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없이 홀로 고즈넉함을 맛볼 수 있는 억새 야간 산행(서울=연합뉴스) 1천m 급 고봉이 즐비한 영남알프스 억새밭이 석양에 물들고 있다. 억새는 아무도 없는 석양때나 아침 일찍 감상해야 가치를 알 수 있다. 2014.10.17 2013399@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새빨간 단풍 못지않게 고고하게 흔들리는 은빛 억새는 가을날의 진객이다.
그러나 멋진 곳은 영락없이 사람들로 붐비게 마련이다. '힐링'하러 갔다가 '킬링'이 되기 십상이다.
명성산에 억새 군락 은빛 물결(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도 포천시 명성산 정상 부근 20만㎡에 억새 군락이 장관을 이뤄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kyoon@yna.co.kr
사진처럼 멋진 억새 트레킹 코스를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남들보다 약간 늦게 하산하거나 일찍 산을 오르면 된다.
남들보다 멋진 경치를 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여행의 고수들만 아는 억새 명소를 소개한다.
포천 명성산 억새밭
◇ 수도권 = 포천 명성산(鳴聲山)
산 아래는 빨간 단풍이, 정상에는 금빛 억새가 펼쳐진 해발 923m의 명성산. 이곳을 찾아야 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왕건에게 쫓기던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안고 산기슭에서 터뜨린 통곡이 온 산을 울렸다는 곳이다. 울음산을 한자로 표기해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정선 민둥산의 가을(정선=연합뉴스) 억새꽃 축제가 개막한 강원 정선군 남면 민둥산에는 많은 인파가 찾아 은빛 억새의 향연을 감상했다. 오는 26일까지 정선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펼쳐지는 곳은 해발 약 1천100m로 66만㎡규모의 억새꽃으로 덮여 장관을 연출한다. 2014.10.3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끝이 났지만 진정한 억새의 향연은 지금부터다. 느지막이 올라갔다가 환상적인 일몰과 함께 억새 구경을 한 뒤 천천히 내려오면 좋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 나만의 풍경을 구경하고 오자.
어린아이를 동행하고도 오르는 데 그리 어렵지 않고 길을 따라 비선폭포, 등룡폭포 등을 볼 수 있어 심심하지 않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 031-538-2034
열차로 떠나는 가을 단풍 명소 '민둥산'
◇ 강원권 = 정선 민둥산
산 위에 나무 하나 없이 벗겨진 모습이 신기해 이런 이름을 얻게 됐다는 강원 정선군 남면의 민둥산.
그러나 민둥산에는 나무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 억새가 있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새벽기차 타고 만난 민둥산 억새와 운해(성연재 기자)
8부 능선부터 해발 1천119m까지 펼쳐진 민둥산 억새밭은 60만㎡에 이른다.
민둥산의 숨은 매력은 바로 운해(雲海)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 아침 안개가 골골 마다 들어찬 모습은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등산객은 운해가 아니라 사람의 바다인 '인해(人海)'를 구경하게 된다.
새벽 운해, 그리고 억새 (성연재 기자)
운해를 감상하려면 꼭 새벽에 산을 올라야 한다. 민둥산 운해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새벽기차'를 타는 것.
서울 청량리에서 오후 11시25분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면 오후 오전 2시21분 민둥산역에 도착하게 된다.
민둥산의 은빛 향연은 벌써 시작됐다.
억새풀 천지 오서산의 가을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문곡3리 ☎ 1544-9053
◇ 중부권 = 오서산
해발 791m로 서해안에서 가장 높은 충남 보령시의 오서산은 바다와 산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억새풀 천지 오서산의 가을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오서산은 완만한 능선에 넓게 펼쳐져 있어 한꺼번에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노을이 지는 저녁에는 금빛 물결로 찬란한 억새와 서해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 ☎ 041-930-3520, 930-4542
주말에 가볼만한 곳:석양에 물든 영남알프스(서울=연합뉴스) 1천m 급 고봉이 즐비한 영남알프스 억새밭이 석양에 물들고 있다. 억새는 아무도 없는 석양 때나 아침 일찍 감상해야 가치를 알 수 있다. 2014.10.17 2013399@yna.co.kr
◇ 영남권 = 영남알프스
우리나라에도 알프스가 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양산, 밀양, 청도, 경주 등지를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산이 7개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은 억새의 은빛 물결이 벌써 넘쳐나고 있다.
은빛 출렁이는 천관산 억새바다
특히 봉우리들을 순환할 수 있는 29.7㎞ 길이의 '하늘억새길'을 걸으면 상쾌한 바람과 공기에 가슴이 탁 트인다.
영남알프스의 비경을 즐기려는 트레킹 고수들은 야간에 산에 올라 일출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억새를 볼 수 있다.
울산시는 오는 25∼26일 울주군 작천정 입구와 등억온천단지, 신불산 공영주차장 등에서 올해 영남알프스 억새 대축제를 연다.
순백의 억새로 치장한 장흥 천관산 (김주형 기자)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간월산장입구 주차장 ☎ 052-296-8848
◇ 전라권 = 천관산
전남 장흥의 천관산은 해발 723m의 정상에 억새평원이 펼쳐져 있는, 대표적인 억새 트레킹 코스다.
야간산행 필수품 헤드랜턴(서울=연합뉴스) 야간산행 시 헤드랜턴을 사용하면 두 손이 자유롭다. << 전국부 기사 참조. 코베아 >> 2014.10.17 2013399@yna.co.kr
물결처럼 일렁이는 은빛 억새 위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관산읍코스는 왕복 3시간 20분이 걸리고 대덕읍코스는 왕복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전남 장흥군 관산읍 천관산 ☎ 061-860-0224
◇ 야간 트레킹 준비물 = 헤드 랜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