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배기 유튜브/윤일환1

초짜배기 유튜버                                                                                                                                윤 일 환  “컨텐츠가 좋아야 해!”  몇몇 친구들의 걱정스런 조언을 들으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출발해야 하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모두들 유튜브를 보고 듣기는 하는데 스스로 제작할 줄은 모른다. 유튜브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해 보고 싶기는 한데 유튜브를 보고 들을 줄만 아니 참으로 난감하기만 했다.   ‘그래 시작해 놓고 보는거야’ 배워가면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제작하기위해 관련 유튜브를 검색하고 공부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시작되었다. 아무도 어떻게 자료를 만들고 어떻게 편집을 하며 어떻게 업로드를 해야 하는지 알려 주지 않았다. 이럴 때 얘들이라도 옆에 있으면 물어 보련만 모두 서울에 살고 있는 터라 묻는 자체가 힘들었다. 오직 유튜브에서만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보고 배워야만 했다. 몇 편의 유튜브를 통해 드디어 업로드하는 법을 배웠다. 처음으로 휴대폰을 가지고 셀프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는 차라리 그림그리기에 최적의 조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맞추어 나갔다. 영상을 촬영하고 ‘키네마스타’라는 동영상 프로그램으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게 되었다. 말이 편집이지 거의 영상그대로 잔기침도 하나 삭제하지 못하는 실력으로 편집이라고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편집을 하고 업로드를 하려니 채널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떤 이름이 편안하게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오빠짱’ ‘쌤최고’ ‘옆집쌤’ ‘지혜의 샘’ 등등의 이름을 놓고 심사숙고한 끝에 그저 평범한 이웃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옆집쌤’으로 작명하게 되었다.   동영상을 유튜브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은 의외로 쉽기는 했으나 모든 용어들이 낯설고, 실력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니 2% 부족한 자신을 원망할 뿐 달리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미숙하고 엉성한 첫 영상을 올리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며 흐뭇해 했으나, 며칠 동안 내영상은 보는 사람도 몇 명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며 영상을 만들고 올리는 것은 아니라고 애써 자위하면서 또 새로운 영상을 만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애초에 기성세대와의 대화가 부족한 우리 세대를 반면교사삼아 공감대를 형성해 보고 싶었다. 언제나 젊은이들은 부모나 존경하는 분들과의 대화가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나 의외로 대화의 단절로 소통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인생선배와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내가 겪은 경험과 경륜으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수집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의 생각과 달리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유튜브는 젊은이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잘 만들어지지 않지만 좌절하지는 않는다.    나의 아버지는 사학자이셨다. 조선시대의 역사와 인물을 공부하고 탐구하시어 관련 저서을 몇권이나 집필하시고, 지금도 전국의 대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기는 하나 자식인 나도 아직 아버지의 책을 전부 읽지를 못하였다. 대부분이 한문으로 적혀 있어 어렵기도 했지만 생활해 나가는데 없으면 안 되는 내용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항상 아버지의 책을 접할 때마다 죄송하기도 하고 왠지 죄인된 심정으로 대하게 된다. 다음세대들이 볼 수 있는 유튜브를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나의 경우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태어나 할아버지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의 유튜브는 앞으로 세월이 흘러 나의 손자들이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 옛날 우리 할아버지는 저런 분이셨구나’라고 이해하고, 영상내용으로 소박한 삶의 지혜를 가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00년 전의 동굴에서 발견된 벽면의 흔적에서 인류학자들이 해독해 낸 문장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어’ 라고 했다. 참으로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나 역시도 아버지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 온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이제 나이가 들어 철이 드는가 보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일 년이 되어간다. 한 주도 빼먹지 않고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누군가 봐주기를 바라는 유튜브가 아니고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만들어 나가는 유튜버(유튜브를 만드는 사람)가 되어 가고 있다. 일종의 자기합리화인 셈이다. 이제 누가 봐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다. 어차피 내가 돈을 벌기위해서나 사회적 명성을 얻기 위해 시작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어떤 이는 구독자수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다. 많으면 좋겠지만 이 또한 별로 개의치 않는다.  가끔씩 모르는 이들이 나의 3분짜리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달아 줄 때면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나의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는 기쁨을 가지고 또 한 주 새로운 영상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나의 진심어린 동영상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생활의 지혜로 다가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바람직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하는 마음으로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새로움이 되는 영상 자료를 찾아 보고자 한다.(2024.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