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 三
01.
傳曰:昔者、舜甑盆無膻. 而下不以餘獲罪;飯乎土簋. 啜乎土型. 而農不以力獲罪;麑衣而䀈領. 而女不以巧獲罪;法下易由. 事寡易爲功. 而民不以政獲罪. 故大道多容. 大德多下. 聖人寡爲. 故用物常壯也. 傳曰:易簡而天下之理得矣. 忠易爲禮. 誠易爲辭. 賢人易爲民. 工巧易爲材.
전왈:석자、순증분무전. 이하불이여획죄;반호토궤. 철호토형. 이농불이력획죄;예의이기령. 이녀불이교획죄;법하이유. 사과이위공. 이민불이정획죄. 고대도다용. 대덕다하. 성인과위. 고용물상장야. 전왈:이간이천하지리득의. 충이위례. 성이위사. 현인이위민. 공교이위재.
[解釋] 傳에 이르기를, 옛날 순임금이 시루에 넘치도록 담아 먹는 법이 없이 검소하자, 아랫사람들이 음식을 남겨 버리는 죄를 짓지 않게 되었고, 질그릇 또는 대나무 그릇에 밥을 담아 먹자, 농부들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가 죄를 짓는 일이 없어졌으며, 거친 사슴 가죽옷을 입고 검소한 목도리를 하자, 여자들이 옷을 예쁘게 차려 입느라 죄를 짓는 일이 없어지게 되었다. 법은 아랫사람이 쉽게 지킬 수 있도록 줄여주고, 일을 적고 쉽게 하여도 공을 얻을 수 있게 해주자, 백성들이 정치 때문에 죄를 짓는 일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큰 道는 무리를 수용하고, 큰 德은 많은 아랫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며, 성인은 일부러 행하고자 하는 것이 적다. 이 때문에 만물이 쓰이고도 또한 항상 건장한 것이다. 傳에 이르기를, 쉽고 간편해야 세상의 이치를 얻을 수 있다. 충성이란 쉽게 해야 禮가 되고, 誠은 쉽게 해야 사양하는 마음이 생기며, 현명한 자는 쉽게 해야 백성들이 알아듣고, 물건은 쉽게 만들어야 재물이 된다.
≪詩≫曰:「政有夷之行. 子孫保之.」①
≪시≫왈:「정유이지행. 자손보지.」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정치가 평평한 길이 있으니, 자손은 보전할 것이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天作에 보인다.
02.
有殷之時. 穀生湯之廷. 三日而大拱. 湯問伊尹曰:「何物也?」 對曰:「穀樹也.」 湯問 : 「何爲而生於此?」 伊尹曰:「穀之出澤. 野物也. 今生天子之庭. 殆不吉也.」
유은지시. 곡생탕지정. 삼일이대공. 탕문이윤왈:「하물야?」 대왈:「곡수야.」 탕문 : 「하위이생어차?」 이윤왈:「곡지출택. 야물야. 금생천자지정. 태불길야.」
[解釋] 은나라 시절에 곡나무가 탕임금의 궁중 뜰에 생겨나서, 사흘 만에 한 아름의 크기로 자라났다. 탕임금이 이윤에게 묻기를, 「무슨 물건이오?」라고 하자, 이윤이 대답하기를, 「곡나무라는 것입니다.」고 하였다. 탕임금이 묻기를, 「어찌하여 여기서 자라는 것이오?」라고 하자, 이윤이 말하기를, 「곡나무는 연못가에 자라는 들의 나무입니다. 지금 임금님의 뜰에서 자라고 있으니, 아마 상서롭지 못한 징조인 것 같습니다.」고 하였다.
湯曰:「奈何?」 伊尹曰:「臣聞:'妖者、禍之先. 祥者、福之先. 見妖而爲善. 則禍不至, 見祥而爲不善. 則福不臻.'」 湯乃齋戒靜處. 夙興夜寐. 弔死問疾. 赦過賑窮. 七日而穀亡. 妖孽不見. 國家昌.
탕왈:「내하?」 이윤왈:「신문:'요자、화지선. 상자、복지선. 견요이위선. 즉화부지, 견상이위불선. 즉복부진.'」 탕내재계정처. 숙흥야매. 조사문질. 사과진궁. 칠일이곡망. 요얼불현. 국가창.
[解釋] 탕임금이 말하기를, 「그러면 어찌하면 좋겠소?」라고 하자, 伊尹이 말하기를, 「제가 듣기로, '요사한 것은, 화가 있기 전에 나타나 보이며, 상서로운 것은, 복이 있기 전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사한 것을 보았을 때 선한 일을 하면, 그 화는 나타나지 않으며, 상서로운 것을 보았을 때 선한 일을 하지 않으면, 그 복은 다가오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고 하였다. 이에 탕임금은 심신을 깨끗이 하고 조용히 처하면서, 일찍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정사를 돌보았으며, 죽은 이를 조문하고 병든 이를 문병하였고, 허물을 용서하고 가난한 이를 구제하였다. 칠일이 지나자 곡나무는 죽었고, 요사한 일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나라는 더욱 창성하게 되었다.
≪詩≫曰:「畏天之威. 于時保之.」①
≪시≫왈:「외천지위. 우시보지.」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보전할 것이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我將에 보인다.
03.
昔者、周文王之時. 蒞國八年. 夏六月. 文王寢疾. 五日而地動, 東西南北不出國郊. 有司皆曰:「臣聞, '地之動, 爲人主也. 今者、君王寢疾, 五日而地動, 四面不出國郊. 群臣皆恐. 請移之?'」 文王曰:「奈何其移之也?」 對曰:「興事動眾. 以增國城. 其可移之乎!」
석자、주문왕지시. 이국팔년. 하륙월. 문왕침질. 오일이지동, 동서남북불출국교. 유사개왈:「신문, '지지동, 위인주야. 금자、군왕침질, 오일이지동, 사면불출국교. 군신개공. 청이지?'」 문왕왈:「내하기이지야?」 대왈:「흥사동중. 이증국성. 기가이지호!」
[解釋] 옛날 주나라의 문왕이 즉위한지, 팔 년째 여름 유월에 문왕은 병이 들었다. 그리고 닷새 만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동서남북으로 나라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를 보고 관리들 모두가 말하기를, 「제가 듣기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임금님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임금님이 병이 나신지, 닷새가 지나자 지진이 일어났고, 사방으로 나라의 경계를 넘지 않은 것으로 신하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청컨대 민심을 다른 데로 떠넘기시는 것이 어떠한지요?'」라고 하니, 문왕이 말하기를, 「어떻게 다른 데로 떠넘긴다는 말이오?」라고 하자, 신하들이 대답하기를, 「나라의 성을 증축하는 큰 공사를 일으켜, 백성을 동원하면, 가히 떠넘길 수 있습니다.」고 하였다.
文王曰:「不可. 夫天之道見妖. 是以罰有罪也. 我必有罪. 故此罰我也. 今又專興事動眾. 以增國城. 是重吾罪也. 不可以之. 昌也請改行重善移之. 其可以免乎!」 於是遂謹其禮節祑皮革. 以交諸侯;飾其辭令幣帛. 以禮俊士;頒其爵列等級田疇. 以賞有功. 遂與群臣行此. 無幾何而疾止. 文王卽位八年而地動. 之後四十三年. 凡蒞國五十一年而終. 此文王之所以踐妖也.
문왕왈:「불가. 부천지도견요. 시이벌유죄야. 아필유죄. 고차벌아야. 금우전흥사동중. 이증국성. 시중오죄야. 불가이지. 창야청개행중선이지. 기가이면호!」 어시수근기례절질피혁. 이교제후;식기사령폐백. 이례준사;반기작렬등급전주. 이상유공. 수여군신행차. 무기하이질지. 문왕즉위팔년이지동. 지후사십삼년. 범리국오십일년이종. 차문왕지소이천요야.
[解釋] 문왕이 말하기를, 「아니 되오. 무릇 하늘의 道가 재앙을 일으키는 것은, 죄 지은 자에게 벌을 주려고 하는 것이오. 이것은 틀림없이 나에게 죄가 있기에, 이런 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나라의 성을 증축한다고 백성을 동원하면, 이는 나의 죄만 더 커질 뿐이오. 그렇게 할 수는 없소. 나 昌이 행동을 고치고 거듭 좋은 일을 하여, 그 곳에 떠넘기면 화를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소!」라 하고는, 예절을 잘 살피고 가죽을 선물하여 제후들과 교류하고, 법령을 잘 다듬어 출중한 선비들에게는 폐백으로 예를 표하며, 작위의 등급을 바르게 하여, 공 있는 관리에게 전답을 상으로 내리기로 하였다. 여러 신하들과 그 일을 실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병이 나았다. 문왕이 즉위한 지 8년 만에 지진이 일어났지만, 그 이후 43년이 지나 나라를 다스린 지 51년 만에 죽었다. 이는 문왕이 하늘의 재앙을 실천으로 극복한 것이다.
≪詩≫曰:「畏天之威. 于時保之.」①
≪시≫왈:「외천지위. 우시보지.」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보전할 것이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我將에 보인다.
04.
王者之論德也. 而不尊無功. 不官無德. 不誅無罪. 朝無幸位. 民無幸生. 故上賢使能. 而等級不踰;折暴禁悍. 而刑罰不過. 百姓曉然皆知夫爲善於家. 取賞於朝也;爲不善於幽. 而蒙刑於顯. 夫是之謂定論. 是王者之德.
왕자지론덕야. 이부존무공. 불관무덕. 부주무죄. 조무행위. 민무행생. 고상현사능. 이등급불유;절폭금한. 이형벌불과. 백성효연개지부위선어가. 취상어조야;위불선어유. 이몽형어현. 부시지위정론. 시왕자지덕.
[解釋] 왕이 가져야 할 덕에 대하여 논하면 다음과 같다. 공이 없는 자를 높이는 일이 없고, 덕이 없는 자에게는 관직을 주지 않으며, 죄 없는 자를 죽이는 일이 없고, 조정에는 요행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자가 없으며, 백성들도 요행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윗사람이 어질면서 능력 있는 자를 부리면, 등급의 넘나듦이 없게 되고, 포악한 자를 몰아내고 사나운 자를 없애면, 형벌의 과실이 없어진다. 백성들은 비록 집안에서라도 좋은 일을 하면, 조정으로부터 상을 받지만 나쁜 짓을 남몰래 하면, 남이 볼 수 있게 드러난 곳에서, 형벌을 받는다는 것을 훤하게 알게 하여야 한다. 무릇 이렇게 하는 것을 定論이라 일컫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왕이 가져야 할 덕목인 것이다.
≪詩≫曰:「明昭有周. 式序在位.」①
≪시≫왈:「명소유주. 식서재위.」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밝고 빛나는 주나라가, 차례대로 자리를 살피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時邁에 보인다.
05.
傳曰:以從俗爲善. 以貨財爲寶. 以養性爲己爲道. 是民德也. 未及於士也. 行法而志堅. 不以私欲害其所聞. 是勁士也. 未及於君子也. 行法而志堅. 好脩其所聞. 以矯其情;言行多當. 未安諭也;知慮多當. 未周密也;上則能大其所隆也. 下則能開道不若己者. 是篤厚君子. 未及聖人也. 若夫百王之法. 若別白黑;應當世之變. 若數三綱;行禮要節. 若運四支;因化之功. 若推四時;天下得序. 群物安居. 是聖人也.
전왈:이종속위선. 이화재위보. 이양성위기위도. 시민덕야. 미급어사야. 행법이지견. 불이사욕해기소문. 시경사야. 미급어군자야. 행법이지견. 호수기소문. 이교기정;언행다당. 미안유야;지려다당. 미주밀야;상즉능대기소륭야. 하즉능개도불약기자. 시독후군자. 미급성인야. 약부백왕지법. 약별백흑;응당세지변. 약수삼강;행례요절. 약운사지;인화지공. 약추사시;천하득서. 군물안거. 시성인야.
[解釋] 傳에 이르기를, 세속에 따르는 것으로 善을 삼고, 재화를 보물로 여기며, 자신의 본성을 수양하는 것으로 道로 삼는 것은, 백성들이 지녀야 할 德이지, 선비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법을 행하되 그 뜻을 굳게 하고, 사사로운 욕심으로 자신이 들은 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굳센 선비가 지녀야 할 德이지 군자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을 행하되 그 뜻을 굳게 하고, 자신이 들은 바를 잘 닦아 그 정황에 맞게 고쳐는 것을 좋아하며, 언행이 많은 부분 합당하나, 아직 충분히 명확하지는 않고, 생각하는 바가 많은 부분 합당하기는 하나, 아직 주도면밀하지는 못한다. 위로는 융성해야 할 바를 더욱 키워 나가도, 아래로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이끌어 주는 것은 독실하고, 후덕한 군자의 일이지, 아직 성인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백왕의 법에 대하여, 마치 흑백을 구분하듯 잘 판별하고,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기를, 마치 하나 둘을 세듯이 쉽게 여기며, 예와 절도를 행하기를, 마치 팔다리 움직이듯 쉽게 하고, 변화에 맞춰 그 공을 세우기를, 마치 네 계절이 운행하듯 자연스럽게 하며, 세상 만물을 질서 있게, 편하게 거하도록 하는 것이, 곧 성인이 하는 일이다.
≪詩≫曰:「明昭有周. 式序在位.」①
≪시≫왈:「명소유주. 식서재위.」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밝고 빛나는 주나라가, 차례대로 자리를 살피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時邁에 보인다.
06.
魏文侯欲置相. 召李克問曰:「寡人欲置相. 非翟黃則魏成子. 願卜之於先生.」 李克避席而辭曰:「臣聞之;卑不謀尊. 疏不間親. 臣外居者也. 不敢當命.」 文侯曰:「先生臨事勿讓.」 李克曰:「夫觀士也, 居則視其所親. 富則視其所與. 達則視其所擧. 窮則視其所不爲. 貧則視其所不取. 此五者足以觀矣.」
위문후욕치상. 소리극문왈:「과인욕치상. 비적황즉위성자. 원복지어선생.」 이극피석이사왈:「신문지;비불모존. 소불간친. 신외거자야. 불감당명.」 문후왈:「선생림사물양.」 이극왈:「부관사야, 거즉시기소친. 부즉시기소여. 달즉시기소거. 궁즉시기소불위. 빈즉시기소불취. 차오자족이관의.」
[解釋] 위나라 문후가 재상을 임명하려고, 이극을 불러 묻기를, 「과인이 재상을 임명하려고 하오. 적황 아니면 위성자인데 원컨대 선생께서 점지하여 주시오.」라고 하자, 이에 이극이 자리를 피하면서 사양하면서 말하기를, 「제가 듣건대 낮은 자는 높은 자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관계가 먼 자는 친한 사람의 일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저는 국외자이니 감히 명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고 하였다. 문후가 말하기를, 「선생께서는 이 일을 맡으시고 사양하지 말아주시오.」라고 하자, 이극이 말하기를, 「무릇 선비를 관찰하는 것은, 평소 때 친하게 지내는 이가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부유할 때는 베푸는 바가 어떤지 살피며, 통달하였을 때는 천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궁할 때는 하지 않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보며, 가난할 때는 취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만 잘 살펴보면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족히 알 수 있습니다.」고 하였다.
文侯曰:「請先生就舍. 寡人之相定矣.」 李克出. 遇翟黃. 曰:「今日聞君召先生而卜相. 果誰爲之?」 李克曰:「魏成子爲之.」 翟黃悖然作色. 曰:「吾何負於魏成子! 西河之守. 吾所進也;君以鄴爲憂. 吾進西門豹. 君欲伐中山. 吾進樂羊;中山既拔. 無守之者. 吾進先生;君欲置太子傅. 吾進趙蒼. 皆有成功就事. 吾何負於魏成子?」
문후왈:「청선생취사. 과인지상정의.」 이극출. 우적황. 왈:「금일문군소선생이복상. 과수위지?」 이극왈:「위성자위지.」 적황패연작색. 왈:「오하부어위성자! 서하지수. 오소진야;군이업위우. 오진서문표. 군욕벌중산. 오진악양;중산기발. 무수지자. 오진선생;군욕치태자부. 오진조창. 개유성공취사. 오하부어위성자?」
[解釋] 문후가 말하기를, 「청컨대 선생께서는 집으로 가 계시오. 과인이 원하는 재상을 이미 정하였습니다.」고 하였다. 이극이 물러 나오다 적황을 만났다. 적황이 말하기를, 「오늘 임금님께서 선생을 불러 재상을 점지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과연 누가 결정이 되었소?」라고 하자, 이극이 말하기를, 「위성자가 되었소이다.」고 하자, 황적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하기를, 「내가 어찌 위성자보다 못하단 말이오. 서하를 지켜야 할 때 내가 나아가 지켰고, 임금님이 업 지역의 문제로 근심하고 있을 때, 내가 서문표를 추천하였으며, 임금님이 중산 땅을 치고자 할 때, 내가 악양을 추천하였고, 그 중산 땅을 차지하고 그 땅을 지킬만한 사람이 없을 때, 나는 선생을 추천하였소. 또한 임금님이 태자전을 뽑고자 하였을 때, 나는 조창당을 추천하였소이다. 이렇게 하는 일마다 공을 이루고 성사까지 시켰는데, 내가 어찌하여 위성자보다 못하단 말이오?」라고 하였다.
克曰:「子之言克於子之君也. 豈比周以求大官哉? 君問置相. 非成則黃. 二子何如? 臣對曰, '君不察故也. 居則視其所親. 富則視其所與. 達則視其所擧. 窮則視其所不爲. 貧則視其所不取. 五者以定矣. 何待克哉?' 是以知魏成子爲相也. 且子焉得與魏成子比! 魏成子食祿日千鍾. 什一在內. 以聘約天下之士. 是以得卜子夏. 田子方. 段干木. 此三人. 君皆師友之. 子之所進皆臣之. 子焉得與魏成子比乎?」 翟黃逡巡再拜曰:「鄙人固陋. 失對於夫子.」
극왈:「자지언극어자지군야. 기비주이구대관재? 군문치상. 비성즉황. 이자하여? 신대왈, '군불찰고야. 거즉시기소친. 부즉시기소여. 달즉시기소거. 궁즉시기소불위. 빈즉시기소불취. 오자이정의. 하대극재?' 시이지위성자위상야. 차자언득여위성자비! 위성자식록일천종. 십일재내. 이빙약천하지사. 시이득복자하. 전자방. 단간목. 차삼인. 군개사우지. 자지소진개신지. 자언득여위성자비호?」 적황준순재배왈:「비인고루. 실대어부자.」
[解釋] 이극이 말하기를, 「그대가 저를 임금님에게 추천해 준 것은, 패거리를 만들어 높은 관직을 얻으려고 한 것이오? 임금님께서 재상으로 위성자와 적황 중에서 뽑으려 하는데, 이 두 사람이 어떠냐고 물으시기에 제가, '임금님께서 잘 살피지 않아 망설이시는 것입니다. 평소 때 친하게 지내는 이가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부유할 때는 베푸는 바가 어떤지 살피며, 통달하였을 때는 천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궁할 때는 하지 않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보며, 가난할 때는 취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로 정하시면 됩니다. 저에게 기대하실 것이 무엇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래서 위성자가 재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그대가 어찌 위성자와 비교되겠습니까? 위성자는 녹봉이 천 종인데, 그 중에 십분의 일만 집안을 위해 쓰고, 나머지는 세상의 선비를 모시는데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자하, 전자방, 단간목 같은 분들을 얻게 되었고, 이 세 사람은, 지금 임금님께서 모두 스승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추천한 분들은 모두 임금님의 신하일 뿐입니다. 그러니 그대가 어찌 위성자가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적황은 우물쭈물 하다가 두 번 절하고 말하기를, 「어리석은 자가 진실로 비루하여, 선생께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고 하였다.
≪詩≫曰:「明昭有周. 式序在位.」①
≪시≫왈:「명소유주. 식서재위.」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밝고 빛나는 주나라가, 차례대로 자리를 살피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時邁에 보인다.
07.
成侯嗣公. 聚歛計數之君也. 未及取民也;子產取民也. 未及爲政也;管仲爲政也. 未及脩禮. 故脩禮者王. 爲政者強. 取民者安. 聚歛者亡. 故聚歛以招穀, 積財以肥敵. 危身亡國之道也. 明君不蹈也. 將脩禮以齊朝. 正法以齊官. 平政以齊下. 然後節奏齊乎朝. 法則度量正乎官. 忠信愛刑平乎下. 如是. 百姓愛之如父母. 畏之如神明. 是以德澤洋乎海內. 福祉歸乎王公.
성후사공. 취감계수지군야. 미급취민야;자산취민야. 미급위정야;관중위정야. 미급수례. 고수례자왕. 위정자강. 취민자안. 취감자망. 고취감이초곡, 적재이비적. 위신망국지도야. 명군부도야. 장수례이제조. 정법이제관. 평정이제하. 연후절주제호조. 법즉도량정호관. 충신애형평호하. 여시. 백성애지여부모. 외지여신명. 시이덕택양호해내. 복지귀호왕공.
[解釋] 성후와 사공은, 세금을 모아드리고 계산을 잘하는 임금이었지, 백성을 다스린 임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자산은 백성을 다스렸지만, 정치를 잘 하였다고는 할 수 없다. 관중은 정치는 잘 하였지만, 예를 잘 닦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예를 잘 닦으면 왕이 될 수 있고, 정치를 잘하면 강해지고, 백성을 잘 다스리면 백성이 평안해 지고, 세금을 많이 거두면 나라가 망하고 만다. 따라서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은, 도적을 불러 모으는 것과 같고, 재물을 쌓아 두는 것은 적을 살찌게 하는 것과 같아서, 이는 결국 몸을 위태롭게 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길일뿐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그런 길을 가지 않는다. 장차 예를 잘 닦아 조정을 고르게 하고, 법을 바르게 하여 관리를 정비하며, 정치를 평온히 함으로 아랫사람을 다스린다. 그런 연후에 예절로써 조정을 바르게 하고, 법과 도량으로 관리를 바로 잡으며, 충성, 믿음 및 형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랫사람을 공평하게 한다. 이와 같이하면 백성은 부모와 같이 임금을 사랑하게 되고, 신명을 겁내듯 임금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하여 임금의 덕과 은혜가 물결처럼 온 나라에 퍼지게 되고, 큰 복이 임금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詩≫曰:「降福簡簡. 威儀反反. 既醉既飽. 福祿來反.」①
≪시≫왈:「강복간간. 위의반반. 기취기포. 복록래반.」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내린 복이 크고 크거늘, 위의가 신중하고 신중하니, 이미 취하고 이미 배불러, 복록이 거듭 온다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頌 第一 周頌 執競에 보인다.
08.
楚莊王寢疾. 卜之. 曰:「河爲崇.」 大夫曰:「請用牲.」 莊王曰:「止. 古者、聖王制祭不過望. 濉漳江漢. 楚之望也. 寡人雖不德. 河非所獲罪也.」 遂不祭. 三日而疾有瘳. 孔子聞之. 曰:「楚莊王之霸. 其有方矣. 制節守職. 反身不貳. 其霸不亦宜乎?」
초장왕침질. 복지. 왈:「하위숭.」 대부왈:「청용생.」 장왕왈:「지. 고자、성왕제제불과망. 수장강한. 초지망야. 과인수불덕. 하비소획죄야.」 수부제. 삼일이질유추. 공자문지. 왈:「초장왕지패. 기유방의. 제절수직. 반신불이. 기패불역의호?」
[解釋] 초나라 장왕이 병들어 눕게 되자 점을 쳤다. 점괘는 이렇게 나왔다. 「하수가 빌미이다.」 대부가 말하기를, 「짐승을 희생으로 바쳐 제사를 올리시지요.」라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옛날 성왕은 제사를 지낼 장소로 나라 안의 망을 넘지 않도록 하였소. 수수, 장수, 강수, 한수는 초나라의 망이니 제사를 올릴 수 있으나, 하수에서는 아니 되오. 비록 과인이 덕이 없으나, 하수 때문에 죄를 지은 것은 아니오.」라 하고,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그러자 사흘 후에 병이 나았다. 공자가 이를 듣고 말씀하시기를, 「초나라 장왕이 패자가 된 것은, 그런 까닭이 있다. 절제와 자신의 직무를 지킬 줄 알고, 자신을 돌이켜 같은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패자가 되는 것은 마땅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詩≫曰:「嗟嗟保介!」① 莊王之謂也.
≪시≫왈:「차차보개!」① 장왕지위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아아, 보개[농사일 도와주는 관리]여!」라고 한 것은, 莊王을 이른 것이다.
[註解] ①頌 第二 臣工之十 臣工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