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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사탕!
동화작가 김동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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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꿈이 뭐니?"
어린이들을 만나면 악마가 묻는 질문이었다.
"의사!
의사가 될 겁니다."
선비의 탈을 쓴 악마에게 어린이들은 자신의 꿈을 자랑했다.
"너는 꿈이 뭐니?"
"난!
드라큐라가 되는 게 꿈입니다."
한 소년이 말하자
"정말!
드라큐라가 되고 싶어?"
"네!"
소년은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어떻게 하면!
드라큐라가 될 수 있을까?"
악마는 소년의 꿈이 궁금했다.
"드라큐라가 되는 건 쉬어요!
사람의 피를 먹은 모기만 잡아먹으면 됩니다."
하고 소년이 말하자
"모기!
사람 피를 먹은 모기를 먹으면 드라큐라가 될 수 있을까?"
"네!
벌써 저는 드라큐라가 된 것 같아요.
"뭐라고!
아직 어린데 드라큐라가 되었다고?"
"네!
모기만 먹고 살아왔어요.
벌써!
삼 년이나 되었어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삼 년이나!
모기를 먹고 살았다고?"
"네!
저는 사람 피를 빨아먹은 모기만 잡아먹었어요."
소년은 정말 모기만 먹고 살았다.
사람 피를 빨아먹은 새까만 모기를 잡아먹은 소년은 벌써 몸에서 드라큐라 특징이 나타났다.
하얀 이에서 가끔 피가 나기도 했다.
모기만 먹고 살아온 소년은 자신이 드라큐라가 된 걸 알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또 누구를 물어뜯거나 죽이지 않았다.
소년은 드라큐라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시작한 꿈을 이룬 것이다.
..
악마는 드라큐라가 된 소년이 무서웠다.
소년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악마로서 살아갈 수 없었다.
"사탕을 먹여야지!"
악마는 온 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사탕을 만들었다.
자연에서 얻은 독초를 넣어 만든 악마의 사탕이었다.
"저 소년이!
이 사탕만 먹는다면 죽을 텐데."
악마의 사탕은 독성이 강해서 하나만 먹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
"드라큐라!
악마를 위협하는 드라큐라가 세상에 존재하면 안 돼지!"
악마는 더 독성이 강한 사탕을 만들었다.
"히히히!
소년을 죽일 수 있다니.
아주 좋아!"
악마는 독초를 넣은 사탕을 많이 만들었다.
"사탕을 주러 가야지!"
악마는 숲속 동굴에서 사탕 몇 개를 들고 학교를 찾았다.
소년이 다니는 학교였다.
악마는 교문 앞에서 그 소년이 나오길 기다렸다.
"학교에 소문을 내면 쫓겨나겠지!"
악마는 드라큐라 소년이 학교에 다닌다고 말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이 사탕만 먹으면 죽을 테니 학교에 알리는 건 포기했다.
"이봐!
드라큐라 소년?"
소년이 교문을 막 나오자 악마가 불렀다.
"안녕하세요!"
악마인지 모르는 선비를 보고 드라큐라 소년이 인사하자
"너에게 주려고 사탕 가져왔어!"
"와!
감사합니다."
소년은 악마가 준 사탕을 주머니에 넣고 교문을 나섰다.
"오늘도 모기를 잡아먹을 거야?"
하고 악마가 물었다.
"네!
오늘은 비닐하우스에 숨어 사는 모기를 잡아먹을 거예요."
하고 말하자
"비닐하우스!
어디에 있는데?"
악마도 소년을 따라갈 생각이었다.
"도시를 벗어나면 비닐하우스가 많은 들판이 있어요.
그곳 비닐하우스 안은 따뜻해서 시금치와 딸기를 많이 재배하는 곳이라 모기들이 많아요."
"따라가도 괜찮아?"
악마가 묻자
"네!"
소년의 대답을 들은 악마가 뒤를 졸졸 따라갔다.
시내를 벗어나자 들판에 비닐하우스가 많이 보였다.
"비닐하우스 안에 모기가 산다는 게 사실이야?
악마는 따라오면서 물었다.
"네!
가을까지는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추운 겨울을 살아남기 위해서는 따뜻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하고 소년이 말하자
"모기!
맛이 어때?"
악마가 물었다.
"피를 빨아먹은 모기는 맛있는데 피를 안 먹은 모기는 맛이 없어요."
소년은 그동안 먹어본 모기에 대해서 악마에게 설명해 줬다.
"내가 준 사탕이 더 맛있을 지 몰라!
그러니까
내가 준 사탕도 먹어보고 모기 맛과 비교해서 말해 줘?"
"알았어요!"
하고 대답했다.
소년은 악마가 준 사탕을 아직 먹지 않았다.
..
"김준서!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물었다.
"저는!"
준서는 쉽게 말할 수 없었다.
친구들은 대통령, 의사, 변호사, 판사, 검사, 사장 등 많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드라큐라가 꿈인 준서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김준서!
아직 꿈이 없어?
하고 담임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있어요!
그런데 말하기 싫어요."
하고 준서가 대답했다.
"자신의 꿈을 말하기 싫다고!
어떤 꿈인데 말하기 싫은 거야?"
담임선생님은 준서가 꿈을 말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
"선생님!
저는 드라큐라가 되고 싶어요."
"하하하!"
친구들이 모두 웃었다.
"뭐라고!
드라큐라가 되겠다고?"
반 친구들은 모두 놀랐다.
판사나 의사, 검사나 변호사도 아닌 드라큐라가 되겠다니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드라큐라 되는 법은 알아?"
하고 담임선생님이 물었다.
"네!
저는 드라큐라 되는 법을 알아요."
하고 대답하자
반 친구들은 또 놀랐다.
"드라큐라 되는 법을 말해 봐?"
하고 담임선생님이 물었다.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하고 준서가 말하자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네!"
준서는 사람 피를 빨아먹은 모기만 잡아먹는다고 말할 수 없었다.
"드라큐라!
혹시 사람 피를 빨아먹는 드라큐라가 맞아?"
"네!
저는 동물 피를 좋아합니다."
준서가 피를 좋아한다는 말에 반 친구들은 또 놀랐다.
"피를 먹어본 적 있어?"
하고 옆에 앉은 짝꿍이 물었다.
"응!"
"어떤 동물 피?"
짝꿍은 궁금한 게 많았다.
하지만 준서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
"이거 줄까?"
준서가 학교주변에 사는 고양이 샘통을 만났다.
샘통은 학교 울타리를 넘나들며 즐겁게 살았다.
"샘통!
이 사탕 줄까?"
하고 준서가 주머니에서 꺼낸 사탕을 샘통에게 보여줬다.
"그건!
악마의 사탕이잖아."
하고 샘통이 말했다.
"뭐!
이게 악마의 사탕이라고?"
'그래!
그 사탕 누가 준 거야?"
"저기!
어제 공동묘지 앞에서 만난 사람이 주었어."
"혹시!
선비같은 사람에게 받았지?
누더기 옷을 입고 긴 모자를 쓰고 있을 텐데!"
하고 샘통이 물었다.
"맞아!
새까만 외투를 입고 긴 모자를 썼어."
"악마야!
그 사람은 악마라고."
"정말!
악마같아 보이지 않던데."
"악마가
나는 악마다 하고 다니는 악마는 없어.
하지만 이 사탕은 악마의 사탕이야."
"어떻게 알았어?"
"포장지!
그 포장지는 악마만 사용하는 종이야."
"뭐라고!
이게 정말 악마의 사탕이라고?"
"그래!
악마의 사탕이야.
그 사탕을 먹으면 보통 사람은 죽어!
하지만
드라큐라나 마녀 같은 사람은 죽지 않아."
하고 샘통이 말했다.
"넌!
악마가 보여?"
하고 준서가 물었다.
"히히히!
난 악마가 보여.
너무 잘 보고 찾아서 악마가 날 죽이려고 하지."
샘통은 정말 악마를 알아봤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준서가 물었다.
"이 사탕을 악마에게 다시 주면 괜찮아.
하지만
사람들이 먹게 되면 모두 드라큐라가 되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는 것 잊지 마."
샘통이 하는 말이 모두 맞았다.
악마는 독성이 강한 사탕을 만나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주었다.
그 사탕을 먹은 사람이나 동물은 서서히 몸이 말라가며 죽어갔다.
..
"악마가 독성이 강한 사탕을 만들었어!
만약
어린이들이 악마의 사탕을 먹으면 시력을 잃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준서는 걱정되었다.
"샘통!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거야!
악마의 사탕을 빼앗아야지."
샘통은 준서와 함께 악마의 사탕을 빼앗을 궁리를 했다.
"그 사탕!
내게 줘 봐?"
샘통이 준서가 들고 있는 사탕을 달라고 했다.
"뭐하려고?"
"내가 보여줄 게 있어!"
하고 샘통이 대답하자
"여기!"
준서는 악마의 사탕을 샘통에게 줬다.
샘통은 거리에서 주먹만한 돌을 찾아 손에 쥐고 준서가 준 사탕을 내려쳤다.
'트티틱!'
악마의 사탕이 산산이 부서졌다.
"이 사탕가루를 풀밭에 뿌리면 어떻게 되는 지 잘 봐봐!"
하고 말한 샘통이 부서진 사탕가루를 풀밭에 뿌렸다.
"세상에!
풀이 다 녹아버리다니."
독성이 강한 사탕가루가 풀잎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렸다.
"봤지!
이 사탕을 먹으면 너도 혀가 말라비틀어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거야."
하고 샘통이 말하자
"이런 사탕을 나더러 먹으라고 주다니!"
준서는 온 몸이 떨렸다.
샘통이 들고 있는 사탕조각을 보기도 싫었다.
"고마워!
내 생명의 은인이야."
준서가 샘통에게 말하자
"무슨 소리야!
사탕을 먹지 않고 내게 보여줘서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잖아!"
샘통은 준서가 준 사탕 덕분에 악마의 사탕이 얼마나 무섭고 독성이 강한 지 알 수 있었다.
"악마의 사탕!
어떻게 하면 다 빼앗을 수 있을까?"
하고 준서가 묻자
"그거야!
드라큐라만 데려오면 빼앗을 수 있어."
"뭐라고!
드라큐라만 데려오면?"
"그래!
드라큐라는 이 사탕을 먹어도 죽지 않아.
사탕을 먹으면 더 강한 드라큐라가 되어 악마도 물리칠 수 있어."
"정말이야?"
"응!
악마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바로 드라큐라야."
하고 샘통이 말해줬다.
"악마를 죽일 수 있다니!"
준서는 힘이 났다.
준서는 샘통이 남겨준 악마의 사탕 조각을 하나 들고 집으로 향했다.
..
"모기를 잡아먹지 않아도 드라큐라가 될 수 있다니!"
드라큐라 소년 준서는 샘통에게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악마를 만나러 갔다.
"안녕!
드라큐라가 꿈인 소년."
공동묘지 앞에서 준서는 악마를 만날 수 있었다.
"혹시!
내가 준 사탕 먹었어?"
악마가 물었다.
"아니요!
잊어버렸어요.
그러니까!
사탕 있으면 하나만 주세요?"
하고 준서가 물었다.
"그래!
정말 먹지 않았구나?"
"네!
집에 오는 길에 잊어버렸어요."
"그랬구나!
하나 줄테니까 지금 먹어 봐."
"알았어요!"
하고 준서가 대답하자
"여기!"
하며 사탕 하나를 준서에게 줬다.
"고마워요!"
준서는 악마가 준 사탕을 받자마자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달콤하다!"
악마의 사탕은 달콤했다.
세상에서 더 달콤한 사탕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악마의 사탕은 달콤했다.
"맛있지?"
"네!"
준서는 사탕을 먹으며 걸었다.
"히히히!
넌 곧 죽을 거야."
악마는 공동묘지 주변을 빙빙 돌며 준서가 쓰러지길 기다렸다.
하지만
준서는 쓰러지지도 않고 악마의 사탕을 먹으며 집으로 향했다.
"모기를 잡아먹지 않아도 강한 드라큐라가 될 수 있다니!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준서는 샘통이 한 말을 믿으며 무서운 드라큐라를 생각해 봤다.
..
"뭐라고!
드라큐라 소년이 있다고?"
천상에서 신들은 떠도는 소문을 들었다.
"드라큐라 소년!
그게 말이 되는 거야.
소년이 어떻게 드라큐라 소년이 될 수 있었단 말이야?"
"악마가 사탕을 주었다고 합니다!"
"악마의 사탕!
그게 어떤 사탕인데?"
"들판에서 독초를 찾아 갈아만든 독성이 강한 사탕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런 사탕을 악마가 만들어 어린 소년에게 주었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천상의 신들은 악마의 영역을 넘어 드라큐라 영역까지 알게된 소년이 걱정되었다.
"악마의 사탕!
누가 만드는 법을 알려준 거야?"
하고 신들은 모여 범인을 찾았다.
"아마도!
마녀가 알려준 것 같습니다."
"뭐라고!
마녀가 악마의 사탕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고?"
"네!
그렇습니다."
천상의 신들은 악마의 사탕을 먹은 드라큐라 소년을 찾아 나섰다.
드라큐라 소년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세상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큐라 소년은 나쁜 드라큐라가 아니었다.
그는 피 빨아먹는 모기를 먹으면 드라큐라가 될 수 있을까 호기심 강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악마의 사탕을 먹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드라큐라가 되었다.
천상의 신들은 준서를 찾아야만 했다.
준서를 찾으면 신들의 사탕을 줄 생각이었다.
악마의 사탕을 먹은 준서에게 신들의 사탕을 먹게 할 생각이었다.
신들의 사탕을 먹어야 악마의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다.
신들은 소년이 드라큐라 소년으로 살아가게 둘 수 없었다.
신들의 사탕만 먹으면 드라큐라 소년은 온전한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다.
"드라큐라 소년!
김준서?"
천상에서 천사들이 드라큐라 소년을 불렀다.
하지만
어디에도 드라큐라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간,
드라큐라 소년은 악마의 사탕을 먹고 들판에서 낮잠 자고 있었다.
"드라큐라 소년!
준서야?"
천사들은 드라큐라 소년을 찾아다녔다.
"저기 있다!"
들판에서 낮잠 자는 드라큐라 소년을 찾았다.
천사들은 준서에게 날아갔다.
"입을 벌려 봐!"
천사가 준서 입을 벌리고 신들의 사탕을 입 안에 넣어 주었다.
"이제 됐다!"
천사들은 모두 천상으로 돌아갔다.
잠에서 깬 준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천사들이 내려와 입안에 신들의 사탕을 넣어준 것도 몰랐다.
"내가 여기서 뭘 했지?"
준서는 들판에 누워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집에 가야지!"
준서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공동묘지를 지나는 데 악마가 있었다.
"넌!
꿈이 뭐니?"
하고 악마가 준서에게 물었다.
"저는!
아직 꿈이 없어요."
하고 준서가 대답하고 집으로 향했다.
"저 녀석이!
꿈이 없다니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드라큐라가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화가 난 악마는 들고 있던 사탕을 공동묘지를 향해 던졌다.
"뭐야!
풀이 다 죽다니!"
악마의 사탕이 떨어진 주변에 풀들이 하나 둘 죽어갔다.
"히히히!
내가 만든 악마의 사탕이 효능이 좋구나!"
악마는 사탕의 효능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악마!
널 잡으러 왔다."
천상에서 누군가 크게 외쳤다.
"누가!
누가 날 잡으러 왔다고?"
"넌!
법을 어긴 악마야."
하고 천상에서 내려온 드라큐라들이 악마를 잡아갔다.
악마의 사탕을 만든 죄값을 치르기 위해 악마는 잡혀갔다.
"아니!
드라큐라 소년을 잡아가야지?"
악마는 잡혀가면서 외쳤다.
하지만
드라큐라 소년은 이미 온전한 어린이가 되어 있었다.
"드라큐라 소년!
그 소년을 잡아가라고?"
악마는 잡혀가면서 외쳤다.
하지만 드라큐라들은 악마를 놔주지 않았다.
"드라큐라 소년!"
김준서는 모기를 무서워하는 소년이었다.
모기를 먹고 지내던 기억을 다 잊어버렸다.
"김준서!
넌 꿈이 뭐니?"
어느 날,
꿈속에서 모기가 준서에게 물었다.
"난!
드라큐라 소년이 될 거야.
그래서
사람 피를 빨아먹은 모기만 잡아먹을 거야!"
하고 준서가 말하자
모기들은 모두 도망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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