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風還到故山(춘풍환도고산) - 봄바람에 다시 옛 산에 오르다.
重見靈峯眼便醒 중견영봉안편성
신령스런 봉우리를 다시 보니 눈이 문득 밝아져
舊情禪友喜爭迎 구정선우희쟁영 迎-庚
오래 정든 도반들 기쁨으로 다투어 맞이하네
幾年枯槁庭前樹 기년고고정전수
몇 년간 말라있던 뜰 앞의 나무도
今日還成昔日榮 금일환성석일영 榮-庚
오늘에야 다시 옛날 꽃 피어나네.
重(중) ; 무겁다 / (上)거듭하다 / (平) 여기서는 다시, 거듭 이라는 뜻으로 平聲
便醒(편성) ; 문득 번쩍 거리다. 갑자기 밝아지다.
세상은 보우대사가 돌아다니면서 불법을 펼치기에는 너무 삭막했다.
중종의 불교탄압 정책에 큰 심적 동요가 있고 난 후라서 그런지 금강산에 돌아온
감흥을 ‘봄바람에 다시 옛산에 돌아오다.’로 열고 있다.
금강산으로 돌아와 우뚝 솟은 봉우리들과 수행하던 절에 돌아와 도반들을 만나니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을 터이다. 여기서 도반들이란 수행제자가 아니라 자연속 나무와 꽃이다. 또한 아직 금강산까지 불교 탄압의 불화가 미치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