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문으로
어서 오세요! '대문 없는 대문'인 제주도 ‘정낭’을 보셨죠? 입구에 가로로 꽂는 세 개의 막대로 주인 소재를 말해 준답니다. 세 개 모두 한쪽만 꽂혀 비스듬히 놓여있으면, 어서 들어오시라는 뜻! 양쪽이 꽂힌 수평 막대가 하나이면 금방 돌아온다, 둘이면 오늘 중으로 돌아온다, 셋이면 멀리 가서 며칠 뒤에 온다는 뜻이랍니다. 헛걸음하지 않도록 참 지혜롭고 친절했지요?
조각보는 늘 열려있는 문입니다. 주인인 회원의 목소리를 언제든지 듣도록 소식지에 담겠습니다. 이번에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하신 회원님 모습이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디아스포라 통신’에 관심과 참여 감사합니다. 여러 활동에 참여하신 회원님들 모두 반갑습니다. 조각보가 오월의 숲처럼 푸르름을 더하도록 많은 회원님의 소식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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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세상과 우리가 보여요
4월 진달래무궁화모임_내가 재미있게 본 드라마
진달래무궁화 4월 모임이 지난 4월 17일(수), 오후 6시 조각보 사무실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날은 이병주, 최효정, 엄경혜, 황금숙, 장올가, 김광미, 김명숙 회원 외에도 노귀남, 윤명선, 주진숙 회원께서 온라인으로 참석해주셨습니다.
엄경혜 진달래회원은 직접 빚은 송편과 함께 드라마 <첫사랑>의 발표문을 들고 오셨습니다. 북한에서는 아침에 출근해 밤 8시에 퇴근하는 바쁜 삶을 사느라 TV 볼 새가 없었고 그나마 잠시 쉴 때는 부족한 전기 때문에 TV 보는 여유를 누리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최근에야 본 드라마 <첫사랑>을 보고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친구가 도와주는 것이 인상에 남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랑을 위해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장올가 해바라기 회원은 "우즈베키스탄에는 착한 드라마가 많고, 러시아는 악인이 등장하고 사람을 괴롭히는 이야기가 흔"했다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사람들의 관계를 보게 됐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나 특히 시어머니와 관계에서 눈치껏 행동할 수 있도록 문화적 도움을 받았다고 나눠주셨습니다.
황금숙 무궁화 회원은 한국 드라마는 은근히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에 포함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딸이 추전해 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2번 보며 교도소가 “교화소”가 아니라,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 모략과 아부, 청렴 등을 드러내는 곳으로 우리 사회 축소판 같았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김명숙 민들레 회원은 중국에 한 달 동안 머무르며 이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없게 돼 중국 드라마 <你也有今天>(너에게도 오늘이 있다)를 보다 그동안 몰라보게 달라진 중국드라마의 위상에 놀랐다고 합니다. 등장 인물들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며 요즘 시대 흐름에 맞춰분량도 짧아지는 등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최설 진달래 회원은 북에서 TV로 중국영화를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후에 한국영화를 알판(CD)으로 들여와 봤던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전기공급 시간에 불이 오면 날밤 새면서" 봤던 추억을 떠올리며 북은 모든 것이 수령으로 수렴하는 데 반해 "남한에서는 다 사랑"이라며 당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남자 주인공이 “내가 너를 지켜줄게”라고 하는 모습이나 저변에 깔린 양육강식에도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북한의 성분은 바꿀 수 없는 데 반해 남한은 언젠가는 강자가 될 수 있는 경직되지 않은 부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원격으로 참여한 윤명선 무궁화 회원은 드라마가 아닌,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다 하시며 예전에는 드라마를 보는 것을 무시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를 애니어그램 수업 시간에 활용하기도 한다 하셨습니다. 신경쓸 게 많고 바쁜 요즘 사람들은 드라마를 엔터테인먼트로써 보는 것 같다며 그게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나눠주셨습니다.
이날 사회자로서 모임을 진행해주셨던 최효정 무궁화 회원은 머리를 식히려고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봤던 드라마를 또 본다고 합니다. 인생드라마로는 1999년, 중학교 시절 때 본 <카이스트>를 뽑아주셨습니다. 천리안, 나우누리 등 인터넷이 상용되기 시작하며 인터넷 동호회가 막 생겨나던 시절 애청자 동호회가 만들어지며 마니아층이 생겼고 그 모임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병주 무궁화 회원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방영된 드라마 이야기를 다른 회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자신이 초등학생 때 봤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떠올리며서는 그 당시만해도 주로 남자 주인공이 재벌로 묘사됐던 데 반에 요즘에는 사랑의 불시착, 눈물의 여왕 등 재벌인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에서 변화를 느낀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현재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병주 회원은 자신도 추천 받았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다른 회원들에게 추천해주셨습니다. 특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매 에피소드마나 특정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묘사를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실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말해주었습니다.
노귀남 대표는 국민드라마 <여로>가 이웃사람들이 모여서 시청하는 드라마시대를 열었다며 드라마 속 인물과 연기자를 동일시하는 사건들이 벌어졌던 당시의 에피소드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오늘날은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자극적인 세상이 되어, 역설적으로 드라마로 위안을 삼는 오늘의 현실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서로가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지만 각자 살아온 이야기, 나라별 차이점, 시대의 변화상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5월에는 야외 소풍으로 더욱 반갑게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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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삶이야기 준비 실무자회의
올해 삶이야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자 회의가 지난 4월 4일(목), 오후 1시부터 안산 4.16 기억전시관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숙임 삶센터 운영위원장과 윤은정 삶이야기 팀장, 김광미 사무국장이 만나 윤은정 팀장께서 참여하신 '시민의 기록전: 마을의 4.16' 전시를 함께 둘러본 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회의를 통해 5월 17일 '사할린 한인의 삶이야기를 워크숍' 일정과, 이후 서울 남산유스호스텔과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진행될 '사할린 한인의 삶이야기' 일정을 정하고 진행사항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사할린 한인들의 이주사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고, 사할린 한인 여성들이 참여하는 삶이야기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풍성한 코리안 여성들의 삶이야기 조각보를 이어갈 올해의 '삶 이야기'에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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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 중국 10대 왕홍(网红) 도시가 되다
연길은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관광도시가 되었다. 김치 냄새가 확 풍기는 빙설(氷雪)의 소도시로서, 인구 대비로 커피 소비 전국 1위로, 다른 동북의 도시들과 비교되게 판이하게 다른 풍치가 있다.
코로나시대를 지나면서 중국 국내 관광에 질적 변화가 일어났는데, 연길의 풍속도는 이국적이고 새로운 관광을 대변하는 요소가 많다. 소수민족인 조선족 문화가 한국 이미지와 겹치면서 김치, 막걸리, 순대, 냉면, 떡, 비빔밥, 불고기 등 조선족 음식을 먹어보고 한복(민속복식)을 입고 거리를 누벼보는 색다른 체험관광이 유명세를 탔다. 왕홍(网红, 인플루언서)들의 인터넷 방송과 SNS 동영상이 수천, 수십만의 팔로워(follwer, 구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중국 전역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변대학 앞의 대학성 건물은 식당과 커피숍 등이 꽉 들어선 고층 상가인데, 전면은 조선말과 중국어가 병기된 간판들로 거대한 담장[墙]을 이루고 있다. 이것을 가리켜 “왕홍챵”(网红墙/왕훙치앙~ 인플루언서의 담장)이라 하는 유행어가 생겼다. 인플루언서 추천 명소 연대 앞은 “연길/延吉”이라 찍힌 종이 커피 컵을 들고 왕홍챵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인증샷을 하기 바쁜데, 관광객인지 인플루언서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얼마 전에 연변대학 정문 바로 옆에 커피컵 조형물과 왕홍챵을 축소한 대형거울 담장 구조물이 세워졌는데, 거울을 보고 사진을 찍으면 간판벽 앞에 선 자기 모습이 찍히는 자동 인증샷이 되는 재밋거리가 더해졌다.
학교 주변 골목은 주로 아파트촌인데, 1층이 상가로 개조되는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고, 지역과 장소의 용도가 변화하는 과정에 소위 신사화(紳士化,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연길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도문과 방천 등의 접경지역 관광과 이어지는 뜻은 무엇인지, “변경문화”를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아야 할 것 같다. 인증샷의 확대재생산 힘과 ‘핫플’ 진달래 통신이었습니다.
연변통신원 노둣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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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사할린 한인의 삶 이야기를 위한 워크숍
사할린 한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할 2024년 삶 이야기 프로젝트의 첫 프로그램인 '사할린 한인의 삶 이야기를 위한 워크숍'이 5월 17일 서울가족플라자(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올해의 '삶 이야기'는 사할린 한인의 역사에 주목해 한민족의 역사를 복원하고 사할린 한인에 대한 한국사회의 이해를 높여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한국으로 영구 귀국 및 정착 중인 사할린 한인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고 국내외의 동포들과 선주민들 간의 화합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최상구 KIN 대표, 이정희, 이진선 사할린 한인 분들과 더불어 김숙임 조각보 명예이사장, 윤은정 삶이야기 팀장께서 강사로 참여해주실 예정입니다. 사할린 한인과 함께하는 삶이야기 진행자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의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사무국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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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이해평화교육 강사 모임
상호이해평화교육이 5월 27일(월), 오후 7시 30분에 줌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재일조선인, 북향민, 중국동포 등 코리안디아스포라 여성들이 평화강사로 파견돼 학교나 관공서 등에서 평화교육을 진행하는 조각보의 상호이해평화교육은 2019년 시작돼 열다섯 차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코리안디아스포라여성 당사자가 진행하는 평화교육에 관심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조각보 사무국으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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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장례식과 쪽방촌 어르신 댁을 찾아서
김명숙 회원의 자원봉사 이야기
김명숙 회원의 자원봉사 소식을 전합니다. 가족해체와 빈곤으로 외롭게 돌아가신 분을 위한 서울시의 무연고 장례식장을 찾아가 어느 한 분의 마지막 친구가 되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쪽방촌 어르신 댁을 찾아 위로해 드렸답니다.
우리 사회 무연고 사망이 늘고 있고, 그 중 70%는 가족도 외면하는 장례식이 되고 있답니다. 3월 마지막 날을 뜻깊게 보내며, “봉사를 많이 해왔지만 인생을 더 보람있게 살아야겠다”고 말씀을 남겨주신 아름다운 시민 김명숙 회원께 박수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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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외
저자 홍세화
한국 사회에 똘레랑스 정신을 전한 홍세화 선생께서 지난 4월 18일 별세하셨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정치적 망명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며 보고 느낀 이야기를 담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엥똘레랑스(불용인)'의 한국 사회에 '똘레랑스(용인)' 정신을 일깨운 선생은, 평생을 말과 글을 넘어 삶으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해오셨습니다. 여전히 그의 가르침이 절실한 우리 사회를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며 방향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그가 남긴 책들을 다시 읽어내려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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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결같이 소중한 회비로 동행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기후원 |
강미연 강민수 강현구 강혜정 고두경 곽진경 권민성 권태순 김경희 김광미 김명숙 김미영 김성경 김숙진 김양희 김엘리 김연숙 김영임 김옥연 김은희 김정순 김준용 김지형 김진열 김진영 김채화 김태은 김현미 김현숙 김현희 남인복 노귀남 노재영 더불어숲동산교회 동명숙 문성근 박경희 박미례 박연희 박은진 박주미 박준규 박채원 박희진 서애란 신영숙 신윤영 신철희 심은주 안정희 안진경 안현희 양용준 양정연 엄경혜 여혜숙 위영금 유영님 유형숙 윤정숙 이대수 이대훈 이매염 이묘숙 이 미 이보희 이소혜 이수아 이승무 이아람 이알라 이정화 이천진 이해응 이현숙 이혜자 임정희 임주희 임현주 임혜경 장명수 장올가 장정원 전혜정 정기영 조미수 조인영 지영선 차경애 최선희 최설 최영선 최혁철 최형주 최효정 하태웅 한옥자홍영화 황규원 황금숙
이사회비 | 장올가, 최선희, 최정임(1월), 노귀남, 임영신(2월)
조각보 십시일반 후원 | 김숙임(1월)
특별후원 | 김성경, 주진숙(2월)
월세후원 | 김숙임, 윤명선, 최경원
디딤돌 | 김영미, 서홍관
버팀목 | 김연태, 리틀존영통문고(주)
삶이야기 십시일반 후원 | 김종량, 최경원(2월)
삶이야기센터 후원 | 박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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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조각보 소식지에 담을 회원들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공유하고 싶은 소식이나 책이나 영화, 공연 추천글 등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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