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로 푼돈을 목돈 만든다
2002년 7월부터 C은행의 적립식펀드에 매달 10만원씩 투자해온 회사원 김모(30)씨는 최근 별 기대 없이 펀드수익률을 조회했다가 흐뭇해졌다.
김씨가 가입한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36%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김씨는 “은행 적금에 가입했다면 연 5%의 이자를 받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적립식펀드 덕에 목돈만들기 계획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재테크 투자의 첫 단계는 ‘목돈(종자돈) 마련’이다. 종자돈이 없다면 좋은 투자기회가 있어도 이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종자돈 마련 수단으로 지금까지는 은행 적금이 선호돼왔다.
시중은행은 서민들의 목돈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적금상품의 금리를 예금에 비해 최고 1~2%포인트 가량 높게 책정해왔다.
하지만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떨어진 초(超)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 5~6%대의 적금금리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각광받는 상품이 투신운용사의 적립식 펀드다.
◆목돈 마련의 수단, 적립식펀드
한번에 큰 돈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쥐꼬리만한 은행 적금금리에 만족할 수 없는 직장인이라면 투신운용사의 ‘적립식 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적립식펀드란 은행의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꼬박꼬박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나눠 투자할 수 있다.
적립식펀드에 들면 우선 목돈 부담 없이 주식이나 채권상품에 간접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단번에 큰 돈을 맡기는 것에 비해 투자시점을 분산할 수 있는 헤지(위험 회피) 효과도 볼 수 있다.
적립식펀드는 일정 기간에 돈을 나누어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이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적게 사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적립식 펀드는 현재 주가가 너무 높다고 판단해 펀드가입을 꺼리는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대에 주식을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할 때 주의사항
적립식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매입단가를 낮추는 적립식의 장점을 충분히 얻으려면 투자기간이 길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상품별 특성을 사전에 잘 살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적립식이라고 해도 주식의 비중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적립식펀드는 엄연한 펀드투자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나 채권 매매 손실로 인해 투자 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어떤 상품 있나
투신사들이 내놓은 적립식펀드 상품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돈의 용도를 분명히 한 뒤 선택해야 한다. 주택자금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은 장기주택마련 저축형 펀드에 투자할 만하다.
이 상품은 작년 은행권의 최고 히트상품이었던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사촌격인 상품으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연말정산 때 적립 금액의 40%(300만원 한도)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 18세 이상의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25.7평) 이하의 1주택을 소유한 가구주면 가입할 수 있고, 저축기간은 7년 이상이다. 미리 목표금액을 정해 실적을 달성하면 은행예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상품도 있다.
랜드마크투신운용의 ‘국민1억만들기주식투자신탁’은 가입시점에서 본인이 원하는 목표금액과 가입기간(최저 3년 이상)을 정하는 상품으로, 기간 내에 목표금액에 도달되면 은행의 요구불예금계좌로 자동전환된다.
한국투신의 부자아빠펀드는 자녀의 교육자금마련에 유용하다. 이 상품은 펀드에 보험요소를 도입, 학자금·결혼·주택마련 등 자녀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래에셋투신의 ‘연금저축혼합형펀드’는 회사직원들의 퇴직금을 연금저축으로 적립, 운용하는 개인연금의 일종이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하며 매월 100만원 또는 분기 300만원 범위 내에서 10년 이상 자유롭게 적립한 후 만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