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 열왕기상 19:1~10
제목 : 지금까지 지내 온 바를 기억하라
에녹과 엘리야는 성경에서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두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작 엘리야는 하나님께 죽음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열왕기 저자는 그의 영적 침체를 서술하며 신앙인이 지금껏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1. 생명의 주인은 누구인가?(1~4절)
이스라엘의 왕은 아합이었지만, 실권자는 사돈의 공주 이세벨이었습니다. 과거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백향목과 기술자들을 보내 주었던 두로는 시돈의 이웃으로, 모두 베니게(페니키아)에 속한 도시입니다(5:1).
솔로몬이 두로의 도움으로 성전을 지을 때부터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결국 이스라엘이 베니게의 영향 아래 놓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이세벨은 여호와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역사에 대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2절).
여기서 ‘생명’(히, 네페쉬)이라는 말이 반복되는데, 엘리야는 자기 ‘생명’을 위해 도망하고(3절), 또 로뎀나무 아래에서 자기 ‘생명’을 거두어 달라며 탄식하고 기도합니다(4절). 생명을 주신 이가 하나님이심을 알면서도 낙담하면 신앙에 합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2. 네 역사를 기억하라(5~8절)
생명의 주인이시며 엘리야를 사랑하신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천사가 그를 깨워 떡과 물을 먹고 마시게 한 장면은 그가 그릿 시냇물을 마시고 까마귀가 가져다준 음식을 먹었던 일과 사르밧 과부의 집에서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 기름이 마르지 않았던 일을 기억하게 합니다(17:2~16). 또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역사까지 기억하게 하십니다.
엘리야는 천사가 주는 음식을 먹고 마신 후 그 음식의 힘으로 40일을 걸어 이스라엘이 출애굽한 후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던 곳, 호렙산(시내산)에 이릅니다(7~8절). 이는 과거 그 조상들이 만나를 먹으며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40년 동안 광야에서 생활했던 역사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은 그가 지금까지 지내 온 것, 그리고 민족의 역사마저 모두 당신의 큰 은혜였음을 상기시키심으로써 회복의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3. 네 사명을 기억하라(9~10절)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라는 하나님의 질문은 사명을 일깨우는 질문입니다(9절). 그러나 엘리야는 사명 의식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과거 모세는 호렙산에서 금송아지를 숭배한 이스라엘을 대신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지만(출32:31~32), 엘리야는 ‘내가’ 열심히 유별하고 ‘나만’ 남았는데 저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즉 “나는 정당한데 그들이 악하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금 각색하면 이런 말입니다. “나만 하나님 섬기며 말씀대로 살면 뭐합니까?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요! 말씀대로 살았더니 결국 이 모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님의 일을 하다 보면 엘리야가 경험한 것같이 낙담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지금까지 우리를 인도하시고, 사명을 감당하게 하신 주님을 기억하며 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엘리야는 3년의 가뭄 가운데 자신의 생명을 지키신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세벨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광야에서 40년 동안이나 이스라엘을 먹이신 분임을 잊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과 이웃을 원망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우리는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이 하나님의 큰 은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전히 주님은 이 땅에서 역사하고 계시며, 우리 교회를 붙잡고 계십니다. 이 믿음으로 오늘도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한 하루 보내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