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선배들에게 산행과 암벽등반을 배울때
맨 처음 들은 말이 떠오른다.
아니,
떠오른다기 보다는
한번도 머리속에서 잊혀진 적이
없었다고 해야 맞겠다.
"산행은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서는 순간 시작되고
집에 돌아가 등산화를 벗을때 끝난다"
보통 산길 들머리에서
인사들을 나누며 산행을 시작하고
하산해서 대충 신발 먼지를 털면서
자, 마치겠습니다 ~
라며 끝내는 것과는 다르다
장비도 안좋던 시절
늘 사고를 마주해야 하는 암벽등반,
당연히 긴장과 조심이
습관처럼 체화되는게 중요
그래서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집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조심하고, 서로 살피고,
겸허하게 그리고 늘 겸손하게
산길을 걷고 바위를 오르라는 말.
하여, 나는 오늘 모처럼
수십년전 선배들의 말에 따라
집에 들어와 젖은 등산화를 벗고
비에 흠뻑젖은 몸을 따순 물로 씻고
보송보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난 후에야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
행복한 산행이었다
만족스럽다 ㅎ
지난 얼마간
왜 그렇게 우루루~
번잡스런 산행을 했었나
아쉽기도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들이었다
다만 오늘같은
완전한 자유를 느낀 산행이
나를 더 즐겁게 했다는 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