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뢰산 산행기
일시; 2018.6.17(일요일)
동행; 기분죤 산악회 회원 님들과
구간;엽돈재--만뢰산--보탑사 13km
5:40분 전철을 타고 잠실역으로 간다.
일요일 아침, 이 시간에 전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은 무얼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기도 하여 쓴 웃음을 짓는다.
산행 자체는 고도차이가 별로 없는 평범한 만뢰지맥의 한 부분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옛 산우들....특히 동년배들과의 조우는 의미가 클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을 이겨가면서 지나온 흔적들이 궁금하고
세종시로 내려간 슈막님은 좀처럼 조우하기 힘든 사정을 감안하여
다소 무리(?)를 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배 슈막과 경암님은 낙남정맥, 낙동정맥.산행을 같이 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었다.
그 이후에도 춘천 지맥의 여러 구간을 같이 하기도 하였고....최근에는 동호회에서 같이 활동하는
편안한 산우로서 산에서 만나서 사회에서도 인연을 이어가는 소중한 분 들이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 13km...잘 해 낼수 있을까 ?
비단길 같은 산행로,,산행 대장이 안심하라고 설명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안성읍 외곽 국도변에서 세종시에서 올라 온 배 슈막 님이 승차한다,
남편 혼자하는 단독산행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는 부인이 운전을 하면서 안성까지 올라온 것이다.
철저한 분이다. 백번 지당하다.
혼자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 낭패가 아닌가 ?
구불 구불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 “생거진천‘이라고 쓴 표지석이 서있는 도로변에 버스가 정차한다.
세 번째 찾아오는 이곳, 금북정맥을 하면서 두 번씩이나 왔던 곳이지만
가파른 절개지와 뻥 뚫린 도로가 정겨운 옛 멋을 사그리 지워버려서 썰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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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이 많아 엽전을 털리던 고개라 하여 불렸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고개 아래 갈월리 엽돈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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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오르막길, 산악 오토바이 족들이 등로 가운데를 움푹 파이게 만들어서 더 불편하다.
7-8분후 금북정맥/만뢰지맥 표지가 걸린 지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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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뢰지맥은 이 지점에서 시작하여 병천면 아우내 장터 부근으로 떨어지는 45km정도의 짧은 지맥이다
만뢰산은 지맥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고즈녁한 숲길, 바람 한 점 없는 날씨가 햇살을 받아 서서히 더워진다.
등에 땀이 솟아 내의를 벗고 상의만 걸친 체 후미 그룹에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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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슈막,쑥,경암님과 세상사 이야기를 하면서 느긎하게 진행한다.
세종시로 간 이야기.....앞서거니 뒤 따르거니 하면이 옛 산우들의 근황을 듣으면서 이어간다.
걸음이 다소 빨라 지면서 종아리 근육이 긴장함을 느낀다.
오래만에 하는 산행이라서 일까......쉬어 가자고 소리쳐 본다.
잠시 후 바람을 맞이하는 능선에서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뻗어본다.
모두들 산보 하듯 지나가지만 나에게는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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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좌)님과 배 슈막 님.
트리키의 체리 , 경암님의 오이로 목을 축이고...줌마님의 커피 향기를 맡으면서 달콤한 휴식을 한다.
그사이 산행 대장의 냉동 막걸 리가 오고가고 오랜만에 즐거운 해후를 한다.
일요일 아침에 숲속에서 작은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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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의 휴식이 끝나고 만나는 봉우리,
발 아래는 벌목을 하여 반대편 능선까지 툭 터진 조망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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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로 들어나는 암록의 만뢰산 능선 위로 햇볓이 따갑다.
평탄한 안부로 내려서니 우측으로 희미한 옛길의 흔적이 드러난다.
싸리재로 추측되는 지점을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지나면서 첫 바위구간(?)을 만나 다시 숨이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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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이정표가 세워진 3거리 길에 도착한다.
우측으로는 개죽산, 작성단맥이라고 표시되어있고 만뢰산은 4990m 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보탑사는 5.33km라고 쓰여져서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준희님이 걸어 놓은 표지판에는 479.1m라고 쓰여있다.
개죽산,만뢰산...산 이름이 산적 소굴같이 느껴 지지만
개죽산 표지를 따라 가면 유관순 여사가 독립 운동을 하다가 잡혀간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에 다다른다.
트리키 님 사위는 중국인 인가요 ?
예, 딸하고 중국에 살고 손녀는 제가 돌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에 손녀 사진이 자주 올라 오는 군요...
예,,,,
그런데 중국인 사위 왕서방(?) 이 장모님이 너무 이뻐서 헷갈리지 않을까요 ?
왜요 ...?
우리 시골에서는 결혼할때 장모 되실분의 언행을 주의깊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주의깊게 보는 거지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손녀를 돌보는 일은 엄청난 일이건만,
카페에서도 산행도 활발하게 참여하는 아름다운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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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즈녁한 숲길을 이어가다가
급한 내리막길을 지나서 무명묘 2기를 차례로 지난다.
잠시 후에 다시 조망이 트이는 안부 지점에 도착하니
벤치, 이정표가 있고 성황당 분위기가 나는 작은 돌 무지가 있다.
고개를 왕래하던 주민들의 발길이 오랜 세월 동안 쌓인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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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목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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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님 은, 전국의 산에 약 2,000개 이상의 표지판을 달아 놓은 분으로서
지점과 산의 높이 등이 매우 정확하다.
산을 다녀보면 이 지점에는 이정표나 산 이름을 알리는 표시판이 있어야 할텐데....라고
생각되는 지점에는 어김없이 준.희님의 표지팜이 메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준 은 본인의 이름, 희는 부인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 부인과는 사별을 하였지만
함께 산행을 할 때 약속했던 대로 그 이후에도 꾸준히 표시판을 부착 하였다고 한다.
진행 방향이 옳은지, 여기가 어디쯤인지 궁금할 때 표지판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 없는 분이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정상에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번에는 산 이름은 없고 그냥 정상이라고 만 쓰여있어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을 이어간다.
또다시 주저 앉아서 휴식을 하고 나서 다시 일어선다.
경사도가 제법 있는 오르막 길에서는 걸음이 뒤쳐진다.
아픔을 아는 지 홀로 핀 산 나리 한 송이가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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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에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능선에 도착한다.
만뢰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보탑사로 하산하는 3거리이다.
아...이제사 힘든 구간이 끝났구나....안도감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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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능선을 따라 오르다가 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을 맞아 휴식을 취한다.
오늘 산행의 피로를 한꺼번에 날려주는 시원한 바람이 신선하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치고 오르니 헬기장을 겸한 넓은 공터가 드러난다.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숲으로 들어서서 점심을 한다.
시원한 바람, 맛있는 식사와 간식을 하면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푸근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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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연곡리 방향 원경
뒤돌아서서 내려오는 길은 발길이 가볍다.
3거리에서 내려서면서 마을로 가는 이정표를 지나고
두 번째 이정표가 서있는 지점에 이르니 좌측으로 보탑사 1.02km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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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숲길을 지나 우측으로 살짝 틀어서 내리막길로 접어드니 하늘을 찌르는 전나무가 싱그럽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니 사찰의 탑이 우뚝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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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보면 3층이나, 내부로 들어가면 5층 건축물이다.
1층과 2층의 지붕이 있는 공간에도 창문이 없는 층이 있기 때문이다.
즉 겉모습은 탑이지만 내부는 각 층마다 법당인 다층집으로, 내부구조도 다른 사찰과 많이 다르다.
황룡사 구층목탑 이래 1300년 만에 사람이 오를 수 있게 지어진 목탑이다.
108번뇌의 의미를 담아 높이 108척, 즉 32.7m 높이로 지었고
상륜부까지 포함하면 전체 높이는 42.7m에 이른다.
보탑사 통일대탑은 겉모습만 특이한 게 아니라
보통 대웅전은 정면에 하나의 불상을 모시지만,
통일대탑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아미타여래불, 약사여래불 등 사방에 부처를 모셨다.
일반적인 사찰에서 최소 3개 전각이 필요한 것을 하나의 목탑에 전부 넣은 셈이다.
(진천 문화재 안내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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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금당(金堂)에는 4방향으로 석가여래,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를 모셨고
2층 법보전(法寶殿)도 4방향으로 구장전·수다라전·법보전·보장전 편액을,
3층 미륵전(彌勒殿)은 사방으로 용화보전·대자보전·미륵보전·도솔타전 편액이 걸려있다.
탑의 서쪽 방향으로는 상부가 검은 모전탑이 서있고
우물 뒤편으로는 하얀색의 석탑이 꽃밭 속에서 단아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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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E52A3F5B3471BE0A)
뒤쪽으로 돌아가 보니 반가부좌를 튼 부처님이 연꽃 잎 모양의 그늘막 아래서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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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방향으로 가니 적조전에는 열반에 든 부처님 상을 모신 와불이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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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전 앞에는 불족석이 새겨져 있는데
비가 오면 물고기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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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전 옆에는 조그만 동자상이 있고 주련에는 석인야청불계성이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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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야청불계성(石人 夜聽 木鷄聲)
돌로 만든 사람이 한 밤중에 나무로 만든 닭의 울음 소리를 듣는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요함에 익숙한 사람은 시끄러운 중에서도 고요함을 느낀다는 의미로서
세상은 자기가 보고자 하는 대로 본다는 의미라고 한다.(보탑사 스님 설명)
아름다운 정원, 예쁜 꽃들이 뜨거운 햇살 아래 활짝 펴있다.
절간에도 정원에도 비구니 스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구경을 하는 우리는 오히려 뜨거운 햇살 때문에 발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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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서는 절 입구에는 보련산 보탑사라고 쓴 현판이 걸려있다.
우리가 지나온 만뢰산은 다른 이름으로 보련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만뢰산(혹은 보련산, 611m) 자락으로 펼쳐진 능선은 지세가 꼭 한 겹 두 겹 피어나는 연꽃 잎을 닮았다
문화재 보수 기술자 김영일씨의 주장에 따르면
탑이 세워진 곳은 연꽃의 한 가운데 꽃술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지관들도 같은 설명을 한다.
명당은 능선이 애워싸는 산 아래 꽃 술에 해당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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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대간과 정맥을 모두 마치고 지맥 산행을 하였다.
특히 경기도 북부지방과 강원도 북부 지방의 산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숨어있는 이야기에 대해서 재미있게 공부도 하였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신탄리에서 오르는 고대산과 금학산을 지나고 하산을 하니 무릎이 이상하였다.
보통 1-2일이면 아픔이 사라지던 무릎이 오래도록 풀리지 아니 하였다.
혼자 고심을 하다가 산행을 중단 하기로 하고 자전거로 4대강과 국토종주를 하였다.
자전거는 허벅지나 종아리에 힘이 많이 가해지고 무릎에는 큰 영향이 없는 듯 하였다.
산행도 자전거도 비슷한 점이 많다.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산행, 그러나 산은 나에게 준비되지 못함을 나무라는 듯 하였다.
하산 후 저려오는 다리 때문에 고통을 심하게 느끼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하루였다.
메모; 개인적으로 힘든 산행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신 일행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미소로 즐감을 전해봅니다
정말 간만에 뵈어서 반갑고 기뻤지만~
읽어가는 내내 뭔가가 미안함이 언듯스치는 이유는 제가 무슨 잘못된 행동에 내자신이 브끄러짐이 밀려오네요
혹 눈살 찌푸리는 행동을 해서 간만에 오신 온누리님께 누를끼친것 같아 죄스럽게 생각이 드네요
어른답지 못하게 천방지축 굴었던 산행길~
버릇 없이 굴었던 행동이 고개를 숙이게 하네요
앞으로 좀더 성숙한 산행을 해보도록 할께요
성격상 그게 잘 될지모르겠지만 노력 할께용~^♡^
글 재미있고 다시 한번 산행의 추억을 되세기게 되네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모든 회원님들이 좋아할것 같은데요.....전혀 미안해 하실일 없습니다 요.
온누림님의 산행후기는 많은 가르침을 주네요..
무릅관리 잘하시고,오래 오래 자전거든 산행이든
즐거움을 이어 가시길 바람니다,,,
오랜만에 뵈어 반갑고 좋았습니다.
산행기도 잘 읽고 갑니다.^♡^
아주 오랫만에 명품산행기를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신 모습으로 안산 즐산 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간만에 산행에서 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ᆢ
예전에 정맥산행때 틈틈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던 기억이 납니다ᆢ
그땐 몰랐지만 나중엔 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ᆢ
아무쪼록 건강회복하셔서 앞으로 쭈~~~욱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길 바래봅니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