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3 할머니의 여름 휴가 (강희원 샘 진행)
인상적인 장면 나누기
미정 : 두 개의 봉지를 들고 와서, 또 하얀 봉지를 들고 오는 엄마의 모습. 가져간 것보다 더 많이 가져오는 장면.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 느껴졌어요.
선예 : 고래와 누워있는 장면, 작가가 이렇게 깊은 생각을 했을까.. 싶은 마음, 할머니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 할머니 집에서도 말이 별로 없다. 그래서 책 속에서도 말이 많이 없다. 죽음이라는 말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진희: 할머니가 메리에게서 나는 바다 냄새를 맡고 수영복을 챙기는 모습, 우리 인생에 냄새가 배어 있는 것 같다. 그 바다냄새가 가져온 수 많은 추억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울까 싶었다. 우리 엄마가 생각났고, 정말 좋았다.
선예: 우리 시대에 메리, 워리였어요.
혜숙: 수영복을 챙기고 양산을 챙기는 장면, 바다를 가겠다!라고 결단하고 준비하는 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할머니가 힘들어서 못간다는 며느리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같이 가자고 해봤냐. 네가 안 데려가면 내가 못 가냐. 하면서 할머니가 바다에 갈 준비를 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결단하고 떠나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할머니 집에서 자주 잤는데 이불을 펼 때면 할머니의 보물이 같이 떨어졌었던 것이 기억난다.
복남: 할머니가 굉장히 건강하신 분 같다. 할머니가 사시는 동네에 계단이 많은 것을 보니 정말 건강하게 사시는 것 같다. 계단을 오르시면서 할머니 다리를 튼실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혜숙: 기념품 판매점 갔을 때, 딱 하나만 고르신 할머니, 휘향찬란하고 좋은 것들이 많지만 내 삶에 필요한 것 단 하나를 고르는 그 마음, 그 것만 사서 나오는 그 마음이 좋아보였다.
희원: 처음 선풍기가 고장났는데, 마지막엔 선풍기를 고쳤던 장면.
질문 만들기
혜숙: 여러분은 어디서 여러분의 삶을 마무리(죽음) 하고 싶으신가요?
- 나바: 산을 걷다가 죽으면 좋겠다.
- 부모님 요양병원, 병원, 자신이 살던 집. 어디에서..
- 할머니가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면.. 거기서 떠날 수도 있었던 것 아닐까..
- 삶의 마지막을 어디서 하고 싶은지...
- 선예 : 지난번 수술을 하고 나서.. 유서 같은 것을 써놓았다. 병원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중환자실이나 병실에서 죽기보다 그냥 밖에서 죽고 싶다. 중환자실은 너무 비싸다. 만약에 더 이상 깨지 않는다면.. (이삼일 깨지 않는다면) 쿨하게 헤어지고 설악산에 뿌려다오. 거기서 바다를 바라보고 싶다.
진희: 할머니는 바다에 갔을 때 누가 제일 보고 싶고, 같이 왔으면 했을까?
복남: 내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휴가는?
미정: 할머니의 소라나 조개껍질처럼 자신에게 휴식과 위로를 주는 물건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 질문의 의도: 고장난 선풍기가 할머니를 빗대어 말하는 것 같다. 마지막에 추억 가게에서 소라를 사와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도 할머니의 출발 같아 보인다. 손주가 가져온 소라껍질이 추억으로 빠지게 해주는 것, 우리 삶의 휴식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게 해주는 힘을 주는 매개체, 소라 껍질 같은 것. 그런 것이 있을까 싶었다.
희원: 나에게 쉼이란 무엇인가?
선예: 희원샘은 이 책을 왜 좋아할까? 왜 선정했을까?
희원: 학기초에 비폭력대화를 하는데 nvc느낌욕구카드에서 맘에 드는 단어를 고를 때 ‘휴식’을 고르는 아이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도 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웰빙-> 욜로 -> 소확헹 -> 갓생
유행하는 말들이 시대별로 달라진다. 갓생 – 쉬는 것은 죽어서 해도 된다. 살 때 부지런하게 살아라, 목표 지향적인 루틴을 세워 실천하는 것에 대한 단어. 쉬지 못하는 사회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었다.
소정: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에게 쉬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쉬는 것을 잘 못 한다. 쉰다고 하고, 핸드폰으로 막 작업하고, 쉰다고 하고 딴 것 하고. 쉬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의 관행과 부딪히면서 담요와 베개를 준비해주었는데 잘 진행이 안 되었다. 쉬는 것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 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어서 복직했는데, 다시 휴직하고 싶다. 휴가 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좋았다. 휴가... 어린이집 소풍이 있어서 가족돌봄휴가로 보내는데 의미있는 것 같다.
->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물건이 있나요?
진희: 과거에는 성경책, 현재는 사진. (혼자 있을 때 가만히 사진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선예: 사람, 학생들, 자동차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힘을 얻는다.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기분이 좋다.
혜숙: 묵주, 손에 들고 있으면 참 좋은 것 같다. 엄마가 주셨거나 가까운 이에게 선물 받았던 것들이다. 사물의 소멸이라는 책을 읽는데, 사물의 가치가 점점 소멸되고 있는 현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억이 담긴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면서 사물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가는 건 아닐까. 사물로 오랫동안 남지 않는 것.
- 지금 불이 났어. 그럼 뭘 들고 나갈거니?
노트북. 강아지. 핸드폰. 고양이.
소정: 메모수첩. 쉼 포인트가 종류별로 있는데, 그냥 할 일들을 다 적는다. 기록하면 힘을 얻는다. 다 하지 못하더라도. 적으면서 생각정리도 되고, 적으면서 성취한 느낌이다. + 현장체험 포트폴리오 성적통지표 그런 것들을 보면서 그랬구나.. 한다. 내가 이랬었구나 하는 시간이 힘이 되는 것 같다. (잘 나가던 나의 과거야..) + 올리브영!!!!!! + 김치볶음밥
미정: 사진 보면서 이랬구나.. 힘을 얻고, 절에 가면 주시는 팔찌,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라서 좋다. 염주 팔찌, 좋은 기운이 생길 것 같다. 매일 낀다. (나바. 토테미즘?)
희원: 반지2개, 이름이 새겨진 은반지와 우정반지, 평가를 받는 날, 내 이름이 새겨진 반지를 보면서 힘을 낸다. 어머니께서 주신 금 목걸이. (이름의 뜻. 옥편을 찾아 만들어주신, 멀리 멀리 빛나라.. 熙! 遠! 우주를 좋아하는 희원샘. (전 세계로 유명한 교육자가 되세요... 소정샘)
복남: 화분(식물!!) 씨앗을 뿌려 싹트고 자라는 것을 보는 것. 보살피는 과정. 맛있는 음식 같은 것 후식, 시장에 가는 것.
용근: 음악(헤드폰, mp3, 핸드폰) 음악을 들으면 좋다.
명선: 걷는 중입니다. 책을 읽다가 메모한 공책. 가끔씩 노트북으로 정리하지만 여전히 손으로 쓰는 공책이 주는 감칠맛! 책을 읽다가 메모한 것/ 손공책! 가끔씩 들여다보면 살 맛이 납니다.
나바샘 20년 이상 철학수업에서 처음 만난 질문이었다.
참 재밌고 실질적인 질문. 우리 각자 삶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선예 다이어리. 나의 경제사정까지 다 기록된 다이어리. 통장은 많지만 돈은 없지만!!
(진희도 완전 공감.)
나바 내게 평생 힘을 준 물건을 들고 죽으면 좋겠다. 묵주... 하나면 되는데.
사물의 소멸, 나에게 지속적으로 있는 물건이 있다는 것, 그것의 의미.
사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나의 시간들을 연결해주고 정체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의 사물은 우리의 사물을 안정되게 하는 것.
오늘 질문은 뜻밖의 발견! 재미있었어요!
후기
나바: 희원샘이 천천히 말해줘서 좋았다. 천천히.. 찬찬히.. 비어있지만 꽉찬 느낌
미정: 꼼꼼한 준비와 차분한 진행으로 휴식과 쉼이 있는 퐁덩이 시간이 되었어요
명선: 들어와서 행복하다. 선물같다.
복남: 저는 명선샘을 만나 좋았다.
용근: 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풍덩이가 휴식시간이 된 것 같다.
선예: 할머니의 휴가로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할머니의 휴가로 토테미즘, 사물의 소중함, 양껏 행복했다.
희원: 생각하지 못한 좋은 이야기들을 나눠서 행복했다. 긴장해야 하는 나날들 중에서 편안하게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진희: 희원샘의 목소리가 우리를 휴가로 이끌어주었어요.
소정: 올해 했던 구덩이 모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후기를 남겨주세요/ 그것을 책으로 엮으려고 해요/ 해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