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신인원고 -- 季刊『大韓民國 詩書文學 』신인문학상
시조부문 양종화
마당에 내린 달빛
양종화
마당에 내린 달빛 섬돌에 출렁이고
날리는 이화는 내 맘을 흔드누나
이런 밤 무심한 임은 어느 품에 깃들었나?
저 농부 일찍 나와
저 농부 일찍 나와 쟁기를 닦는구나
그 쟁기 갈고 닦아 어느 밭 갈려느냐
이놈은 논밭 붙여도 남은 것이 없더라
경인년(庚寅年) 춘삼월은
경인년(庚寅年) 춘삼월은 폭설이 자주내려
봄인지 겨울인지 분간을 못 하겠네
봄비라 내리는 것도 비도 눈도 아닐세
휘영청 밝은 달을
휘영청 밝은 달을 우연히 바라보니
달 속에 담긴 노모 더 많이 쇠했구나
이내 몸 타향살이로 못 모신지 몇 해인가
춘삼월 깊은 바다
춘삼월 깊은 바다 뼈 속을 애이는데.
통한의 피눈물만 바다에 뿌려보네
서해의 대한 남아들이여 편히들 잠드소서
관직이 탐이 나서
관직이 탐이 나서 미친 듯 난리로다
이 몸은 하릴없어 엿이나 팔아볼까
짤그락 엿이나 먹어라 엿 먹어라 엿 먹어
심사평
현대시조는 1906.7.21일 ‘大丘女史’(성명미상)가 대한매일신보에 “血竹歌”를 발표한 것을 최초발표로 보고 2006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7월 21일을 ‘시조의 날’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란한 시청각 영상문화가 극도로 발달한 디지털 대중문화시대에 인쇄매체는 흥미를 잃고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설, 희곡 등 산문은 영화나 드라마로 변형되어 전파되고 간결한 운문은 쓰기 쉬운 자유시가 그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흐름에서 시조는 초중등 교과서에서도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 또한 현대시조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일반인들은 시조라 하면 고시조만 생각하고 현대시조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다.
기성 시조시인과 문학평론가, 더 나아가 각종심사위원까지도 현대시조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이, 시조의 장르적 특성을 무시한 체, 스스로 시조정형을 깨고 자유시 흉내를 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이제 고시조와 자유시의 중간에서 고시조와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자유시가 따라오지 못하는 문학적 특성을 살려 현대시조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확고한 문학적 장르를 확립함으로써 시조가 일반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경계할 일은 시조의 기본 공부와 습작이 충분히 되지 않은 신인 중에는 자신의 일기장에나 있을 법한 개인적 경험을 시조랍시고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시조는 작품 안에 있는 시적화자의 진술 또는 묘사이지 작품 밖에 있는 시인의 사생활이나 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시조는 개인의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어 독자에게 별다른 감명을 주지 못한다. 또한 현대시조의 특징인 메타포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본문에는 자신만 아는 사실들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이러한 양상이 일반인들로부터 시조를 외면하게 되는 요인이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이러한 때에 다소 단순하기는 하지만 시조의 본래 형식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시적화자의 진술을 솔직하게 드러낸 양종화의 시조 “마당에 내린 달빛” 외 5首는 이제 첫 걸음을 떼어 놓는 신인의 위치에서 두고 보면 참신한 느낌마저 든다. 추천하는 여섯 편 모두가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사회 현상까지 꼬집어 내는 작가 정신이 엿보이기에 기꺼이 추천하게 됐다. 이는 더욱 정진하시어 현대시조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달라는 당부의 마음도 담은 것이다. 아울러 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심사위원
유한근. 우병택, 김후남,
당선 소감
양종화
따스한 봄날 시서문학 시조부문 당선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척 이나 설레었습니다.
가슴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를 쓰면서도 나는 시어들을 주워다가 꿰어 맟추는 그런 시인은 아닌가하는 생각에 항상 마음 졸여 왔는데도 욕심을 내어 시조 부분에 또 도전하였고, 또한 이런 상을 받고 보니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번 열심히 해봐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심사와 서평을 써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특히 유한근 교수님과 월천 시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미약하나마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배우고 선인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합니다.
가산 / 양종화
대한민국 시서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07.열린문학 신인상 상여 외 4편으로 등단
문예감성 회원, 문예 사조 회원
첫댓글 그리움과 시사을 잘 표현 하셨네요,,신인상 수상 축하 드립니다
축하 드립니다