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 본인이 혼자 썸타는 중이라고 착각하고 있던 회사 팀장이, 휴일에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서 희망 가득 안고 꾸미고 나갔더니, 본인의 여동생을 소개시켜 주고 흐뭇해 하고 있는 상황.
톤 :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하다 기대-절망-분노-수용까지 이르는 과정을, 귀여운 신입사원 톤으로 듣고 싶어요.
(E. 카톡 알림)
어, 팀장님한테 연락왔다. …이번 주말에 따로 시간 나냐고? (좋아 죽으며) 당연하죠! 이거 데이트죠? 데이트라고 해줘!
팀장님이랑 요즘 밥도 같이 먹고 친해진 거 같아서 너무 좋아. 개인 카톡으로 연락 오는 거 처음이라 떨리는데 어떻게 답장하지? 넵! 괜찮습니다. 시간 맞춰 찾아뵙겠습니다, 이러면 너무 사무적으로 들리지 않나? 그냥 간단하게 옙! 한 문장만 보낼까? 아니면 이모티콘? 어떻게 답장하지?
헉, 그러고보니 카톡 메시지 읽음 뜨고 너무 시간이 지나고 있는데, 내가 일부러 답장 뜸들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어떻게 하지? 밀당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싫은데. 어떻게든 빨리 대답해야겠다. (메시지를 입력하며)…네, …괜찮습니다. 저희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후, 보냈다. 이걸로 됐겠지?
와 주말에 팀장님 만나는 거 처음이야. (들떠서) 이제부터 팀장님 말고 누나라고 불러도 되냐고 물어볼까? 그런데 연상연하 커플은 누나라고 부르는 거 싫어한다던데, 그렇다고 이름 뒤에 씨 붙이는 건 지금 단계에선 너무 건방지겠지? 나중에 이름만 부를 수 있어도 좋겠다. 팀장님이라고 부르면서 데이트하기는 아무래도 좀 딱딱하니까.
이럴 때가 아니라 얼른 맛집 찾아보고 예약하고, 그 날 입고 갈 옷도 찾아봐야지. 주말에 날씨 추워진다고 하던가? (중얼거리며) 선배님 추워 하시면 내가 자켓 벗어드리게 얇게 입고 오시면 좋겠다. 비는 안 올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우산도 챙기고, 신발은 너무 캐주얼하지 않으면서 또 포멀하지는 않은 살짝 스포티한 느낌으로… (F.O)
(BGM : https://dova-s.jp/bgm/play19644.html 0-25초 즈음까지 F.O)
(잔뜩 삐져서 한숨을 쉬고) …팀장님,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이거 소개팅이예요? 소개팅 맞죠? 그동안 팀장님은 제가 지금까지 들이댔던 걸 뭐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그동안 제가 여동생 소개시켜 달라고 치덕거린 거로 보였어요? 난 팀장님이 나만 주말에 따로 만나자고 하니까 신나서, 얼마나 오늘을 기대했는데…
(징징거리며) 근데 가족 분이 같이 오신다고 하셔서, 그것도 나름 전 되게 기대했단 말이예요. 팀장님은 가족이랑 사이 좋아서 주말마다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가고 하시니까, 저도 그 자리에 같이 불러주시는 건 뭔가 그만큼 특별한 사이가 된 거 같아서,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화내며) 뭐라고요? 여동생 분이랑 나랑 잘 어울릴 거 같았다고? (어이없다는 듯) 아니, 여동생 분이 저랑 어울리든 말든 무슨 상관이예요. 차아아암, 너무하네… 아니, 지금 생각이라는 걸 하고서 하는 말 맞아요? 알았어요. 그렇다고 쳐. 그럼 여동생은 무슨 죄냐고. 만나면 내가 그 쪽에는 관심 없고 맨날 언니 안부만 물어볼 텐데 팀장님은 그런 사람이랑 여동생을 엮어주고 싶나? 이건 정말 잘못하는 거 아닌가?
…왜 하나도 몰랐다는 것 같은 표정을 해요? 아니 진짜 몰랐어? 나보다 사회 생활을 몇 년이나 더 한 사람이? 그 눈치로 어떻게 팀장을 해요? 내가 왜 아침마다, 난 마시지도 않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커피를 식을까봐 조심하며 책상 위에 가져다 두고, 대신에 점심 사달라고 치덕거리는지 몰랐다고? 그냥 정말 여동생이랑 나랑 어울릴 것 같아서 소개시켜 준 거라고요?
(맥이 풀려서) 알았어요. 알게 해줄게. 나는 팀,장,님,한테만 관심있으니까, 같은 유전자든 어린 버전이든 뭐든 다른 사람은 됐고, 이번 같은 일 이제 두 번은 없어요. 다시는! 이런 망한 소개팅같은 건 팀장님도 나도 없을 거니까 똑똑히 알아두시라고! 그리고 이번 일은 팀장님이 나한테 잘못한 거니까, 이제부터 이름 부르게 해줘요. 이제 팀장 아니고 이름 부를 거야. 그럼 어리게 안 보이겠죠? … 근데 내일 뭐하세요? 전에 찾아보니까, 블루마운틴 원두 넬드립 커피 유명한 카페가 근처에 생겼는데, 거기 치즈케이크도 맛있대서 같이 가보고 싶었거든요? 치즈케이크 좋아하시잖아요 …(중얼거리며 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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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맵스에 제출한 대본을 고쳐 투고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