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0. 3. 21.(토) 10:50~16:00
2. 탐방지 : 해파랑길 5구간 (진하해수욕장-덕하역)
3. 코 스 : 진하해수욕장-명선교-수상레저 체험장(울산마리나)-슬마마을 이정표-용안사-당구대통철판삼겹살-온산읍 덕신리-옹기마을문화관-덕하역(탐방거리 18km)
4. 참석자 : 강예구, 김명자, 노영완, 주윤선, 최홍구, 홍재옥 등 6명
5. 탐방후기
해파랑길 단톡방에 3주 연속 탐방을 공지하자마자 강 과장과, 명자 씨, 노 소장은 바로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왔고, 다른 일정이 있는 문 원장과 관절에 무리가 있어 치료를 받고 있는 수연 씨가 3월 넷째 주와 4월 첫째 주만 탐방하면 안 되겠느냐고 연락이 왔지만 다른 회원들이 원하는 사항이라고 명료하게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윤선 씨는 홍재옥 씨와 같이 참석한다고 연락이 왔다.
삼일 후 이귀혜 교장샘은 집을 양산으로 이사를 가는 통에 신해운대역으로 가는 교통편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여 지하철 노선과 환승역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는데도 탐방 하루 전날 저녁시간이 지나서야 다음에 참가하겠다고 연락을 주는 바람에 사전에 단톡방에 참가회원이 8명이라고 올려놓은 숫자를 확인한 명자 씨는 신청자 8명 외에 추가로 더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사과를 준비해 왔는지, 아침에 만나기로 한 신해운대역에서부터 먹기 시작한 사과가 탐방을 하면서 하루 종일 먹고도 남아 부산으로 돌아와 좌동 식당에서 마지막을 먹어 치웠을 정도였다.
수연 씨는 탐방 전날 오후 2시 반이 넘어서 연락이 와 본인도 참석하려고 한다며 남창역이 아닌 덕하역에서 내려 진하해변으로 역방향으로 탐방하면 어떻겠냐고 묻고는 기차표를 교환하는 일이 없도록 아예 덕하역으로 구매하자고 했으나, 나는 만일 덕하역까지 타고 가더라도 미리 구매한 표로 가도될 것 같다고 말했고, 기차승무원이 검표를 하게 되면 내리는 역을 깜빡하고 못 내렸다고 하던가. 아니면 추가요금을 지불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회원들의 의견도 중요할 것 같아 내일 만나서 의논하자고 했다.
그런데 탐방날 내가 2호선과 동해선을 갈아타고 신해운대역에 도착하니, 강 과장과 명자 씨, 윤선 씨와 재옥 씨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수연 씨는 보이지 않았다. 노 소장은 환승하기가 불편하다며 부전역에서 오고 있다지만, 신해운대역에서 가까운 좌동에 집이 있는 수연 씨는 왜 안 보이느냐고 윤선 씨에게 물었더니, 윤선 씨 왈 어제 퇴근 후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니 의사가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며 안정을 취하라고 해 어쩔 수없이 못 오게 되었단다.
나는 기차를 타기 전에 다른 회원들도 수연 씨와 같이 덕하역에서 진하해변으로 역으로 탐방할 생각을 하고 있나 싶어 물어봤으나 윤선 씨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바로 가야지 왜 역으로 가려고 하느냐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계획대로 탐방이 이루어졌다.
대합실에서 회원들을 기다리며 사과를 먹고 있던 명자 씨는 내게 먹으라고 사과가 가득 담긴 커다란 비닐봉지를 내민다. 두 조각을 먹었으나 많이 갖고 왔다고 더 먹으라고 해서 두 조각을 받아들고 먹으면서 플랫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9시 28분 기차가 도착했고 우리의 탄 2호차 기차 안에 노 소장이 타고 있었고, 다른 승객은 단지 두 명뿐이라 말 그대로 텅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명자 씨는 기차를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무게를 줄여야한다며 잽싸게 사과를 꺼내 노 소장에게 건네주면서 손도 크게 큰 비닐봉지 두 개에다 사과를 가득 깎아왔단다. 그리고는 믹스커피를 꺼내 종이컵에 한 잔씩 타서 두서너 잔을 돌리더니 종이컵이 부족한지 개인 컵을 가져온 사람을 찾아 강 과장만 가져온 개인 컵을 내놓았다. 명자 씨는 종이컵은 환경을 파괴한다며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다음부터 개인 컵을 가져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커피를 주지 않겠단다. 물론 환경을 생각해서 개인 컵은 준비해야겠지만 마음이 곱고 여린 명자 씨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기차를 타고 가며 강 과장과 노 소장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길과 건물들을 들먹이며 이미 우리가 걸었던 해파랑길이라며 감격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회원들 역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재미나게 나누다 보니 우리가 내리는 남창역 한 구역 전인 좌천역에 도착해서는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하며 당황하며 놀라기도 하였다.
남창역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소로 이동하자 이내 405번 버스가 도착하였고, 바로 진하로 이동했다. 진하 버스정류소에 도착시간은 10시 35분.
탐방을 위해 진하해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탐방의 시작점은 지난 탐방 때 걸었다는 이유로 5구간의 시작점에서 약 300m 더 지나온 GS25편의점이 있는 해수욕장 공중화장실 앞에서 시작하기로 했다.(10:50)
탁 트인 진하해수욕장 해변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눈부신 백사장의 하얀 모래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기차를 타며 설레던 가슴이 버스까지 이어지다 해변에서 증폭되었다고나 할까?
바다를 앞에 두고 해변으로 길게 늘어선 소나무 숲과, 소나무 숲 그늘 밑 나무테크 길은 또 어떻고요? 코로나로 갑갑하고 막혔던 속이 뻥 뚫렸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소나무 숲길 아래를 걸으면서 아름다운 백사장을 들락거리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노 소장, 윤선 씨와 재옥 씨는 탐방 시작을 알리는 단체사진을 찍고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 만치 앞서가다 멈춰서기도 한다.
우리는 백사장과 진하해변 동쪽 끝 명선도 섬 일대의 경관을 천천히 조망하며 편의시설이 있는 팔각정을 지나 회야강 하구에 있는 높고 우람한 철골구조물로 된 다리에 올랐다. 철골구조물은 명선교라는 다리로 진하해변 동쪽 끝자락과 건너편 강양항을 연결하고 있었다. 해파랑길 코스는 아니지만 이런 곳을 나두고 갈 우리가 아니었다. 엘리베이트 3층 높이의 다리 상판에서는 이곳저곳 바라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바쁘더라도 꼭 보고가야 할 진하의 명소다.
명선교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바다와 강, 탁 트인 주위 경관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거센 바닷바람으로 더 즐기고 싶었지만 맛만 보고 내려왔고, 반대편으로 내려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명산교를 내려와 걷다보면 이내 나루터길 옆에 장난감처럼 조그만 직사각형의 항구를 돌아 회야강 강변을 따라 걷게 된다.
이날은 날씨가 얼마나 좋고 기온이 높은지 봄날이 아니라 여름이 오는 길목에 접어든 것 같다. 일기예보에는 최고온도가 19도라고 했으나 실제 체감온도는 훨씬 높았고, 그늘이 없는 뙤약볕의 강둑길은 걸을수록 열기가 더해져와 노 소장과 나는 아예 반팔 차림으로 걸었고, 회원들도 이내 겉옷을 하나 둘 씩 벗에 제꼈다.
우리가 걸은 강둑길 오른쪽에는 회야강이 흐르고 있고, 왼쪽에는 밭과 주택이 어우러져 있다가 조금 더 가게 되면 잔디밭과 도로가 나란히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도로 그 너머에는 밭들이 있다.
호젓한 강가에는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지 고기를 낚는지 한가롭게 앉아 있었고, 이따금씩 가족단위로 따사로운 봄날을 즐기는 텐트 족들이 부러워 보인다.
강변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보면 서생삼거리와 강양마을 입구로 가는 회야강을 가로지르는 길인 서생교에 조금 못미처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인 울산마리나가 자리 한다. 요즘 해양스포츠의 붐이 많이 일어 부산 같으면 사람들이 많이 붐빌 텐데,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수상스포츠의 움직임이 없어 약간 허전했다.
그리고 우리가 걷을 때 강둑길 잔디밭에서 사람들이 쪼그리고 앉아 크고 작은 돌들을 골라내어 강가로 내던지고 있었고, 잔디가 무성하게 자라나면 또 하나의 좋은 휴식공간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강둑길은 4km가 넘게 계속 이어진다.
한 시간을 넘게 걷다 도로가 버스정류소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칠순의 마라토너가 조금만 더 걸어가면 강변에 벤치가 놓여있는 쉼터가 있다고 거기서 쉬라고 해서 더 걸어가 그곳에서 쉬게 되었다.(11:58)
우리가 휴식을 취한 벤치는 남창천이 회야강과 만나는 지점인 두물머리 꼭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는 자전거를 타고 온 노인 한 명이 쉬고 있었는데, 우리끼리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명자 씨가 권했는데도 코로나를 겁내서 그런지 한사코 사양을 한다.
휴식을 끝내고 다시 강둑을 따라 걷다가 동상로와 삼평길을 연결하는 상회2교 다리를 건넜다. 여기서부터는 강을 왼편에 두고 도로를 따라 걷게 되며, 이내 도로 오른쪽에 용안사라는 입간판이 보이고 용안사주차장이 나온다. 우리는 이곳 공중화장실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12:25)
도로를 따라 계속 800m 정도 가다보면 당구대같이 넓은 철판 위에 장작불로 삼겹살을 굽는 채널A의 서민갑부 프로그램에 나온 당구대통철판삼겹살 식당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 1km를 걸으면 덕신리가 나오고, 마을보다 먼저 반기는 것이 길가에 있는 교회 건물이다. 이곳을 지나 고가도로인 덕산외로 밑을 지나게 되면 온천천과 비슷한 풍광의 고수부지로 해파랑길이 이어진다. 고수부지와 나란히 이어진 강둑 위 도로 용방소길과는 높이가 10여 미터나 차이가 나는 듯하다.
강둑에는 우람한 벚나무들이 일렬로 줄지어 서 있을 뿐만 아니라, 강변을 조망하기 좋게 군데군데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머지않아 벚꽃이 만개하면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되어 이곳은 사람들로 넘쳐날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때가 때인지라 배가 슬슬 고파왔다. 이쯤에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점심을 먹으려고 하나 마땅한 장소가 없다. 뙤약볕 아래서 먹기도 그렇다고 해서 풀 위에서 먹기도 그랬다. 도로가 벤치로 올라가 먹으려고 해도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인해 더 더욱 그럴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더 가다 적당한 곳이 있으면 먹기로 하고 덕산대교 다리 밑에 자리를 잡으려다 마땅찮아 앞서가던 윤선 씨가 강 건너에 위치한 정자가 하나를 발견하고 소리를 친다. 그것도 해파랑길 코스에 있는 정자였다. 아무도 없이 비어있는 이름없는 정자는 꼭 우리를 위해 자리를 비워 놓은 것만 같았다. 감사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각자가 준비해 온 점심메뉴를 펼쳐놓으니 산해진미와 양귀비는 저리 가라다. 강 과장의 소주로 건배를 시작으로 시작된 점심식사는 즐겁다 못해 행복 그 자체였다. 특히 내 몫까지 챙겨온 강 과장의 연잎 영양밥은 둘만의 식사가 아니라 모두의 식사가 되어 맛있게 나눠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과메기와 다른 반찬도 역시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즐겁고 행복한 점심식사 시간을 가진 후 정자 앞에 심겨진 튤립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14:10)
망양뜰을 따라 농로를 걷다가 도로로 빠져나올 때쯤 우측에 회야정수처리장이 보인다. 망양마을 버스정류소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 호흡을 가다듬고는 다시 도로를 따라 탐방에 나섰다.(3:15) 이곳에서부터 약 400m 도로가에는 개나리가 활짝 피어 나풀대며 반겨주어 다리의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
편의점 CU를 지나고 망양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14번 국도를 따라 계속 걷는다. 울산가구마트와 GS칼텍스를 지나고 회야강을 가로지르는 동천1교를 지날 무렵 윤선 씨와 재옥 씨가 15시 55분에 부산가는 기차가 있다면서 빨리 가면 타고갈 수 있다며 걷는 속도가 빨라졌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무리 빨리 걸어도 기차를 타기에는 불가능할 것 같았고, 뒤에 처진 회원들에게는 너무나 큰 무리였다. 하지만, 나는 땀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뺄 요량으로 힘차게 걸었더니만 뒤따라오던 강 과장이 얼마나 힘에 부쳤는지 덕하역에 도착해서 이렇게 빨리 간다면 앞으로 탐방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화를 내더니만 전후사정을 설명을 듣고는 이내 누그려졌다.
16시 넘자 모두가 덕하역에 도착했고, 기차 시간은 5시 38분으로 1기간 3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대합실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명자 씨와 강 과장은 찍었던 사진을 들춰보며 점심 때 식사하기 전에 사진을 찍지 않은 걸 후회했다. 모두가 과메기에 정신이 팔려 한 점이라도 먼저 먹으려고 하는 바람에 음식이 들어내어지고 헝클어진 다음에야 사진을 찍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음 탐방부터는 과메기를 잘 못 먹는 사람만 선발해 참가시켜야 하겠다는 우스게 소리를 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한 시간 넘게 남은 기차시간이 지겨웠는지 탐방 중에 잠깐이라도 쑥을 캐는 시간을 갖자고 애원하던 명자 씨는 역사 안 철길가로 가서 쑥을 캤고, 노 소장은 근처 슈퍼로 행차해서 가지산막걸리와 밀키스, 아이스크림과 땅콩볼, 콘스낵을 사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시간은 흘러 5시 38분이 되었고, 우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향했다. 신해운대역에서 6명 중 명자 씨와 남자 셋이 하차하여 재래시장 뒤에 있는 양돈산업 식당에서 삼겹살과 소주로 이날 하루의 피로를 풀고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오늘 5구간 탐방은 사람도 많지 않는 조용하고 소박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으나, 해파랑길 시그널을 찾으며 걷기에 바빠 그 유명한 온산의 명물 옹기마을문화관을 구경할 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