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합에서 snorkelling을 하다
다합에서의 하루
2006년 1월17일(화) 맑음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시나이 산에 올라갔던 것이 무리하였나보다. 몸을 부드럽게 하려고 체조를 하였다. 체조를 하고 나서 몸이 좀 가벼워진 것 같더니 조금 지나니까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푹 쉬고 몸을 추스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그래서 오전에는 침상에 누워서 쉬었다.
다합은 시나이 반도의 동쪽 아카바 만(灣)에 있는 도시로 이스라엘 점령기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시가지도 단순하고 규모도 크지 않다. 비치 주변에 여관,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다합의 거리에는 서양인을 비롯하여 인본인 한국인 등 외국인으로 넘쳐난다.
아카바만은 시나이 반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있는 만이며 요르단과 이스라엘까지 닿아있다. 아카바만 너머로 사우디아라비아 땅이 희미하게 보인다. 바닷물이 비취빛으로 맑고 겨울에도 물이 따뜻하여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겨울철인 요즈음에도 스쿠어다이빙, 스노클링과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다.
이곳을 찾아 온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스쿠버다이빙 훈련을 받은 후에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제니라는 이름의 우리나라 여성으로 아주 친절하고 꼼꼼하게 잘 가르쳐준다는 소문이 나서 외국사람들도 그분에게 훈련을 받기를 원한다고 한다.
오후에는 다합의 바닷가를 걸었다.
스쿠버 다이빙하는 사람들이 한국인 강사 제니를 따라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나도 젊었으면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려고 하였을 텐데........ 지금 내 나이에 수강을 신청하면 받아줄지도 의문이었다. 혹시 받아준다 하더라도 훈련을 감당해낼 자신이 있는지도 의문이고. 50대였더라면 도전해 볼 마을을 가졌을 텐데.... 아니 지금 여기가 한국이라면 가능성이라도 문의하였을 텐데......
바다 가운데서는 윈드서핑(wind surfing)하는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바람을 이용하여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이 시원하고 장쾌했다. 도전정신과 패기 넘치는 젊은 힘이 부러웠다. 발밑 길 아래 비치에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려 물 속으로 들어가거나, 스쿠어다이빙을 막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다합의 바다는 스쿠어다이빙과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의 천국인 것 같다. 이 놀이들을 즐기기 위해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시가지에 닿아 있는 비치의 물결은 대체로 잔잔한데, 비치 저 바깥 앞바다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도 아주 높아보였다.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작은 돛이 무섭게 질주하다가 물결이 잔잔한 비치 쪽으로 들어오는 모습들이 여간 신기해 보이지 않았다.
다합(Dahab)! 다합은 젊은이들의 세계이다.
다합에는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국인들을 상대하는 장사꾼이 더러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선(SUN)이라는 레스토랑은 태극기와 일장기를 달아놓고 한국인과 일본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음식도 한국인 기호에 맞는 것 같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했다. 그래서 한국인 고객이 많고 만남의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밤늦게 아카바(Aqaba)에서 같이 동행했던 대구 젊은이가 또 다른 젊은이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그도 대구 사람으로 서울대학교 경제과 학생인데 같은 과의 신 군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동구 터키 시리아 요르단을 거쳐서 오늘 다합에 왔다고 하였다. 내가 지나온 코스를 대부분 뒤따랐던 것 같다. 그도 부다페스트에서 가짜 경찰관에게 돈을 날치기 당했다고 했다. 액수가 그리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내일 저녁에 카이로로 가는 버스표(62파운드)를 예약하였다. 마침 한국인 젊은 부부가 내일 저녁에 카이로에 간다기에 동행하기로 하였다. 그들 부부는 이집트에서 관광을 끝내고, 다합에 와서 스쿠버다이빙 훈련을 마치고 라이선스를 받아가지고 귀국하기 위하여 카이로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Snorkelling을 하다
2006년 1월 18일(수) 맑음
내가 묵고 있는 곳은 방가로인데 춥지는 않았지만 바깥에서 들리는 소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새벽에 잠이 깨어 눈만 감고 있다가 6시경에 바닷가로 나가서 산책을 하였다. 아침 바다 바람이 차가운 것은 아닌데 계속 바람을 쐬는 것이 좋을 것 같지 않아서 방가로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9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9시 30분경에 리셉션 앞으로 나가는데, 한국여인들이 서 있어서 인사를 하였더니 ‘snorkelling을 하러간다’면서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snorkelling을 해 보았다.
10시 50분에 짚을 타고 8명이 Snorkelling할 수 있는 Blue Hall이라는 곳으로 갔다.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닌데, 북쪽 방향으로 20여분 달려 간 것 같았다. 블류 홀(Blue Hall)은 바다속 깊이가 200m나 되는 곳인데 몸에 장비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막상 물속으로 들어가려니까 겁이 덜컹 났다. 여자들이 겁 없이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나도 몸을 바다에 던졌다.
몸이 물위로 둥둥 떴다. 수경을 쓰고 호흡기를 갖추어 몰속을 살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바다 속이었다. 좌측 바다 속이 훤하게 보였다. 그쪽으로 자맥질하여 갔더니 절벽에 아름다운 산호초가벽면에 붙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 산호초 주위를 수많은 형형색색의 크고작은 물고기들이 바다 속을 누비면서 다녔다.
돔과 같이 생긴 고기를 비롯하여 큰 물고기들이 바닷속 깊은 곳을 유유히 헤엄치는가 하면 가재미 같이 생긴 물고기들이 자주색을 혹은 노란색 붉은 색 등등 여러 가지 고운 색깔과 무늬를 두르고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였다. 또 멸치보다도 작은 고기 떼들이 은빛처럼 반짝이면서 떼지어 다니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Blue Hall에는 Snorkelling뿐 아니라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스쿠버들도 많았다. 그들은 깊은 곳까지 내려가서 수중 생태계를 촬영하고 있었으며, 또 어떤이는 수중 생태계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기도 하였다.
난생 처음으로 바다 속의 물고기들과 두어 시간을 함께 놀면서 보냈다. 정말로 아름다운 바다 속이다.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올 것 같지 않겠기에 더욱 값진 체험이다. 일행들도 오늘이 체험을 무척 즐거워하였다. 물속에서 두어 시간 돌아다녔으니 체력에 한계를 느낄 만한데도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쉬웠다. 하여간 모두들 스노클링으로 인하여 기쁜 하루가 되었다.
Snrkelling에 대해서는 애초에 생각해보지도 않았다가 갑자기 결정하여 경험해 본 것이지만 너무도 소중한 체험이었다.
오늘 밤에는 카이로로 가는 날이다. 그래서 스노클링하거 가기 전에 check out을 하고 짐은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한국인에게 맡겨 두었다. Blue Hall에서 돌아와서 카이로로 떠날 때까지 다행히 내가 사용하던 침대에 다른 사람이 들지 않아서 계속 사용할 수가 있었다. 밤 10시에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정거장으로 갔다. 택시를 탈 때 다합 Seven Heaven에 남아 있던 다른 한국인들이 모두 나와서 전송해 준 것 같다. 늙은이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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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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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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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 Heaven의 방갈로
첫댓글 다합에서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Blue Hall 에서 Snorkelling 이 생소하게 여겨지는데 용기를 내셨습니다. 물속에 드러가 자맥질을 하면서 깊흔 바다속 고기들을 관찰하는 값진 경험이 되였겠습니다.
아 기억난다.
앗 저보다 보름빨리 가셨었네요..전 2번째 방문이였는데...많은것이 바뀌어있어서 좀 아쉬웠었는데 그래도 바닷속 블루홀은 여전히 아름답더군요..
상운님, 인도 방랑기에서 뵈었는데 여기서 다시뵈니 반갑네요^^
여행기는 저도 쓰고 있습니다만 인도방랑기에는 않 올렸는데 댓 글에서 보셨나 보죠? 반가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