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 알 데이빗(본명 : Robert Fitoussi) 은 1947년 1월 1일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멘젤 드 부르기바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가족을 따라 프랑스의 파리로 이주한 그는 15세부터 전자 기타와 베이스를 배우면서 밴드 활동을
하였을 정도로 음악적 감수성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젊은이였던 그는 뛰어난 음악적 감성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나 최선의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실패한 풋내기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수련을 하였고 많은 뮤지션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음악 조류를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단점들을 터득하고 단점들을 보완해 나갔다.
그러던 그가 반젤리스의 심오한 음악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장차 훌륭한 아티스트를 꿈꾸는 그에게 행운이었고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때 클래식 피아니스트를 지망하던 반젤리스는 그룹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를
통하여 대중적인 음악성까지 인정받던 슈퍼스타였으나 항상 더 깊고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찾아서 노력하는 아티스트
였다. 그의 음악성을 확인한 반젤리스는 자신의 밴드에서 활동할 수 있게 배려해 주었다.
에프 알 데이빗은 이후 18개월 동안 베이스와 기타 연주자로 활동하였고 반젤리스의 독집 앨범 'Earth' 의 보컬리스트로
참여하였다.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얻은 그는 그룹 템페스트와 함께 파리와 런던에서 두 차례의 공연을 가졌다.
그 후 그는 프렌치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 르 바리에이션(Les Variations)를 조직하고 미국의 대중 음악 시장으로 진출하였다.
하지만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미국 내 순회 공연 후 그들은 해체되는 비운을 맞는다.
고국 프랑스로 다시 돌아온 그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재정비하는 한편 새로운 창작 작업에 몰입한다.
예전의 주제와 약간 음악적 성향을 달리 하였으나 친구들과 함께 만든 자신의 독집 음반 'WORDS' 를 발표하던 때는
바야흐로 1982년! 그의 음악적 접근법은 적중하였다. 앨범 타이틀을 비롯한 연작 'Music', 'Someone To Love', 'Pick Up
The Phone' 등 그의 음반 수록곡이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뒤이어 발표된 'I Need You' 도 팬들의
인기를 모았다. 1984년 늦겨울 접어들어 소개된 2집 앨범 'LONG DISTANCE FLIGHT' 에서는 싱글 'Girl (You Are My
Song)' 이 크게 히트하였으며 더불어 'This Time I Have Win', 'Stay' 등이 한국에서 히트하였다.
이후 3집을 준비하며 우리 앞에 선 에프 알 데이빗은 1987년 늦가을 다시 독집 'REFLECTIONS' 를 발표해 다시 팝 음악계
에 나타났다. 이 음반에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9곡의 자작곡이 보석처럼 박혀 있으며 그 중 'Don't Go' 는 유럽 일원에서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1988년 상반기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상륙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