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 이어...
전시관 입구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삼성혈에 관련한 이야기와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의 탄생과 생애를 모형으로 제작하여 설명과 함께 관련 유적지의 사진도 볼 수 있네요.
그럼 삼신인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첫 번째 장면: "삼신인, 탐라 땅에 나타나다."
고을나, 양을나, 그리고 부을나는
모흥혈에서 차례대로 태어납니다.
사진을 보시는 바와 같이,
나무들도 기울여 경배하듯 모흥혈을 감싸고 있습니다.
이 구멍에는 눈이 와도 녹아내리고, 비가 와도 고이지 않는다고 하고 하니,
가히 상서로운 땅임에 틀림 없나 봅니다^^
두 번째 장면: "삼신인, 수렵채집인의 생활을 하다."
가죽옷을 입고 들판과 수풀을 누비며,
사냥을 하고 있는 삼신인의 모습입니다.
이때는 육식 위주의 식사를 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장면: "삼신인, 배필을 만나다."
바다 건너 벽랑국 임금이 탐라 땅의 상서로운 기운을 알고,
자신의 세 딸을 목함에 태워 보내 온평포구에 닿게 됩니다.
멀리서 들어오는 배를 목격한 삼신인은 이상히 여겨 가까이 다가가고,
자색 옷을 입은 사자(使者)가 내려 세 공주를 삼신인에게 소개하여 부부의 연을 맺게 됩니다.
목함에는 공주들과 사자 외에도 소와 말, 그리고 오곡식이 실려 있었는데, 이때부터 농경 생활이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지에서 유입된 문물을 통해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의 생활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지요.
제주 최초의 다문화 가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벽랑국이 어디인지 찾아보니 '전라남도 완도에 위치했던 나라'라고 농경과 목축이 발달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온평포구에 가면 목함에서 처음 내렸을 때의 공주 발자국과 말발굽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니
다들 찾아보러 가보시겠어요?^^
<온평포구 가는 길>
https://place.map.kakao.com/12802641?referrer=daumsearch_local
네 번째 장면: "삼신인, 혼인이 이루어지다"
세 공주와 삼신인은 혼인지에서 목욕재개를 하고 혼례를 치르게 됩니다.
순서는 고을나, 양을나, 그리고 부을나 태어난 순서에 따라
먼저 태어난 고을나부터 혼례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첫날밤 장소는 신방굴이었습니다.
신방굴은 입구는 하나이지만 굴은 셋으로 나뉘어져 있어
세 쌍의 새신랑 새신부의 신방으로 제격이었겠습니다.
<혼인지 & 신방굴>
https://place.map.kakao.com/8624896?referrer=daumsearch_local
다섯 번째 장면: "삼신인, 사시장올에서 활을 쏘다."
각자 가정을 꾸리게 된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는
터전을 나누기 위해 사시장올에 올라 활을 쏘았습니다.
고을나가 쏜 화살이 박힌 곳은 지금의 제주시 일도동,
양을나가 쏜 화살이 박힌 곳은 지금의 제주시 이도동,
마지막으로 부을나가 쏜 화살이 박힌 곳은 삼도동이되었다고 합니다.
삼신인이 사이 좋게 각각 일도, 이도, 삼도의 지역을 맡아 다스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부족국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신인은 정말 대단하네요.
사시장올에서 일도,이도,삼도동 까지는 대략 15km라고 합니다.
그렇게 먼 거리를 화살로 쏘는 것도 그렇지만, 그들이 각각 돌을 맞혔다고 하니까요.
그 돌들을 기리며, 기념하는 곳이 바로 삼사석비입니다.
조선 시대, 양종창이라는 사람이 이 돌들을 삼양에 모아 보관하였고,
김정 목사는 삼사석 유적지를 돌아보고 기념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이 기념비가 낡고 훼손되었다 하여 땅에 묻고 새로운 비를 건립하였는데,
그것을 파다 다시 세운 곳이 바로 이곳, 삼성혈입니다.
전시관을 나서면 낡은 비가 하나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김정 목사가 세운 삼사석비입니다.
삼사석비에는 김정이 지은 시가 한 수 있습니다.
모흥혈의 아득한 옛날 ( 毛興穴古 )
화살 맞은 돌 그대로 남아 ( 神人異蹟 )
신인의 기이한 자취 ( 矢射石留 )
세월이 바뀌어도 오래도록 비추리 ( 交暎千秋 )
탐라국의 뿌리를 기리며 보존하려고 했던 마음이
아득한 옛날 삼신인에게도 전해졌길 바라봅니다.
전시관에서 상영하는 애니메이션은 삼신인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좀 더 완성도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또 다시 '오시록한' 숲길을 걸어 나오다 보면,
제사를 올리는 삼성전이 나옵니다.
삼성혈에서는 총 세 번의 제사가 거행됩니다.
제명 | 날짜 | 장소 | 성격 | 주최 |
춘기대제 | 4월 10일 | 삼성전 | 조상제 | 고양부 삼성재단 |
추기대제 | 10월 10일 | |||
건시대제 | 12월 10일 | 삼성혈단 | 도민제 | 제주도 |
삼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삼성전 보다는 활짝 핀 벚꽃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역시 벚꽃 명소, 삼성혈답게 흐린 날씨 속에서도 화사하고 아름답습니다.
이제 우리도 단체 사진 한 장 씩어볼까요?
"찰칵"
이제 삼성혈에서 가장 있기 있는 포토존을 지나가봅니다.
작년 이맘때 햇살 좋은 날, 삼성혈에서 찍었던 벚꽃사진도 함께 구경하세요^^
사실 이렇게 꽃구경만 왔던 작년과는 달리
탐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하나씩 배우고 알 수 있어
더욱 의미 있고, 뜻 깊은 시간이었답니다!
벚꽃의 유혹을 뒤고하고 길을 재촉하면 삼성혈과 삼성단이 보입니다.
삼성혈 주변의 나무들이 혈을 향해 경배하듯 기울어져 있습니다.
삼성혈의 구멍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으나,
어떤 사람이 구멍에 강아지를 넣으니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니
전설따라 삼천리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탐라국 건국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이는 김천석 선생님의 아버님이 선생님께 해 주신 이야기로
옛날옛날 중국 진시황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진시화의 충신이었던 서복 장군이 자신도 언젠가는 주변의 신하들 처럼 버림받고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하여
황제의 불로초를 구하러 가겠다는 핑계를 대고 청년 남여 각각 250명씩을 커다란 배에 태워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사실 그는 진나라가 아닌 새로운 국가를 꿈꾸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가 처음 당도한 곳은 이곳 제주.
제주에 내려 땅을 돌아보았으나 '국가를 건설하기엔 너무 좁다'하며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합니다.
250명의 장정 중 3명이 심한 배멀미로 떠나는 배에 타지 않고 제주 땅에 남게 되었고,
나중이 이 사실을 알게 된 서복이 배필을 삼을 수 있는 처녀 3명과 농사짓고 먹고 살 수 있는 오곡과 가축을 목함에 싣어 보내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귀포(西歸浦)의 유래가 서복이 돌아간 포구라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정방폭포 쪽에 서복 전시관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구요.
저는 배멀미 때문에 이 땅에 남게 된 세 장정 이야기 보다는
모흥혈에서 쏟아난 삼신인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
제주를 기록한 고지도에는 칠성대촌이 존재합니다.
탐라는 '별의 나라'라고 불리울 정도로 별을 숭상하는 나라로서
탐라국의 왕을 성주(星主)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북두칠성을 섬기며 살아간 탐라인 관련 기사>
https://news.jejunu.ac.kr/news/articleView.html?idxno=116601
삼성혈을 북극성으로
이도일도에 3개의 단
이도이도와 이도삼도에 각각 2개의 단, 총 7개의 단(칠성단)이 북두칠성의 모양으로 세워져있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 때 칠성대가 있던 곳에 도로와 집이 생기며 훼손되고 덮혀버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칠성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에 기념석이 세워져 그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신라, 일본, 당나라와의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고려시대에도 조공외교를 펼치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다고 합니다.
별을 의지하며 망망대해에서 배를 타고 해상 활동을 벌렸던 탐라 사람들에게
별을 읽는 능력은 생존과 권력, 이 두가지와 직결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별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군주가 될 수 있었구요.
후기를 쓰며 찾아보니
이도일도동 주차장 공사 중 칠성대촌의 유적이 발굴된 일이 있었더라구요.
그러나, 제대로된 복원과 고증절차 없이 흙으로 덮어 그 위에 주자창을 세웠다고 하니 애석하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탐라국 칠성대 유적 발굴 관련 기사>
https://www.seoul.co.kr/news/society/accident/2023/08/16/20230816500041
이제,
삼성혈을 떠나 삼사석비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처음 삼성혈에 들어섰을 때 통과했던 건시문 기억하시죠?
그 건시문 옆에는 아주 잘생긴 돌하르방이 서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원조 돌하르방이 제주에 몇 개 있는지 아셨나요~?
(저는 원조 돌하르방이 따로 있다는 것도 몰랐답니다^^)
총 48개의 원조가 있는데 그 중 4개의 돌하르방이 삼성혈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잘생긴 돌하르방 모습 좀 볼까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돌하르방.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다시 보니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삼사적지>
https://place.map.kakao.com/12729463?referrer=daumsearch_local
앞서 나왔던 것 처럼 제주 목사로 부임한 김정이
삼성인과 탐라국 건국 이야기를 듣고 그 유적을 돌아본 후,
화살을 맞힌 돌 세 개를 모아 기리며 시비(현재 삼성혈에 보관)를 세운 것부터 시작하여
오늘날의 삼사석지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길 가 한 복판에 돌담으로 막혀 삼사석비와 석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오히려 삼사석지를 알리는 표석이 더 크고 눈에 들어오니
주객이 전도된 것 같습니다.
석실 안에는 세 개의 현무암 돌덩어리가 들어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화살이 박힌 구멍이 보인다고 하니
다들 눈을 똥그랗게 뜨고 찾아 볼까요~?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유적과 유물을 사람들과 더 가까이하는 길이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인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국가의 이념과 융화될 수 있도록 삼성혈을 세운 이수동 목사와
삼신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 유적지를 돌며 삼신인과 탐라국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삼사석비를 세운 김정 목사의 행적은
도로를 깔고 집을 짓기 위해 칠성대를 허물어버린 일제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5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탐라국의 유적을 흙으로 덮어 '보존'하는 오늘날의 행정 당국과는 정반대의 모습니다.
<파리를 구한 독일 장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81413220005420
<김천석 선생님의 봉수씨 연대기>
https://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2776
김천석 선생님은 독일 장교 콜티츠와 선생님이 직접 기획하신 <복수씨 연대기>를 예시로 들어,
한 사람이 문화재를 아끼고 지킬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이야기해 주시며
수업을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탐라국의 뿌리와 배경을 배우고,
단순히 벚꽃 명소로만 알았던 삼성혈의 역사적 의미와
몰랐으면 그냥 지나쳤을 삼사석지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 명의 개인으로서 가져야할 문화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
값지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오박이 식당>
https://place.map.kakao.com/556787946?referrer=daumsearch_local
소노수정님이 추천해 주신 오박이 식당.
식당은 삼사석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는데, 식당이 가까워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음식은 가성비를 넘어 훌륭했습니다^^
한식 뷔페라 양껏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들 '집 근처에 이런 식당 있으면 밥 안하고 여기 와서 식사할텐데'라고 하실 정도였답니다^^
선미님이 만들어오신 쿠키와 함께한 달콤한 티타임.
즐거운 수다가 가득한 시간을 보내며 한결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상으로 문탐 14기 네번째 수업 후기를 마칩니다!
첫댓글 교과서가 따로 필요없을만큼 너무 좋은 후기네요!! 수업 중간중간 빼먹었던 내용들이 세세하게 정리되어있어서 복습할수 있게 되어 감사드려요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 빼먹까 싶어 속기사처럼 적었어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눈 초롱, 귀 쫑긋~
항상 맨 앞줄에서 열심으로 열공 하시더니~
훌륭하십니다.
짜임새 있는 편집에 참고내용
링크 까지~ 대단해요~^^
수고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옛날이야기 하듯 편안하게 말씀해주셔서 잘 몰랐는데,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그 양이 상당하여 많이 놀랐습니다~ 이 모든 내용을 다 담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 봇다리를 들을 수 있는 수업시간이 너무 귀하고 소중합니다~😊 좋은 수업 열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읽다보니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ㅎㅎ
연희님의 나레이션에 선생님의 음성이 더해져 분명 읽고 있는데 눈앞에는 영상이 펼쳐지네요~~^^
세심하게 정리하신 후기에 찬사를 보내며~~ 다가오는 후기쓰기 두려워집니다~ㅎ
아녜용~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느 하나 중요한 것을 짚어내지 못 해 정리라도 해 본 겁니당😅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와우 ☺️☺️☺️😝😝😝😚😉
진득한 후기 2부도 잘 읽었어요 ㅎ
놓친부분도 덕분에 되새김질 하네요 ㅎ
너무 길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텐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