다. 말이 임시직이지 일당바리 일용직이다. 김활란 이사장님의 집을 방문하여 온실과 정원에 손질을 하고, 김옥길 총장님의 방에 화분도 갔다 드리고, 이화동산에 나무 심기도 했다. 나도 대학을 나온 엘리트인데 나이가 비슷한 여자대학에 인부 노릇을 하려고 하니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그러나 내일을 위해 오늘은 좀 참아야지---. 그러던 중 꽃피고 새우는 봄날에 이화여대 서천 해수욕장 조성 사업을 위해 실시하는 나무심기에 참여하게 대었다. 대장도 아니고 대장 밑에 조장인지라 나무를 파고 포장하고 이동하여 심는 일까지 일반 인부들과 같이 일을 하였다. 점심을 먹고 휴식 시간에 간단한 게임을 하게 되었다. 마침 해수욕장에 놀러온 미군들과 씨름이 벌어졌다. 나는 씨름은 잘하지는 못해도 운동에는 소질이 있는지라 가볍게 눕혀버렸다. 우리 팀이 3-2로 겨우 승리를 하였다. 미군들은 좀 분하던지 팔씨름을 하자고 제의 했다. 최종 결승에서 나보다 두 배나 큰 미군을 쓰려드렸다. 그런데 왠 일 인지 발이 아파 오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모래사장에는 수없이 많은 해당화가 있어 아마 발에 찔린 모양이다. 해당화는 잔가시가 많은지라 쉽게 뽑혀지지 않았다. 고생고생 끝에 다 뽑아냈다. 그래서 해당화가 보면 좀 두려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향수는 잊을 수가 없어서 학교에 근무할 때 해당화를 뒷들에 심어 해당화 꽃밭을 만들었다. 오늘도 거제의 낭만이 흐르는 카페 ‘마로니에’에 들으니 해당화가 이슬을 머금은 채 아릿다운 새색시 모양으로 수줍은 뜻 붉은 단장을 하고 곱게 피어 있다. 해당화를 보고 있노라면 바닷가가 생각나고, 새색시의 볼연지처럼 붉게 물들은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배를 타고 멀리 간 남편을 기다리는 애닮은 여인처럼 느껴진다. 해당화의 이런 느낌 때문에 자주 문인들의 글 소재로 많이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용하의 ‘해당화’ 심훈의 ‘해당화’ 한용운의 ‘해당화’ 김종해의 ‘해당화 심던 날’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등이 있습니다. 내가 서울을 하직하고 시골에 선생님을 하면서 옛날을 회상하면서 즐겨 불렸던 이미자의 ‘섬마을선생님’ 노래를 띄어 드립니다.
해당화는 꽃이 예브기 때문에 줄기에 가시가 많아 접근이 어렵다. 아마 사람도---?
해당화는 흰종류도 있다. 역시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해당화로 만든 드라이 플라워, 멋저유ㅠㅠㅠ 새색시가 아이를 밴 것처럼 나도 잉태햇다우.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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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자라던 친정집에도 해당화가 잇었는데 어릴적 추억과 향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