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로 나가수를 봤습니다.
김건모 사건(?)으로 하도 시끄럽길래 다운 받아서 첨으로 나가수를 본 뒤, 며칠 전 다시 봤어요.
제가 왕년에 산울림 광팬이었걸랑요. ㅎ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F214C4EEB8E7208)
팝송 외에는 들을 가요가 거의 없었던(송창식과 양희은의 음악 밖엔) 시절, 산울림의 거의 날 것에 가까웠던 신선한 음악은 어린 제 귀를 사로잡아버렸고, 저는 극성스럽게 그들의 음반을 사고 콘서트를 따라다녔었지요.
산울림의 새 음반이 나올 즈음이면 방과 후 레코드 가게에 얼굴 삐쭉 내닐고 "아저씨~ 산울림 나왔어요?" 라고 소리치던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나서 확인하던 음반 재킷의 크레파스화!
맏형 김창완이 크레파스로 직접 그린 그림은 정말 수준 이상이었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2BE4B4EEB90150C)
삼형제 라고 해서 삼원색으로 갖춰 입은 양복.
지금 보면 촌스런 컨셉이었는 데, 그들의 꾸미지 않은 모습과 음악에 잘 맞아떨어졌었습니다.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콘서트에 저 양복을 처음으로 입고 공연했었어요.
그 때 소리 질러대고 광분하던 단발머리 여자 아이들 중 저도 껴 있었는데 혹시 여우님 중 산울림 콘서트 가보신 분 있으면 손들어 주세요. ㅎㅎㅎ
이렇게 왕년에 산울림 매냐였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에 대해선 잘 안다고 자부하는 제가 나가수 산울림 특집을 봤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할 말이 많겠어요.
가뜩이나 말도 많은 제가....
그래서 게시물 하나 올립니다.
제 멋데로 내 맘데로 정해보는 주관 만땅한 나가수 순위.
1위. 자우림-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52296414EEB966A0D)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3분 30초가 넘는 전주 속에 계속 반복되는 리듬을 사용합니다.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와 사이키 델릭한 사운드가 절묘하게 섞여 있는데, 자우림은 그 부분을 포착, 정말 완벽하게 재 탄생 시켰다고 봅니다.
게다가 음악 뿐 아니라 의상, 코러스 까지 완벽한 무대를 뵈줬어요.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사이비 종교 집단 교주 삘로 등장한 여성 보컬 넘 멋지더군요.
2. 거미-개구쟁이
![](https://t1.daumcdn.net/cfile/cafe/182328414EEB968F0D)
솔직히 저는 랩도 싫어하고 아이돌 가수들도 안 좋아해요.
그런데도 개구쟁이를 2위로 뽑은 이유는 1970년대 동요를 2010년대 동요로 재구성한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산울림의 개구장이를 부르고 놀으라 하면 지루하다 하겠지요.
3. 바비킴-회상
![](https://t1.daumcdn.net/cfile/cafe/194D263F4EEB978212)
이 아저씨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본 무대는 정말 좋았습니다.
가창력은 잘 모르겠으나 정말 노래를 맛있게 부르는 가수임은 분명하더군요.
무덤덤하게 불렀던 산울림의 회상을 감정선을 깊게 잡아 마음을 파고 들게 불렀는데, 소름 돗아가며 들었습니다.
회상은 곡도 좋지만 가사 때문에 더 인기 있었는 데, 가사 중 "미운 건 오히려 나였어~" 가 당시 젊은이들의 가슴을 많이 울린 걸로 기억해요.
떠난 애인을 탓하는 게 아니라 이별의 원인을 자책하는 쓸쓸한 남자의 노래...바비킴이 아주 잘 살려줬다고 봅니다.
4. 인순이-청춘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B97424EEB98AC1A)
인순이 탈락으로 약간 시끄러웠죠?
별다른 새로운 시도 없이 그냥 인순이 스타일의 무대라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제대로 못할 바에야 원래 있는 것을 완벽하게 해 내는 게 낫다고요.
뮤지컬 스타일로 편곡한 산울림의 청춘을 인순이는 남다른 가창력으로 완벽하게 불러줬습니다.
그래서 전 4위에 그녀를 올려놓으렵니다.
5. 김경호-찻잔
![](https://t1.daumcdn.net/cfile/cafe/193B62504EEB99E30D)
전반적으로 뭔가 미흡한 공연이었습니다.
편곡도 무대도 뭔가가 되려다가만.
락으로 하려면 아예 락으로 나가던가, 발라드와 락을 연결 하려면 매끄럽게 하던가....아쉬운 점이 많아 5위.
6. 윤민수-나어떡해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19B3B4EEB9B7E16)
저 무대를 보고 눈물 흘리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피쳐링도 유치하고 과도한 감정을 날린 보컬도 별로였어요.
주관만땅한 평가라고 미리 말씀드린 관계로 제 생각 맘데로 적습니다.
윤민서의 나어떡해는 산울림의 나어떡해가 아니라 아랑드롱과 달리다의 노래로 유명한 Paroles Paroles 의 한국판 이라고 말하고싶네요.
그 노래에 바치는 오마쥬 라면 모를까, 나어떡해의 깨끗한 이미지와는 영 안맞는 재 해석이라고 보는 관계로 6위!
여기서 잠깐!!!
Paroles Paroles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동영상 퍼왔습니다.
아랑드롱 옵빠야의 무지막지하게 잘 생긴 얼굴을 보고, 아울러 매혹의 저음 까지 들어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세요.
7위. 적우-나홀로 뜰 앞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CFD3F4EEBA25818)
노래, 편곡, 무대 다 어설펐습니다.
이 분 목소리는 참 매력있던데...
이상으로 내 맘데로 + 내멋데로 나가수 순위를 이만 마치는데요, 저는 위의 일곱 가수 중 인순이 빼고는 다 그날 처음 봤습니다.
제가 요즘 애들 음악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 TV랑 친하질 않아서요.
그래서 오늘 제가 매긴 순위와 평은 아무 선입견 없이 순전히 그 날 본 퍼포먼스만을 가지고 한 것임을 밝힙니다.
여러분 중 방송 보신 분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의견 좀 남겨주세요.
여우들의 건전한 토론은 정감있고 수준 넘치는 카페활성화에 초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ㅎㅎㅎ
첫댓글 원래 바비킴이 사람맘을 휘젓는 뭔가가 있거든요.(특히 애순언니 맘을 .....)
답글 보니 바비킴 좋아하는 여우님들 많으시네요.
이참에 챙겨서 노래 좀 들어 봐야겠어요.
오모오모! 바비킴 너무 좋아하는데 ~~^^ 방송 못 봤지만 산울림 노래 부르기 했나봐요. 산울림 대~단 했었죠? "아니 벌써~~!" 그 곡이 첨 일집 타이틀곡 이었던가? 내가 고 2때 였나? 고 3때였나? 우리 반에 떙떙이 치고 콘서트 가는 애도 있었어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었는데. 나는 지금도 김창환처럼 말하듯이 노래하는 가수 좋아요^^
제 기억에 산울림 콤서트는 겨울방학에 했었는 데요.
방학이 아니였던 경우도 주말 밤이라 학교 땡땡이 칠 일이...아...고3언냐들 야자 땡치셨나보다. ㅎ~
전 산울림 음반을 두개 사서 하나는 듣는용 하나는 소장용으로 갖구 있었는 데, 지금 LP 모으는 제 동생이 제 덕 엄청 보고 있어요.
동호회 사람들이 저렇게 깨끗한 산울림 LP 드물다고 엄청 부러워 한다는군요.^^
대구요 대구! ㅋ
아~ 언냐들 대구서 기차타고 올라오시느라구.....ㅋㅋㅋ
저도 방송은 못 봐서 노래를 어떻게들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산울림 정말 대단했던 가수였죠..워낙 히트곡들이 많아 그런지 지금도 7위까지 뽑은 제목만 봐더 가사가 절로 읊조려지네요..콘서트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촌닭이었는데..아참 저는 전영록도 좋아했어요..ㅎㅎ
파마머리를 한 이수만이 목아지에 스카프 두르고 색깔 야리꾸리한 쫄바지 입고 사회를 봤었어요.
지금생각하니 완존 게이패숑. ㅡㅡ;
당시 인기 끌던 활주로, 작은거인 등이 찬조출연하고.....이거 완전 어제 일 처럼 다 기억나네요.
저랑 친구는 추운날 얼어죽도록 줄 오래 선 덕분에 무대 바로 앞에 앉을 수 있었는 데, 김창익이 윙크하는 모습 보고 완전 뻑이가서 몇날 며칠 잠 못이뤘었답니다.ㅜㅜ
그걸갖구 서로 나보고 웃었다고 싸우고....
저랑 친구가 김창익을 제일 좋아했걸랑요.^^;;
난 나가수를 2번씩 봅니다. 본방.. 녹화해두고 한밤에 불끄고 다시 한번...
특히 한밤에 다시 보기하면 가끔은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이 나기도 해요.
나도 바비킴이 젤로 좋아요. 감정이 늘 살아있죠.
김창완편의 바비킴은 정말 정말 완벽이었어요.. 온갖 퍼포먼스가 난무한 속에 오롯하게 느낌을 전해주었지요.
어떤 음악이든 부르는이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바비킴은 언제나 그랬던것 같아요.
산울림 콘서트는 가보지 못했지만... 노래는 늘 좋아했지요.
특히 김창완에게서 묻어나는 나이와 상관없는 보탬이 없는 표정을 좋아해요..*^^*
틈나면 다른 나가수도 보면 볼만한 것 많아요.
헉....바비킴 인기 정말 쨩이네요.
전 나가수 보기 전에 누군지 전혀 몰랐었어요.
혹시 추천해 주시고 싶은 앨범 있으면 갈챠주셔요.
다운 받아서 함 들어보고 싶어서요.
바비킴의 파랑새 들어보세요 아니 지금 바로 배경음악으로 올릴게요^^
제게는 자우림과 바비킴이 최고였어요^^
특히 바비킴이 부른 회상은 김창완보다 임지훈이 부른 걸 더 좋아했었어요
오래전...시디가 마르고 닳도록 듣고 또 듣고..질금질금 울기도 하고 했던 곡...ㅎㅎ
사실 산울림편 하던 그날 공교롭게도 제가 우울모드였던지라
바비킴 노래 들으면서 훌쩍거렸다는거 아닙니까아...아이고...주책주책....ㅋ
하여튼 바비킴은 멋진 가수~~^^*
자우림은 가끔 싫었다 가끔 좋았다 변덕이게 만드는 가수 ㅎㅎ
그날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는 멋졌던 것 같애요
몰입하게 만드는.. 몽환적이고 주술적인 매력이 짜릿했어요 ㅋ
OMG!!! 바비킴 팬 또 한분 더 등장하셨네요.
그 날 저도 바비킴 노래 들으며 눈물이 핑 돌았었어요.
아무일 없던 저도 그랬는 데....다후님 안주책! 창피해 마세요.
그리고 다후님도 바비킴 노래나 음반 좀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hek Baker를 좋아하신다는 것만으로도 믿음이 퐉~ 가네요.^^
제일 좋아했던 김창익이가 공교롭게도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저 세상사람이 되어 버렸지요.
맑고 환했던 표정이 참 좋았더랬는데...
바비킴의 사랑,그 놈, 파랑새, 진실게임, 고래의 꿈, 미친 듯 살고 싶다....등을 가끔 들어요.
다후님도 김창익을 좋아하셨군요.
김창익이 유명을 달리한 그 날, 전 그의 죽음과 더불어 그가 밴쿠버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이 정말 슬프더군요.
전 김창익이 가고 난 뒤 뒤늦게 다음 산울림 팬클럽에 가입해서 그간 그의 밴쿠버 생활을 담은 사진도 보며 뒷북을 쳤었어요.
그 때 묘지에 꽃이라도 갖다 주고 싶다는 제 말에, 남편은 "이 나이에...." 하는 황당한 반응이었고, 아들은 같이 가주겠다고 했는 데 아직 가진 못했어요.
그런데 그 일이 마치 다 하지 못한 숙제 처럼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네요.
나중에 아들이랑 같이 김창익씨 묘지에 가게 되면 사진 찍어 게시물 올릴께요.
집에 오면 주일 저녁 ...신랑하고 같이보는 유일한 프로그램 ㅎㅎㅎ
이 프로보다가 다른 노래 들으면 너무 밍밍해요
맞아요.. 맞아요... 가수들의 노고들이 어떨땐 안스럽기도 하지요.
그래도 정성이 가득 담긴 노래를 들으면... 눈물나게 감동하는 때가 많지요..
아... 제가 나가수 광팬이죠?
우린 같은 시간에 같은 방송을 보고 있군요.. 그것 또한 기쁨..
나가수 보면서 꽃비님을 생각하게 되겠네요. ㅋㅋ
많이 춥지예... 감기조심 하셔요.. *^^*
저두 작은나무님 옆에 앉아있을께요! 아이~ 좋아라 ㅎㅎ
"이 프로보다가 다른 노래 들으면 너무 밍밍해요 "
공감공감....완전 공감...^^*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이 프로에 맛들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ㅎㅎㅎ
내가 젤로 좋아하는 산울림의 노래는 독백인데 없어서 무척 서운했단다. 바비킴의 회상을 1등으로 꼽고 봤드만..
산울림하면 우리의 야기거리가 많은데..
바비킴 좋아하는 사람 진~~~짜 많은 데, 난 나가수 보고 알았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