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모 밴드에 이미라 접장님이 계십니다.
밴드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데 수공예에 능하십니다.
나무장을 한지로 단장한 점화장도 만드시고
가죽으로 활가방도 만드십니다.
무엇보다 백미는 단연 한지 화살통입니다.
몇년 전부터 엄청나게 고민을 하다가 없는 살림에
정말 큰맘 먹고 하나 주문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원통형으로 주문을 했는데 여러 작품을들 찾아보다가
이렇게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지고 훌륭한 디자인이 눈에 보여
주문을 바꾸려 문의드려보니 가격이나 제작기간이 위엣거에 두배…
다소 고가이긴 하나 한두 해 쓸 것도 아니고 활 한장보다는 수명이 길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민끝에 마음에 드는 놈으로 결정했습니다.
원통형의 제작기간은 5개월 이상
육각형의 제작기간은 8개월 이상
전통을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작년에 경주까지 가서 우리나라
유일의 전통장이신 김동학 선생님도 찾아 뵌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고 간절히 갖고 싶었습니다.
전통장님과 대화중에 전통장의 계보가 끊어질 위기라고 듣고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이런 훌륭한 문화가 곧 유뮬이 되겠구나…
선생님 생전에 작품하나 구입하려 했으나 모든 작품들이 너무 비싸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만드는 공정이 정말 어렵겠지만… 조금만 더 저렴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내요.
그렇게 전통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가 몇년간 국사모를 눈팅하며
고민끝에 이미라 접장님 작품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라 접장님 또한 이 계열에 있어 훌륭한 장인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번호를 이미라(지전통 장인)이렇게 저장했습니다.
앞으로 궁시장 이외에도 이러한 활쏘기에 대한 훌륭한 장인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활쏘기라고 너무 궁시에만 치중되어 있는건 슬픈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활쏘기는 잘 맞추면 장땡이다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멋드러지게 쏘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고
보여지는 모습부터 멋드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사법을 배우기 시작한 이유도, 활을 전통적인 디귿자 모양
으로 만들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였고
이번에 전통을 주문하게 된 계기도 같습니다.
잘 맞추는 것은 저에게는 두번째 순위에도 들지 못합니다.
한 세번째나 네번째 정도 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당연히 건강입니다.
활을 쏘아서 아프지 않고 운동이 되며 신체가 좌우 균일하게
발달되도록 쏘는 것을 지향합니다.
아무리 잘 맞춘들 활쏘는 자세가 불량하고 그 행세가 꼬질꼬질 하고 초라해보인다면 저는 그런 활쏘기는 때려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